사건 현장에 대해 이리저리 살펴보며 생각에 잠겨있던 중 다급한 발자국 소리와 앳된 목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온다.
“형사님! 최형사님! 그 부부에 대한 정보 확인 완료했습니다! 서로 바로 이동하시죠!”
저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찬. 올해 나이 28세이며 서에서 가장 막내이자 나의 조수인 아이다. 사건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임하는 아이지만 평소에는 애교가 많아 서에서 상사들에게 굉장히 귀여움을 많이 받는 아이. 아, 이야기가 왜 이리로 빠졌지.
나는 다시 한번 그 부부의 사진을 바라 본 후 그 집을 나와 나의 조수인 찬이와 여기서 멀지 않은 서로 걸어갔다. 이럴 때는 동네가 작아서 좋다니까. 서에 도착하자마자 내 자리로 가 찬이가 기록한 그들의 정보를 확인했다.
이름:전원우
나이:35세
직업:로맨스 전문 작가
특이사항:평소 추리소설을 굉장히 즐겨 읽음.
이름:김여주
나이:35세
직업:작곡가
특이사항:그녀를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시달림.
사실 그 부부의 이름과 직업, 그녀의 스토커 존재는 익히 알고 있었다. 워낙 소문이 빠른,그만큼 작은 동네니까. 그런데 이 남자, 로맨스 작가인데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니. 취향 한번 되게 독특하다.
내가 평소 알고 있는 이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일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항상 밝고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했으니까. 아, 원우라는 남자는 제외인가. 가끔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서에 와서 얘기를 하다 가고는 했다. 자신의 라이벌 작가라고 했는데... 이름이...
“찬아, 예전에 방영했던 그 성수 나오던 ”반지“ 라는 드라마 작가 누구였지?"
“아... 혹시 그 권순영 작가 말씀하시는 거세요, 최 형사님?”
맞다. 권순영이라는 그 사람. 내가 자주듣던 그 이름. 내가 얼핏 듣기로는 경쟁상대라고 했다. 어쩌다 편성이 겹치는 드라마가 생기면 시청률 경쟁으로 피튀긴다고. 가끔 시청률이 밀리는 날이 오면 술을 잔뜩 먹고 와서 투덜거리다 가곤 하던 원우라는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굉장히 화가 난 모습이었는데. 그럼 이 권순영이라는 사람이 원우라는 남자에게 원한을 품고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건가? 그런데 그 사람이 전원우를 죽였다면 도대체 왜,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까지 죽인 걸까.
2026년 8월 8일
“... 이로써 전원우 군과 김여주 양의 결혼식을 마치겠습니다.”
나는 오늘 예쁜 내 사람 김여주와 결혼을 했다. 5년 간의 연애 끝에 얻은 진정한 내 부인.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쁘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역시 예쁘다니까.
하객들에게 인사를 돌다 보기 싫은 자식과 눈이 마주쳤다. 권순영... 내 라이벌이자 영원한 앙숙. 저자식이랑 엮이면 좋은 게 없다니까. 도대체 여주는 이렇게 좋은 날 저자식을 부르자고 했을까.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 다음에는 보란 듯이 시청률로 보여 줄 것이다. 넌 나한테 안 된다고.
권순영을 째려 보던 눈을 거두고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니 저 멀리 환하게 웃으며 얘기를 나누는 여주가 보인다. 얘기를 나누다 나의 시선이 느껴진 듯 나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내 이름을 부른다.
“원우야, 이리로 와 봐!”
여주의 부름으로 가까이 다가가니 나의 친구이자, 여주의 친구인 이지훈이 있었다.
“야, 전원우 성공했네. 여주랑 결혼을 다 하냐. 축하한다”
“지훈아, 말로만 그러지 말고 우리를 위해 축가 좀 불러 주지 그랬냐. 노래도 잘하면서. 명색이 작곡가라면서 드라마에 쓸 ost 하나 주지. 이제 줄 때 됐잖아."
지훈이 녀석이 내 말이 어이없는지 바람 빠진 웃음소리를 낸다. 자식, 죽어도 나를 위해서는 곡을 안 줄 녀석이라니까.
2030년 5월 27일(현재)
부부의 집에서 다이어리 한 권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여주는 작곡가, 전원우는 드라마 작가이니 다이어리를 소지하는 것은 이상한 점이 아니다. 그런데, 이 다이어리 뭔가 이상하다. 내용들이 범인을 가리키는 말인 거 같다니까. 맨 앞에 전원우라 매직으로 크게 써 있는 것을 보니 이건 전원우의 다이어리가 분명하다.
X는 범인이 아니다. ...Y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도대체 이게 뭘까. X는 누구이고 Y는 누구일까.
이제 본격적인 내용이네요! 시점은 계속 왔다갔다 할 거 같아요. 현재는 형사인 승철이 시점으로, 과거는 주인공인 원우 시점으로 갑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여러분들의 추리인 거 같아요. 전문적으로 쓰지 못해 흐름이 이상하거나 미흡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예쁘게 봐 주세요!
아, 1017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