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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백]   

바쁜 아빠-근본은집착다정- 루한 우울한 엄마 변백현   

엄마집착2+로맨티스트ㅋㅋ아들 루현 9    

   

   

루현은 요즘들어 기분이 계속 좋지 않았다. 학교에 다녀와서 합기도 학원에 갔다가 집에와서 엄마랑 피아노 좀 둥가둥가 치고, 엄마가 해주는 간식 먹고, 엄마랑 놀다가, 엄마가 일할 동안 엄마 바짓가랑이에 붙어서 칭얼대고, 엄마가 어렵게 차려낸 저녁을 먹고, 엄마가 깎아준 과일도 먹고, 엄마랑 텔레비전을 좀 보다가, 엄마 졸라서 이 앞 공원에 산책갔다가, 엄마가 씻겨주면 엄마 자장가를 들으면서 자는 게 최고의 행복한 일상이었는데. 최근의 엄마는 좀 달랐다. 정확히 말하면 무기력하고 내내 힘도 없고, 그래도 루현에게는 간간히 지어주던 웃음마저 잃은 것이 루현의 소견으로 보자면 우울증 초기 증상인 것 같았다. 원래대로라면 함께 저녁을 먹었을텐데, 오늘 엄마는 입맛이 없다며 먼저 방에 들어가버리고 얼마 있지 않아 훌쩍훌쩍 우는 소리까지 흘러나왔다. 보통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엄마 주치의 김루현은 재빨리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엄마가 자꾸 한숨을 쉬고,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을 자주 갖다가, 어느 날은 밤잠을 설치고, 가끔 울기도 하였으며, 그런 날들이 계속되다보니 지금에 이른 것이었다. 루현은 엄마의 한숨이 늘어난 때가 아빠의 야근과 출장이 잦아진 후부터라는 걸 정확하게 간파해냈다(그러면서 제가 엄마를 귀찮게 해서 피곤하다는 건 무시했다). 아빠야. 아빠 때문에 엄마가 저러는 거였어. 역시, 범인은 이 안에 있어! 똑또칸 아들 루현은 당장 엄마 핸드폰으로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빨리 받아 아빠. 지금 띠리링띠리링 두 번 했는데도 안 받아? 이거이거 군기가 빠졌구만!    

   

"어, 백현아. 무슨 일 있어?"    

   

정확히 세 번만에 받은 루한이 다정한 목소리로 물어오자 루현이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루현은 원래 지 아빠를 별로 안 좋아했다. 집착 대마왕 아빠가 엄마를 독점하려한다는 게 그 이유였는데, 최근 아빠가 바쁜 틈을 타 자신이 엄마를 독차지하느라 본의 아닌 평화 협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엄마의 우울증의 원인이 아빠의 부재라는 것도 왠지 자존심 상하는데 그런 아빠를 집으로 오게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엄마를 고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빠. 지금 당장 집에 와."    

"어? 루현이야? 뭐라고?"    

"집에 당장 오라고."    

"아이거, 루현아. 아빠 지금 못 가. 일하고 있어."    

   

정말 바쁜 듯 통화하는 와중에도 타닥타닥 자판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루현의 귀에는 들리지 않음. 엄마 우는 소리만 서라운드 사운드로 울려퍼질 뿐이다. 이 말까지는 안 하려고 했으나 루현은 기어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엄마 울어."    

"아빠가 주말에 시간내볼, 뭐?!?!"    

   

뭐라고 변명을 하던 루한이 루현의 말에 깜짝 놀라며 미친 개구리 소리를 낸다. 보지 않아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사무실 이목을 집중했을 뿐 아니라 이미 팔 한쪽에 겉옷을 껴입고 있을 거였다. 살벌한 표정은 덤.    

   

"암튼 빨리 들어와. 끊어."    

   

엄마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난 어떻든 괜찮아. 엄마가 웃으면 난 그걸로 좋아. 수화기를 내려놓는 루현의 표정이 씁쓸하다.    

   

회사까지 약 30분 거리임에도 루한은 미친 스피드로 15분도 안 되어 집에 도착했다. 못 보던 키를 박력있게 던지며 현관에 들어서길래 뭐냐고 물으니 사원 오토바이를 빼앗아 타고 왔단다. 아빠 젊을 적에 한 가닥했다더니, 사실이구나. 루현은 초탈한 얼굴로 안방을 턱짓으로 가리킨다.    

   

"오늘 하루만 엄마 빌려준다."    

   

제 방으로 들어가며 문을 탁 걸어 잠그는 진정한 이 시대의 쿨남 루현의 모습에 루한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들... 멋진 사내로 자라줬구나...! 루한은 아들의 격려에 힘입어 조심스럽게 안방 문을 열었다. 역시 아들의 첩보대로 백현이 이불을 둥그렇게 만 채 훌쩍이며 잠들어 있었다. 며칠 못 본 새에 얼굴도 까칠해지고 볼살도 하나 없이 마른 게 또 밥 안 먹었구나싶다. 저의 불찰때문에 예전의 백현으로 돌아간 것 같아 미안하고, 짠하다.    

   

백현은 본래 자존감이 낮은 편이었다. 누군가에게 곧은 사랑 한 번 받고 자란 적이 없어 작은 관심에도 쉽게 정을 주고 버림을 받았다. 때문인지 소심하고, 자기 주장도 약하고, 사람에 데인 상처 때문에 마음의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그런 백현의 마음을 루한이 연 건 천운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루한은 늘 넘치게 사랑을 줬다. 잘 표현하지 못하는 백현을 배려해서 먼저 말을 건네는 것도, 수줍게 입술을 오물대는 백현에게 먼저 입을 맞추는 것도, 백현이 루한에게 모든 것을 주던 날에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는 것도. 루한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유리 인형처럼 백현이 깨어질까 살뜰하게 보살피는 게 루한의 가장 행복한 일상이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만 마치면 장기 휴가를 주겠노라 선포한 사장의 감언이설에 속아주는 셈 치고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일에 투자하는 통에 백현에게 의도치않게 무심했던 건 사실이었다.    

   

살며시 이불을 걷고 웅크리고 있는 백현을 바르게 눕혔다. 조심히 한다고 했는데 선잠이 들어있던 건지 작은 움직임에 백현이 깨버렸다. 몇 번 눈을 깜빡이더니 제 앞에 있는 사람이 루한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지 두 손을 들어올려 눈을 비벼보고야, 진짜 형이네에... 한다.    

   

"언제 왔어요?"    

"방금. 더 자."    

"아니, 다 잤어. 저녁 먹었어요? 형 올 줄 모르고 장도 안 봐놨는데, 지금 몇 시지? 얼른 가서.."    

"시간이 몇 신데. 먹었어 먹었어."    

   

이불을 걷고 일어나려는 백현을 제지한 루한이 침대에 기대 앉히더니 백현의 다리를 베고 누웠다. 얼마만에 보는 마누라인지. 보고싶어 죽는 줄 알았네. 말하며 올려다보자 코끝을 빨갛게 물들고 속눈썹에 눈물이 어룽어룽 맺혀있는 백현이 쑥스럽다며 웃어버린다.    

   

"애기는. 형 안 보고 싶었어?"    

"어?"    

"형 안 보고 싶었냐구, 백현아."    

"아, 어어... 아니, 아, 그게에.."    

"형은 엄청엄청 우리 애기 보고 싶었는데, 백현이는 아닌가보다아아."    

   

코가 빨간 게 귀여워서 답지않게 짓궂게 좀 놀려줬는데, 당황한 백현이 울먹울먹하더니 급기야 뚝뚝 눈물을 흘렸다. 뭐라고 말하려는 듯 웅얼웅얼대는데 하나도 못 알아먹겠다. 답답한 표정을 짓자 숫제 엉엉 소리를 내며 통곡을 한다. 이런, 또 울릴 생각은 없었는데. 난감하다는 듯 입술을 꾹 깨문 루한이 천천히 손을 뻗어 다정스레 흰 뺨을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    

   

"왜 울고 그래, 애기야."    

"나, 나도, 흑, 보고 싶어서..."    

   

뭐라 말하고 싶은데 말이 제 맘처럼 안 나오는 지 답답해하며 가슴을 퍽퍽 치기 시작하는 백현을 황급히 안아 다독이며 루한이 말했다.    

   

"우리 애기, 혼자 있어서 많이 외로웠구나. 미안해. 형이 다 잘못했어. 무슨 말을 해도 다 변명이지만, 우리 백현이랑 더 자주 놀려고 사장님이랑 협상을 좀 했거든. 이번 프로젝트만 마치면 매일매일 백현이랑 같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바쁘게 일하느라 전화도 자주 못하고, 집에도 잘 못 들어왔던 거야. 그래도 너한테 신경을 더 썼어야 하는 건데, 형아가 나빴다. 그치? 다시는 안 그럴게. 혼자둬서 진짜진짜 미안해. 내 애기."    

"아니, 아니야아. 내가 미안해. 또 철없이 굴었지, 나... 우리 루현이한테도, 내가 엄만데, 엄마가 루현이한테 너무 잘못했어어..."    

"우리 루현이도 다 알더라. 나한테 루현이가 전화했는 걸? 아빠 바쁜 척하지 말고 얼른 엄마한테 와! 이래서 내가 얼른 달려왔지."    

"흐앙, 형이 그런 줄도 모르고, 나는, 형이 막, 흑, 내가 싫어진 줄 알고..."    

"무슨 소리야. 형이 그럴 리가 있어? 형 눈에는 우리 백현이가 최고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애기가 왜 싫어져. 지금도 너무너무 좋아서 막 뽀뽀하고 싶은데, 형이 잘못한 게 많아서 울 애기가 싫어할까봐 못하겠다. 아휴, 아쉬워라."    

"으응? 어, 음... 나, 나도 하, 고 싶은데에.."    

   

다정한 루한의 달램덕에 어느 새 울음을 그친 백현이 루한의 등에 손가락으로 꼼지락 꼼지락 장난을 치며 옹알거렸다.    

   

"응? 뭐가 하고 싶어 우리 애기?"    

   

루한이 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묻자 백현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어쩔 줄 몰라하더니 두 눈을 꼭 감고 쪽 뽀뽀를 했다. 처음 받는 선뽀뽀에 루한의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부끄러워 숨으려는 백현의 어깨를 딱 잡아 눕힌 루한이 천천히, 애기가 놀라지 않게 입을 맞췄다.    

   

   

*   

   

   

"우리 아들! 잘 잤어?"    

"응. 엄마도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럼~"    

   

사실 잘 자지는 못했지만 다시 기분이 업된 백현을 보며 애써 웃은 루현이 식탁을 휙휙 둘러보더니 제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아빠는?"    

"아빠? 일하러 가셨지이~"    

"진짜? 엄마, 괜찮아?"    

   

고작 하룻밤 머물고 가버렸단 말에 분노하던 루현이 너무도 멀쩡해진 백현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엄마 우울증 심해져서 조울증까지 온건가?! 심각해진 루현의 얼굴에 제 아빠를 꼭 닮았다 생각한 백현이 피식 웃더니 루현을 보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엄마는~ 우리 아들만 있으면 돼!"    

   

믿기힘든 멘트에 이어 볼에 모닝 키스까지! 순식간에 텐션 업된 루현은 전처럼 백현의 다리 한쪽에 철썩 붙어 집착질을 시작했다. 곧 아빠의 엄마 독점 소유가 시작되리란 것은 꿈에도 모르고 신나하는 루현이었다.    

   

   

-   

   

   

댓글에서 염원하신대로 루백이네가 왔슴니다ㅎㅎ   

좀 늦었죠? 죄송해요... 감기때매 머리가 멍해서 글을 못 씀큐ㅜㅠㅠㅠ그래서 좀 길게 써봤는데... 망했네ㅎㅎㅎㅎㅎㅎ   

아 그리고 댓글 다 봤어요 모두들 감사합니다 늘 보고 있어요ㅜㅜ손이 느려서 매번 답글 달아드리지 못하는 거... 제거 낯을 좀 가려서 그래요.. 모니터_낯가림ㅠ   

근데 첸백이네는 설정만 해놓고 한 줄도 안 써놨다는 게 참트루?ㅋㅋㅠ나 또 언제왕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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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너무 달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루한이 너무 다정한거아니냐며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2
아ㅠ달달하다ㅠㅠ루현아 고마워ㅠㅠ
10년 전
독자3
루현아잘했어ㅠㅠㅠㅠ달달해서너무죠하요ㅜㅜㅜ
10년 전
독자4
아 달달해 ㅠㅠ 저쥬금...ㅠㅠㅠ 뭐지 저귀여운 생명체는?루현이도 짱짱 ㅠ
10년 전
독자5
허류ㅠㅠㅠㅠㅠㅠ루백달달하다ㅜㅜㅜㅜㅜ
10년 전
독자6
으아 달달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
10년 전
독자7
헐 ㅠㅠㅠ난 왜 어째서 이 시리즈를 이제 본거지...?ㅠㅠㅠㅠㅠ다른것도 보러 가요
10년 전
독자8
제가 이 루백 얼마나 기다렸는데요ㅜㅜㅜㅜㅜ 아 진짜 나머지도 기대할게요..♡ 암호닉 신청 가능한가요?
10년 전
독자8
아 다른편도 보러갑니다ㅠㅠㅡ 달달한게 너무 좋네요
10년 전
독자9
달다루해서ㅓ단맛난다요!!!!!루백ㅠㅠㅠㅠㅠㅠ소유욕도ㅇ이에여
10년 전
독자10
루현이가 애기인데 생각이 깊넼ㅋㅋㅋ아 귀여워 백현이도 뭔가 의기소침 한거 귀여워욬ㅋㅋ
10년 전
독자11
귀여워요~ㅜㅜㅜㅜ루백찬성!! 루현아ㅜㅜ누나가 사랑줄게~~~
10년 전
독자12
ㅜㅜㅜㅡㅜ육아물 방금 정주행했는데 잔해도그렇고 이거도그렇고 내사랑받아여 작가니무ㅜㅜㅜㅜㅜ아니진짜ㅜㅜㅜㅜ사랑해ㅜㅜㅜㅜㅜㅜㅜㅜ백총에육아물에내취향저격탕탕탕탕탕탕
10년 전
독자13
잘보고갑니다ㅎㅎ 귀여워요 루현이ㅎ
10년 전
독자14
아 루현이 괘설렌다ㅠㅠㅠㅠ 루현아 주노매직을 믿니? 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5
첸백이네 기다리고 있음둥ㅋㅋㅋ으아 아들 멋있다잉
10년 전
독자16
우웧후 루현이한테 절이라도 해야할듯 ㅜㅜㅜㅜ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7
허류ㅠㅠㅠㅠㅠㅠㅠ이거ㅠㅠㅠㅠ너무 좋아요ㅜㅜㅠㅠㅠㅠㅠㅠㅠ흐쥬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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