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시는 분들, 1~4편 짧으니 보고 오셔요~
아침부터 소란을 떨어 피곤이 몰려 온 호원이 차창에 기대 눈을 붙이려 하자 강비서의 무서운 눈초리가 뒤따른다. 첫 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조곤조곤 늘어놓는 강비서의 설교에 결국 차창에서 머리를 뗀 호원이 신경질적으로 눈을 비볐다. 아저씨가 왠 아줌마 행세냐며 툴툴대는 호원의 말에도 강비서는 요지부동 잔소리만 늘어 놓을 뿐. 이상한 곳에서 발휘되는 강비서의 올곧은 면에 호원은 고개를 절래절래 내저었다. 그래도 강비서보다 더한 잔소리꾼인 김전무가 같이 오지 않아 다행이다 싶어 가슴을 쓸어내리는 호원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덕분에 호원의 얼굴은 푸르다 못해 하얗게 질려갔고.
"오늘 김전무님이 먼저 빵 공장에 계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호원은 차창에 연신 머리를 박았다. 노처녀 히스테리 마녀 김전무. 김전무는 회사 내에서도 특히 남자들을 싫어하기로 악명이 높은 여자였다. 그렇다고 꼭 여자 사원들에게 잘해주는 편도 아니였지만. 특히 남자 사원들 중에서도 호원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강비서도 난감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호원의 직권을 남용해 김전무를 어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공과 사를 확실히 해야 뒷말도 안 듣는 법이였다. 호원의 못된 성격에 김전무의 마음이 돌아섰다는 소문이 들리지만 호원은 김전무와 그리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이 없어 어찌 된 영문인지 궁금한 노릇이였다.
"도착했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 공장 입구까지 길게 이어진 종이학의 향연에 호원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호원의 표정을 보고 슬몃 웃던 여자가 호원에게 악수를 건넸고 호원은 여전히 종이학 길에 눈길을 거둬들이지 않은 채로 여자의 손을 맞잡았다. 공장 관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자가 공장을 가리키며 소개했다. 호원이 상상하던 매캐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공장이 아니라 빛깔 좋은 색들로 칠해진 아담한 궁전같은 분위기에 호원의 입가가 씰룩대기 시작했다. 호원의 반응에 계속 웃음이 나는 듯 입을 가리는 여자의 모습에 강비서마저 입을 가리고 삐져나오는 웃음을 삼켰다.
"무한그룹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빵 굽는 천사들' 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자의 말을 필두로 종이학 길 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던 사람들이 동시에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쳤다. 무한그룹 총수의 아들이라고 환대를 심하게 하는 건 아닌 지 살짝 의심이 들긴 했지만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해맑아 호원은 그냥 같이 박수를 쳐 주기로 마음 먹었다. 굴러가는 대로, 같이 굴러가자. 얼마 전 새롭게 작성한 호원의 좌우명이였다. 종이학 길을 천천히 걷다 옆의 꼬마아이의 얼굴이 뾰로퉁해 호원이 머리를 쓰다듬자 크게 울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그 옆에 있던 남자도 울음을 터뜨렸다. 놀란 호원이 손을 떼자 공장 관리자라던 여자가 능숙하게 남자와 아이를 끌어안았다. 정신이 모자라는 게 아니랬다. 사랑이 모자라는 것이라고. 얼마 전 봤던 책의 구절을 기억한 호원이 아무일도 없다는 듯 길을 걸어갔다.
"어, 이건……."
호원은 정말 굴러가는대로 그렇게 공장 사무실에 들러 형식적인 자원 봉사처럼 말을 맞추고 공장 내부만 쓱 둘러보고 갈 계획이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호원은 공장 외벽에 그림을 그려넣고 있는 남자에게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대는 김전무와 강비서를 먼저 들여보내고 그 남자 옆에 한참을 아주 한참을 서 있었다. 자신이 그렇게 배우고 싶던 영국 화가의 화풍을 그대로 공장 외벽에 그려놓고 있는 이 남자는 뭐란 말인가. 영국 왕립 미술학교에서 수년 간 배워도 따라할 수 없어 결국 포기했던 그 그림을 이 남자는 곧 부러질 듯 위태로워 보이는 붓과 파란 물감 하나로 자유자재로 화풍을 만지고 있었다.
"어떻게 이 화풍을 따라 그려낼 수 있는겁니까?"
최대한 예의를 갖춰 묻는 호원의 말에 고개를 돌린 남자가 호원의 얼굴을 쭈욱 밀었고 덕분에 호원의 얼굴을 파란 물감이 덕지덕지 묻은 스머프가 되버렸다. 그런 호원의 모습이 웃긴 지 잡았던 붓을 내팽겨친 남자가 배를 잡고 넘어갔고 그 커다란 웃음소리에 결국 밖으로 나온 공장 직원들이 호원의 모습에 저마다의 웃음 소리를 내며 바닥을 뒹굴었다. 화는 났지만 정신이 지체된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하나 싶어 한숨만 뱉는데 남자가 손수건을 건넨다. 병주고 약주고, 지금 이거지?
"아저씨, 닦든가 말든가."
"고맙……. 아니, 아저씨라뇨."
자신이랑 비슷한 또래거나 고작 몇 살 어려보이는데. 태어나 처음으로 아저씨 소리를 들어 본 호원이 말까지 더듬으며 남자에게 손가락질을 하자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손수건을 도로 뺏어 간 남자가 공장으로 쏙 들어가버리고 홀로 남은 호원 옆으로 강비서가 손수건을 건넸다. 파란 물감이 묻어나는 손수건을 보며 헛웃음 짓는 호원의 어깨를 토닥인 강비서가 의문의 남자에 대해 이야기 했다.
"빵 굽는 천사들, 여기에 진짜 천사라고 불린다네요. 관리자 말로는 사동우라고 하면 된답니다."
"성이 사씨야?"
"사랑스러운 장동우의 줄임말이라는데 보니까 알겠네요. 사랑스럽네요, 정말."
"뭐? 어디가? 하나도 빠짐없이 밉상이구만."
"사동우, 저도 알겠는데요?"
김전무의 가시 돋힌 말에 호원은 섬칫 몸을 떨었다. 남자를 극도로 싫어하는 김전무의 입에서 남자가 사랑스럽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다니. 말이 아닌 게 아니라 호원을 제외한 모두는 동우에게 사랑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호원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미워 보이는 저 남자가 무슨 사동우? 사동우 같은 소리하고 있네. 호원은 잔뜩 짜증을 내며 푸르게 물든 손수건을 언덕 너머로 집어 던졌다. 이 많은 비정상들 중에 자신만이 정상인게 틀림없었다.
"사동우는 무슨, 밉동우로 불러 앞으로."
강비서와 김전무의 표정을 보아하니 앞으로 호원 홀로 밉동우라 부를 듯 보였다.
응급 호출로 자리를 비운 성규의 책상에 앉은 우현이 낮잠에서 깨 주위를 둘러봤다. 갑자기 따뜻한 기운이 세져 성규가 왔나 했더니. 어느새 호원의 사진을 인화해 책상 유리 밑에 끼워 둔 성규의 세심함에 또 웃음이 난 우현이 성규의 노트를 들고 와 메모를 남겼다. 이제는 말대신 때때로 메모로 남겨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싶어서.
7. 사랑의 신, 장동우를 찾아라.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는 능력을 지닌 장동우는 과연 어디에? - 멋쟁이 우현이가 남긴 메모!
만족스러운 듯 메모를 보며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인 우현이 노트를 덮고 다시 잠을 청했다. 따뜻한 기운이 더 살아날 것 같으니 나도 슬슬 차가운 기운을 펼쳐 볼까.
예, 욕하십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설날에 온다는 사람이 지금 왜 왔냐고요ㅠㅠㅠㅠ 그러게요 저도 왜이러는지 왜이렇게 시간이 안나는지 으씨, 기다리다 지치신 분 계실까 걱정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제가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안해요 혹시 기다리신 분들 스릉합니당!!!!!!!!!!!!!!!!!!!!!!!
호원이랑 동우도 드뎌 만났네요 모든 인간들에게 사랑받는 능력을 지닌 동우지만 호원은 신이라서 호원의 눈에는 밉상인걸까요????????????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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