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10년 가까이.
처음엔 마냥 웃는모습에 끌렸다.
이쁘게 이를 드러내며 웃고
눈웃음도 예쁘고
그렇게 그 사람을 앓다보니 성격까지 좋아졌대란다.
어느 날 밤 아무이유없이 그냥 울기도 했다.
이른 아침인지, 아직 새벽인지 몽롱한 정신으로
정신 나간듯이 그 이름을 되뇌어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포기해야지, 이 사람을 가지는건 불가능해.
하다가도 그 사람을 보면 몰래몰래 쳐다보고,
마음 속으로 사랑해 천번만번 외치고.
곁눈으로 소심하게 흘끗흘끗 보면서도
행복해서 좋아죽고..
근데 이러다가 몇 년은 마음이 가는대로 놔둬봤더니
어느새 또 미친듯이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이 옥상에 올라왔어.
내가 죽으면 알아줄까?
아, 나 이번에 죽은 애 아는데!
하고 알아줄 수는 있을까?
만약 귀신이라는 게 있다면
나 그렇게 구차하게라도 변해서
니 예쁜 모습 눈에 담고 갈래.
그거 알아?
나 지금 떨어지고 있어.
나 지금 너무 겁이 나.
이상해.
이 기분 좋은거야? 나쁜거야?
나 시간이 몇 년같이 아득하게 느껴져.
막 기억들이 스쳐 지나간다?
대부분은 넌데..
왜 넌 날 좋아하지 못했을까.
...보고싶어.
after |
(*위에 브금 꺼주세요)
난 왜 바보같이 날 그토록 좋아해준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줬을까? 우리 둘 다 서로 사랑했는데 왜 둘 다 부정하고 둘 다 기다리다 둘 다 지친걸까.. 우리 사이가 법적으로 금지된거야? 편견에 시달려도 우리 둘이 잘 해낼 수 있었을텐데 그러니까 너가 죽어서 날 원망해도 이런 날 미워해도 나도 너 따라갈래. . 시간이 진짜 멈춘 거 같아. 나도 떨어지고 있어. 그런데 낙엽이 바람에 흩날리다 멈춰. 이상해 내가 사뿐히 땅에 발을 내디뎌 이상해 뭔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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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임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