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 대화는 모두 영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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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렇게 근거없는 놀림을 당하는건 그래도 일주일안에는 다 멈출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을 비웃는듯이 세달동안 놀림을 받았다. 반학기가 끝나가는 이제서야 조금 멈춰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반학기가 끝나기전에 성적을 A로 만들려고 모든 관심이 성적에 가있는 이러한 상황에서 나와 쿠키의 관계에 대한 관심은 줄어드는게 당연한걸까.
그렇게 우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동안 정작 나와 그 아이의 관계에는 아무 발전이 없었다. 자리를 안 바꾸기도 했고 딱히 말할 기회도 없었고, 길가는 애 잡고 친해지자고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솔직히 그 아이를 처음 봤을때 관심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였다. 저런 애와 같은 언어를 쓸 수있다는 자체도 좋았다. 하지만 관심이 호감으로 넘어가기도 전에 놀림거리가 되어 우스워지는 것 같아서 나는 호감이라는 단계에 도달하기도 전에 그냥 마음을 접었다. 뭐 마음을 접고 피는 것은 나 혼자 하는 일이니까.
분명 저 아이도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테고 또한 나랑 사귄다는 루머도 돌고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같은 반인데도 불구하고 나한테 전혀 관심이나 말을 걸지 않는다는 것은 뭐 그냥 나란 존재를 신경 쓰지 않는게 아닐까 싶다. 하긴 많은 여자애들이 맨날 지를 좋아한다고 광고하듯이 적극적으로 대시하는데 나같은게 눈에 차기나 하겠는가. 저 여자애들은 내가봐도 너무 몸매가 좋고 예쁜데 말이지. 아 나도 살빼야되는데...
[탄소!! 얼른 와봐!]
이제 어느덧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일교시 엔지니어 수업을 익숙하게 끝내고 다음 교시로 향하는 나에게 저 멀리서 손짓하는 친구가 보인다. 우리 이교시 교실 문 밖 복도에서 벽을 기대고 서있더니만 멀리서 오는 나를 보더니 미친듯이 손을 흔들며 얼른 오라는 데, 뭐가 저리 급한지 모르겠다. 그저 느긋하게 걸어거자 자기가 답답했는지 나한테 달려와서 내 손목을 잡고 질질질 빠른 걸음으로 교실 안으로 들어간다.
[왜왜왜, 뭔데]
내 물음에도 대답을 하지 않고 친구는 손가락으로 휙 화이트 보드를 가르킨다. 그곳에는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선생님의 컴퓨터 화면이 화이트보드에 떠있었다. 이제 곧 자리를 바꾸겠다라고 생각했어서 친구가 자리를 바꾸는거에 신나서 이렇게 보여주나 했지만 친구는 니 자리를 보라며 친히 화이트보드에 더 가까이가서 아예 내 자리를 손가락으로 탁 짚어준다. 아직도 왜 얘가 이정도로 내 자리에 집착을 하나 싶었지만 친구의 한 마디로 내 생각도 달라졌다.
[니 옆자리가 쿠키잖아!]
오 쉣. 또 징글징글하게 놀림당하겠구만.
QUARTERBACK 02
참 선생님이 너무하신건지는 몰라도 내 친구들을 갈기갈기 찢어서 사방에 흩뿌리셨다는 표현을 써도 될만큼 정말 내 자리 주변에 친구를 단 한명도 같이 배정을 해주시지 않으셨다. 하지만 우리 무리가 홀수였던것이 잘못됬던 것이었을까, 나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을 최소 한명씩은 같이 앉게되었다. 나만 오직 친구들과 떨어져서 외롭게 쓸쓸히 자리 배정이 되었다. 나름 선생님이 나를 배려를 해주신건지 내 옆에 같은 국적을 갖고있는 쿠키를 배정 해주신건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게 더 어색하다 어색해.
저 멀리서 친구들은 잘해보라며 입모양으로 뻐끔뻐끔 거리지를 않나 손으로 하트를 그리지를 않나, 진짜 창피해서 미치겠다. 내가 확신하는 건데 쿠키도 다 봤고 쟤네가 뭐라고 하는지 이해를 할 것이다, 애써 무시하는 거겠지. 그동안 쿠키를 남몰래 관찰한 결과, 한가지의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얘 겁나 철벽남이다. 한번도 여자아이와 웃는 걸 본적이 없고 항상 주위의 친구들은 남자였다. 쿠키와 같은 중학교를 나온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원래 저런다고 한다. 게다가 중학교때도 또한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았지만 단한번도 받아준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애들 말로는 게이일 가능성이 높다고한다.
그렇게 그가 게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제하에도 애들의 놀림은 끊이지를 않았다. 분명 아직도 쿠키랑은 어색하고 한마디도 안했었는데 왜 모르는 애가 나한테 와서 쿠키에 대해서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정말. 물론 누가 나한테 쿠키에 대해 물어보면 나는 겁나 당황했다는 표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쿠키? 미안한데 걔랑은 안녕이라는 말조차 한번도 안해봤어.]
라는 말로 방어를 하고 다닌다. 하지만 오늘 이 말을 바꿔버릴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바로 선생님의 한마디에 인해 벌어졌는데, 그냥 단순히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라는 것이다. 분명 간단한 건데 왜 나는 멈칫한것이며 쿠키가 경직된것이 내 눈에 보이는 걸까.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난 봤다, 멍하니 턱을 괴고 선생님 말을 듣고 있던 그의 눈이 토끼처럼 커지며 동공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평소라면 귀엽다고 생각했겠지만 이건 나에게도 큰일이다.
아니 내가 얘한테 말을 안걸고 싶어서 안 걸었었냐고.
정말 같은 한국인이랑 바로 옆에 앉아있는데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될지도 모르겠고 혹시나 내가 한국어로 말을 걸었는데 얘가 한국어를 못하면 어떡하지. 만약 요기서 태어난 케이스라 한국어를 아예 못하는데 내가 한국어로 말을 걸면 얘도 당황하고 나도 당황하겠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기 때문에 쉽게 말을 못 트고 답답하게 살아온 것 인데, 이런 순간이 이렇게 빨리 다가올줄이야. 또다시 나는 언어에 대한 문제에 빠져들었고 쿠키는 뭔 생각을 하는 것인지 그냥 멍하니 앞에 앉아있는 남자애의 등이 뚫어질듯 보고있었다. 이런 우리의 정적을 선생님이 캐치를 한건지 우리의 이름을 부르며 얘기하라고 하셨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정말 거짓말 안하고 반애들이 다 우리를 본 것 같다.
물론 내 친구들도 우리를 보았고. 그래서 한국어와 영어 선택의 기로에서 나는 영어를 선택했다. 뭐 영어라면 못 알아듣지는 않겠지, 평타는 치겠지 설마. 잠깐이라도 이 기회를 통해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큰 용기를 갖고 몸을 휙 오른쪽으로 돌려 쿠키를 향하게 한 다음 도도한척 영어로 이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런 나에게 돌아오는 반응은 굉장히 무안할 정도로 짤막했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내말이 맞다는 긍정적인 표현을 하는데. 저기요 저는 지금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지 제 의견은 안 말했거든요? 어이구야 진짜 누가 아이스쿠키 아니랄까봐 겁나 차갑네.
얘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와는 대화를 굳이 하고싶지 않다는 표현을 하는데 내가 거기다대고 친해지고 싶다며 발광을 부릴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그냥 나도 다시 몸을 원래대로 돌려 정면을 보는 것으로 쿠키와의 소통에 대해 마침표를 찍었다. 뭐 나중에 또 친해질 수 있는 법 아닌가. 나는 상상도 못했지,
이 대화가, 아니 소통이 이번 학년동안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거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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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짧게 금방 한편을 슈슉 가지고 왔어요 헷
제가 저번에 00화와 01화 주인공을 태형이로 표기를 했었는데 저도 몰랐어요8ㅅ8
알려주신 우리 독자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오늘도 읽어주신 모든 독자분들도 정말 감사드리구요
항상 암호닉은 받고 있으니까 자유롭게 신청하실분은 신청해주세요!
!제 쏴뢍 암호닉분들!
♥ㅁ진썸님, 띠리띠리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