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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민윤기] 국보커플 02 | 인스티즈

 

  

국보커플

02

 

 

 

첫방을 위해 아침 일찍 미용실에서 하고 온 머리를 언니에게 맡기고 앞에 놓인 딸기 주스의 빨대를 입에 물었다. 쭉, 하고 한 번 빨아당기자 시원한 딸기 주스가 입 안으로 한꺼번에 밀려 들어왔다. 얼얼한 느낌에 빨아당기던 걸 멈추고 앞쪽에 틀어진 티비에 괜히 힐끔, 힐끔 시선을 뒀다가 거뒀다가를 반복했다. 티비 안에는 민윤기 씨가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하얀 셔츠와 검은 바지를 깔끔하게 차려입은 그가 나오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꽤나 유명한 토크쇼였다. 공식적으로 남자친구이긴 하지만 스케줄을 알 리가 없는 나는 그저 아무 것도 모르는 코디 언니들이 채널을 틀어주는 대로 보기만 했다.

 

"메리는 좋겠네. 방송 전에 남자친구 얼굴도 이렇게 보고."

"아, 아, 네에…."

 

좋죠… 그럼. 개미만한 목소리로 아주 작게 대답을 하며 어색하게 웃어보이곤 다시 한 번 음료의 빨대를 입에 물었다. 주스는 빨아당기지 않은 채로 빨대만 입에 물곤 물끄러미 티비 속의 민윤기 씨를 바라보았다. 몇일 전에 보았던 피곤한 얼굴은 어디 가고 질문에 꽤나 진지하게 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작품 얘기를 해서 그런지 장난기가 묻어 있으면서도 진지한 얼굴이었다. 작품 얘기가 제법 이어지더니 얼마 안 가서 이야기의 주제가 바뀌었다. 진행자가 민윤기 씨를 향해 웃으며 물었다.

 

"민윤기 씨 하면 이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죠. 요즘 같은 소속사의 신인 가수 메리씨와의 열애설이 화제인데요. 혹시 이 얘기를 하는 게 불편하신 건…."

"아뇨.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곤란한 질문은 하지 않을테니 걱정 말아요. 어, 원래는 두 분이 어떻게 만났는지 먼저 물어보려고 했는데 그것보다 다른 걸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시더라구요."

"어떤 거요?"

"윤기 씨와 메리 씨가 서로를 부르는 애칭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아… 애칭이요?"

 

진행자의 물음에 민윤기 씨가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당황한 건지 아니면 연기인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진짜 당황한 듯 했다. 애칭이라. 딱히 둘이서 정한 건 없었는데. 뭐라고 답을 할까 궁금해서 주스를 한 번 빨아당기며 빤히 티비 속의 그를 바라보고 있으니 그가 쑥스러운 듯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 모습에 진행자는 더욱 궁금하다며 민윤기 씨를 재촉했고, 민윤기 씨는 잠깐 망설이다가 제 앞머리를 괜히 만지작거리며 시선을 땅에 두곤 말했다.

 

"저는… 애기요."

"푸으으읍!"

 

아…너무 놀라서 입에 있던 주스를 다 뱉어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삼키다 만, 아니 뱉다 만 주스가 목에 걸린 건지 헛기침이 자꾸만 나왔다. 콜록, 콜록 기침을 연거푸 하는 내 반응에 머리를 만지던 언니가 놀란 표정으로 내게 휴지를 건넸다. "메리, 괜찮아?" 그 물음에 괜찮다는 의미로 손을 두 번 젓자 언니의 핀잔 아닌 핀잔이 들려왔다. "옷에 튀었잖아. 조심 좀 하지 그랬어. 아, 정말 못 살아."

그런 언니의 말이 잘 들리지도 않았다. 내 머리 속에는 조금 전 민윤기 씨가 말했던 충격적인 단어가 수영을 하듯 이리저리 휘젓고 있었다. 애, 뭐? 애기? 애, 애기!? 놀라 동그래진 눈으로 티비 속을 다시 바라보자 민윤기 씨는 여전히 참 예쁘게도 웃는 중이었다. 티비 속 토크쇼의 분위기도 그렇고 여기 분위기도 그렇고 난리가 난 듯 했다. 애기래, 애기. 어떡해, 메리 좋겠다! 하는 스태프들의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창피함과 민망함은 오롯이 내 몫이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민망함에 귀가 빨갛게 물드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긴. 우리 눈에도 메리가 이렇게 애기같은데, 민윤기 씨 눈에는 오죽할까."

 

옷에 흘린 딸기주스를 겨우 다 수습해낸 언니가 내 머리를 다시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 말에 더더욱 민망해져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미쳤나 봐, 저 사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애기가 뭐야! 애기가! 겨우 멈춘 기침이 다시 나올 것만 같이 목이 턱 막히는 게 느껴졌다.

언니의 말에 "하하…." 하는 어색한 웃음만 흘리던 그 때, 띵동 하는 소리와 함께 휴대폰 화면이 켜졌다. 메세지가 온 듯 했다. 손을 뻗어 휴대폰 잠금을 열자 '선배님' 이라고 저장된 이름으로부터 문자가 와있었다.

 

「야 애기」

 

그 문자에 순간 나도 모르게 흠칫. 민윤기 씨 생각을 계속 하다보니 참 타이밍도 딱 맞게 민윤기 씨한테 연락이 다 오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서 온 문자를 다시 한 번 읽으며 나는 나도 모르게 바람 빠진 웃음을 지었다. '야'라고 부를 거면 '야'라고 부르고, '애기'라고 부를 거면 '애기'라고 부르지, '야 애기'는 뭐람.

 

혹시나 머리를 만져주는 언니가 볼까 싶어서 휴대폰을 옆으로 튼 채로 조심스럽게 답장을 쳤다.

 

「왜요」

「애기란 말에 안 놀라는 거 보니 방송 봤나보네」

「언니들이 방송 틀어줬어요, 완전 다정 보스던데 방송에선 」

「다정 뭐?」

「다정 보스..」

「?」

「무슨 말인지 몰라요?」

「뭐라는 거야, 하여튼 야」

「네?」

 

네? 하고 보내자 금방 1이 사라졌다. 뭐라고 답이 올까 싶어서 휴대폰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문을 열고 대기실로 들어온 매니저 오빠가 나를 불렀다. "메리, 가자." 매니저 오빠의 말에 다시 휴대폰 화면을 확인했지만 별다른 답장이 없다. 결국 그냥 휴대폰을 다시 잠근 뒤 테이블 위에 휴대폰을 내려놓고 몸을 일으켰다. 매니저 오빠를 따라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으며 총총 걸음을 옮겨 대기실 문을 나서던 그 때, 때 마침 휴대폰에서 띵동 소리가 울렸다. 화면에는 미처 내가 확인하지 못한 메세지가 깜빡였다.

 

「잘 하라고 첫방」

 

 

 

 

 

 

 

무사히 끝날 줄 알았던 첫방에서 결국 음이탈이 났다. 늘 걱정하던 고음에서 날까 싶어서 조마조마 했던 것과는 달리, 전혀 걱정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예상치도 못하게 맞이한 음이탈은 참 달갑지 않았다. 게다가 사람의 궁금증이라는 게 참 누르기가 어려워서, 안 보려고 마음을 먹다가도, 이상하게 그래도 자꾸만 인터넷의 반응이 궁금했다. 이미 기자들은 ''좋은 날' 메리, 오늘은 안 좋은 날? 예상치 못한 실수' 등의 기사를 내보내기 바빴다. 어쩌다 봐버린 제목에 뚱한 표정을 지었다가 결국 기사를 확 눌러버렸다. 누르고는 손을 쭉 뻗어 휴대폰을 최대한 멀리 가져간 다음, 꼭 감은 눈을 실눈 뜨듯 천천히 뜨고 댓글을 읽었다.

 

ID:yoonlove 윤기 오빠랑 헤어져ㅠㅠㅠㅠㅠㅠㅠ

ID:star_suga_ 노래도 못하고 얼굴도 못생김 ㅋㅋ 가수 왜 하는지?

ID:7btslovelove 민윤기는 왜 저런애가 좋다고..

ID:sugarstar93 윤기가 훨아깝다 진심ㅠ

ID:1019391 둘이사귀는거난반댈세ㅋ 제발 헤어졌으면.. 언제헤어지려나

ID:maybemay 나는 메리 괜찮던데 왜 이렇게들 악플인지 ㅋㅋㅋㅋㅋㅋㅋ 삑사리 냈지만 그래도 이번 노래 들을만하던데

 

마지막 댓글을 보다 울컥. 수많은 댓글 중에서 나를 옹호하는 몇 안 되는 댓글을 한 번씩 더 읽다가 왠지 모를 공허한 마음과 멍한 기분에 휴대폰 화면을 껐다. 그리곤 애꿎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참 기분이 이상했다. 악플을 받아서 이상하다기 보단, 내가 삑사리를 낸 것보다 민윤기 씨랑 연애를 한다는 이유로 듣게 되는 욕이 80%는 넘는 것 같아서. 기가 차기도 하고 참 알 수 없는 기분이었다.

 

저 사람들은 민윤기 씨가 그렇게 좋은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민윤기 씨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 하얀 피부에, 지금은 피부와 대조되는 검은 머리고, 말랐고, 키는 뭐… 그냥 그랬고. 눈은 어땠었지? 코는 높았던 것도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애써 떠올리려는 노력을 지우곤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어쨌든 내 이상형은 아니라는 건 확실했다.

 

때 마침 울리는 다른 알람에 밀린 메세지들을 확인하다 말고 아까 전 확인 못 했던 민윤기 씨의 메세지를 이제야 읽었다. 첫방 잘 하고 오란 메세지를 보니, 그래도 무심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따뜻한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음… 뭐라고 답을 하지. 잠깐 망설이던 나는 입꼬리를 축 내리곤 한 글자 한 글자 답장을 썼다.

 

「망했어요.. 삑사리 났어요..」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그에게서 답장이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간 멍하니 그가 보낸 답장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하곤 휴대폰 화면을 껐다. 그리곤 아무도 앉지 않은 내 옆자리로 휴대폰을 던지다시피 내려놓았다. 아니, 지금 비웃은 거야? 뭐 그렇게 길게 웃지? ㅋㅋㅋ도 아니고 ㅋㅋㅋㅋㅋ도 아니고 ㅋ이 무려 몇 개야? 나 지금 진짜 슬픈데, 어떻게 저렇게 웃을 수가 있지? 이 사람이… 너무하잖아!

생각할수록 열이 오르는 기분이었다. 결국 나는 그 문자를 읽고도 그냥 씹어버렸다.

 

 

 

 

 

숙소에 도착해서도 꿍한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다. 씻고 잘 준비를 마친 뒤 침대에 벌러덩 누웠는데, 때 마침 매니저 오빠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빠는 다정하고 또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민윤기 씨가 잠깐 널 오피스텔로 불렀는데, 아무래도 네가 얼굴이 덜 알려져 있기도 하고, 민윤기 씨가 이번에 오피스텔을 옮겨서 그 주위에 팬들도 많이 없고, 거기가 사람이 적은 동네기도 하고, 너희 연애하는 걸로 할 얘기가 있다고 부르는 건데….

구구절절 이어지는 오빠의 말에 또 다시 아까 느꼈던 울컥하는 기분이 느껴졌다. 아니, 나는, 스케줄 끝나면 쉬지도 못 하나!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가도 결국 못이기는 척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침대에서 일어난 이유는 순전히 민윤기 씨의 말이 생각나서였다. 윈윈이라고 말하던 그의 말은 사실이긴 사실이었다. 아직도 민윤기 씨의 게이설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나와의 열애 덕분에 믿는 사람이 조금 덜해진 듯 했고, 나는 인기 가수들만 오를 수 있는 그 '메론 차트'에 내 신곡이 무려 60위로 자리매김하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내 노래가 좋은 덕도 있었지만, 그래도 인지도가 낮은 내가 이정도 등수를 얻는 건 민윤기 씨의 공이 크긴 컸다.

 

"윈윈… 윈윈이지. 윈윈이야. 윈윈. 민윤기 씨도 윈, 나도 윈."

하아, 하고 한숨을 쉬곤 옷장 문을 열었다. 대충 손에 잡히는 스키니 진과 티셔츠를 꺼내 갈아입은 뒤 머리를 위로 질끈 올려 묶곤 숙소 밖으로 나섰다.

 

 

 

 

매니저 오빠가 데려다준 덕분에 쉽게 민윤기 씨의 오피스텔 앞으로 도착했다. 기다리겠단 매니저 오빠를 뒤로하고 입구 앞에 서자 어떻게 알았는지 때 마침 휴대폰으로 민윤기 씨의 문자가 도착했다. 「701호 비밀번호 019730」

혼자 7층으로 올라가 701호 앞에 섰다. 비밀번호를 누를까 말까 잠깐 망설이다가 비밀번호를 누르자 명쾌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가자 민윤기 씨가 쇼파에 벌러덩 누워서 휴대폰을 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 왔어요."

"어. 앉아."

 

내 말에 그제야 힐끔 나를 바라본 그는 쇼파를 눈으로 힐끔, 가리키곤 눕힌 제 몸을 일으켜 앉았다. 조심스레 쇼파에 앉자 옆에 있던 큰 쿠션을 품에 안아 고개를 푹 파묻듯 쿠션에 기댄 그가 나른한 목소리로 나를 향해 말해왔다.

 

"앞으로 이런저런 질문도 많이 들어올 테니까 입을 좀 맞춰놓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아…."

"한 PD님이 우리 둘이 같이 게스트로 초대하고 싶다는 얘기도 했고. 그런 것도 상의 좀 해야…."

 

가만히 그의 말을 듣고 있는데 나를 바라보고 말하는 민윤기 씨의 얼굴에 조금 전 민윤기 씨의 답장이 도장으로 찍은 듯 겹쳐서 보였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선명하게 보이는 'ㅋㅋㅋㅋㅋ'의 모습들에 나는 나도 모르게 뚱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휙 돌렸다. 그는 잠깐 나를 바라보다가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듯 테이블 위에 펼쳐진 과자로 손을 뻗었다. 과자 하나를 입에 넣고 오물거리던 그가 나를 향해 물었다.

 

"먹을래?"

 

그의 말에 고개를 젓곤 말했다.

 

"못 먹어요. 먹으면 혼나요."

"아, 너 컴백했지."

 

짧게 답한 그가 과자 하나를 입에 더 밀어넣었다. 그러다가, 문득 뭔가 생각이라도 난 건지 피실 피실 웃으며 말했다.

 

"너 삑사리 웃기더라."

 

순간 그 말에 또 울컥. 민윤기 씨를 쏘아보자 그는 나를 한 번 힐끔 바라보곤 계속 웃었다. 꿍한 표정으로 "그 얘기 하지 마요." 하는 내 말에도 그는 웃으며 계속 말을 이어갈 뿐이었다.

 

"첫방에 삑사리 내면 트라우마 생긴다던데, 어쩌냐."

"그만 해요."

"데뷔 무대는 아니니까 다행인가."

"……."

"그래도 삑사리 한…."

"아, 정말!"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울컥, 울컥, 눈물이 치솟다가 결국 밖으로 나와버렸다. 아, 정말! 하는 말과 함께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자 웃으며 과자를 입에 넣으려던 그가 나를 발견하곤 놀란 표정으로 과자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뭐야, 너…."

"……."

"우냐?"

"…씨, 그만 하라고 했잖아요."

 

서러운 맘에 칭얼대듯 말하는 내 말에 민윤기 씨는 더욱 당황한 표정이다. 그 표정을 보자 서러움이 더 밀려왔다.

 

"왜 울어. 왜 우냐. 내가 놀려서 울어?"

"아, 진짜…."

"……."

"…나도 서럽다고요. 첫방 삑사리 서러워 죽겠는데에!"

 

말을 하다보니 더 서럽다. 터져버린 마음에 엉엉 울어버리자 민윤기 씨는 당황하고 또 당황한 모습이다.

 

"야, 그렇다고 이렇게 울어?"

"민윤기 씨도 그래요! 너무하잖아! 서러워 죽겠는데, 불난 집에 기름통 던지는 것도 아니고! 망했다는 내 문자에 답장으로 ㅋㅋㅋㅋ가 뭐에요? 네? ㅋㅋㅋㅋ가 뭐냐구요. 내가 서러워서 진짜…!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것보단 더 성의 있게 위로해 준다구요. 흐어엉…."

"아니, 그건 촬영 중이라 바빠서…."

 

엉엉 우는 내 모습에 뭐라고 말을 이어가려던 그는 날 보더니 별안간 피실 피실 웃음을 흘렸다.

 

"…왜 웃어요!"

 

울면서 소리치는 날 보며 다시 한 번 피식 웃은 그가 말했다.

 

"그래도 잘했다고 말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우냐."

"거짓말 하지 말아요. 답장할 시간 없이 바쁘다면서 내 방송은 어떻게 봤어요? 안 봤으면서 거짓말 하는 거잖아요."

"쉬는 시간에 폰으로 봤어, 폰으로."

 

다시 서러운 마음에 코를 훌쩍이자 민윤기 씨가 "그만 좀 울어라. 안 그칠래?" 하고 기가 찬다는 목소리로 말해왔다. 그런 그의 말에도 훌쩍이는 건 멈출 기미가 없다. 조금 전보다 눈물 쏟는 건 덜해졌지만 그래도 서러운 마음이 사라지질 않았다. 그런 날 보고 민윤기 씨가 조금 전보다 더 다정한 목소리로 말해왔다.

 

"원래 신인이 다 그런 거야. 신인이니까 그런 실수도 하는 거지."

"……."

"나도 신인 때 발연기 소리 많이 들었어."

"…진짜요?"

"어. 창피해서 그 때 영상은 찾아보지도 못 해."

 

그의 말에 아무런 대답 없이 코를 훌쩍이며 젖은 눈으로 바라보자, 그가 짧게 물어왔다.

 

"보여줘?"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민윤기 씨가 옆에 내려놓았던 제 휴대폰을 잡았다. 하…. 하고 짧게 한숨을 쉰 그가 마지못해 보여준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으며 내게 휴대폰을 내밀었다. 그 영상 속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앳된 민윤기 씨가 여자 주인공인 듯한 사람을 붙잡고 울고 있었다. 분명 슬픈 장면인 것 같았는데 민윤기 씨가 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자꾸 웃겼다. 피실, 피실, 조금씩 웃음이 새어나오다가 오열을 하는 민윤기 씨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푸흐흐 웃음이 터져버렸다.

 

"이거 언제에요?"

"첫 영화. 여자 주인공이 죽는 장면이야."

"지금은 이것보다 훨씬 잘하죠?"

"그걸 말이라고."

 

피실 피실 웃으며 영상을 보는 내 모습에 바라보던 민윤기 씨가 그제서야 불만 있는 표정으로 내게 툭툭 말을 뱉어온다. "야. 웃기냐? 어?" 그런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네. 웃겨요." 하고 답하자 민윤기 씨는 자기가 봐도 웃기긴 웃긴지 저도 피실 피실 웃음을 흘렸다. 그리곤 손을 들어 내 이마 쪽을 살짝 툭 치며 말했다.

 

"그만 울어라."

"……."

"이렇게 웃으니까 얼마나 예쁘냐."

 

순간 그가 한 말이 너무나 다정해서 몸 속 어딘가에서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간질간질, 그런 기분 좋은 느낌. 예상치 못한 말에 영상에서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아까 생각한 것처럼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아. 어쩌면 좋은 사람일지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우는 건 못난이 인형 닮았었는데. 아까 전보다 지금이 훨씬 낫다."

 

…하…. 좋은 사람이라 생각한 거 취소요, 취소.

 

 

 

 

 저는 시간이 날 때 많이 쓰자 주의라서 시간이 많은 지금 왕창 쓰고 갑니다! 하하하!

1편에 썼던 예명은 타 아이돌 분의 예명과 같아서 메리로 수정했어요!

봐주시는 분이 있을까 했는데 암호닉이 몇 분이나 생겼어요.. 저 감격에 몸져 눕습니다.. 끙끙..

암호닉 신청해주시면 감사할 따름이에요 하트 한 백만개 정도 드립니다 정말로요 (단호)

 

<암호닉 : 민윤기 씨의 애기들>

김러브 밍기적 배고프다 처갓집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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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단미]로암호닉신청이요ㅜㅜ 1편딱보고왔는데..... 2편이나오다니...
7년 전
커플링
♥단미님♥ 오늘은 두 편 썼으니 쉴테야...! 헤헤 2편에 딱 와주시니 저는 좋네요 좋고말고요~♥ 암호닉 감사해요!
7년 전
비회원219.16
[0213] 암호닉 신청이여!
윤기 심쿵!

7년 전
커플링
❤ 0213님 ❤
암호닉 감사해요! 윤기는 언제든 심쿵이죠.. 더 심쿵할 윤기가 3화에..! (스포)

7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7년 전
커플링
아녜요! 제가 더 감사하죠! 정말 정말! 미처 제가 생각 못한 부분을 알려주신걸요!! 열심히 읽어주신다면 저도 열심히 글과 함께 올게요....❤
7년 전
독자3
김러브

둘이 케미 쩔어요 진짜 잘 어울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주 찡찡대는 거랑 윤기 말투가 너무 좋아요 ㅠㅠ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7년 전
커플링
❤ 김러브 ❤
그런 케미 덕분에 저들이 바로 국보커플? ㅋㅋㅋㅋㅋㅋㅋㅋ여주는 딱 애면 윤기는 딱 어른의 느낌?! 적어도 제 머리속의 윤기와 메리는 그렇급니다... 아 잊지 말아요 이건 빙의글이니까 저기 메리가 김러브님이에요..! 암..! 그렇고..! 그렇고 말고요!

7년 전
독자4
아뭐야ㅜ달래주는거 겁나 설레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좋다
7년 전
커플링
자기만 모르는 다정 보스 윤기는 사랑이죠...♥
7년 전
비회원110.155
[메멘토]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여주 진짜 귀여워요ㅠㅠㅠㅠ 어김없이 악플들은 짜증날 뿐이고... 그래도 윤기가 겪어봤다고 위로해주는 게 진짜 보기 좋아요 잘 읽었습니당!!!
7년 전
커플링
♥메멘토님♥ 사실 여주가 여러분이에요 이건 빙의글이니끄ㅏ!!!!! 하지만 아무도 빙의하지 못하고 있는 게 함정 우리 윤기 다정보스 ㅠㅠㅠ 앞으로 다정함 더 뚝뚝 떨어지겠죠 ㅠㅠㅠ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7년 전
비회원14.54
[침침니] 암호닉신청합니다♥
7년 전
커플링
♥침침니님♥ 암호닉 신청 감사해요♥♥♥♥
7년 전
독자5
처갓집양념이에여ㅠㅠㅠㅠ신인하고싶다나더....뗘르르 처음의 실수를 윤기가 케어하다니 ㄴ
저도 케어해줬으면 좋겠군요 으으으앙 8ㅅ9

7년 전
커플링
처갓집양념님♥ ㅠㅠㅠㅠㅠ 저도 신인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연기도 노래도 재능 없지만 그래도 윤기 보기 위해 신인... 데뷔하자마자 윤기랑 연애라면 저는 합니다 ㅠㅠㅠㅠ 모진 악플 다 견딜 수 있어요 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156.3
밍기적입니다!
어흑...민윤기..너..임마..이씌..그렇게 훅 치고 들어오면...

7년 전
커플링
밍기적님♥
민윤기를 고소합니다!!!! 제 마음을 힘들게 하니까여!!!!! 훅 치고 들어와서 제가 일상생활이!!! 엉엉..

7년 전
독자6
[슙기력]으로 신청해요~ 빅재미가 예상되요!!!!!
7년 전
커플링
♥슙기력님♥ 암호닉 신청 감사합니다!!! 좋은 글 들고오도록 노력할게요 하트 ♥
7년 전
독자7
으아아아아 작가님 설렘 포인트를 잘아시네요ㅠㅠㅠㅠㅠ 으아아앙 너무너무 설레고 갑니다ㅠㅠㅠ 울려놓고 울지말라고 투닥투닥해주고ㅠㅠ 다정보스맞네요ㅠㅠ
7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귈각인가요 여주도너무귀엽고 윤기도 귀엽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사겨라(짝) 사겨라(짝)
7년 전
독자9
윤기다정보수ㅜㅠㅠㅠㅠㅠㅠㅠ그냥진짜로 사겨라(짝)!
7년 전
독자10
ㅋㅋㅋㅋㅋㅋㅋㅋㅋ윤기 츤츤인가요? 귀엽다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아여 진짜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2
와 ㅣㅁㄴ윤기츤데레..
7년 전
독자13
으허허허허어헝허어어어ㅓ엉 저런 말을 해주다니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4
아 민윤기... 아... 진짜... 사람이 어쩜 그래 !?
7년 전
독자15
헐 다정보스킹이다 정말 ..윤기야ㅜㅜㅜㅜㅜ 사실 윤기가 배우라는거에 ..좀 많이 상상이안가욯ㅎㅎㄹ
7년 전
독자16
와...윤기 다정킹...다정보스ㅠㅠㅠ장난스러운데도 너무 또 귀여워요ㅠㅠ장난치면서두 위로도해주고ㅠㅠ그냥 둘이 진짜 사겨라
7년 전
독자17
대박 이걸 왜 이제 봤을 까요 아 설레라아아아ㅏ아아
7년 전
독자18
윤기 설렌다 ㅠㅠ
7년 전
독자19
헐귀엽다ㅠㅠㅠㅠㅠ완전 귀여워ㅠㅠ둘이 너무 잘어울리는듯
7년 전
독자20
아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그래 난 민빠답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21
와ㅠ정말 그렇게 다정한 말투는 제 심장에 썩 무리가 오지만 좋은게 좋은거니까 제 심장따위 작가님과 윤기에게 제물로 드리고 저는 이 글 위에 앓아 눕겠습니다.
7년 전
독자22
끄앙ㅠㅠㅠ윤기 너무 설레여엉엉엉ㅠㅠ미뉸기이 위험한 남자야ㅠㅠ
7년 전
독자2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정하면서도 한방에 훅들어오는 윤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
7년 전
독자24
아 설레 윤기... 다정보스...... 츤데레.... 쥬금...
7년 전
독자2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짴ㅋㅋㅋ민윤기 ㅋㅋㅋㅋ문자 보냈을때 터짐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윤기가 오열한데...뭔데..상상이...하...아니야..상상하지말자...아니야 상상도ㅣ장허ㅏㅇ...
7년 전
독자26
아뭐야 저런 츤~!데~!레~!ㅎㅎㅎㅎ 뭐야 너무 설레자냐옇ㅎㅎ
7년 전
독자27
갑자기 너무 훅들어오는거아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정말 위험하다 이남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28
아 위로해주는거 완전 달달하자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좋아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29
민윤기라는 남자는 왜그렇게 훅훅 들어왔다가 쏙 빠져나가는 지 사람 설레게....
7년 전
독자30
윤기 진짜 완전 다정보스 ㅠㅠㅠㅠㅠㅠ 넘우 예쁘자나ㅠㅠㅠㅠㅠㅠ 메리 욕 먹믄 거 보니까 제가 다 마음이 아프네요,,,ㅠㅠ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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