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커플
06 번외
01, 윤기의 입방정
화보 촬영이 끝난 촬영장에 '연예 티비'에서 민윤기의 인터뷰를 나왔습니다. 마이크 아닌 마이크를 윤기에게로 들이민 리포터가 얼마 전, 윤기와 메리가 오피스텔 앞에서 함께 찍혔던 사진에 대하여 이야기를 꺼냅니다.
"얼마 전 민윤기 씨와 연인 메리 씨와의 사진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죠. 윤기 씨, 그 때 그 사진 속 여자분, 메리 씨 맞는 거죠?"
리포터의 질문에 윤기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네."
"그 사진에 대해서 팬분들께 한 마디 해주실 수 있나요? 오늘 연예 티비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하셔도 좋습니다."
리포터의 말에 윤기가 잠깐 고민을 합니다. 그러다 카메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습니다.
"어, 그 사진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으신데…. 다 큰 남녀, 그것도 사랑하는 사이인 두 남녀가 그렇게나 야심한 시각에 한 집에서 꼬박 하루를 보냈다는 건…."
여기까지 말한 윤기가 잠깐 말을 멈추었습니다. 뜸을 들인 윤기가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합니다.
"더 할 말이 있나요. 뭐, 뒷 이야기는 말 안 해도 아실 거 같은데."
네. 민윤기의 거침 없는 이 한 마디 덕분에 그 날의 연예 티비 방송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민윤기는 유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민윤기의 입방정이 담긴 이 동영상의 다시보기 재생 횟수는 최근 일주일 동안 올라온 게시글들 중에 최다수를 찍었다고 합니다.
02, 민윤기가 뮤직비디오의 남자 주인공이 되기까지의 과정
피곤한 표정의 윤기가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옵니다. 쇼파 위에 털썩 주저앉은 윤기가 습관처럼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푸는데, 문득 조금 전 메리가 말한 그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남자 주인공이랑 키스신…. 뭔가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윤기의 인상이 찡그려졌어요.
메리 또래의 남자 연기자는 누가 있나 잠깐 생각해봅니다. 얼마 전 제대하고 차기작을 검토 중에 있다는 박지민, 요새 씨에프 강자로 떠오르는 전정국 등 여러 후배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머리를 조금 더 굴리자 아역배우였던 정호석도 생각이 나네요.
윤기가 시계를 손목에서 풀어내며 상상했습니다. 메리와 박지민의 데이트 장면, 메리와 전정국의 뽀뽀하는 장면, 메리와 정호석이 키스….
민윤기의 얼굴이 더 찡그려졌습니다. 윤기는 저도 모르게 시계를 탁자 위에 쾅, 소리가 나게 내려놓았습니다. 불쾌한 표정의 윤기가 씻자, 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욕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찬 물로 세수를 하던 윤기는 문득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찬물을 콸콸 틀어놓고 저도 모르게 혼잣말로 중얼댑니다.
"쬐깐한 게 무슨 연인 컨셉을 하고 키스신을 찍어? 하, 나 참…."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제 얼굴에 찬물을 끼얹던 윤기가 다시 한 번 세면대 양 옆을 짚었습니다. 그리고는 화가 담긴 목소리로 중얼댑니다.
"…이렇게 남자친구가 멀쩡히 활동을 하고 있는데, 다른 남자랑 그런 걸 한다는 게 말이 돼? 아무리 가짜 남자친구라도 그건 아니지. 그래. 말이 안 돼. 말이 안 되는 일이지."
말을 하다보니 더 화가 차오릅니다. 윤기가 분노의 세수를 위해 제 얼굴에 찬 물을 세차게 끼얹습니다.
민윤기가 씻는 걸 마치고 침대에 벌러덩 누웠습니다. 밀린 피곤함이 밀려와 눈을 감는데 조금 전 잠깐씩 떠올렸던 메리와 다른 남자의 데이트, 뽀뽀, 키스 장면들이 아주 눈 앞에 동영상처럼 재생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재생이 되고, 끝나면 또 재생이 되고, 또 반복되고, 또, 또….
윤기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다가, 왼쪽으로 돌렸다가를 반복합니다. 한참 뒤척이던 윤기가 하, 하는 한숨과 함께 옆에 놓여 있던 베개를 제 얼굴 위로 덮었습니다.
잠깐을 그렇게 죽은 듯 가만히 있던 윤기가 갑자기 벌떡 몸을 일으켜 앉습니다. 그리곤 옆에 있던 휴대폰을 잡아 곧바로 매니저에게 전화를 겁니다.
비몽사몽한 매니저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윤기는 다짜고짜 말을 합니다.
"메리 뮤직비디오 남자 주인공, 내가 한다고 그래."
"…네?"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에요, 하는 의미를 담아 네? 하고 되묻는 매니저의 말에도 윤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제 할말만 합니다.
"다른 사람이 한다 그러면 안 된다고 하고."
"…네?"
"뭘 자꾸 네? 하고 물어, 묻긴?"
"아니, 그…."
"후속곡 뮤직비디오 남자 주인공 찾고 있는 거, 내가 해. 그러니까 그렇게 전해."
"아니, 그걸 어디에다 전해요…."
"어디긴 어디야? 대표한테 전하라는 거지."
"알았어, 몰랐어?" 하고 묻는 윤기의 목소리에 벙찐 매니저가 "알겠어요. 근데 저…." 하고 답을 합니다.
그런 매니저의 말을 못들은 척, 전화를 끊어버리는 윤기입니다. 그리곤 다시 휴대폰을 원래 있던 곳에 내려놓으며 벌러덩 뒤로 누웠습니다.
피곤하다. 다시 밀려오는 피로에 윤기가 눈을 감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자꾸만 피실 피실 웃음이 새어나옵니다. 미친 건가 싶어서 고개를 몇 번 저은 윤기가 입꼬리를 내리고 다시 잠에 들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입꼬리는 올라간 채로 내려오질 않습니다.
그렇게 윤기는 아주 만족스럽고도 좋은 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
많은 분들의 사랑에 힘입어 국보커플 암호닉을 받으려고 합니다!
아래 목록에 있으신 분들은 따로 신청 안 해주셔도 되구요! 새로 신청하실 분들은 알아보기 쉽도록 []안에 넣어서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말로요...!(하트)
신청이 잘 되었는지는 매번 새로운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중복되지 않게 신청해주시는 것도 부탁드릴게요 (하트) 제가 한 분 한 분 다 기억할 수 있게...!
앞으로도 이 글은 암호닉 신청을 받는 곳이 될 것 같아요 *ㅎㅅㅎ*
공지로 암호닉 신청만 받기엔 무심한 거 같아서 이렇게 윤기 비하인드와 함께...!
암튼 늘 사랑해요 제 사랑들!
암호닉 신청도 댓글도 관심도 모두 다요~ (하트)
<민윤기 씨의 애기들>
김러브 밍기적 배고프다 처갓집양념
단미 0213 메멘토 침침니 슙기력 유무민
사랑현 멜랑꼴리 메로나 츄로슈 우리사랑방탄 가위바위보
달보드레 짐절부절 민슉아 정글벙글 민윤기 복숭아꽃 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