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신부
특별편
(데이터주의, 짤주의)
나에게 원하지 않던 남편이 생겼다.
그것도 인간이 아니라 토끼라니
토끼궁전인가 뭔가에 납치됐다가 현재 우리집에서 함께 동거 중이다.
달달?
그딴 건 개나줘
내가 지금 남편이랑 사는 건지 애새끼를 키우는 건지 헷갈리니깐
*
"어때, 완전 지적이지? 막막 엄청 도도한 검사 같지? 아님 변호사? 판사? 의사?"
"네, 다음 지석진"
*
"김신부!! 김신부!!!!!"
"아 왜"
"빨리!! 나 급해 빨리빨리!!!"
"아... 왜!!!"
"히... 불꺼줘 지금 자기 딱 좋아"
"....영원히 잠들고 싶지?"
*
"야 꾸기. 일루 와봐"
"....ㄴ,내가 지금 바빠서"
"...."
"...."
"이거 립스틱, 네가 그랬지?"
"아... 그게 립스틱이었어? 난 크레파슨 줄 알았ㅈ"
"....아이ㅆ"
이게 남편인지... 웬순지...
난 아직도 얘를 볼 때마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내가 왜 그랬을까....(이마짚)
*
평소와 같은 아침이었다.
정신 없이 회사갈 채비를 하고 엘레베이터에서 급하게 화장을 하며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아이씨, 왜 시동이 안 걸리는 거야.
그 날따라 차는 망가져서 움직이지 않았고 나는 귀찮음을 무릎쓰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그때 눈이 동글동글한 아이 한 명이 내 옷자락을 붙잡고 나를 빤히 올려다봤다.
당황스러움에 그 아이를 쳐다보자
아이는 베시시 웃으며 말했다.
"히히 찾아따!!"
"응? 애기야 여기서 혼자 뭐해 엄마랑 아빠는? "
"그런 거 없는데?"
길을 잃어버린 아이인가.
경찰에 데려다줘야 하겠지.
끈질기게 따라붙는 아이가 귀찮았지만 그냥 지나칠 순 없었기에 아이를 경찰서에 데려다주고 출근하기로 결심했다.
택시타고 가면 지각은 안하겠지.
"안되겠다. 누나가 경찰서 데려다줄게"
"시러어...."
"안돼. 안 그러면 부모님이 걱정하셔. 누나랑 같이 가자"
"...."
"애기야. 이름이 뭐야?"
"꾸기..."
"꾸기? 그래 꾸가 누나 손 잡고 같이 가자~"
"너!! 내 신부가 되라!!"
"그래 누나랑 경찰서 간 다음에 뭐?"
뜬금없이 나에게 신부가 되라니.
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아이를 내려다 봤다.
아이는 역시 해맑은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너는 오늘부터 내 신부야!!"
"저기... 꾸가? 누나보고 너라니...! 그것보다 신부라니... 너랑 나랑 나이차이가 몇인데. 누나 은팔찌 찬다."
"하... 꾸가?"
"응?"
"우리 꾸기가 이~만큼 누나보다 키가 커지고 나면 그 때도 꾸기가 누나한테 신부해달라고 하면!"
"하면?"
그때 누나가 우리 꾸기 신부해줄게!"
"헤... 진짜? 약속해주꺼야?"
"응! 자 약속~"
"자~ 이제 누나랑 경찰서 가자~"
애기야, 네가 나보다 키가 커질 나이면 나는 아줌마란다.
네가 그 나이가 되면 나는 눈에도 안 들어올 걸?
나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한 채 아이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었다.
근데 어느 순간 아이의 손이 내 손에서 빠져나갔고 주변을 둘러보니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응? 얘가 어디갔어"
그 때 누군가 뒤에서 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고 나는 안절부절해 하며 누군가의 팔을 잡고 말했다.
"아, 혹시 여기있던 눈 땡그란 애 못보셨어요? 그... 눈이 되게 크고 되게 하얀ㄷ...?"
"이정도면 괜찮지? 내가 지금 너보다 훨씬 큰데"
"내가 너보다 커지면 내 신부해주기로 약속했잖아?"
"안녕? 내 신부. 300년만이야"
나는 그렇게 어이없게 토끼의 신부가 되어버렸다.
ㅡㅡㅡㅡ
여러분 여우신부가 아니라 넘나 당황하셨죠?
걍 오늘은 특별편이에요!!!
토끼남편 정국이가 보고싶어서 ㅎㅎ
다음에 5화 들고 올게여 ㅎㅎㅎ
토끼라서 그런지 분위기가 발랄발랄~~
오늘은 그대들이 정국이의 신부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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