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라스윗 - 꽃
"그 남자 애..... 너야"
난 남자라서 떨어질 애도 없는데 오늘만해도 애가 2번이나 떨어질뻔 했다. 난 내 귀를 의심하며 가로등 불빛에 비춰진 그녀의 눈동자를 빤히 응시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불안해하고, 기대하고, 초조해하는,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 나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축구화가 들린 가방 끈만 세게 쥐었다.
나 보다 한 뼘이나 작은 너를 내려다 봤다. 상황 파악이 되어갔다. 우리 지금 깜깜한 밤에 주광색 가로등 아래 서 있고 나는 너에게 방금 고백을 받았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나의 본능이 살아났다. 반짝이는 너의 입술에 그대로 돌진했다. 난생 처음 해보는 키스.
그런걸 첫키스라고 하던가..
으슬으슬 추운 느낌에 눈을 떴을 땐 평상 위에 웅크리고 누워 있었다.
꿈에서 본 니 모습에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일어나 신발을 신었다. 첫키스 꿈이라니, 생각만해도, 꿈이라고 해도 너무 행복하다.
수돗가로 가 물을 틀고 쭈그리고 앉아 찬 물로 어푸어푸 세수를 했다. 물기를 닦을게 없어 그냥 대충 흐르는 물만 털어내고 기지개를 폈다.
높은 오르막길 위에 있는 이 집에서 마시는 아침 공기는 상쾌했다. 기분 좋게 기지개를 펴고는 벗어둔 바람막이를 집어들었다.
밤새 켜둔 뜨거운 백열등을 끄고 대문 앞에 섰다. 나가기 전 뒤를 돌아 다시 한번 집을 둘러봤다. 둘러봤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그냥 한 눈에 들어오는 작은 집.
잘 잠궜음에도 똑- 똑- 소리를 내며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수도꼭지, 미처 닦지 못한 마루, 반들반들하게 닦아놓은 평상..
누군가 왔다갔다는걸 알려라도 주는듯 했다. 언제 다시 오지 하는 생각과 함께 대문을 열었다. 그리고 비탈길을 내려간다.
"총각!"
"아, 안녕하세요-"
"세는 잘 받았네-"
"다행이네요- 잘 지내시죠?"
"뭐 나야 잘 지내제. 근디 살지도 않을 집을 뭐땀시 세를 내믄서까지 가지고 있당가?"
집 주인 아주머니가 조심스레 물어오는걸 웃음으로 대답했다. 아주머니는 아주머니 댁 대문에 걸린 우유주머니에서 따끈한 두유를 꺼내시더니 내게 건냈다.
"우리 아저씨가 그러는디 총각이 그르케 잘나가는 축구 선수람서? 와 말을 안했디야? 먹고 잘 뛰어댕기소"
두유를 쥐어주신 아주머니는 혹시 내가 저번 처럼 한사코 거절을 할까 걱정이 되신건지 뒤도 안돌아보시고 집으로 들어가셨다.
꽤나 쌀쌀해진 날씨에 이 거리에서 따끈한 두유를 쥐고 있으려니 코 끝이 시큰거려 온다. 어제 저녁에도 그러더니 또 그런다.
어제 처럼 코를 문질렀다. 보나마나 코, 눈이 빨개져 있겠지. 문득 뒤를 돌아 녹슨 대문을 바라봤다. 대문 너머로 보이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다음에 또 올게. 다음에는 마루도 쓸고 닦아야지. 아, 그리고 수도꼭지도 낡아서 고장난것 같더라. 고쳐야겠네.
한참을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뒤돌아 비탈길을 내려왔다. 이제 뒤 돌아보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돌아가는 고개.
그 집에서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그녀의 생각이 더 짙어진다, 이상하게도. 그리고 그 생각은 길을 내고 또 길을 내어 '그 날'까지 날 이끌었다.
* * *
"흥민아"
그렇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흥민아, 손흥민, 있잖아 라며 날 부를때면 내 마음 안에서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음악실 한 켠에 자리한 기타를 만지다가 그녀의 부름에 뒤를 돌면 내 입술에 쪽- 하고 떨어지는 그녀의 입술.
내가 멍하니 있자 그녀는 미간을 좁히며 장난스레 볼에 바람을 빵빵하게 불어넣었다.
"너무하다! 내가 이렇게 먼저 뽀뽀.."
급하게 내 입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 누가 뭐랬나- 나는 그냥 키스가 하고 싶었을 뿐. 그렇게 우리는 뜨거운 두번째 키스를 나눴다.
입술이 떨어지고 나서 부끄러운듯 고개를 숙인 그녀의 머리를 헝크러뜨렸다가 다시 예쁘게 쓰다듬었다.
가을 오후 햇살은 4층 음악실 창문으로 죄다 내리쬐는건지 금빛 햇살이 음악실에 가득 채워졌다. 그녀의 검은 머리에도, 하얀 피부에도, 길고 긴 속눈썹에도.
"왜 이렇게"
"..........."
"예뻐?"
"또 놀린다-"
입을 삐죽이는 그녀의 입술에 다시 한번 뽀뽀. 뽀얀 두 볼이 발그레 해지면서 날 빤히 응시하는데 그게 너무 예뻐서 와락 안아버렸다.
이 시간이 꿈만 같아서, 눈을 뜨면 꿈일까봐, 널 안은 이 두 손을 풀고 널 다시 보면 사라져 버릴까봐. 그리고 나즈막히 속삭였다. 사랑한다고.
"OOO 사랑해"
"..........."
"..........."
"나도"
* * *
"소농민!!"
달디 달던 내 생각은 저 저 저 얄미운 식빵 형 때문에 와장창 깨져버렸다.
오랜만에 가을 볕이 좋아 훈련 도중에 우뚝 서서 그녀 생각을 좀 한것 뿐인데 나에게 다가와 내 뒤통수를 툭 치더니 소농민이란다.
"소농민이라뇨!! 저도 이름 있어요 손! 흥! 민!"
"그래그래 농민아"
성용이 형의 말에 훈련하던 선수들은 물론 코치진, 감독님까지 와하하 하고 웃으셨다. 창피한 마음에 아 형!!! 하고 소리를 질렀다. 이제 진짜 식빵 형이라고만 부를거야.
"훈련에 집중해 집중"
이렇게 또 선배다운 말투로 엄하게 말하면 네- 하고 날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다. 내 발 옆에 놓인 축구공을 드리블하며 다시 축구장을 누볐다.
형은 알지도 못하면서-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형은 내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는지, 그녀가 날 얼마나 사랑했는지 설명해줘도 못 알아먹을 바보니까 참기로했다.
오전 훈련이 끝나고 밥 먹는다고 신나서 식판 들고 줄 서서 기다리는데 식빵 형이 내 뒤에 새치기를 해서는 찔벅찔벅 건들이기 시작했다.
"흥민아"
"어? 형이 어쩐 일로 저를 흥민이라고 부르세요?"
"너 소개팅 안나갈래? 이 형이 진짜 진짜 예쁜 언니들로 소개 시ㅋ.."
"안 나가요-"
예상 외로 꽤나 단호한 내 말에 형은 당황한듯 처음에는 어버버 거리더니 그 덩치에 여고생 마냥 식판을 가슴팍에 꼭 안고 애원 해왔다.
"야- 형이 이렇게 애원하는데도 안돼? 진짜 너무하다"
"저 여자친구 있어요-"
"거짓말 하지마! 너 여자친구 없는거 다 알거든?"
밥을 먹으면서 까지 끈질기게 들러붙는 식빵 형을 보고 다른 선수들도 혀를 내둘렀다. 아 진짜 끈길기다. 저거 진짜 선배라서 닥치라고 할 수도 없고.
"저 여자에 관심 없어요! 됐죠? 아 이제 진짜 밥 좀 먹어요!!!! 이렇게 숟가락으로 밥 떠서 이렇게 입에 넣으라구요!!"
형이 잡고 있던 숟가락을 뺐어 한 움큼 떠서 이거 먹고 조용히 하라는듯 형 입에 숟가락을 쑤셔 넣었다. 형은 켁켁 대며 밥을 다 삼킨 뒤 날 동그란 눈으로 쳐다봤다.
"흥민아.... 너 그..그럼... 혹시 ㄱ..게..게이..?"
"아니거든요!!!!!!"
식당이 떠날라가라 소리를 질러버렸다. 형은 아니면 아니지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러냐며 언제 그랬냐는듯 능청스레 연기를 했다.
아오 진짜 내가 저 식빵 형 때문에 제 명에 못 살지, 못 살아. 저 식빵 확 구워 먹어버리면 속이 편할려나.
정신 없었던 점심 시간 후 오후 훈련이 되자 형은 쭈삣쭈삣 다가와서는 미안하다고 했다. 내가 살면서 식빵 형 한테 사과를 받게될 줄이야.... 와 진짜.. 감격이다..
"근데 진짜 소개팅 한번만 나가주면 안되냐?"
는 개뿔 진짜 저 식빵 구워서 잼 발라먹어야 되나 심각하게 고민된다. 누가 식빵 형 좀 구워주세요..
안녕하세요! 초고추장입니다~ ㅎㅎ 오늘은 좀 늦었죠? 성적 좀 확인하고 오느라 늦었네요ㅠㅠ (국어만 전교 12등이라는건 안비밀> <)
사실 제가 수, 목, 금, 토 수학여행 가거든요ㅠㅠㅠ 그래서 금요일까지는 못 올것 같아요... 토요일에는 일찍 오니까 피곤해도 바로 올릴게요ㅎㅎ
그나마 수요일 새벽에 한다는 이란전을 보고 갈 수 있겠어요! 5시 40분 까지 학교 운동장으로 집합하라는데 그냥 축구 보고 나가면... 되요...ㅋㅋㅋㅋㅋ
내일 까지는 올 수 있으니까 너무 서운 하시더라도..... 안 서운 하시려나...ㅋㅋㅋㅋㅋㅋㅋ
수학여행은 제주도로 가요! 혹시 제주도 사시는 독자님 있으신가요? 셋째 날 한라산 간다는데... 힘들겠지만 자철선수가 올랐다니까 한번 가보려구요ㅋㅋㅋ
내일 당장 가는것도 아닌데 너무 수학여행에 대한 말들만 늘어놨네요ㅋㅋㅋㅋ 근데.. 제 망상 브금 괜찮나요?ㅠㅠ
제가 아는 노래가 얼마 없어서.....ㅠㅠㅠ 항상 고민되는건 브금...ㅠㅠㅠㅠㅠ
Thanks to.
지몽님
빼뺴로님
앉으나서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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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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