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단체 스케줄이 없다. 몇몇 멤버들은 개인 스케줄을 가고, 이 숙소에는 ...... 그러니까 남준 오빠, 윤기 오빠, 그리고 석진 오빠.
사실 오빠라고 불러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형이라고 부르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소년단이니까, 오히려 그게 더 자연스러우려나.......
매니저 오빠가 숙소에 도착했다. 나머지 멤버들은 밥을 먹고 있었다.
"이름아, 밥 안 먹어?"
"아, 괜찮아요."
나는 밥을 먹으면 안 된다. 그것은 내가 앉을 자리가 없기 때문도 아니고, 눈치가 보여서도 아니였다.
언젠가, 윤기 오빠, 아니 윤기형...... 그래, 형이라 부르는게 낫겠다.
윤기 형을 보았는데 다리가 너무 얇았다. 팔도...... 아니 모든 부위가 다.
나는 여자라 근육이 잘 생기지도 않는데, 괜히 내가 못난 것 같았다. 그 때부터 거의 모든 식사를 샐러드로 해결했다.
가끔 지방을 섭취하거나 굶기도 하다만......
하여튼, 그런 이유때문에 냉장고에서 어제 만들어 둔 샐러드를 꺼내 나갈 채비를 했다.
"어디 가?"
"연습..실이요."
신발을 무작정 구겨신고 숙소에 가까이 있는 연습실에 들어갔다.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멤버들은 사실 나를 싫어하지 않는데 낯을 가리는 거라던가, 아니면 멤버들이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니라던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방탄소년단이었어도, 내가 싫었을 것 같다.
가끔씩은 그들이 두렵다. 언제라도 나를 한 대 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들이 날 때리지 않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긴 하다만 내가 방탄이었으면 내 얼굴을 휘갈기고도 남았을 것이다.
***
오랜만에 방탄소년단 연습실에서 연습을 했다. 난 항상 파스와 압박붕대를 달고 산다.빡
세지 않은 안무에는 하이힐을 신었으면 좋겠다는 방PD님 말에 어쩔 수 없이 신긴 하지만 '쩔어'에도 하이힐을 신긴 걸 보면 나를 죽이려는게 틀림없다.
항상 발목에 무리가 가지만 난 을이다. 어쩔 수 없다.
불타오르네 단체 연습을 언제 할지 모른다. 그리고 그 곡으로 언제 컴백을 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번 곡도 당연히 하이힐에 익숙해져야 한다. 어쩔 수 없다. 단체 연습 때 실수하지 않으려면 무조건 연습해야 한다.
I NEED YOU나 RUN때는 의상이 의상인지라 굽이 있는 단화를 신었지만, 이번엔 완전 하이힐이다. 정확하게 어떤 디자인인지는 모르지만.
굽이 그래도 낮았으면 좋겠다. 발목에 더 이상 무리가 안 갔으면 좋겠다......
그래도 오늘도 연습한다. 많이 넘어지고, 발목이 삐고...... 나중에 발목에 무리가 생기면 빅히트에 청구할 꺼다. 진짜로.
.....진짜 이럴 때마다 방탄소년단을 나가고 싶은데 나갈 수 없는 내가
병신같다.
***
춤 연습, 노래 연습을 하고 숙소를 돌아오면, 나를 반겨주는 건 덧없는 침묵과 방문 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불빛이었다.
다들 나름대로 열심히 사는구나. 나는, 그러니까 나는 현 시점..... 다른 멤버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초가 닦여있는 그룹에 들어온 건 내가 생각해도 뻔뻔한 행위였으며 무임승차에 가까운 행위었다.
연습생 기간이 짧지만 데뷔 멤버인 다른 그룹의 분들도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는데,
새 멤버이고, 홍일점이자, 인기가 절정일 때 들어온 내가, 죄책감이 없을 리가 없었다.
아마 누가 봐도 나는 아무것도 안 하는 멤버일 것이다.
내일 단체 스케줄......이 있으니 지금은 새벽 2시...... 많이 자도 두 시간이다. 자는 게 의미가 있을까?
사실 나 자신도 의심이 갔었다. 식욕을 이렇게 억누르는데 잠 자고 싶은 욕망도 누를 수 있을까?
의심은 했는데 가능했다. 뒤처지지 않으려 욕먹지 않으려 욕망을 누를 수밖에 없었다.
부엌에서 커피를 마신 후 방에 돌아왔다. 그냥 자는 것은 포기한다. 무작정 샤프를 잡았다.
' 겨우 허락된 너의 이름 지울 수 없어
너만이 부른 나의 이름이 여기 잠자고 있어.......'
지우고, 쓰고, 찢어 버리고, 찍찍 그어버리고......
마음같이 혹사당한 종이에 남아있는 건, 겨우 한 줄의 가사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BLACK님.
당신과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입니다.
프롤로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를 쓸 때에는 '티아라 지연'님에 몰입을 하고 많이 씁니다만,
혹시 다른 여자 연예인 사진이 나와도 별 다른 언급이 없으면
'나구나...'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저번 화에 댓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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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이야기는 어두침침하고, 자아혐오와, 약간의 자해가 들어갈 순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 필명에는 당신의 이야기만 올라옵니다.
시즌 2가 나올지는 모르겠네요.
암호닉은 댓글로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 암 호 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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