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과 피아니스트
사실 말이야. 나지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갑작스런 목소리에 태환은 땀에 젖어 들러붙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의아한 눈빛으로 쑨양을 바라보았다. 쑨양과 마주치는 태환의 눈에는 생기, 그것이 보이지 않았다. 쾡한 회색빛이 도는 눈동자가 쑨양과 마주쳤을때 쑨양은 차마 뒷말을 뱉지못했다. 숨이 턱 막히는 눈동자에 목구멍 속으로 욕설을 삼켰다. 쑨양이 다시 힘겹게 입을 열때까지 태환은 그저 아무 감정없는 눈빛으로 쑨양을 올려다보았다.
"김은혜말이야."
"......."
"우리나라에 있어."
"......."
"우리나라에 있어, 그런데 너랑은"
"연락안해."
쑨양의 말을 끊고 태환이 덤덤히 말을 이어갔다. 한국에 있다고 전할때도 한 톨의 동요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감정없어 보이는 그 모습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몇번 비틀거리다가 욕실로 걸어 들어갔다. 비틀거리는 태환을 향해 손을 뻗으려다가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기는 태환에 손을 거두었다. 김은혜 얘기를 하는데 박태환이 반응이 없다. 이상해, 이상하잖아. 예전에는 그토록 바라던 김은혜에 대한 무관심이었는데 그게 김은혜 한정 무관심이 아니라 모든것에 대한 무관심이었다.
쏴아아아-.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태환이 거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눈 밑은 쾡하고 얼굴은 갈색이 되어있었다. 손을 들어 제 얼굴을 몇번 쓰다듬다가 상념에 빠졌다. 몇일이나 잔거지. 아팠다는 자각조차 제대로 없었다. 단지 몇일 자고 일어났나 싶었다. 물줄기를 맞을때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뭐야. 어떻게 된거지.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머리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느낌. 그렇게 사랑했던 은혜가 사라졌는데도, 아니 내가 김은혜를 진심으로 사랑했었나. 나 머리를 걷어차였나. 어지러워.
땀에 젖은 몸을 깨끗히 씻고 이도 닦아지만 정신은 여전히 몽롱했다. 머리를 털며 샤워가운을 입고 욕실을 빠져나갔을땐 쑨양이 유리컵을 깨고 난 후였다. 와장창. 시끄럽게 파편이 터지는 소리에도 예전처럼 소리지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저 그런가보다 하는 마음만이 들었다.
"언제까지 그러게?"
"언제까지..? 넌 이게 장난으로 보여?"
단조로운 목소리로 태환이 물었다. 마치 남의 일 묻는 듯한 말투에 쑨양이 커다란 눈을 부리부리하게 빛내며 태환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터벅터벅 걸어와 서로의 가슴팍이 거의 맞닿을때쯤 멈쳐 고개만 내려 태환의 정수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지난 이틀 동안 미친듯이 걱정했던 자기 자신이 병신같았다. 아까도 겨우 일어난 태환을 보고 소리를 지를뻔한것을 억지로 참고 또 아플까 싶어 그 년 걱정하지 말라고 소식 좀 전해주려 했는데, 이건 갑자기 생기도 감정도 없는 바보가 되었다.
"너는, 항상 내 감정을 그렇게 무시했지?"
"....무시한적은 없어."
"그럼 니가 내 앞에서 여자를 끌어드이는 행동은 뭔데?"
"그게 무시야? 그럼 내가 무조건 니 사랑 받아주고 사귀어야 하는거야?"
"그럼. 진작에. 진작에 버리지 그랬어. 14살 그 때 처음 만나자 마자 쌍욕을 해서라도 뜯어놓지 그랬어!?"
쑨양의 다그침에 태환의 목울대가 한번 움직였다. 알듯 말듯한 감정을 목으로 삼키며 최대한 덤덤한 목소리로, 그래 그럴걸 이라고 말했다. 괜시리 쑨양과 어린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까지의 감정을 운운하면서 싸우니 눈언저리가 뜨거웠다. 눈물이 나올것만 같아 눈을 최대한 부릎 뜬 채 쑨양을 향해 고개를 쳐들었다.
"니가 날 이렇게 바보로 만든거야!"
".....뭐.."
"난 남자같은거 안 좋아했는데,"
".........."
"근데, 상관은 없었단 말이야.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든 말든. 그딴거 상관없었는데. 더러운거래. 남자끼리 좋아하면 안된데."
"..........."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한 태환이 눈물을 흘리며 속 깊은 곳에 숨켜두었던 말을 하나씩 꺼냈다. 쑨양이 자신에게 사랑을 말한것은 17살이었다. 만나기야 열넷에 만났지만 열입곱까지 거의 접촉이 없었다. 간혹 가다가 자신의 음악회에 오고 같은 학교를 다니던터라 그닥 관심은 없고 그저 키 큰 제 동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열입곱에 쑨양은 태환에게 제 마음을 전했다. 고백을 받고 학교를 가니 언뜻 귀에 호모소리가 들렸다. 한참 음담패설을 좋아하는 고등학생 남자 애들끼리 낄낄거리며 모여서 더러운 얘기를 하긴 부지기수였지만 그날따라 인상을 찡그린 놈들이 더 많았다. 남자들끼리 붙어먹는 더러운 새끼들이야. 귓속으로는 그 말만이 흘러나왔다. 그럼 쑨양이 더러운 놈인가.
"나는 그래서 호모가 되긴 싫어..."
"누가 더럽대?"
"다 더럽다고해! 남자끼리 좋아하는거 더럽다고한다고!"
"똑같은 사람이고 인간인데 그게 더러워?"
눈물을 죽죽 흘리며 태환이 억울한듯 소리를 질렀다. 그게 안타까운듯 쑨양이 태환의 눈물을 엄지손가락으로 훑으며 다정하게 말을 이어갔다. 더러운게 아니야. 더러운거 아니야. 죄 짓는것도 아니야. 다정한 쑨양의 말에 태환이 더욱 더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울다 쓰러진 태환을 침대로 옮긴 쑨양이 한숨을 내쉬었다. 박태환. 넌 왜이렇게 어려워. 그냥 쉽게 하면 돼. 물기어린 태환의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탈탈 털며 말리다가 문을 열고 들어온 김비서에 쑨양이 침대에서 일어섰다.
바닥에는 물이 뚝뚝 떨어져있고 대리석 위로는 날카로운 파편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도대체 이 인간들은 안 싸우는 날이 없나. 김비서가 청소업체 번호를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이러다 우수회원 되겠구나. 한번 방을 훑고 김비서가 웃는 얼굴을 걸친체,
"실장님. 오늘 모임은 취소했습니다."
"그래, 언제로 미뤘지?"
"다음주 수요일 4시로 미뤘습니다."
"알았으니 나가봐."
쑨양이 나가라도 전해도 김비서는 예의 그 웃는 얼굴을 지우지 않은체 계속 서있었다. 요근래 정신 놓기를 하다가 갑작스레 말도 제대로 듣지 않는 김비서를 보며 쑨양이 인상을 구겼다. 저게 진짜 미쳤나. 안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은데 욕이 나올것만 같아서 쑨양이 입술을 짓이겼다. 그런 쑨양에 김비서가 입을 열었다.
"혹시 장선생을 부를까요?"
* * *
"더러운새끼"
심장이 쿵쿵거리며 속이 울렁거렸다. 길바닥에 누워있던 노숙자를 보며 독설을 내뱉는 친구를 보며 태환은 인상을 구겼다. 그날 이후로 '더러운새끼'를 들으면 괜히 심장이 터질것 같았다. 평소같았으면 친구에게 왜 그러냐며, 그냥 길을 걸었겠지만 소리를 듣자마자 갑작스레 친구를 한 대 쳐주고 싶었다. 뭐가 더러워. 똑같은데, 뭐가 더럽냐고.
서둘러서 태환이 뒤에서 들리는 태환의 외침을 무시한체 걸었다. 세상과 단절된 사람처럼 정면만을 응시하며 걸었다. 귀속으로는 '더러운 새끼'가 계속해서 울렸다가 머리를 한번 훑었다. 안돼, 박태환. 더러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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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모지........흐흐흐...........하하하하하...........어떡해요...내용이 이상해졌어요..ㅠㅠㅠㅠ 죄송해요. 오늘 수행평가쓰다가 써서 그런지 이상하네요...그래도 조금 진전은 있었던것 같아서....이제 둘이 점점 풀어가야겠죠. 제가 소설 볼때 제일 싫어하는게 질질 끄는건데 제가 제일 혐오하는 짓을 지금 제가 하고 있네요...ㅜㅜ 죄송해요. 오늘 내용도 완전 재미없고, ㅠㅠㅠㅠㅠㅠ그래도 많이 댓글 남겨주실거죠?? 사랑해요. 여러분. 저도 빨리 완결내고 나눔 하고 싶어요. 그런데 아시는 분들은 아실지 모르겠는데 제가 쓴 단편 말할수 없는 비밀 중편을 써야되는데 제가 내용 써둔 종이가 있었거든요. 그걸 침대에 올리고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그 정신나간 제 동생이 그걸 아빠 엄마 저 있는대로 휘날리게 들면서 웃으면서 뛰어왔어요. 완전 웃으면서 이게 뭐냐고!!하길래 진짜 죽고 싶었는데 엄마가 계속 보여달라길래 제가 미친듯이 뺏어서 변기통에 넣고 물 내려버렸는데, 그 다음 내용이 잘 생각이 안나요... 그래서 천천히 쓰도록 하겠습니다...ㅠㅠ 죄송해요.... 그리고 요즘 일교차 커서 감기 잘 걸리던데 제가 장갑 하나씩 선물할게요. ☜------☞ 벙어리 장갑♥ ㅎㅎ죄송해요
그리고 댓글 다는 분들 제가 모두 애정하는거 알죠????♥ 저 완전 소심해요....관심 가져주세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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