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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F코드 전체글ll조회 3051l

 

빈말

w. F코드

 

 

 

지금까지 연재 된 부분입니다. (다 보신 분들은 그냥 이 밑에 부터 ㄱㄱ)

 

[빈말.]


“너는 이게 재밌냐?”
“어”
“하여튼 별난 새끼”

머리 뒤로 손을 받치고 고개를 젖히는 우현의 모습을 곁눈질로 바라본 성규가 손에 든 바늘을 꼭 쥐었다. 누가 이딴 걸 좋아한다고. 손에 들린 바늘을 바라보던 성규가 바늘 끝에 달린 실을 신경질 적으로 잡아당기자 실이 허무하게 끊어져 버렸다. 젠장. 이딴 여자들이나 하는 십자수 따위를 자신이 왜 하고 있어야 하는지 짜증이 난 성규가 바늘을 집어 던지고 고개를 돌렸을 때 시선의 끝에 걸린 우현은 자고 있었다. 그세 잠이 든 우현을 바라보며 성규가 입술을 잘근잘근 물었다.



“누구 때문에 이걸 하는 건데”

당장이라도 때려 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매번 십자수를 그만 두려 할 때마다 성규는 꼭 뭐에 홀린 듯 자리에 있지도 않은 우현의 목소리가 귀에서 윙윙 거렸다. ‘나도 저런 선물 받고 싶다.’ 뜬금없는 우현의 말에 성규가 우현의 시선이 닿은 텔레비전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 곳에는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에게 손수 만든 십자수쿠션을 건네는 장면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병신 같지만 성규는 그 날부터 단추하나 못다는 주제에 십자수세트를 구입했고 열 손가락 모두 밴드로 칭칭 감아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우현의 말이 귓가를 울릴 때면 손가락이 욱신거리는 아픔 따위는 웃으면서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우현은 십자수를 시작하는 성규를 보며 징그럽다는 소리로 충격을 주더니 이제는 아주 십자수만 보면 김성규가 생각나서 질린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어 성규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싶지만 그래도 이왕 만들기 시작한 거 다 끝내고 싶었다. 그리고 사실 완성 된 십자수를 우현에게 건네주면 우현이 조금은 감동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들어 끝낼 수가 없었다. 솔직히 자존심이 상했지만 우현을 좋아하다는 걸 알아차린 성규는 자신이 우현을 좋아하는 것 보다 자존심 상할 일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손에 놓은 바늘을 다시 집어 들고는 눈이 없이 얼굴형체만 있는 가운데에 바늘을 푹 찔러 넣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십자수만 붙들고 살던 성규는 조금씩 익숙해지는 바느질과 십자수에 우현의 생일에 맞춰 쿠션을 완성 할 수 있었다. 다 완성 된 십자수를 들고 십자수 가게를 찾아 갔을 때 거기에 있던 중학생정도의 여자들이 성규를 보며 수근 거렸지만 성규는 우현이 이걸 받고 조금은 감동해 줄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자신을 보며 수근 거리는 여학생들을 지나쳐 아줌마에게 쿠션으로 그것도 여기서 가장 예쁘게 만들어 달라며 생긋 웃었고 그 모습을 본 아줌마가 십자수를 건네는 성규의 손가락을 보더니 웃으며 가장 예쁘게 해 주겠다 약속했다.

아줌마는 정말 약속을 지키려는 듯 가게에 걸려 진 쿠션들 보다 더 예쁘고 크게 만든 쿠션을 성규의 품에 안겨주었고 성규는 그걸 받아든 순간 꼭 산모가 갓 태어난 자신의 아이를 안 듯 조심히 안아서는 미리 준비한 하늘색 상자에 고이 넣어 두었다. 물론, 어젯밤을 꼬박 새며 정성스럽게 쓴 손 편지도 함께 넣어두었다.



“김성규 형님이 오늘 생신이신데 선물 없냐?”

다음 날 우현은 방에서 막 나오는 성규를 식탁에서 마주하며 손을 흔들어 선물을 내 놓으라 재촉했지만 성규는 자신을 보고 있는 엄마와 누나의 시선의 우현에게 선물 같은 소리를 한다며 핀잔을 주었고 우현은 그런 성규에게 그럼 오늘 빵이나 사주라며 입술을 삐죽였다. 성규는 그런 우현의 모습이 귀엽다는 생각에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겨우 틀어막으며 의자를 빼 앉아 상자가 들어있는 가방을 발밑에 고이 모셔 두었다.



“아- 생일인데 학교가기 싫다”
“생일이라는 핑계는 집어넣지?”

성규의 말에 우현이 티났냐며 웃자 성규가 그런 우현을 따라 웃으려다 표정을 굳히더니 아무렇지 않게 아니, 떨리는 마음을 숨기며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가방을 열어 안에 든 상자를 우현에게 건네주었다. 무심하게 성규가 건네는 상자를 받아든 우현이 잠깐 멀뚱히 성규를 쳐다보자 성규가 열려진 가방의 자크를 채우면서 우현을 향해 무심하게 얘기했다.



“생일 선물 달라며”
“헐, 김성규 선물 있었어?”

우는 시늉을 하더니 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상자를 내려놓고 예쁘게 묶여진 리본을 푸는 우현의 모습을 내려다  보는 성규가 쿵쾅 거리는 심장을 잡으며 마른 목에 침을 삼키자 리본을 다 푸른 우현이 상자뚜껑을 확 열었다. 열린 상자 안에 예쁘게 자리 잡고 있는 쿠션의 모습에 성규가 어서 우현의 반응 살폈지만 우현은 상자를 연 그 상태 그대로 한참을 가만히 쿠션을 내려다 봤고 뭔가 잘못 됐다는 생각에 성규가 상자를 뺏으려 몸을 숙인 순간 갑자기 들리는 우현의 얼굴에 숨결이 가까이 닿았다.



“이거 니가 하던 거 아니야?”
“마, 맞아”
“이걸 왜 날 줘?”
“그냥........줄 사람이 없어.......싫음 그냥 내가 쓸테”

따지듯 묻는 우현의 모습에 울컥한 성규가 상자를 향해 손을 뻗자 우현이 그런 성규의 목을 그대로 끌어안았다. 졸지에 우현에게 안긴 성규가 벌렁 이는 가슴에 아무 말도 못하자 우현이 손에 감긴 성규의 머리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성규를 떼어내더니 정말 예쁘게 웃으며 성규를 바라봤다.



“나 지금 존나 감동 먹었어.”
















***

“호야 성규 미쳤나봐”
“그러게”

정말 걱정 된다는 듯 울상을 짓는 동우와 그런 동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치지만 동우와 다르게 한심한 표정을 지은 호원이 아까부터 실실거리는 성규를 바라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동우와 호원이 뭐라 하든 성규는 아까 자신의 선물을 받고 우는 시늉을 하던 우현의 모습과 감동을 먹었다며 예쁘게 웃는 우현의 모습을 생각하며 멈추려 해도 자꾸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정도까지 우현이 감동을 받을 줄 몰랐는데 오늘 우현의 모습을 보자 그 동안 바늘에 찔리며 이러다 십자수가 완성되기 전에 자신이 먼저 파상풍으로 죽는 건 아닐까 걱정했던 나날들이 모두 보람차게 느껴졌다. 심지어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우현의 모습을 보자 이번에는 쿠션이 아닌 액자에 도전을 해 볼까 하는 바보 같은 생각도 했고 그런 생각까지 하는 자신이 또 웃긴지 성규가 이번에는 소리를 내어 웃었다.



“단단히 미쳤네.”

하지만, 성규의 웃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같은 반이 아닌 우현을 쉬는 시간마다 만나러 갔지만 어디를 그렇게 돌아다니는 건지 한 번을 못 마주친 성규가 점심을 같이 먹으려 우현의 교실에 들어 선 순간 성규는 하늘이 무너진다는 소리를 이해 할 수 있었다. 자신이 우현을 위해 밤낮 없이 바느질을 했던 십자수가 가장 예쁜 것으로 만들어 달라며 정성을 들였던 쿠션이 바로 오늘 아침 우현이 고맙다며 너무 기쁘게 받아 들였던 그 쿠션이 더러운 교실 바닥에 아무렇지 않게 굴러다니는 꼴을 본 성규는 정말 눈앞에 팽 돌면서 다리를 휘청였다. 책상이 없었다면 그대로 바닥으로 고꾸라질 뻔 한 성규가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줘 팽 도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바닥에 떨어진 쿠션으로 한 발짝 내딛었다.

아닐 거야, 저건, 내가 준 게 아닐 거야. 현실을 부정하며 쿠션 앞으로 다가간 성규가 바닥에 떨어진 쿠션을 집어 든 순간 또 한 번 울컥 이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바닥에 떨어진 쿠션이 우현에게 준 쿠션이 맞다 는 것 보다 자신이 정성들여 만들었던 남자아이의 얼굴이 까맣게 때가 타 있는 모습에 성규가 더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얼마나 굴러다녔기에 하얗던 쿠션이 뽀얗던 아이의 얼굴이 이리 때가 탈 수 있는지 눈물이 나오려던 성규가 고개를 들고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래, 잠깐 떨어졌겠지 떨어졌는데 바로 줍지 못해서 더러워 진 걸 거야. 그렇게 생각한 성규가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우현의 책상위에 쿠션을 올려두려는 순간 교실로 돌아온 우현이 성규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밥 먹으러........어? 이거 니가 가지고 갔었어?”
“뭐?”
“아까 명수가 잔다고 해서 빌려줬는데 없어졌길래 잃어버린 줄 알았지, 야 가져가면 가져간다고 말을.......뭐야, 너 왜 울어?”
“너는.......너는 도대체”
“왜 우냐니......야!! 김성규 어디가!!! 밥 안 먹어!?”

저 새끼가 끝까지. 지금 이 상황이 밥을 찾을 상황이 아닌 걸 모르는지 등 뒤에서 밥 안 먹고 어디가냐며 그럼 자기 혼자 먹겠다며 소리치는 우현의 목소리에 성규가 울음이 터져버려 헐떡이는 목소리로 우현을 향해 소리쳤다. 죽어버려 남우현!!!. 갑자기 죽어버리라며 소리치고는 저 멀리 달려가 버리는 성규의 모습에 우현이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한숨을 내쉬더니 왜 저러냐 묻는 명수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나쁜 새끼. 개새끼, 생일은 무슨, 차라리 다시 엄마 뱃속으로 쳐 들어가 버려라!!!”

신경질적으로 가방을 집어 던진 성규가 침대 위로 엎어져버렸다. 미동도 않고 침대에 엎드려 있던 성규가 갑자기 발을 동동거리며 침대를 차더니 분이 풀리지 않는지 이쪽, 저쪽으로 구르며 다리와 팔로 침대를 퍽퍽 쳤다. 콜록, 콜록. 이불 위에서 발길질을 하던 성규가 방안 가득한 먼지에 콜록이며 창문을 열었다. 창문을 열기가 무섭게 방안에 가득했던 먼지가 빠져나갔지만 머리끝까지 난 화는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신이 그렇게 화를 내고 울었는데도 불구하고 찾아오기는커녕 오히려 오늘 다른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며 혼자가라더라는 우현의 말을 전하는 명수의 말에 또, 그 말을 전하는 명수의 손에 들린 쿠션에 순간, 눈이 뒤집어졌다. 이 쿠션을 왜 니가 가지고 있냐며 따져 묻자 이걸 베고 자면 편해서 남우현한테 말했더니 남우현이 그럼 빌려주겠다고 했다라나? 개새끼. 개새끼 같이 생긴 걸로 모자라 정말 개새끼가 되려는지 우현의 개매너 같은 개행동에 머리가 터져버릴 거 같았다.

명수의 손에 들려있던 쿠션을 뺏어 다 찢어버릴 생각으로 비장하게 칼을 뽑아 들었지만 차마 찢을 수 없던 성규는 그대로 쿠션을 집까지 가지고 와 버렸다. 집까지 들고는 왔지만 왠지 그 쿠션이 우현 같아 보이는 착각에 성규가 기분이 나쁘다는 얼굴로 현관 앞에 던져두었다.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만든 건데, 그걸 만드는 내내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데......”

괜히 울컥하는 마음에 성규가 창문을 닫아 버리고 다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다시는 우현의 말 한 마디에 이딴 짓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성규는 알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머리끝까지 난 화는 우현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아니, 우현의 얼굴을 본 순간 풀리고 또 다시 자신은 병신처럼 우현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집중 할 거라는 걸.



“줬다 뺏는 게 어디 있냐?”
“뺏은 거 아니야”
“김명수가 어제 니가 쿠션 가져갔다고 하던데?”
“맞아. 내가 가져갔어.”
“왜? 다시 줘”
“싫어”
“뺏은 거 아니라며”

성규가 걸음을 멈추자 따라 멈춘 우현이 성규에게 손을 내밀어 다시 달라며 말했고 성규는 그런 우현의 손바닥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또 버릴 거잖아. 너무나 작은 성규의 말에 우현은 자신이 잘못 들었는줄 알고 다시 물으려 했지만 가방을 고쳐 멘 성규는 우현에게 틈을 주지 않은 채 아까보다 더 빠른 걸음으로 발을 내딛었다.
















***

한 바탕 소동 아닌 소동이 일어났지만 역시나, 그 소동은 성규에게만 해당 할 뿐, 전과 다르지 않은 우현이 성규의 옆에 앉아 가만히 필기를 옮겨 내리는 성규의 손을 쳐다봤다. 예쁘다, 손. 우현의 말에 성규가 조용히 고개만 돌려 째려봤지만 여전히 성규의 손을 바라보고 있는 우현에겐 성규가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일 리가 없었다. 결국, 한숨을 쉬고 다시 필기를 써 내려가던 성규가 텅텅 빈 독서실을 둘러보더니 손에 든 연필을 내려놓고 책을 덮었다.



“벌써 가게?”
“응”

가방을 챙기는 자신을 따라 가방을 챙기는 우현의 얼굴이 밝아지자 성규가 우현 모르게 살짝 웃으며 우현보다 먼저 독서실을 빠져나왔다. 더 해도 되는데. 라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내뱉는 우현의 모습을 성규가 살짝 흘겨보고는 먼저 걸어가려는 우현의 가방을 잡아끌었다. 배고프잖아. 아까 혼잣말로 작게 배고프다 말하는 우현의 목소리를 들은 성규가 내내 신경 쓰여 집중을 하지 못했다는 걸 알리가 없는 우현은 어떻게 알았냐며 신기하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성규를 바라봤지만 대답할리 없는 성규는 그런 우현을 무시한 채 먼저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그걸 어떻게 먹게”
“여기서 안 먹으면 되지, 계산 해 주세요.”

직원에게 만원을 건넨 우현이 잔돈과 함께 라면 두 봉지가 담긴 봉투를 받아들었다. 가자, 내가 끓여줄게. 우현의 말에 지금 시간이 몇 신줄 아냐며 성규가 잔소리를 늘어놨지만 우현은 듣기 싫다는 듯 성규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잔소리를 하는 성규를 끌고 자신의 집 쪽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집에 아무도 없어. 들어와”
“아무도 안 계셔?”
“시골 갔어.”
“시골을 왜?”
“할머니가 좀 아픈가봐. 나도 잘 몰라”

가방을 벗어 대충 바닥에 집어 던지고 냄비에 물을 받는 우현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성규가 성큼성큼 걸어가 우현의 뒤에 섰고 우현은 그런 성규의 기척이 느껴졌는지 냄비에 물을 받으며 뒤를 돈 순간, 성규가 손을 높게 들어 올리더니 망설임 없이 우현의 등짝에 자신의 손바닥을 맞췄다. 퍽- 주먹도 아닌 분명 손바닥으로 쳤는데 짝이 아닌 퍽 소리에 우현이 내장이 입 밖으로 튀어 나올 거 같은 기괴한 경험과 함께 등짝을 부여잡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 김성규......진짜, 왜 때리는데!?”
“너는 임마, 할머니가 편찮으시다는데 태평하게 라면이나 끓여 먹고 있냐?”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적어도 손자가 된 도리로서 그런 말을 할 때는 조금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비추라는 거야. 이 머리도 개 같은 개새끼야”

여전히 아픈지 등을 부여잡고 바닥을 기어 다니는 우현의 모습에 성규가 대충 발로 밀어버리더니 우현이 놓친 냄비를 들어 아무렇지 않게 물을 받았다. 굳이 때릴 거 까진 없었지만 그간 쌓였던 불만 아닌 불만을 이렇게나마 터트려 버린 거에 대해서 성규는 내심 뿌듯한 마음에 미소를 지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우현의 등에 손자국이라도 날까 걱정 돼 바닥을 기는 우현을 힐끔힐끔 바라봤다.



“왜 안 먹어?”
“너 때문에 내장 튀어 나올 뻔 했는데 이게 들어가겠냐?”
“한대 더 맞기 싫으면 입 닫고 먹지?”

뚱하게 그저 젓가락을 들고 이미 불어버린 라면을 맛없게 휘젓는 우현의 모습에 아무렇지 않게 라면을 먹는 성규의 신경이 온통 우현에게 쏠려버렸다. 신경 쓰이게 정말. 아까부터 배가 고프다고 중얼거리던 우현이 라면을 먹지 않자 성규가 지금 자신의 입에 들어가는 게 라면인지 당면인지도 모르는 채 계속 우현을 신경 썼고 결국엔 못 참겠는지 손에 든 젓가락을 놓고 고개를 들어 뚱한 우현을 바라봤다.



“미안해, 그니까 빨리 먹어”
“뭐가”
“아까 맞은 거 때문에 너 삐져서 안 먹는 거잖아”
“애냐? 그걸로 삐지게”
“그럼 배고프다면서 왜 안 먹는데”

얼핏 들어도 성규의 말엔 우현을 향한 걱정이 뚝뚝 묻어 떨어졌지만 그걸 알 리가 없는 우현은 앞에 앉아 자신을 걱정하는 성규는 신경 쓰지 않은 채 아예 손에 든 젓가락을 놓아버렸다. 가만히 라면을 쳐다보는 우현을 보는 성규가 온통 자신이 아까 너무 심했나 하는 마음에 안절부절 못했지만 막상 우현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런 성규의 걱정을 다 날려주었다.



“할머니가 끓여준 곰탕 먹고 싶어.”
“곰탕?”
“니 말 들으니까 갑자기 할머니 보고 싶다.”

개구지게 웃는 우현의 모습을 보던 성규가 우현이 얼마나 할머니를 걱정했는지가 느껴져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 애한테 개새끼라니 그런 말을 한 몇 분전 과거의 자신을 원망하던 성규가 자신과 우현의 앞에 놓인 그릇을 들고 일어섰다. 안 먹을 거면 치운다. 짧은 우현의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다 불어터진 라면을 부어버린 성규가 빠르게 설거지를 마치더니 식탁에 누워 자신을 보고 있는 우현에게 대충 손을 흔들며 가방을 집어 들었다.



“나 일이 있어서 먼저 간다.”

잘가라는 우현의 인사를 뒤로한 채 서둘러 집을 나온 성규 도착한 곳은 동네에 있는 24시간 마트였다.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던 성규가 빨간 불빛을 보더니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달려가 소리쳤다. 곰 주세요!!. 너무나 당당한 성규의 말에 하마터면 진짜 곰을 찾아 내어주려던 정육점 아저씨가 곧, 정신을 차리고는 무슨 곰을 말하는 거냐고 물었고 성규는 그 말에 우현의 말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곰탕 할 거예요. 할머니가 해준 곰탕 맛으로 나는 그 곰으로 주세요.”

자신의 말에 허허 웃는 아저씨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던 성규가 집에 와서 교복도 벗지 않은 채 인터넷에 곰탕 만드는 방법을 검색하고 나서야 얼굴이 달아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병신같이 곰을 달라니. 자신이 생각해도 바보 같은 말이 아저씨가 듣기에는 얼마나 바보 같았을까 하는 생각에 한숨을 내쉰 성규가 만드는 방법을 보고는 이럴 시간이 없다며 교복 소매를 돌돌 말아 올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여섯 시간동안 핏물을 제거해야 된다는 말에 정확히 여섯 시간을 핏물이 제거될 때까지만 기다린 성규는 새벽 네 시가 돼서야 냄비에 핏물이 제거된 사골들을 넣어 푹 삶으며 타이머를 맞췄다. 적어도 네 시간은 우려내야 한다던 말에 감기는 눈을 비비며 커다란 냄비 아래에 깔려 은은하게 불을 내뿜고 있는 가스렌지를 바라보았다.



“맛있어야 할 텐데”

잔뜩 잠에 취한 목소리로 우현을 걱정하던 성규가 결국 감기는 눈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잠에 빠져버렸다. 자신을 흔들어 깨우는 엄마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난 성규가 일어나자마자 팔팔 끓고 있는 냄비 뚜껑을 열어보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절대 끄면 안 된다고 엄마에게 당부하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서둘러 씻고 나오자 잘 우려진 곰탕 맛을 보던 엄마는 니가 무슨 곰탕을 했냐며 의아하게 물어오는 말에 엄마 곰탕 좋아하잖아. 하는 입에 발린 말로 엄마를 감동시켰다.

생각보다 너무 손이 많이 가는 곰탕 때문에 결국 지각을 했지만 그래도 아침부터 엄마에게 받은 두둑한 용돈과 손에 든 곰탕의 온기 그리고 솔솔 풍기는 향기까지 모두 성규의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어서 빨리 우현에게 전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성규가 우현의 반으로 향했지만 곧, 지금 가봤자 애들한테 뺏길게 뻔해 아쉽지만 점심시간을 기약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






“도대체 점심시간에 밥도 안 먹고 해야 하는 중요한 얘기가 뭔데”

굶주린 배를 붙잡고 짜증을 내는 우현의 모습에 성규가 텅 빈 교실 안을 다시 두리번거리더니 품속에 숨겨두었던 보온병을 우현의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이게 뭐야?. 보온병을 이리저리 흔들어보던 우현이 대답 없는 성규의 모습에 조금은 기대에 찬 얼굴로 보온병의 뚜껑을 열어 뚜껑 안으로 보온병을 기울였고 그와 함께 보온병 안에 들어있던 따끈한 곰탕이 뚜껑 안으로 주르륵 쏟아졌다.



“곰탕이네?”
“내가 어제 이거........”
“나 곰탕 안 좋아하는데”
“.....뭐? 너 어제 할머니가 해준 곰탕 먹고 싶다고”
“그건 할머니가 곰탕밖에 안 해주셔서 그런 거고, 나 할머니가 해 준 곰탕도 잘 안 먹어. 이게 도대체 무슨 맛.......너 뭐해?”
“가서 밥 먹어”
“그거 나 먹으라고 주는 거 아니야?”
“안 좋아한다며 그니까........그니까 넌 그냥 가서 밥 먹어”

터질 거 같은 울음을 꾹 참은 성규가 뚜껑 안에 가득 따라진 곰탕을 보더니 단번에 들이켜 버렸고 그런 성규의 모습에 경악한 우현이 성규의 팔을 저지했을 땐 이미 뜨거운 곰탕이 성규의 안으로 다 흘러들어 가 버렸다. 야 뜨겁다고.......김성규 울어?.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는 성규의 모습에 우현이 거보라며 뜨거운 걸 그렇게 먹으니 눈물이 안 나오고 베기냐며 한심하다는 듯 성규를 나무라더니 계속 우는 성규가 걱정 됐는지 혓바닥 좀 보자며 성규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봐봐, 많이 아파?”

병신 같다. 진짜 병신도, 병신도 이런 상병신이 없을 정도로 정말 병신 같았다. 뜨거운 혀보다 타들어 가는 식도보다 우현의 말 한마디에 무너진 가슴이 더 아팠다. 그러지 않을 거라고 몇 번을 다짐해도 우현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게 제 맘대로 되지 않은 거 같아 답답하고 짜증났다. 생각 같아서는 우현을 향해 내가 이걸 하려고 얼마나 고생 한 줄 아냐고 소리치고는 얼굴 위로 곰탕을 부어버리고 싶었지만 자신의 입을 억지로 벌려 더럽지도 않은지 혓바닥을 손으로 살짝 잡아 이리저리 살피는 우현의 얼굴에 성규는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어젯밤 식탁에서 잠들면서 꾸었던 꿈속에서 우현은 자신이 내민 곰탕에 감동을 했고 곰탕을 먹으며 자신의 할머니가 해준 곰탕과 똑같다며 성규를 칭찬했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현은 자신이 어제 그토록 잠도 못자고 끓인 곰탕을 입에도 대지 않았다. 싫다는 그 말 한마디로 모두 정리 해 버렸다.



“병신 같아”
“맞아, 너 병신이다. 그렇게 뜨거운 걸 한 번에 들이키는 놈이 병신이 아니면 뭐냐”

양호실을 가봐야겠다며 그 전에 반 친구 놈 중 얼음물을 싸고 다니는 애가 있는데 그 물이라도 마시고 가자는 우현을 바라보던 성규가 열심히 친구 놈의 가방을 뒤지는 우현의 뒷모습을 보고는 손에 든 보온병을 들고 그대로 교실을 빠져나왔다. 언제야 끝이 날까, 도대체 얼마나 더 남우현한테 상처 받아야 이 병신 같은 마음이 끝이 날까. 또 다시 흐르는 눈물을 성규가 소매로 거칠게 닦아 화장실로 들어서서는 망설임 없이 보온병에 든 곰탕을 더러운 변기 위로 쏟아버렸다. 다 쏟아낸 보온병을 쓰레기통에 던진 성규가 다시 찡해지는 코끝에 고개를 들었다.



“남우현도 제발 내 안에서 쏟아져 나갔으면 좋겠다. 제발...”













***

화장실을 다녀 온 이후 무기력해진 성규가 책상에 누워 그대로 잠을 청했다. 얼마나 잔건지 잠결에 흔들리는 몸을 느끼며 무거운 눈꺼풀을 올리자 눈앞에 자신과 똑같이 볼을 책상에 비비고 누워있는 우현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우현의 눈을 피하지 않은 채 희미하게 찾아지는 정신을 바로잡은 성규가 아무 말 없이 우현을 쳐다보던 눈길을 피해 상체를 일으켰다.



“집에 가자”

옆에서 들려오는 편안한 음성에 성규가 눈을 감자 우현이 그런 성규를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성규의 하얀 볼을 쓰다듬었다. 떡 같아. 성규의 볼을 아프지 않게 꼬집은 우현이 웃으며 말하자 성규가 뭔가에 홀린 듯 감긴 눈을 뜨고는 멍하니 우현을 바라봤다. 집에 가자면서 아직도 책상에 엎드린 모습을 한 우현의 모습을 한참이나 보던 성규가 자신의 볼에 닿은 우현의 손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우현의 손을 다시 잡아 자신의 볼에 갔다 붙였다.

다시 성규의 볼에 손이 닿은 우현이 웃으며 성규의 볼을 천천히 쓰다듬자 우현의 손을 꼭 쥐고 있던 성규의 손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고 손을 따라 성규의 고개도 아래로 내려갔다. 아까보다 꽤 길게 성규의 볼을 쓰다듬던 우현이 눕혔던 몸을 일으켰다. 늦었다, 집에 가자. 가만히 우현을 바라보던 성규가 우현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우현은 그런 성규의 대답에 웃으며 성규의 머리를 헝클었다.



“나 오늘도 혼자 있어야 돼.”

차가운 바람에 코를 찡긋하던 성규가 우현의 말에 교문을 나서던 걸음을 우뚝 멈춰 세웠다. 할머니의 건강이 생각보다 심각 한 건지 아직 돌아오시지 않은 부모님 때문에 혼자 있어야 한다는 우현의 말에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외로움이 묻어있었고 성규는 그런 우현의 외로움을 단번에 알아챘다. 아무렇지 않게 먼저 앞서 걷는 우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성규가 가방끈을 잡은 손에 힘을 주더니 곧, 힘이 잔뜩 들어간 어깨와 함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이더니 서둘러 우현의 옆으로 뛰어갔다.



“엄마 없으면 라면 먹어야 돼.”
“상관없어.”
“당연히 상관없어야지.”

무심한 성규의 말에 환하게 웃은 우현이 빠르게 걷는 성규의 옆으로 다가가 성규의 어깨에 손을 둘렀고 성규는 그런 우현의 손길에 싫지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우현의 걸음을 따라 발걸음을 늦춰 걸었다. 늦은 하교 길은 우현에게 느긋하며 조용했지만 성규에겐 설레임과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러웠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성규의 집을 향하던 둘의 걸음이 느렸던 걸까? 성규의 집에 다다랐을 땐 이미 하늘은 어두워져 있었고 어둠은 왠지 모르게 성규의 마음을 더 들뜨게 만들었다. 시간이 늦진 않았지만 어두워서 그런지 엄마는 생각 외로 집에서 성규와 우현이를 반겨주었고 마침, 밥을 먹으려 했다는 엄마의 말에 다되면 부르라는 짧은 말과 함께 방으로 들어선 성규가 뒤따라 들어오는 우현을 확인하고는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한쪽으로 내려놨다.



“요즘은 십자수 안 하냐?”

침대에 반쯤 누워 무심히 던진 우현의 말에 의자에 앉아있던 몸을 돌려 우현을 바라보던 성규가 끝내 마주치지 않는 우현의 시선을 원망하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안 해. 시선이 천장으로 향해져 있는 우현을 바라보던 성규가 다시 몸을 돌려 가방에 있던 책들을 꺼내 책상 위로 올리자 언제 온 건지 우현이 그런 성규의 옆으로 와 성규가 하는 행동을 바라봤다.



“왜 또”

까칠한 성규의 물음에도 그저 어깨를 으쓱이던 우현이 밥을 먹으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에 성규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먼저 방을 빠져 나갔다. 먼저 나간 우현의 모습을 보던 성규가 손바닥에 찬 땀을 교복바지에 대충 쓱쓱 닦고는 우현을 따라 방을 나왔다.

식탁에 앉은 우현과 다르게 식탁 앞에 멈춰 선 성규가 식탁을 훑어봤다. 식탁 위에 펼쳐진 반찬들은 그렇다 쳐도 하얀 밥 옆에 놓인 하얀 국물을 본 성규가 먹어보지 않아도 자신이 끓인 곰탕이라는 걸 알아차리고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먼저 식탁에 앉아있는 우현에게 다가가 우현의 앞에 놓인 국그릇을 들어 엄마에게 내밀었다. 우현이 곰탕 안 먹어. 또 다시 울컥하는 마음을 부여잡은 성규가 국그릇을 엄마에게 완전히 넘겨주고 나서야 자리에 앉으려 했지만 엄마에게 넘어간 국그릇을 다시 자신의 앞으로 가져오는 우현의 행동에 자리에 앉지도 않은 채 멍하니 우현을 바라봤다.



“안 먹는 거지 못 먹는 건 아니에요.”

넉살좋게 웃으며 곰탕을 떠먹는 우현을 바라보던 성규가 대뜸 우현이 먹고 있는 곰탕을 뺏어 싱크대에 부어버렸고 갑작스런 성규의 행동에 엄마는 성규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이게 무슨 짓이냐며 성규에 팔을 내려치는 엄마에게 시선 한 번 주지 않은 채 무슨 의미인지 모를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우현의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우현만을 바라봤다.



“이 놈이 진짜 밥 먹다 말고 이게 무슨 짓이야, 새벽 내내 니가 끓여 놓은 곰탕을 그렇게 한 번에 버리고 싶어!?”
“..........”
“..........”

말해버렸다. 비록, 엄마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저 하얀 곰탕이, 비참하게 싱크대 안으로 흘러들어간 저 곰탕이 자신이 끓여다는 것을 말한 엄마의 태도에 내심 우현의 반응을 기대했지만 분명, 자신이 끓였다는 걸 들었으면서도 표정 하나 변화 없이 그저 가만히 자신을 쳐다보는 우현의 태도에 성규가 입술을 꽉 물더니 그대로 우현에게 등을 돌렸다.



“김성규 어디가, 김성규!!”

엄마의 부름을 뒤로 한 성규가 신발도 제대로 신었는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쉬지 않고 달리면서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우현의 표정에 미칠 것만 같았다. 엄마의 말에 미안해하기는커녕 놀라지도 않은 우현 때문이 아니라 또 다시 병신처럼 혹시나, 우현이 자신이 만들었다는 걸 알아채고 자신의 마음을 조금 눈치 채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기대를 하는 자신한테 화가 났다.

남우현은 병신이다. 하지만, 내가 더 병신이었다. 병신 같은 남우현한테 눈치도 더럽게 없는 남우현한테 기대하는 내 자신이 더 병신이었다. 혼자만 좋아하면 된다고 남우현이 알아채서는 안 된다고 했던 처음의 마음과 다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우현이 알아줬으면 적어도 눈치라도 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이기적이었다.

  











***

“우현이는?”
“..........”
“또 싸웠냐?”
“신경 꺼”

밤이 돼서야 돌아 온 집에 남우현은 없었다. 화를 내는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말 보다 우현이는? 이라는 말이 더 먼저 나왔고 엄마는 그런 나에게 왜 쓸데없는 심술을 부리냐며 더 화를 냈다. 내가 그렇게 나가고서 얼마 안 있다 우현이도 집으로 돌아갔다는 엄마의 말에 나는 또 남우현 걱정을 했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밥은 어떻게 먹을까 하는 우스운 걱정으로 잠을 설쳤다.



“먼저 사과 할 거냐?”
“김명수, 너 나랑 친해?”
“친하지는 않지만 친구지”
“난 너랑 친구 먹은 기억이 없는데?”
“남우현이랑 나랑 친구고 너랑 남우현이랑 친구면 너도 나랑 친구지.”

쪼잔 하게 뭘 따지냐는 명수의 말에 짜증 난 다는 티를 팍팍 내며 앞질러 걷던 성규가 앞에서 동우와 장난을 치며 가는 우현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걸음을 멈춰 섰다. 지금 이 상태로 우현을 마주했다가는 불편할 거 같은 마음에 성규가 돌아가려 몸을 돌렸지만 그런 성규의 마음을 알 리 없는 명수가 큰 소리로 우현의 이름을 불렀다.



“남우현!!......너 근데 뭐하냐?”
“김명수 넌 진짜......”
“오- 웬일이냐 니가 지금 시간에?”
“어? 성규도 있다.”

자신을 알아 챈 동우의 목소리에 얄밉게 자신을 향해 어깨를 으쓱이는 명수를 째려 본 성규가 할 수 있는 한 고개를 푹 숙인 채 몸을 돌렸다. 안녕. 짤막한 성규의 인사에 반갑게 반겨주는 동우와 다르게 우현에게선 아무런 대답이 들리지 않자 성규가 먼저 들어간다는 말과 함께 동우를 지나쳤고 그 순간 누군가 성규의 팔을 붙잡아 세웠다. 갑자기 걸음이 멈춰진 성규가 놀라 고개를 들려했지만 고개를 다 들기도 전에 무언가가 목에 둘러졌고 곧, 그게 우현이 항상 하고 다니던 하얀 목도리라는 걸 알았다.



“어제는 어디 갔었어?”
“..........”
“셔츠 한 장 달랑 입고, 감기 한 번 걸리면 잘 낫지도 않는 게 무슨 깡으로 그러는 건지.”
“..........”
“이거.”

손에 들고 있던 쇼핑백을 우현에게 건네받은 성규가 뭐냐는 듯 우현을 쳐다보자 우현이 그런 성규를 밉지 않게 흘겨보며 말했다. 어제 방에 있던 코트 아무거나 내가 들고 나왔거든, 찾으면 주려고 했더니 어찌나 빠른지 니 머리털도 안 보이더라. 자신을 찾으러 나갔다는 우현의 말에 성규가 아무런 말도 못하자 성규를 흘겨보던 우현이 웃으며 바람에 흩날려 엉망이 된 성규의 머리를 정리 해 주었다.



“혹시 몰라서 감기약도 넣어놨으니까 꼭 먹어”

다정한 우현의 말에 우현을 바라보던 성규가 고개를 숙이고는 목을 움츠려 목도리 안으로 얼굴을 반쯤 숨겨버렸다. 춥다며 빨리 가자는 명수의 말에 동우도 명수와 함께 빠르게 학교 안으로 걸음을 옮겼고 우현도 얼른 들어가자며 학교 안으로 걸음을 옮기자 성규가 그런 우현의 팔을 잡아 세웠다.



“......미안해”
“나도”

우현의 대답에 성규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자 우현이 웃으며 성규의 뒤로가 성규의 어깨를 잡아 밀었다.



“춥다, 들어가자.”

학교 안으로 들어 온 성규가 어쩔 수 없이 앞 반인 우현의 반에 먼저 도착하자 익숙하게 걸음을 멈추고 우현을 바라봤지만 우현은 걸음을 멈추지 않을 생각인지 계속해서 걸었고 그런 우현의 모습에 성규가 서둘러 우현에게 다가갔다.



“교실 안 가?”
“너 데려다주게”
“지랄하네, 좀 있으면 종치거든.”

정말 데려다 줄 생각인지 그저 웃으며 성규의 반으로 걷는 우현의 모습에 성규가 내심 기쁜 마음을 숨기고는 우현과 발을 맞춰 걸었다. 들어가. 반 앞에 도착한 성규가 아쉬운 마음을 숨기고는 우현에게 너도 빨리 반으로 가라 툴툴 거렸고 우현이 그런 성규에게 감기약 꼭 챙겨 먹으라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반이 아닌 계단을 향해 몸을 돌렸다. 아예 계단을 내려가려는 우현의 모습에 성규가 어디가냐며 소리쳤지만 우현은 그런 성규의 말에 돌아보지도 않은 채 계단을 내려갔고 그런 우현을 따가 가려던 성규가 마침 울리는 종소리에 계단 밑으로 사라지는 우현의 모습을 보며 반으로 들어왔다.



“남우현 갔냐?”
“어?”
“학생부 출근 도장 찍으러 갔냐고”
“......학생부?”

게임을 하고 있는 호원의 말에 성규가 가방을 내리지도 못한 채 호원에게 다가가 무슨 말이냐고 물었지만 게임에 정신이 팔린 호원은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고 결국, 참다못한 성규가 호원이 들고 있는 핸드폰을 뺏으며 무슨 일이냐고 소리치고 나서야 호원이 약간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성규를 바라봤다.



“남우현 급식 실에서 깽판 치다가 학생부에 걸렸잖아”
“언제? 왜? 뭐 때문에?”
“뭐야, 너 몰랐어? 난 너 아는 줄 알았는데”
“그니까 도대체 뭐 때문이냐고!!”
“식판 들고 급식 실 나가려는 거 저지당했는데도 무시하고 나가야 된다고 깽판 치다가 학주와서 끌려갔었어.”

성규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다시 가져간 호원이 성규가 종료하지 못 한 게임을 다시 시작하며 아직 가만히 서 있는 성규를 향해 말했다.



“너 밥 안 먹었다고, 너 줘야 된다고 어찌나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던, 아! 시발 또 죽었다.”


 


언제 오신건지 출석부로 책상을 두드리며 자리에 앉으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성규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며 자리에 앉았다. 평소 보다 전달사항이 많은지 나가시지 않는 선생님의 모습에 성규가 책상 밑으로 접어 넣은 발을 동동 구르며 교실 문을 쳐다봤다. 결국, 종이 쳐서야 나간 담임 덕분에 학생부실까지 한 달음에 달려온 성규가 턱까지 차오른 숨을 삼키자 무겁게 닫혀있던 학생부실 문이 열리면서 한 손에 가방을 든 우현이 나왔다.



“어? 너 왜......”
“병신아!”

대뜸 소리를 지르는 성규의 모습에 기겁을 하고 놀랜 우현이 잽싸게 성규의 팔을 끌어 화장실로 들어와서는 니가 서 있던 곳이 학생부실 앞인 건 알고 소리 지른 거냐고 타박을 했지만 성규는 그런 우현의 말을 귀담아 듣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에게 잔소리를 하는 우현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뭘 잘했다고 가자미눈을 뜨고 쳐다봐?”
“남우현 병신. 병신도 아니, 개새끼도 너보다는 똑똑 할 거다.”
“야 아무리 그래도 개새끼랑 비교 하냐?”

너무하다는 듯 웃던 우현이 세면대에 걸터앉으려다 말고 어디가 불편한지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세면대에 살짝 걸쳤던 엉덩이를 떼어냈고 그 모습에 성규가 서둘러 우현에게 다가가 우현의 엉덩이를 살펴봤다.



“맞았어?!”
“됐어. 별로 안 아파.”
“안 아프긴 뭐가 안 아파? 이렇게 살짝만 대는 걸로도 아파하면서.”
“별거........울어? 야 맞은 건 난데 왜 니가 울어”
“...........”
“착하지 우리 성규. 고개 들어봐.”

성규의 양 볼을 살짝 움켜 쥔 우현이 천천히 성규의 얼굴을 들어 올리더니 그새 눈물이 잔뜩 훑고 지나갔는지 축축하게 젖은 볼을 조심스럽게 닦아 주었다. 요새 너 자주 운다. 우현의 말에 성규가 대답 대신 눈에 달려있던 눈물을 툭 떨어트리자 그 눈물이 성규의 볼을 움켜쥐고 있던 우현의 손을 따라 흘러 내려 우현의 셔츠 끝을 적셨다.



“사춘기야? 막 낙엽이 굴러가는 것만 봐도 눈물이 나고 그래?”
“왜 오지랖을 떨어서 병신.”
“누가 오지랖을 떨었다고 그래”
“너 급식 실에서 깽판 친 거 이호원한테 다 들었어.”
“깽판이라니 그냥 밥 좀 가지고 간다는 건데.”
“안 된다고 했으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그냥 나와야지 왜 거기서 나갈 거라고 지랄을 해서 쳐 맞고 그래.”
“말 참 예쁘게 한다.”
“한끼 안 먹는다고 죽는 거 아닌데 왜 오지랖을 떨어서 맞냐고!”

우현의 어깨를 주먹으로 내려 친 성규가 자신의 볼을 움켜 쥔 우현 덕분에 몸이 살짝 뒤로 밀리는 우현을 따라 살짝 앞으로 당겨졌다. 자신이 때린 곳을 쳐다보며 아프다고 소리치는 우현의 모습에 성규가 우현을 한 대 더 때리려고 들었던 손을 힘없이 아래로 떨어트렸다.





“너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
“김성규가 밥 안 먹으면 얼마나 예민해 지는 줄 알기 때문에 내가 피곤할까봐 그런 거지 너 때문에 그런 거 아니라고.”

너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야. 라고 웃으며 말하는 우현의 모습에 성규가 자신의 볼을 움켜 쥔 우현의 양 손을 떼어내고는 고개를 숙였다. 너 때문 아니라서 삐졌냐?. 고개를 숙인 성규에게 장난스럽게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던 우현이 조금씩 들리는 성규의 머리에 손을 떼며 환하게 웃었지만 성규와 눈이 마주치자 환하게 웃던 얼굴이 빠르게 굳어버렸다.



“난 너 때문이야.”
“..........”
“사춘기도 아니고 낙엽은 더더욱 아니고. 난 그냥 너 때문이라고.”
“..........”
“남우현 너 때문에. 너 때문에 운다고. 난”

울먹이던 성규가 이 말을 끝으로 화장실을 뛰쳐나왔지만 우현은 그런 성규를 끝내 쫓아오지 않았다. 쫓아오지 말았으면 했지만 막상 쫓아오지 않는 우현의 모습에 성규는 또 다시 실망을 했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다른 층의 화장실에 들어온 성규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화장실 문을 걸어 잠그고는 세면대 앞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냈지만 언제나 그렇듯 우현은 쏟아내지 못하였다.

결국, 첫 수업을 들어가지 못한 성규가 교실로 돌아왔을 땐 담임의 호출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 사실에 성규는 차라리 잘 됐다는 듯 책상에 놓인 가방을 메고는 교무실로 향했다. 한 시간 남짓 계속 눈물을 쏟아낸 덕분인지 붉어진 눈가와 잔뜩 쉬어버린 목은 아프다는 성규의 말이 진짜임을 증명 해 주는 셈이 되어버렸고 그 덕에 성규는 텅 비어진 버스에 혼자 덩그러니 앉을 수 있었다.






“응 좀, 그래, 알았어.”

말도 없이 사라져서 얼마나 놀랐는줄 아냐며 그렇게 많이 아프냐고 묻는 동우의 전화에 그렇게 됐다고 말한 성규가 옆에서 들리는 우현과 명수의 목소리에 서둘러 동우의 전화를 끊고는 잔뜩 말라버린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의 핸드폰 안으로 우현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였으면 우현은 자신과 통화하는 동우와도 분명 가까이 있었을 게 분명했지만 우현은 많이 아프냐며 호들갑을 떠는 동우의 말에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다.

비참해졌다. 남우현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고 나서 한 번도 비참하지 않은 적은 없었지만 이번은 달랐다. 우현에게 사랑하는 존재는 못 되도 특별한 친구정도는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의 우현의 행동으로 보면 자신은 그저 우현에게 손이 많이 갔던 친구 중 한명 뿐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이거야 말로 정말이지 최악의 비참함이었다.




“열은 없는데.”
“아파. 정말 아파.”
“학교 못 갈 정도야?”
“엄마, 나 정말 아파.”

성규의 말에 한숨을 내쉰 엄마가 학교에는 자신이 전화하겠다며 방을 나갔고 성규는 엄마가 나가자마자 코끝까지 이불을 끌어 침대에 누웠다. 천장에 향한 시선에는 어릴 적 달았다 미처 떼지 못한 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매일 잠을 자기 전 떼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번번이 떼지 못했던 별을 자신의 집에 놀러온 우현이 발견했었을 땐 아직도 이런 걸 붙이고 있냐고 놀림을 받을 거 같은 생각에 서둘러 별을 떼려 했지만 혼잣말로 예쁘다. 라고 중얼거리던 우현의 말을 듣자 밟고 올라서기 위해 잡았던 의자에서 손을 떼었다.



“짜증나”

옛날 생각에 또 다시 우현이 떠오른 성규가 몸을 덮고 있던 이불을 확 차내더니 그대로 침대를 밟고 일어서 천장에 매달린 별에게 손을 뻗었다. 그 날 이후 자연스레 별을 볼 때마다 우현이 떠올랐고 덕분에 이 별은 성규에게 우현과도 같은 존재였기에 더 짜증이 솟구쳤다. 어릴 적부터 붙어있던 별은 이미 천장과 한 몸이 되어 버렸는지 떼어지지 않았고 그런 별을 떼어내려 안간힘을 쓰며 끙끙 거리던 성규가 떼어낼 만한 물건이 없나 두리번거리자 닫혀있던 방문이 열리면서 지금까지 별이 천장에 붙어 살 수 있게 만든 장본인이 나타났다.



“뭐해?”
“.........”
“별 떼려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가방을 내려놓은 우현이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자 성규가 천장에 뻗었던 팔을 내리고는 멍하니 우현을 바라봤다. 갑자기 별은 왜?. 아무렇지 않게 성규가 올라선 침대로 올라온 우현이 성규의 옆에 서서 성규가 그랬던 거처럼 손을 뻗어 별을 살살 어루만지더니 고개를 내려 성규와 마주봤다.



“예쁜데, 떼면 아깝다.”
“.........”
“떼지마.”
“.........”
“떼지마 성규야”

그저 단순히 별을 떼지 말라고 말하는 걸 텐데 눈치라고는 더럽게 없는 남우현은 진짜 별 뜻 없이 건넨 말일 텐데 그런 우현의 말이 마치 자신을 떼어내지 말라고 너에게서 나를 떼어내지 말라고 말하는 거 같아서 성규가 가까이 마주한 우현의 시선을 피해 이불 속으로 숨어버렸다.



“안 뗄 거지?”
“학교나 가.”
“너는 아직도 아파?”
“이제 와서 걱정 하는 척 하지마.”
“척이라니 내가 어제 얼마나 니 걱정을 많이.......”
“그만 좀 하면 안 돼!?”

얼굴을 덮고 있던 이불을 젖히고는 소리를 치는 성규의 모습에 가만히 서 있던 우현이 무릎을 굽혀 성규의 앞에 앉아 성규의 이마를 손으로 짚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많이 아프냐고 물었고 성규는 그런 우현의 모습에 짜증이 난다는 듯 우현의 어깨를 강하게 밀어버렸다.



“그만 좀 하라고 제발!!”
“김성규....”
“너는 내가 우습지? 우스워 죽겠지!?”
“........”
“상병신도 알 수 있을 만큼 니 말이라면 그게 뭐든지 난 다 했어. 빈말인 줄 알면서도 그 말을 그냥 못 지나치고 니가 말 한대로 다 했다고!”
“........”
“넌 그냥 하는 말 인데 분명, 이번에도 지가 한 말 기억도 못 할 텐데! 근데, 난 병신같이 다 했다고.......징그럽다는 니 말 들어가면서 십자수 했고 곰탕 먹고 싶다는 니 말 한마디에 식탁 위에서 쪽잠 자면서 곰탕 끓이고!......난.......난 있지 우현아. 다 했어. 정말, 정말 난 니 말이면 다했다고”

차마 우현을 쳐다 볼 용기가 나지 않은 성규가 고개를 떨어트렸다. 그만 가. 혹여나 목소리가 떨릴까 잔뜩 힘을 주며 말한 성규가 침대에 누워 우현에게 등을 돌렸다. 침대가 살짝 들썩이는 걸 느낀 성규가 혹여나 우현이 말을 걸까 싶어 눈을 감았지만 괜한 착각이었는지 우현은 성규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방을 나갔다.

방문이 닫히자마자 어제 다 쏟아 낸 줄 알았던 눈물을 성규가 다시 쏟아내기 시작했고 그렇게 한참이나 계속 될 거 같던 눈물은 침대 위에 올려둔 핸드폰의 짧은 진동에 의해 잠깐 멈추었다.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핸드폰을 든 성규가 또 다시 울리는 진동에 짜증을 내며 핸드폰의 메시지를 확인 한 순간 잠깐 멈춘 줄 알았던 눈물을 또 다시 쏟아졌다. 단, 방금 전의 눈물과는 다른 의미의 눈물로.




[알고 있었으니까 나 상병신은 아니다.]
[근데 성규야. 나 연애하고 싶다.]

 

 

 

 

 

 

 

 

 

 

 

 

 

 

 

 

 

 

 

마지막 우현의 말이 빈말일까 아닐까요?

빈말이든 아니든 뭐, 성규한테는 중요하지 않겟죠?ㅋㅋ

시간이 남아서 뭘 할까 하다가 얼마 안 남은 빈말을 완결 ㄱㄱ

저렇게 끝나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번외는 글잡에 데리고 오겠다는....것보다 일단, 오겠다는 거 부터 약속 드릴 수가 없어요...ㅠ_ㅠ

능력 없는 저를 용서하소서.

그럼, 암호닉 새로 신청하신 분들 암호닉 확인 해 주시고!!

저는 이만 갑니다요.

 

이거는 선물

빈말 - http://bigmail.mail.daum.net/Mail-bin/bigfile_down?uid=ebE7PdqPap8DeOWyRdt3.3z6gTdgO689

 

갑과 을의 관계 - http://bigmail.mail.daum.net/Mail-bin/bigfile_down?uid=SdU__NEMKPYHrHoaqikM_Q6U4POu3r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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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모닝콜 모닝콜!! 딸랑딸랑 모닝콜 왔다요. 내가 너무 오랜만에 온거같아. 아닌가 작가님이 오랜만에 왔어요? 흐응..ㅠㅠㅠㅠㅠ알바 구하러 들어왔다가 맞는 알바가 없어서 우럭우럭하던 중에 빈말 완결을 보는군여! 핳...!!!ㅠㅠㅠ빈말이라는 제목의 의미가...그랬구나.
10년 전
독자2
테라규
10년 전
독자3
오와 선물 감사해요 그나저나 마지막은 해피.. 맞을까요? 맞길 성규랑 연애하고싶다는 뜻이기...ㅠ... 그대야 오늘도 작품 잘보고 갑니다
10년 전
독자4
푸파에요. 끄으앙!♥제발 ㅎㅅㅎㅅ 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구름의별이예요:) ㅠㅠㅠㅠㅠ알고 있었데ㅠㅠㅠㅠㅠ알고있으면서 성규 그렇게 힘들게 하고!! 마지막 말 뭐예요ㅠㅠ너무 의미심장하잖아요ㅠㅠ 빈말일까요 숨어있는 뜻이 있을까요, 성규에게 하는 말일까요? 빈말이라는 제목을 항상 보면서 왜일까 궁금해했었는데 우현의 지나가는 말때문에 빈말이였네요. 저 마지막 문장만큼은 빈말이 아니길 빌며ㅠㅠㅠ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6
메인규
10년 전
독자7
마지막말은 빈말이 아니길ㅠㅠㅠㅠㅠ 왜 알면서도 모르느척 한거야!! 해피엔딩이겠죠?? 성규랑 연애하고 싶다는 뜻이겠죠? 마지막까지 재밌었습니다! 잘보고가요~
10년 전
독자8
돼지코
10년 전
독자9
복숭아/제발 마지막말이 빗말이 아니길ㅠㅜㅠㅠ행쇼 맞겠죠..?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10년 전
독자10
조무래기입니다!!! 빈말일 수가 없어요.. 빈말이면 안되요...ㅠㅠㅠㅠㅠㅠㅠ짱시룸 ㅠㅠㅠㅠ현성은 행쇼해야 하니까요!!
10년 전
독자11
그리고 텍파 잘 받았어요ㅜㅜ죄송해요 번거롭게 해드려서ㅠㅠ
10년 전
독자12
수타임다! 오오마지막...으헤햏햏ㅎ헿 번외..됴르륵번외없나요ㅠㅠ 아잌아잌선물은잘바닫슴다!
10년 전
독자13
순수순수!!! 오랜만에 인티로 컴백 >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말까지 빈말이면 우현이 멱살잡으러 갈거에여!! 성규 속좀 그만썩여!!!!!!!! ㅠㅠ 우리성규가 너말 한마디에 얼마나 세심하게 기억하고 잇는데 말이야 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4
프라푸치노에요ㅠㅠㅠㅠㅠ마지막우현이말 빈말 아니져????아니겠죠???ㅠㅠㅠㅠㅠㅠ다음이야기가 없다니...슬픔....슬퍼쥬금..ㅜㅜ 현성이들 행쇼해라ㅠㅠ 아 텍파 감사합니다!!!!!! 재탕삼탕해야겠어욯ㅎㅎ
10년 전
독자15
오일이에요!!!!뭐야 저거 연애학고 싶다는게 성규랑???? 군데 난 왜 집 인터넷 안되서 ㅋㅋㅋㅋㅋㅋㅋㅋ선물 못받아요ㅠㅠㅠㅠㅠㅠㅠ힝힝
10년 전
독자16
헐헐 저 다봣어요!!!!!!!아 저는 망탴ㅋㅋㅋㅋ망태에요♡ 꺄아ㅠㅠㅠㅠ대박 달달해ㅠㅠㅠㅠ너무달달해ㅠㅠㅠㅠㅠ무슨말이긴무슨말이겟어요ㅠㅠㅠㅠ사귀자는거지ㅜㅠㅠㅠㅠ 약속해줘요ㅠㅠㅠ이거 번외ㅠㅠㅠㅠㅠ진짜달달 ㅠㅠㅠ오랜만에 달달물을 보는거같아요ㅠㅠㅠ하ㅠㅠㅠ짱좋다ㅜㅠㅠㅜㅠ아ㅠㅠㅠㅠ오열 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7
꺌ㄹ 집착이에요ㅠㅠㅠ 달달하당ㅠㅠ흡흡 내맘대로 해석할꺼에요ㅠㅠ 해피해피하게ㅠㅠㅠ 잘보고가요 선물도 잘 받았구♡
10년 전
독자19
헐 앨리집니다 미뤘던거다보고왔어요 까먹고있었는데 진짜 이것도 다쓰신다고 수고했어요그대 좋은작품 잘보고갑니다
10년 전
독자20
자몽 남우현눈치더럽게없어너가실타...물논빈말이얔ㅍㅋㅋㄱ저마지막말빈말이면집에찾아갈거야 수고하셨어요♥끄앙
10년 전
독자21
찹쌀떡이에요!! 빈말이 끝났네요ㅠㅠ 아쉬워요 하지만 텍파가있으니까 괜찮아요 마지막말은 빈말이 아니겠죠 또 눈치없이 성규랑 연애한다는게아니라 다른사람이라유연애를 해보고싶다는건 아니겠죠!!!!!!알았어요 우현이는 나쁜사람이아니라 그냥 눈치가 더럽게 없었던거였어요.. 그동안 빈말 너무너무 재미있게 잘봤어요!!작가님 수고하셧어요 텍파감사드려요♡ 그럼 다음글에서 봐요!!애정해요
10년 전
독자22
헐 저있어요!!! 승유에요 오랜만이죠ㅠㅠㅠㅜ앞으로 자주올게요♥
10년 전
독자22
갑을연애까지 보고 여기에.댓글 남겨요 종이예요!ㅎㅎ
ㅅㅓㄴ물 감사합니다.....ㅎ아무생각없이 눌렀는데!!!!!!♥♥

10년 전
독자23
호호요!! 안되ㅠㅠㅠㅠㅠ빈말이면 안되.......
10년 전
독자24
블베에이드에요!!!
앞부분 이미 다 읽었지만ㅜ또 읽었어요ㅠㅠ근데 그래도 또 눈물 날것만같아ㅠㅠ남우현 진짜 나빴어ㅠㅜㅜ전 진짜 남우현이 이해가 안 돼요 성규한테 왜 그러지?????저 문자도 진짜...평소같았음 성규한테 고백하는구나 ㅎㅅㅎㅅ!!이랬을텐데 빈말에서의 남우현은 너무 바보같고 나빠서 연애하고싶다고는 했지만 그 대상이 성규는 아니라던가..그럴까봐ㅠㅠㅠㅜ이렇게 끝나서 아쉽고 번외가 있었으면 좋겠지만...엪코드님도 바쁘시고 힘드실테니깐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그래도 현성이들 행쇼하는 모습은 보고싶기도 하고..그렇지만 작가님 귀찮게 하고싶지는 않고...핳하하핳 결론은 그냥엪코드님 맘대로 하세요!!써주시면 써쥬시는대로 감사합니다 하면서 보고 아님..갑을이나 열시미 기다릴게요!!ㅋㅋㅋ

10년 전
독자25
베게에요!!어휴 너무 좋아서 몇번이나 다시읽었네요ㅠ아쉽게끝나서 아쉬워요ㅜ작가님 수고하셨어요ㅠ
10년 전
독자26
인연이왔어요~ㅎㅎㅎㅎㅎㅎㅎ 해피엔딩이라서 너무 좋아요ㅎㅎㅎㅎㅎ 항상 해피를 바라는 저에게는 너무나 좋은 일인데요?ㅎㅎ 방금전에 새드를 읽어서 그런가...;;; 남우현 이 멍청아 이랬던게 엊그제 같은데 알고있었다니 다행이다ㅜㅠㅠ 항상 성규한테 막 화나게 그래놓고는 마지막에 감동주고 그러냐ㅠㅠㅠ 진짜ㅠㅠ 역시 현성이들은 평생행쇼해야하는 사람들인가봐요ㅋㅋㅋㅋㅋㅋ 얼른 갑을2도 읽으러 가야겠는걸요? 막 기대되잖아요ㅎㅎㅎ 후딱보겠습니다! 빈말도 연재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ㅎ
10년 전
독자27
수박 / 당연히 빈말이 아니겠지요..??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ㅠㅠㅠㅠ엉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8
소라빵이에요!!! 신알신은봤지만이제서야왔어요ㅠㅠ그전에못읽은부분도 다읽어보았어요ㅠㅠ역시 작가님짱짱걸ㅠㅠㅜ남우현 그냥하는 말은아니겠지....ㅠㅠㅜ
텍파감사드려용♥

10년 전
독자29
달링 이제서야 보네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류류ㅠㅠㅠ남우현 네 이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성규랑 연애하고 싶다 이거겠죠ㅠㅠㅠ제발 현ㄹ성읻ㄹ 행쇼플리즈 기빗튜미ㅠㅠㅠ
10년 전
독자30
마카롱이에요! 부농부농 선물 너무 고마워요~ 성규를 힘들게하다니 남우혀니ㅠㅠㅠㅠ 마지막 말은 빈말이 아니기를ㅠㅠㅠ
10년 전
독자31
베이비핑크
우와ㅠㅠㅠㅠㅠㅠㅠㅠ마지막말 빈말아닐거엥휴ㅠㅠ진짜 저거 빈말이면 남우현시러할거임ㅠㅠㅠㅠㅠ그건진짜아니야ㅠㅠ나쁜거야ㅠㅠㅠ 어쨌든달달하니 끝낫네요ㅠㅠㅠㅠ작가님 잘읽엇어옹ㅎㅎ텍파감사해요ㅎㅎ슼해놓고 컴티할때 다운받아갈께요~

10년 전
독자32
민트초코에요ㅠㅠ 드디어 왔습니다ㅠㅠㅠㅠㅠㅠ 아프고 시험때문에 인티 출입을 못했어요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33
코코팜..ㅠㅠㅜㅜ후ㅜㅜㅠ작가미 ㅁ항상 내 취향 저격...나 주금
10년 전
독자34
카페모카에요 인티 오랜만에 들어와서 글잡 정주행 하고 있었는데 저녁 먹고 이것저것 딴 짓을 하다 보니 벌써 시간이.... ㅇ0ㅇ!! 정주행 마저 이어 갈게요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빈말.... 저번에 봤을 때 현성이들 달달하고 성규가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얼른 행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이쁘게 행쇼할 줄이야....(오열)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남우현 진짜.... 어떻게 하면 설레는지 아는 게 분명해 저거저거 연애하고 싶대.... 꺄아아아아 알고 있었대.....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달달하고 좋네요(반함)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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