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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화

 

 

 

[방탄소년단/빙의글] 꽃의 연인 : 화양연화(花樣年華) 07 | 인스티즈

"김 서방이 위독하다고?"

 

 

[방탄소년단/빙의글] 꽃의 연인 : 화양연화(花樣年華) 07 | 인스티즈

"김 서방이면 아미의 그...."

 

신하에게 소식을 전해들은 황자들이 놀란 얼굴을 했다. 본디 남준에게 기별을 넣으려했으나 웬일로 윤기가 함께였다.

그 때문에 신하는 두 사람에게 고개를 조아리고 김 혁의 상태를 알렸다. 몇 초간 부동 자세이던 남준은 곧 다급하게 말했다.

 

"형님, 전 먼저 가봐야겠습니다."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뛰쳐나가는 동생을 보던 윤기가 관자를 긁적였다. 그는 화연 공주의 지아비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니 저리 걱정이 되어 급히 가는 것이겠지. 평소 체통을 중시하던 남준임에도.

그러다 윤기는 곧 한 사람을 떠올렸다. 잠시 갈등했다. 괜히 투덜대던 윤기도 곧 나설 채비를 했다.

 

"아무래도 가봐야겠지."

 

 

 

 **

 

명의는 쓰디 쓴 약을 계속해서 오라버니의 입 속으로 흘려보냈다. 식은땀으로 흥건한 오라버니의 입가를 타고 쑥빛 물이 흘러내린다.

그는 악몽을 꾸는 사람처럼 끙끙대면서도 일어나진 못했다. 말로는 기력이 쇠해서라고 한다.

금방이라도 일어나서 오늘도 내 걱정을 해줄 것만 같은데, 누워있는 오라버니의 얼굴이 홀쭉하게 패여있어 나는 목구멍에 뭔가가 걸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저 내 세계로 돌아가기에 급급해서, 정작 하나밖에 없는 가족을 등한시한 것은 아닌지.

그렇게 생각하자 내가 너무 한심하고 오라버니에게 죄책감 같은 것이 들었다. 진짜 동생도 아닌 껍데기 주제에, 과분한 애정을 받은 것은 아닌지.

도저히 고통스러워 하는 오라버니를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다들 오라버니에게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나는 조심히 그곳을 빠져나왔다. 

눈 앞이 뿌옇게 흐려지고 있었지만 정처없이 걸음을 옮겼다. 한 발 두 발 걷던 걸음은 곧 그 속도를 높였다. 치맛자락이 불편한 줄도 모른 채로 내달렸다.

그러다 숨이 차 구석진 곳에 멈춰서 담벼락에 손을 짚었다. 뜀박질 탓에 가슴이 쿵쾅대고 있다.

 

"맞아. 어차피...진짜 가족도 아니잖아."

 

애써 고개를 저었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싶었다. 나는 현대의 김아미고, 저 사람은 고려 시대 김아미의.... 

 

"흑."

 

그러나 모두 소용없는 짓이었다.

 

가족이 여기 있으니 금방 잘 지낼 수 있을 게야.

아미야. 가족끼리 폐라니, 그런 말은 어울리지 않는단다.

 

"어떡해...어떡해, 우리 오라버니..."

 

턱에 풀썩 주저앉아 무릎에 고개를 파묻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붙잡는 신하들을 뒤로 하고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점점 선명히 들리는 울음 소리를 따라온 이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방탄소년단/빙의글] 꽃의 연인 : 화양연화(花樣年華) 07 | 인스티즈

"엇! 너는...!"

 

반가워 하는 음성의 주인은 정국 황자였다. 깜짝 놀란 나는 얼굴을 대충 닦고 허리를 꾸벅 숙여보였다. 고개는 여전히 땅으로 처박은 채였다.

정국 황자는 그것을 이상히 여겼는지 계속해서 시선을 밑으로 내리며 나를 살피는데, 그 때마다 나는 고개를 반대로 돌렸다.

 

"울었느냐...?"

"아닙니다. 그냥 바람을 좀 쐬고 있었어요."

 

코맹맹이 소리로 하는 거짓말 따위, 정국이 아무리 어리다 해도 먹힐 리 없었다. 고개를 한 번 더 꾸벅이고 자리를 피하려는 찰나, 정국이 내 손목을 붙들었다.

그리곤 한참이나 나를 빤히 보던 그는 제 뒤에 늘어선 신하들을 향해 휘휘 손짓해보였다.

 

"황자님?"

"다들 그만 가 봐."

"황자님! 이 다음엔 문고에 가야하실...!"

"아, 내가 알아서 갈 테니 그대들은 물러가 보아라."

"...허나."

"나를 아이 취급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만 물러가보겠사옵니다."

 

정국 황자의 협박 섞인 지시로 신하들은 총총총 사라졌다. 그들이 멀리까지 가버려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황자는 뿌듯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이제 아무도 없다. 그러니 이제 말해보아라. 울었느냐? 무슨 일인데? 황자인 내가 도와주겠다."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모양에 그를 한 번 보곤 시선을 다시 내렸다. 황자님껜 소중한 분이 있으십니까.

예상 못한 질문에 정국 황자는 당황하는 듯했으나 이내 눈썹을 찡긋거리면서도 꾸역꾸역 대답했다. ...무, 물론이지.

 

"그 분이 떠나버리신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뭐? 그게 무슨..."

"오라버니가, 제겐 하나뿐인 가족인 오라버니가 올해를 넘기지 못하실 거랍니다. 그런데도 저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게, 너무 분합니다."

 

인정하기 싫었던 부분을 내 입으로 말하고 나니 주체 못할 서러움이 밀려왔다.

내 앞에 있는 이가 황자라는 사실도 잊은 채로 내가 느끼는 감정을 모두 쏟아냈다.

무례할 법한 데도 정국 황자는 묵묵히 들어주다 내 등을 쓸어주었다.

 

"힘들겠네."

 "...죄송해요. 제가 주제 넘는 소리를."

 

담담한 투였지만 어쩐지 위로가 되는 것 같아 또 한 번 울컥했다.

 

"때로는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생각한다."

 

정국 황자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어째 꼬맹이 같았던 황자님이 오늘은 제법 어른스럽다.

얼룩진 눈가가 안쓰러웠는지 닦아주려 손을 뻗어오는 걸 거절했다. 나한테도 손수건이 있...

 

"어, 없다."

 

남준 황자가 선물로 준 천이 사라졌다. 품을 뒤적여보아도 없다. 이 와중에 어디서 잃어버린 거야, 또. 난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냐.

나중에 다시 찾아보아야겠다 다짐하는데, 허둥대는 나를 힐끔거리던 정국 황자가 내게 다 들리게끔 중얼거렸다. 눈이 퉁퉁 부었네, 못생겼어.

그의 뒷말에 도끼눈을 뜬 나는 입술을 살벌하게 실룩거리며 쏘아붙였다.

 

"뭐요?! 좋은 사람인 것 같다고 해주려 했더니!"

 

[방탄소년단/빙의글] 꽃의 연인 : 화양연화(花樣年華) 07 | 인스티즈

"아-이제야 그 때 그 여인 같네!"

 

정국 황자가 눈을 접으며 웃어보였다. 왈패 같은 게 더 좋다나 뭐라나. 바락바락 대드는 데도 뭐가 좋다고 계속 헤실거린다. 

 설마 그런 건가, 날 이렇게 대한 여자는 네가 처음...

 

"황자에게 이리 막 대하는 여인은 너 밖에 없을 거다."

 

마이 갓...

인소스러운 전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설레발이었지만) 나는 서둘러 선수를 쳤다.

 

"제, 제가! 이곳에 친, 그러니까 ''이 없어서 말입니다! 황자님이 ''처럼 친근하고 그렇더라고요! 아하하, 그래서 저도 모르게 실수도 많이 하고-!" 

 

먹혀라, 먹혀라, 먹혔나?

 슬쩍 눈치를 보니, 정국 황자는 조용히 '..벗'하고 중얼거린다.

먹힌 걸까?

 

"그래, 나는 관대하니 친히, 아미 너의 벗이 되어주겠다." 

 

헛기침을 한 황자가 아무렇지 않은 척 뒷짐을 지며 무게를 잡는 폼이 퍽 우습다.

볼을 발그레하게 붉히며 말하는데, 아직 어려서 그런가 표정을 못 숨기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귀여우니 봐줬다.

살짝 웃으며 정국 황자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아무튼 황자님, 말씀 정말 고마워요."

"무, 뭐?"

"힘이 될 수 있도록 오라버니 옆을 지켜드릴래요. 그럼 가볼게요!"

 

 또 다시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정국은 한참이나 멍하게 서 있다 부드러운 손의 감촉이 남아있는 제 손을 내려다보았다.

발그레했던 뺨이 점점 달아오르는 것 같다. 왜 이러지.

그리고 아미 처자는 왜 항상 힘들게 만나면 바람처럼 사라지는 건지. 아쉬운 마음에 입술을 비죽.

 

.

.

.

 

"호전되었다니 다행이구나."

 

화연을 다독인 남준이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든 혁을 보았다.

사람들을 전부 물렸는데도 보여야 할 이가 보이지 않음에 남준은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미는 어디에 있지?"

 

화연은 제 오라비가 분주한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쯤되면 둔한 치라도 눈치챌 수가 있다.

설마 남준 오라버니가....

 

"게 누구 있느냐."

"이 목소리는 윤기 오라버니?"

 

화연이 서둘러 문을 열자 여전히 냉한 얼굴의 윤기가 나타났다. 저도 모르게 움찔한 화연이 서둘러 몸을 추스리며 인사를 올렸다.

 

"형님이 여기엔 어쩐 일로..."

"매제가 병석에 있어 안부차 들린 것이 이상한가?"

 "그것은 아니지만..."

 

놀라워하는 남준 대신 화연이 대신 말했다. 서방님은 이제 막 잠에 빠져드신 차입니다. 다행히도 고비는 넘겼어요.

 윤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동자를 휙휙 굴렸다. 남준처럼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안 보이네. 그 천방지축."

"예?"

 

분명 어디서 질질 짜고 있을 것 같았는데 말이지.

또 찾아봐야하나 미간을 좁히며 진지하게 고민하던 윤기는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녀왔습니다!"

"쉿. 서방님께선 막 잠에 드셨다."

"아!"

 

아미의 등장에 황자들의 표정이 풀어졌다. 그것을 잡아낸 화연은 아무도 몰래 그들을 번갈아보았다.

 

"어? 2황자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네가 조반을 안 가져다주어 찾으러 왔다, 왜."

"언제는 그렇게 가라고 하셨으면서?"

"큼."

 

밉지 않게 윤기에게 눈을 흘긴 아미는 남준이 다가오자 표정을 밝게 했다.

 

"아미야, 어디 갔었느냐?"

"잠깐 바람 좀 쐬고 왔어요. 너무 답답해서."

 

남준은 붉어진 아미의 눈가를 보았으나 구태여 짚어내진 않았다.

대신 살짝 미소를 그리며 아미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슬쩍 정리해줄 뿐이었다. 그녀는 눈치채지 못한듯 싶지만.

 

그간에 아미는 간절히 기도했다.

오라버니가 부디 병석에서 일어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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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갈 수록 노잼이 되어가는건지...(울음)

봐주시는 여러분들 넘넘 감사해요ㅜ...ㅜ

암호닉 신청해주셨는데 빠지신 분들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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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노잼이라뇨 ㅠㅠㅠ 화양연화가 있어서 제 삶이 행복합니다ㅠㅅㅜ 오늘은 찌통이 아니었지만 세 황자가 여주에 대한 두근두근 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화였네요ㅠㅠ 다음편도 기대 할께요
7년 전
물뿌
감사합니다..ㅠㅠ쓰면서도 내용이 재밌는지 계속 생각하게 되네요ㅎㅎ!!
7년 전
독자2
어우유ㅓㅇ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방금 정주행했는데요.. 네. 사랑합니다. 우리 오래봐요ㅠㅠㅠㅠ어우워우우어우유ㅠㅠㅠㅠㅠ너무 좋습니다아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윤기]로 암호닉신청합니다ㅠㅠㅠㅠ
7년 전
물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ㅜㅠ저도 오래봤으면 해요><!!!
7년 전
비회원98.200
ㅠㅠㅠㅠㅠㅠㅠ너무재밌어요ㅠㅠㅠㅠㅠ[자몽해]로 암호닉신청해요!
7년 전
물뿌
이미 신청 되셨습니다!^^ 혹시 다른 분이라면 암호닉을 변경해주시길 바라요!
7년 전
독자3
뭉뭉이에여!!
오늘도 정말 재밌었어여~~노잼이라니 무슨 그런소리를?! 그럴리가요...ㅎㅎ너무 재밌어서 항상 기다리고 잇는데 오늘도 잘읽고가여 다음편도 기대할게영 감사합니다❤

7년 전
물뿌
뭉뭉님ㅜㅜ고맙습니당...늘 기다리고 찾아와주셔서 감사해요^^!
7년 전
독자4
정말 황자 한명한명 모두 매력이 철철 넘치네요
..ㅠㅠ

7년 전
독자5
정주행 중인 독자입니다!!!!!으헝렁허어어렁헝러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ㅜㅠ 친구됐네여ㅠㅜㅠㅜㅠㅠ
7년 전
비회원0.107
ㅠㅠ 아 다정한 말 건네주던 가족이 그러면 진짜ㅠㅠ
7년 전
독자6
이리 사랑스러운 여주를 어찌 안 아끼고 예뻐하지 아니할 수가 있겠나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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