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순간부터 너가 나한테 하는 짓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는게 한두개가 아니야.
내가 2월달에 꼬리뼈가 부러져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어. 2주동안이나 말이야.
근데 웃긴거 하나 알려줄까?? 우리 엄마도 매일마다 안 오셨는데, 얘가 우리 엄마보다 더 왔어.
그것도 매일마다 말이야. 학교 등교하듯이 매일매일 병문안을 와줬어.
[뭐 사다줄까]
[뭐 먹고 싶은거 없음?]
[자나]
먹고 싶은거 있다고 하면 다 사줘, '내가 입원 해봐서 아는데 입이 정말 심심하더라' 하고 양손에 검은 봉지 가득채워서 와줘,
'맨날 과자만 먹으면 안돼' 이러고 한날은 딸기랑 귤도 사다주고, '내가 먹고 싶어서 사옴' 이라면서 치킨도 사와서 같이 먹고..
너가 병문안 온다고 했을때, 혹시나 나한테서 냄새 날까봐 향수도 뿌려봤고, 감기 걸리지도 않았는데 마스크도 써봤어.
그런데 역시 환자는 환자더라. 머리도 잘하면 이틀에 한번 감고, 화장 안한 꾀죄죄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어.
그래서 너가 오는건 좋지만, 너가 오는게 부담스러워서 자는척도 해봤어.
불 끄고 눈 감고 자는척 하고 있는데 스르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불 끄고 눈 감고 있는걸 봤으면 나가야하는게 정상인데, 터벅터벅 너가 방으로 들어왔어.
난 속으로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어. 발 쪽에 앉는듯한 느낌이 들었어.
그렇게 가만히 앉아있다가 대체 언제 가는거지- 라고 생각이 들쯤, 너가 일어섰어.
그리고 얼굴쪽으로 가까이 다가와 의자를 꺼내서 앉았어. 놀란 마음에 두 눈을 꼭 감았어.
그렇게 한 몇분 있었을까. 너가 뭘하는지 너무 궁금해져서 살포시 실눈을 떴는데
아 너랑 눈이 마주쳤어. 이때까지 자는척 하는게 민망해서 그냥 눈 뜨고 자는게 습관인척 할려는데,
"속눈썹 흔들리는거 다 봤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