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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 화
* * * * *
남자는 매일같이 자리를 비웠다. 시간대는 들쑥날쑥했지만 그녀는 제 눈을 가린 천때문에 그 점은 알 수 없었고 단지 빠짐없이 외출한다는 것만 알았다.
치밀한 자답게 자리를 비울 때마다 그녀에게 약물을 적신 수건으로 가사상태에 빠뜨렸고 꼼짝없이 잠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체질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지 점점 적응이 되었고 깨어나는 시간도 빨라졌다.
남자도 그 사실을 알고 약물의 농도를 배로 올려 그녀를 기절시켰고 아주 긴 시간동안 잠들었으며 깨어난 후에는 극심한 두통이 일었다.
"끄응......"
오늘도 남자는 자리를 비웠으며 변함없이 그녀 또한 약물에 취해 의식을 잃고 있었다.
얼마정도의 시간이 경과되었을까. 그녀는 잠든 의식을 깨우기 시작했고 저도 모르게 얕은 신음을 흘렸다. 그러다가 제 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움추렸고 눈을 꼭 감고 다음의 처분을 기다렸다. 항상 그녀가 빨리 깨어나면 남자는 그녀의 수치심과 공포심을 자극했고 그것은 그녀를 몹시 괴롭게 하는 요인(要因) 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무의식적인 보호력으로 숨을 멈추고 남자의 행동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런데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도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었는데 예전의 기억 때문이었다.
그때의 기억은 지금 되살려 생각을 해봐도 소름끼치고 두렵기 짝이 없어서 그녀로서는 지우고 싶은 기억 중의 하나였다. 속으로 하나, 둘, 셋...서른, 서른하나...백스물여섯...천오십일곱...얼마나 긴 초단위를 헤아렸는지도 모를 엄청난 자릿수를 차지하는 숫자의 행렬(行列)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으음...."
한번 소리를 내어보고 귀를 기울였는데 조금의 기척도 없었고 더 크게 기침 또한 해봤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정말 남자는 없었으며 외출하고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고 그 한숨에는 지금까지 가져온 긴장(緊張)과 두려움, 안타까움 등 다양한 감정들이 담겨 있었다. 정신을 바짝 조이고 있었더니 목이 뻐근해져서 손을 뻗어 주무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양손은 밧줄에 묶여 꼼짝할 수 없었고 구속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자신의 처지가 너무 애처로와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한 순간의 눈 먼 사랑이 지옥 밑구덩이으로 갇히게 만들었고 모든 의욕조차 꺾어버렸다.
"흐읍..."
눈물이 났지만 참아야했다. 남자가 돌아온다면 조소(嘲笑)와 함께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조롱하며 짓밟을지도 몰랐다. 타인의 인격(人格), 아니 단순한 먹잇감의 인격을 존중할 인간도 아니거나와 충분히 유린(蹂躪)할 자격이 있는 최고 꼭대기에서 군림하는 포식자였으니까.
그래도 갓 성인의 문을 밟은지 얼마 안된 어린 여자였던지라 차오르기 시작하는 감정의 범람(汎濫)을 막을 수 없었고 뜨거운 눈물 방울을 뚝뚝 흘려대었다. 매트리스에 누워 고개를 저으며 머리를 문질렀고 나중에는 경기(驚氣) 일으키듯 격하게 고개짓을 하였다.
"흐윽...흐윽...하아...아?"
얼마나 세차게 고개짓하였는지 단단히 묶여 있던 천의 매듭이 느슨해졌다. 그녀는 더욱 흔들었고 결국 눈에 씌워진 천이 더욱 느슨해져 입술 아래로 내려왔다.
"하아...하아..."
두꺼운 검은 천 둘러싸여 제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현재 어느 곳에 있는지 파악할 수 없었던 그녀는 이번에 벗겨진 천때문에 모든 것을 시야에 넣을 수 있었다. 크고 예쁜 눈동자가 쉴세없이 굴려다녔고 반듯한 미간에 주름을 새겨넣으며 한숨과 미약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여긴...뭐하는 곳이지?"
남자에 의해 붙잡혀 끌려온 그녀가 머물렀던 공간은 몹시 메마른 곳이었다. 욕실을 제외하고 모든 공간이 하나로 트여진 원룸이지만 일반적인 원룸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었고 사람의 흔적은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는 하얀 공간(空間)이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모두 하앴고 한톨의 먼지조차 없는 무균실을 연상케하는 아니, 그보다 더 심한 결벽(潔癖)의 느낌까지 주는 장소였다. 그리고 분명 하얀 공간인데도 서늘하고 푸른 느낌을 주는 기묘한 곳이었다.
그녀는 꿈을 꾸는 것 같았다. 하얀 꿈에 갇혀 매일같이 농락당하는 기분 나쁘고 끔찍한 꿈을 아주 생경하게 꾸는 것 같았다.
분명 자신을 데려온 남자는 이곳에서 생활한 것이 분명한데 이토록 조금의 흔적도 없을 수가 있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심한 결벽증 환자라도 이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런 인물을 주변에서 접해보지 않은 그녀는 확언(確言)할 수 없었지만 일반 상식으로 생각했을 때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이 지금 눈앞에서 연출(演出)되고 있었다.
그녀가 이상한 공간에 정신 팔려 구경하고 있을 때 달칵하는 쇠음이 났고 매끄럽게 문이 열렸다. 그 문 틈 사이로 밖으로 나갔던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뭐하는거지?"
메마른 저음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를 후려쳤고 그녀는 기름칠되지 않아 녹슨 물건처럼 삐끄덕대는 목을 움직여 남자를 쳐다보았다.
의아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은 순식간에 두려움으로 탈바꿈하였고 사시떨듯 몸을 떨었으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깨물어진 입술에서 흘러나온 피때문에 씁쓸하고 역한 쇠맛이 혀를 자극했지만 그녀는 조금도 느낄 수 없었다.
남자는 웃었다. 썩어 문드러진 생선 눈알처럼 죽었던 그 눈이 아니라 어린 그녀를 유혹할 때처럼 생생함이 살아 있는 매력적인 눈빛을 담고 웃었다.
그 웃음은 무척 아름답기 짝이 없었으나 결코 상냥한 천사의 미소가 아니었다.
* * * * *
문을 열고 들어간 카페 안에서 들려온 명쾌한 목소리의 주인은 남자였는데 선하고 부드러운 외모가 매력적이었고 요즘 대세의 '훈남'이라는 호칭을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다래는 '오! 심봤다.'라는 생각을 하며 생긋생긋 웃었고 성용은 그다지 좋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그 남자에게 다가갔다.
"저기...실례합니다. 혹시 여기 카페 주인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만."
다래의 질문에 남자는 긍정의 대답을 내놓았다. 대답을 들은 다래는 품에서 신분증을 꺼내며 뒤이어 대답하려고 했지만 성용의 기습적인 끼어듬에 의해 예상치 못한 제지(制止)당했다. 끼어든 성용도 그렇게 기분 좋은 얼굴은 아니었고 현 상황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았다.
"형."
"네? 어? 어라...성용이잖아."
"형이...여기 주인이라고?"
"응. 그래. 와~ 반갑다. 오랜만이네."
"아...어. 그렇지...오랜만이지."
어쩐지 흘러가는 대화 내용은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다. 다래는 큰 눈을 또륵 굴리며 지금 상황을 파악하려고 애썼다.
혹시 아는 사인가? 아무래도 호칭을 봐도 그렇고 존댓말이 아니라 서로 반말로 편하게 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친분있어 보였으며 오랜만에 만나는 사이같았다. 성용의 표정이 밝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의 표정은 활짝 미소짓는 것을 보면 나쁜 관계는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동안 잘 지냈어?"
"어...그럭저럭. 형은? 커피같은 거 싫어했잖아."
"아, 맞아. 그런데 몇년 전에 어떤 계기로 좋아져서 본격적으로 배우고 가게까지 차리게 됐어. 사람 앞일이란 건 모르는게 맞나봐."
"그래...그렇지. 앞일이란 건..."
"크흠. 저~기~ 혹시 두 분 아는 사이인가요?"
이야기를 나누는 둘 사이에 슬그머니 끼어든 다래는 생긋 웃으며 은근슬쩍 물었다. 카페 주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간단히 '성용의 학교 선배'라고 말하며 빈 자리로 다래와 성용을 이끌었고 각자 의자에 앉자 정식으로 자기 소개를 했다.
이름은 이용대. 20대 후반의 남성으로 성용의 고등학교 선배였다. 다래가 추측한대로 친하게 잘 지내는 사이였고 최근 몇 년 사이 연락이 뜸한 것 외에는 아무 문제 없었다.
그리고 실종자 김소영의 단골 가게인 이곳 카페의 주인이기도 했다.
"음...다래씨? 두 분은 어떤 사이인가요? 여자친구?"
"엑? 무슨 그런 말씀을! 아니거든요! 동료에요. 동료."
"야...어째 기분 나쁘다? 그 말은 맞는데 너 은근 어조가 기분 나빠."
"뭐래는거에요. 흥."
"하하. 동료요? 그러고 보니 성용인 무슨 일 해?"
"아...그때문에 형 찾아온거야. 나 형사야."
"형사? 형사가 왜..."
"아! 그건 제가 말씀 드릴게요."
의아하게 쳐다보는 용대에게 다래가 손을 번쩍 들며 외쳤다. 성용을 쳐다보던 용대는 다래를 쳐다보았고 다래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이어서 말했다.
"크흠...정식으로 소개드릴게요. 강력반 형사 정다래라고 합니다. 제 옆의 성용선배는 제 바로 윗선배이고 같은 강력반 형사에요. 지금 저희가 맡고 있는 사건때문에 온건데 알고보니 성용 선배과 아는 사이셔서 미처 말씀 못드렸네요."
"아...그렇군요. 그럼 무슨 사건때문이죠?"
"음...정확한 말씀은 못드리겠지만...혹시 김소영씨라는 여성 분 아시나요?"
"김소영?"
"네. 이십대 초반 여성분인데 이곳 단골이라고 하더라구요. 예쁘고 날씬한데다 긴 생머리를 했구요."
"아...여기에 이십대 여성분들이 자주 찾아주셔서 잘 모르겠는데요."
"음...한번은 친구들이랑 여기에 왔다던데요. 기억 안나세요?"
"글쎄요..."
"원피스. 하얀 원피스에 꽃무늬 가디건. 그 옷을 입고 있었어. 형, 정말 모르겠어?"
"하얀 원피스? 음..."
다래의 말에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던 용대는 성용의 말에 다시 희미한 기억을 들춰내기 시작했다. 다래는 성용을 흘깃 쳐다보며 턱을 주억거렸다.
관심없는 척 대충대충 수사하면서도 핵심을 잘 잡아내는 사람이 성용이었고 그런 것을 아는 다래는 매사 그랬으면 좋겠다는 부질없는 바람을 더해보았다. 한참 생각하던 용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혀 모르겠다. 아, 잠시만...민수씨. 잠시만 여기 와볼래요?"
"사장님. 잠시만요."
갑자기 종업원을 부르는 용대가 궁금해서 성용은 왜 부르냐고 물었고 용대는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아, 내가 카페 주인이지만 커피 내리고 그러는 통에 거의 카운터 앞에 안서. 대부분 민수씨가 하거든. 가게가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 민수씨가 카운터나 서빙을 거의 다 하고 내가 카운터에 서는 건 드물어. 커피 내리거나 음료 만드느라 정신없으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안나는 것 보니까 그 여자분 본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
"그래요?"
"네. 아마 민수씨는 서빙이나 카운터에서 손님을 많이 맞으니까 기억할거에요."
"음..."
얼마 후 용대가 부른 종업원이 그들 곁으로 다가왔고 다래는 그 사람에게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혹시 김소영씨라는 여성분 아세요? 예쁘고 긴 생머리 가지신 여자분인데 여기 단골이시거든요."
"김소영...김소영...아! 기억나요. 커피 맛 좋다고 자주 오시거든요. 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안오시네요. 못해도 일주일에 3~4번은 오셨는데..."
"그럼 마지막 본 날이 언젠지 기억하시나요?"
"음...글쎄요. 아마도...제가 기억하기론 6월 초쯤에 보고 못본 것 같네요. 제가 이래봬도 사람 기억은 곧잘 하거든요."
"혹시 마지막으로 본 날에 하얀 원피스 입으셨는지도 기억나나요?"
"원피스? 원피스라...하얀 원피스...아, 그랬던 것 같네요. 음...가디건도 걸쳤던 것 같은데...아, 오해는 마세요. 예뻐서 일부러 기억하려던 면도 없잖아 있어서 그래요...헤헤."
예상치 못하게 종업원은 실종자에 대해 자세히 기억하는 편이었다.
실종자가 이곳 카페는 식사 후에 와서 커피를 친구들과 마신 후 멀티룸으로 가서 놀았기 때문에 별다른 것을 얻기 힘들 것 같았지만 손톱의 때만큼도 안나오는 증인이나 증거때문에 길거리의 길고양이의 발이라도 잡고 싶은게 형사들의 심정이었고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여기 카페에도 와본 것이었다.
"혹시 그날 평소 때와 다른 점이 있었나요?"
"음...아니요. 똑같았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와서 간단히 수다 떨고 계산하고 나갔거든요. 별다른 내용은 없었고...어디 놀러간다고 했던 것 같아요. 어딘지는 기억안나네요."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도움 주셔서 감사해요."
"뭘요...그럼 전 이만 가도 될까요?"
"네. 수고하세요."
종업원이 다시 일하러 갔고 그에게 탐문했던 다래를 한번 쳐다보고 제 앞에 있는 성용을 바라보며 용대가 말문을 열었다.
"다 된거야?"
"어? 여기서는 된 것 같네. 후우..."
"역시 여기서 얻은 건 없네요. 그래도 저분이 꽤 자세하게 기억해주셔서 좋았어요."
"맞아. 다른 사람들도 저만큼이면 좋을텐데...그러면 수사가 훨 쉬워질거다."
"뭐...도움도 못된 것 같은데 미안하네."
"아, 아니에요! 협조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다래 말 맞아. 고마워. 형."
"내가 뭘..."
딱히 얻어낸 성과가 없었지만 항상 그래왔기 때문에 무덤덤하게 성용과 다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이 일어나자 용대도 따라서 일어났고 짤막하게 인사하고 나가려는 성용의 팔을 붙잡았다. 용대가 팔을 붙잡자 성용은 움찔하며 그를 쳐다보았고 용대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연락없었지만 앞으로 연락하자. 또 와. 언제든 맛있는 커피 끓여줄게."
"아...알았어."
"여기. 연락처야. 가져가. 연락해. 알았지?"
"응...그럼 잘있어."
"그래. 너도. 다래씨도 잘가요."
"네에~ 실례많았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성용은 용대가 손에 쥐여준 가게명함을 잠시 내려다보고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앞서 걸어가는 다래 뒤따라 걸였다. 다래가 카페 문을 열기 전에 문이 확 열렸고 열린 문 사이로 한 남자가 들어섰다. 그 남자는 190cm를 육박하는 성용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뿐더러 훨씬 큰 키를 가졌는데 2미터쯤 되어 보였다.
커다란 남자는 문 손잡이를 미처 잡지 못하고 갑자기 열린 문때문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눈을 한 다래에게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Ah...I'm sorry. Are you OK?(아, 미안해요. 괜찮아요?)"
"아, 아, 네. 괜찮아요. I'm OK.(괜찮아요.)"
"아차, 한국어써야지. 다시 사과드릴게요. 사람 있는 줄 모르고 힘껏 열었네요."
"전 괜찮아요. 하하...갑자기 열려서 놀란 것 뿐이에요."
커다란 남자와 다래가 말을 나누는데 남자 뒤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큰 키와 덩치로 가려진 탓에 모습이 안보였던 것 뿐이었고 문 앞에 서서 쩔쩔매는 남자가 이상했는지 뒷 사람이 물어온 것이다.
"어? 쑨양씨. 무슨 문제 있어요?"
"아, 그게...제가 문을 힘껏 열어서 안에 있던 분이 놀라셨네요."
"어머...조심 좀 하지. 힘 자랑하는거에요?호호."
카페에 들어온 사람은 다름아닌 쑨양과 그의 동료들이었는데, 점심식사 후 입안 좀 헹굴 겸 후식 먹으러 온 것이고 동료 연구원들 중에서 자칭타칭 커피매니아가 있는데 이 카페 커피가 얼마나 맛있는지 아냐고 식사하는 내내 연설을 늘어놓는 통에 찾아온 것이었다.
다래는 쑨양에게 괜찮다며 가게를 떠났고 성용은 제 눈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하는 쑨양을 쏘아보듯이 쳐다보다가 뒤따라서 밖으로 나갔다.
카페가 있는 골목에서 빠져나와 대로변에 나온 성용은 옆에 있는 다래에게 말을 턱 던졌다.
"야. 다음은 또 어디야?"
"오늘은 여기까지."
"왜?"
"하아...멀티룸도 가야하는데 거기가 마침 오늘 휴무래요."
"뭐? 젠장..."
"보고서 정리하고 또 나오죠."
"귀찮아..."
"선배는 보고서 안쓰잖아요. 좀 써봐요."
"귀찮아."
"하아...청용 선배랑 자철 선배는 좀 얻으셨을래나 모르겠네요."
"행여나...자봉이 놈이 다 훼방 놓을거다."
별다른 성과없이 성용과 다래는 너털너털 힘없는 걸음으로 되돌아갔다. 앞길이 까마득해서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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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ㅠㅠ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혹시 저 안 잊으셨죠?ㅠㅠ 연말이 다가와서 부쩍 일이 많아졌고...저랑 같이 일하시는 분이 장기출장 가시는 바람에 그분의 업무까지 제가 맡아서 해서 짬을 낼 수가 없네요. 바쁩니다ㅠㅠ 저번에 약간 시간이 생겨 덧글의 답글 달아드리다 다시 바빠져서 못달아드렸던;;; 앞으로도 평일은 힘들고 주말에나 글을 써서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양해 부탁드려요ㅠㅠ.사담(클릭하실래요?)
이번 편에서 용대 선수가 짠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쑨양과 성용, 다래도 마주쳤네요^^
※ 오타 지적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