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뽀뽀야~~ 아니, 대체 어딨는거야.. 뽀뽀야! "
어쩌다보니 사람으로 변했다고 주장하는 뽀뽀와 해장국을 먹고 은근슬쩍 경찰서로 데려가 신고를 하려는데! 경찰서는 또 어떻게 알아본건지,
내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사라져 버린 뽀뽀. 강아지로 변신했다면 가뜩이나 작아서 찾기도 힘들텐데..
뽀뽀야! 신고 안 할테니까 제발 나와주겠니!
" 뽀뽀야!! 어딨는거야 정말... "
울상이 되려던 찰나에, 기둥 뒤에서 불쑥 나오는 인간 뽀뽀. 후.. 막상 또 이렇게 눈에 보이니까 화가 나지만, 그래도.. 지금은 안전이 우선이니깐.
" 야! 너 도대체 어딨던거야! "
" 숨어있었지! "
" 숨긴 왜 숨냐..! 내가 뭐. 너를 새우잡이한테 팔기라도 하게? "
" 나 경찰에 팔아먹으려고 했자나! "
뜨끔, 순간 당황해서 눈을 돌리며 애써 헛기침을 했다. 됐고, 집에나 가자. 나는 먼저 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그래.. 경찰에 신고는 조금 너무했나?
혼자서 양심에게 질문을 하며 아무 생각 없이 걷던 찰나!
" 어? 여주야~ "
" 어! 선배님! "
같은 동네에 살면서 내가 짝사랑하는 같은 과 보검선배..! 잠깐만, 내 뒤에 뽀뽀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어쩌지? 고개를 휙 돌려 뒤를 돌아봤는데..
.
.
또,
없다?
" 뭐야? 뒤에 뭐있어? "
" 에? 아, 아니에요 선배! 하하.. "
" 음.. 여주 뭔 일 있는건 아니지? 경찰서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
" 아~ 아니에요 선배! 그, 그냥 산책겸? 하하하- "
" 뭐야 그 어색한 웃음은 "
아... 정말 잘생겼다. 외모도 성적도 과탑할만해. 그렇게 보검선배와 정신없이 대화를 하던 도중 무언가 다리에 간질거린다..?
뽀뽀!
" 응? 너가 키우는 강아지야? "
" 아, 아아 네! "
" 우와~ 여주 강아지도 키워? "
후다닥- 뽀뽀를 안아들자 선배는 귀여운 뽀뽀의 고고한 자태에 손을 뻗는데, 왕! 하며 뽀뽀는 택도없는 경계를 하였다.
뽀뽀가 이렇게 공격적(?)인 모습은 처음이라 나도 살짝 흠칫했다.. 너, 이런애 아니잖아!
" 흠.. 내가 싫은건가? "
" 그럴리가요! 다시 한번 만져보세요 선배 "
뽀뽀의 입을 살짝 막으며 선배에게 가까이 들이미는데.. 으악! 손이 따끔- 하면서 순간 뽀뽀를 놓칠뻔 했다. 뭐야?
오른손을 보니 어느새 피가 나고있다! 뽀, 뽀뽀야 화난거니?
" 여주야 괜찮아?? "
선배는 내 손을 잡고 나에게 괜찮냐며 묻는데 은근히 뽀뽀한테 고맙기도 하다. 이렇게라도 선배랑 손을 잡을 수가 있어서...
아니 그나저나 이 뽀뽀놈은 왜 자꾸 아까부터 우는거야 방해되게..!
" 선배, 저 진짜 괜찮아요 하하..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
" 아, 내가 너무 오래 붙잡았나? 그래 피가 생각보다 많이 나니까 얼른 가서 치료해, 밴드랑 연고는 있지? "
" 그럼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선배! "
꾸벅- 인사를 하고 부리나케 자리를 떴다. 으아.. 얼굴 안 빨개졌었으면 좋겠다! 역시 보검선배는 너무 다정해...
" 주인 저 남자 좋아해? "
" 엄마야- 저기, 변할때 귀띔 좀... "
또 언제 저렇게 변한건지, 내 침대에 누워서 나를 올려다보는데.. 저기, 이 집 주인이신지.... 개팔자가 상팔자네 아주.
" 그래서어- 저 남자 좋아하냐구 "
" 아니 뭐.. 좋아할 것 까지야, 그냥 존경 하는거지.... "
" 존경? 그게 뭐야? 먹는거야? "
" 아 대충 그런게 있어 "
" 헉, 주인이 나를 귀찮아 한다! "
우씨,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뽀뽀자식.
...어쭈 뭐! 뭐뭐 한 대 치게?
" 아니 그나저나! 뽀뽀 너 암만 그래도 손가락을 물면 어떡해! "
" ...그건 주인 탓이야 "
" 이게 왜 내 탓이냐! 너가 물었으니까 너 잘못이지! "
" 우...우으 "
무언가 할 말이 있는가 했더니 입을 앙- 다물고 미간을 팍 찌푸리더니만 베란다를 보며 앉아버리는 뽀뽀.
시위라도 하는거냐...
" 에휴- "
한숨을 쉬며 연고와 밴드를 찾아 피가 멈춘 상처 위로 면봉에 연고를 묻혀 살살 바르다가, 따가운 감촉에 아야-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내 소리에 귀를 쫑긋하며 홱 소리가 나게 뒤돌아보는 뽀뽀. 빠르게 기어서 내 앞에 오더니
" 내가 깨문데가 아픈거야? "
" 당연하지. 너가 얼마나 세게 물었으면 이렇게 피가 나왔게? "
" 미.. 미아내 "
눈꼬리를 축 내려뜨리며 다친 손가락을 슬쩍 건드는 뽀뽀. 아픈 곳을 왜 콕콕 눌르는거야! 나도 모르게 움찔하는데,
아파서 움찔하는 나를 보고 더 놀라서 뒤로 물러나는 뽀뽀.
뭐야..
괜히 내가 나쁜 사람 된 것 같네.
" 그럼 주인이 나 용서해줘 "
" 아니.. 용서받을 만한 행동을 해야 용서해주지 "
" 왜애! 내가 미안하다고 했짜나 "
하, 그래. 이렇게나 당당히 용서를 구하는데 뭐... 안해줄수도 없고, 조금 어이없긴 하지만 봐준다 내가.
" 히히 고마워! "
내가 진심으로 용서를 해줬다고 생각한건지... 급 방긋 웃으며 내 침대위에 눕는다.
아니 저기요, 거긴 제 침대거든요...
" 흠냐- 너무 졸려... "
또 어느순간 강아지로 변한 뽀뽀는 내 침대 위에서 금새 잠에 빠져들었다. 강아지 뽀뽀는 너무나도 귀여운데.. 고놈의 인간 뽀뽀는..!
에휴-
나는 작은 손수건을 꺼내 뽀뽀에게 덮어주었다. 앞으로 잘 해줄테니깐 인간으로 변하는 일은 최대한 줄여줘, 알겠지?
" ..응? "
그렇게 마음의 소리가 끝난 후, 까똑- 하는 경쾌한 알람소리와 함께 메세지가 왔다.
[ 여주야, 잠깐 나올 수 있어? -보검선배 ]
헙..
보검선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