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eep
w.디알
"쟤 무섭다."
김유권은 아무래도 표지훈한테 단단히 겁을 먹은 듯 했다. 표지훈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 까지 작은 창문으로 보고 있다가 우지호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요 앞까지만 데려다 주면 안되? 마트 털리면 니가 물어줄래? 김유권은 원망스러운 눈으로 등을 떠미는 우지호를 흘기고는 털레털레 마트를 나갔다. 시간이 지나도 해가 늦게 져서 저녁시간 때 까지 꺄꺄거리며 놀다가 아직 여름도 아닌데 아이스크림을 찾으러 오는 꼬맹이가 많았다. 구여운 것 들, 너희도 크면 형 처럼 세상에 찌들게되. 우지호는 땀에 절은 천원짜리를 건네는 꼬맹이들 에게 웃기지도 않는 연민의 눈빛을 보냈다. 열시 정도가 되자 편의점 담배뚫기에 실패한 남학생들이 밖에서 하나 둘 씩 나와 마트 안 을 염탐하기 시작했다.민증없이 담배를 내가 거저 줄것같아? 우지호는 사실 쫄았지만 쫀티를 내지 않으려 험악하게 눈을 부라렸지만 이미 염탐을 하던 놈중 하나가 들어올 태세를 보이고 있었다. 아까 김유권 보내지 말 걸 그랬나? 엄마한테 전화할까? 아니면 표지훈? 표지훈이 좀 쎈캐 털고 그러면 안 올 것 같은데. 아니, 얘가 갑자기 왜 나오지…. 이윽고 문이 열리고 그래봐야 학생 이겠지만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놈이 들어와 우람한 체구를 과시하며 카운터 앞으로 섰다. 와, 시벌 존내 무섭네…. 놈은 목을 가다듬고 위협적인 말투로 담배를 주문하려했다.
"디스…."
그와 동시에 마트의 문이 시끄럽게 열렸다. 놈과 우지호의 시선이 모두 문 쪽 으로 쏠렸다. 박경이였다. 우지호는 멍청하게 박경이 너무 반가워서 벌떡 일어났다.
"박경!!!"
"뭐냐, 왜 전화 안 받아. 핸드폰은 뗀석기로 들고다니냐."
박경은 사촌동생을 등 뒤로 숨기고 카운터로 다가갔다. 놈은 생긴것과 다르게 새가슴 이였는지 박경이 갑작스레 들이닥치자 놀라서 얼른 마트를 나갔다. 오, 박경님!!! 우지호는 처음으로 박경에게 존경심을 느꼈다.
"너 왜 그래?"
"겨, 경님…."
이게 미쳤나. 박경이 혐오스러운 표정을 짓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까딱였다.
"왜 왔어,이렇게 늦었는데?"
"오늘 집에 가지마."
"뭐? 뭐, 왜?"
"이상한 생각하지마, 얘 때문에 그래."
"얘?"
박경의 뒤에서 숨어있던 사촌동생이 쭈뼛거리며 나왔다. 아, 얘 재작년 추석 때 였나 한 번 봤었는데. 우지호가 손을 흔들자 사촌동생은 폴더처럼 허리를 푹 꺾어 인사를 했다. 헐; 눈 앞에서 갑자기 사라진 상반신 때문에 우지호는 깜짝놀라 뒷걸음질 쳤다.
"요 놈이 집 나왔어. 잘 곳이 없어서 그런데 여기서 밤좀 새자."
"미쳤어, 집에는 가야지. 그럼 너는?"
"난 엄마한테 너네 집에서 잔다고 그랬는데."
"나,참…."
"미안해, 얘 재울곳이 없어서 여기 왔는데 좀 그러면 어쩔수없고."
"됐어, 뭘 또 나갈라고 그래. 들어와."
박경이 미안하다고 나오자 우지호는 마음이 약해져서 얼른 겹쳐 앉고있던 플라스틱 의자를 빼어줬다. 사촌동생은 둘의 눈치를 보다가 느릿느릿 의자에 앉았다. 추운 길거리가 아니였지만 가시방석 같았다. 박경도 사촌동생 옆에 앉으며 다시 우지호에게 미안하다 말했다. 아니,얘가 무안하게…. 갑자기 이상해진 분위기를 바꾸려 우지호는 무조건 아무말이나 쏟아냈다.
"아,방금!권이 왔다가 갔었는데!"
"권이?언제 갔는데?"
"여덟시 쯤에. 너가 만날사람 있다고 그래서 권이 데려왔는데 뭐, 그냥…생각나서…."
김유권의 말이 나오자 그제서야 박경이 표정을 풀고 반응을 했다. 그런데 아무말이나 뱉어서 대화의 요지가 이상해졌다. 손가락 끝 마디만 만지작 거릴뿐 더 꺼낼 말이 없었다. 아, 뭐 이러냐.
* * *
김유권은 속으로 빨간펜을 들어 우지호의 이름을 백번이고 천번이고 써댔다. 좀 만 데려다주지, 요즘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데. 이 나쁜놈이…. 가방끈을 꾹 잡고 사람들이 없는 골목길로 들어섰다. 전엔 고양이도 여럿 돌아다니던데 고양이는 커녕 쥐도 없고 하나 세워져있던 가로등까지 깜빡거렀다. 얼른 가고 싶어서 지름길로 온건데 그냥 큰 길로 나가야되나.방금보다 더 빨리 깜빡거리는 가로등 밑에 멈춰서서 김유권은 발을 동동 굴렀다. 큰 길로 다시 나가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기로 쭉 가면 가깝긴 한데 무섭고. 오분동안 안 그러던 손톱까지 물어 뜯다 결국 핸드폰을 꺼냈다. 전화번호부를 뒤지다가 쌩뚱 맞게 이민혁의 번호를 보고 숨이 탁트였다. 김유권은 바로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주변에서 안 살면 어떡해… 아니,것보다 아예 안받으면 또 오뜨카징?…어어어!받았다!"
-여보세요?
"형!저 유권인데요."
-응, 번호 저장되있어. 무슨일이야?
지적인 대학교 선배 st로 따듯하게 물어보는 이민혁의 목소리에 김유권은 활짝웃으며 말했다.
"아아, 형. 혹시 한남동 사세요?"
-응
"그럼 지금 시간있으세요? 제가요, 음… 어, 야맹증이 있어서요! 원래 이 시간에 잘 안나오는데 어쩌다 나오게 되서 지금 앞이 하나도 안 보이거든요?"
-뭐?
"아,그래서 혹시 나와주실수 있나 해서요…. 이 주변에 사는 애가 없어서요…. 집에 가야되는데…."
야맹증이 뭐야! 좀 더 그럴듯한 변명을 했어야지! 제 머리를 쥐어박으며 툴툴거렸다. 방금 뭐? 하고 물어봤는데 거짓말인거 티났나? 그래도 쪽팔리게 무서우니깐 데려오면 안되냐고 말하는 것 보다야, 뭐…. 상대편에선 대답이 없었다. 조바심이 난 김유권이 다시 물어보려는데 이민혁의 헛기침 소리가 났다. 숨을 죽이고 핸드폰에 귀를 댔다.
-그럼 지금 어디야?
"어, 올 수 있으세요? 여기 한남마트 지나고 육교 건너고 공원 넘어서 직진 했다가 인성학교 쪽에서 꺾어 두블럭 올라오면 나오는 주택 쭉 늘어진 길인데요."
-아, 거기? 알겠어. 조금만 기다려.
설명 KㅓK 같이 했는데 잘 오시려나.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결국 지지직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가로등 퓨즈가 나가버렸다. 순식간에 길이 온통 어두워졌다. 으, 진짜 야맹증있는 사람들은 어떡할까. 방금보다 더 무서워졌다. 무릎을 끌어안고 그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바람이 불면서 바닥에 떨어져있던 쓰레기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부산스럽게 긁히는 소리가 났다. 하필 이럴 때 예전에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 들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떤 여자가… 싸이코패쓰… 자살… 살인… 인신매매… 귀신… 병원에서… 죽고… 가위눌리고… 누가… 그랬더래… 저주… 장기적출…. 언제 들었는지도 가물가물한 이야기들 까지 짬뽕이 되서 누군가가 귀에다 대고 작게 속삭이듯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 순간 누군가가 김유권의 어깨 위에 손을 턱하고 얹었다. …민혁이형 인가? 쉽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무서워서 더욱 얼굴을 파묻자 어깨를 흔드는 손길이 느껴졌다.
"유권아?"
"미, 민혁이형이에요?"
"응.괜찮아?"
으으, 민혁이형 맞구나. 김유권은 고개를 들어 이민혁의 얼굴을 확인했다. 어두웠지만 이민혁 임이 확실했다. 저리는 다리를 겨우 펴서 일어서자 이민혁이 흙이 묻은 엉덩이를 털어줬다.
"집이 어디야?"
"베르디움이요."
"가자, 데려다줄게."
어두컴컴한 길을 걸으면서 이민혁은 김유권의 손을 꼭 잡았다.
"야맹증 있는데 밤에 길을 함부로 나오면 어떡해? 혹시 다음에도 늦을 때 여기 지날 일 있으면 나 불러."
야맹증 그런거 없는데. 그래도 김유권은 고갤 끄덕였다.
* * *
"아, 정한해 너 진짜!"
"미안하다니까. 그래도 그 쪽에서 먼저 거절했는데 내가 우야겠노?"
미안하다면서도 정한해는 얄밉게 생글생글 웃었다. 이태일이 보기엔 정한해는 일부러 과팅을 취소 시킨 것 같았다. 설마 내가 전에 과제 안 배끼고 지식 인 답변 고대로 복사해서 준 것 땜에 그런거면 할 말은 없지만 현대무용과 라면서, 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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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한 커플은 한번씩 짤리죠? 그러게요...이번엔 효일이 잘렸네요;;근데 전보단 진짜 조금 길어요... 눈치 못채시겠ㅈ뇨? 저도 쓰면서 그랬는데 드디어 더 크립이 10편까지 지나면서 마의 40kb를 넘었네요 오호로로호로로로로로로롤롤로로로로로1!!!!!저 36kb가 가장 길었그든요,,오예 오ㅖ 이게 제 처음 연재작이라는게 존읏매우좋네요 흐그흑버흐거흡 근데 범권 왜저럼 흐비ㅏㅎ;뱌ㅓㅏ;ㅎ죄송함다 이런 똥을 자꾸 드리다니....흐이ㅏㅁ;랴ㅓ;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