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열] 천만번째 남자 |
19.
'그남자는 마음이 상당히 아플거에요, 정작 뒤에서 받쳐준건 그남자인데 다른남자한테 눈이나 팔고있고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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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을 막 마치고 수척해진 얼굴로 우현이 자고있는 성열의 등을 살짝 흔들었다. 성열은 눈이 빨개져 입을 한번 쓸듯이 닦으며 일어났고, 우현은 또한번 머리를 쓰다듬었다.
성열이 꾸벅 인사를 하고선 녹음실을 나갔고, 우현은 나가려다 연필과 함께 책상에 덩그러니 남겨져있는 종이를 집어들어 한글자 한글자 차례차례 읊었다.
우현의 표정은 조금 서글퍼졌다. 어설픈 웃음과 함께 종이를 다시 자리에 내려놓은채 발걸음이 무겁게 녹음실을 빠져나갔다.
성열은 괜히 괘씸한 엘의 행동에 카톡에 분노를 담아 보냈고, 머지않아 답은 칼답으로 왔다. 엘과 연락하면 좋은게 전화하면 바로 받고, 메세지보면 바로보내고, 부재중전화 뜨게하면 바로 전화오고, 아주 편한존재란 말이지. 한번 풉 웃다가 카톡을 확인했다.
이게 진짜 못하는 말이없어..얼굴이 확 화끈거려진 성열은 잠바에 달린 모자를 쓰고선 괜시리 뜨거워지는 볼을 한손으로 잡았다.
- [아 맞다, 데려다줄려고 했는데 밖에 춥잖아 혼자 걸어가는거? -엘]
[응, 오늘은 택시비를 못가져왔네]
- [지금 나갈까? 너 추운데 누가잡아가면 어떻게해 -엘]
- [집에가면 꼭 전화해, 나기다릴꺼야 안그럼 지금 전화해도되 -엘]
성열은 손이 시려워 주머니안에 핸드폰을 넣고 입김을 불며 집으로 향했다. 요즘따라 겨울이 더 가까이 다가오듯 날씨가 추워져 성열의 몸을 으스스 떨게 만들었다. 몸을 껴안듯 감싸며 집에 들어왔을땐 아무도없는듯 집안이 깜깜했다. 이상하다, 원래 이시간엔 이성종이 들어와있어야되는데..혹시 자나 싶어 불을 켜봐도 찬 공기만이 성열을 반겨주었다. 그것도 잠시 성열은 아차했다, 내용을 썼던 그 종이를 책상위에 두고왔다. 머리를 한대 콩 치고선 시무룩한 표정으로 다시 방에 기어들어가 하나하나 생각하며 적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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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세요"
성종이 명수의 말을 들을것도 없이 전화를 끊어버리고 다시 술이 담긴 술잔에 시선이 향하며 그대로 들이켰다. 다시 술을 잔에 따르며 혼자 중얼거렸다.
두 남자가 성종의 자리에 앉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베시시 웃는 성종을 주시하며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우리 2차갈까? 술 더 맛있는걸로 사줄게"
"..."
"2차로 맛있는 술 사줄게, 우리랑 가자"
"잠깐 그애 얼굴좀 보자, 날 불렀던 버르장머리없는놈이 이자리에없네"
다.
"버르장머리없는놈이 여기있네"
"손대면, 넌 그즉시 끝날줄알아, 이 손목놔"
"형, 여기 가로등 근처인데..데리러와줄수 있어..?"
"넌 지금 내가 이러는데 잠이오냐?"
"다시갈게, 성열아 제대로"
성열은 아침부터 녹음실에 와서 목을 대충 풀곤 녹음을 시작하는데 좀처럼 잘 되지 않았다. 벌써 몇시간째 잡아놓고 있는지, 우현의 입에서 잠시만 쉬었다 하자는 얘기가 세네번은 흘러나온것 같다. 어젯밤에 이성종 혼자 술을 처먹고 들어와서 바로 바닥에 뻗어버리는 바람에 챙겨주고 재우느라 꼴딱 밤을 지새웠다. 그래서 인지 컨디션이 좀처럼 따라주지않았다.
무엇보다 성종은 둘째치고 신경이 쓰였던건 엘의 연락이였다. 아침마다 늘 카톡을 넣어주는 녀석인데 오늘은 연습실을 도둑고양이처럼 훔쳐봐도 모습이 보이지 않고, 연락조차 없어 걱정되서 좀처럼 집중도 되지 않았다. 우현은 계속 혼을 내는데도 정신을 못차리는 성열을 보며 미간을 꾸욱 짚었고, 결국엔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성열은 우현이 박차고 나간후에 머리를 꾹 쥐며 핸드폰을 훑었지만 여전히 연락이 없다. 잠시후, 열을 식히고 온 우현이 들어오고 성열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노래하기 싫어?"
"언제는 부르는게 절실하다며, 지금 이게 절실하다는 사람의 태도야?"
"노래 내는거, 미루자, 니 그 산만한 정신상태로는 녹음하기 글렀어"
"우현이형.."
우현의 말한마디로 성열의 노래녹음은 미루어졌고, 쾅 하는 문소리와함께 우현이 나가자마자 핸드폰을 꾹 쥐며 애써 눈물을 삼켰다. 누구는 연락도 안되고 사람 혼 다 빼놓고 노래도 못하게 망쳐놨으면서 전화도 안받고..엘 나쁜새끼..성열만 남은 텅빈 녹음실에서 성열은 덩그라니 서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다가 잠시후 무의식적으로 몸을 일으켜 녹음실을 나와 연습실을 뒤적거리듯 엘을 찾아다녔다. 결과는 딱봐도 뻔했듯 엘은 연습실 그 어딘가에도 없었다.
"어제 무슨일 있었는지 말안할거야? 갈비뼈 골절이 뭐야 지금! 컴백날짜가 이제 얼마안남았는데!"
"지금 당장 무리도 하면 안되고, 연습도 안되잖아"
"형 왜 벌써 들어와?"
우현의 표정은 상당히 굳어 화난듯 안면에 힘이 가해져있었다. 화가나면 가장 무섭기로 소문난 우현에 명수는 꼼짝없이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엘아 자지말고 일어나!!!!'
처음엔 장난스러운 문자로 시작되었다.
'야 이 똘추야, 전화받아 좀'
'엘아,..집중이 안돼'
마지막 문자가 명수의 가슴을 후볐다. 그렇게 노래녹음한다고 좋다고 웃으며 기뻐한 이성열의 어제의 표정이 생생했는데, 한순간에 자신때문에 미뤄지다니, 명수는 옆에 있는 쇼파에 얼굴을 묻었다. 쇼파에 몸을 기댔을때 붕대로 어떻게든 붙여놓으려는 갈비뼈에 통증이 또 느껴졌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시간, 누군가는 핸드폰을 붙잡으며 누군가의 연락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눈물로 바닥을 적셨고, 또 다른 누군가는 누군가의 단호한 한마디에 이불속에 얼굴을 묻고 몸을 떨며 미안함의 눈물을 흘렸다.
우현 역시 연습하고 땀에 젖은 몸을 씻궈낼때 눈을 꾹 감았다. 왜 하필 그때 성열의 모습이 화가나서 극단적인 선택을 내렸는지에 대해, 왜 김명수를 애타게 기다리는 눈빛으로 제 모습을 보는거였는지, 물이 뚝뚝 흘러내리는 손으로 주먹을 꾹 쥐었다. 더불어 입술을 깨물었다. 녹음실에서 나갈려고 할때의 이성열의 표정을 보지 말았어야했다. 나가고 나서도 텅빈 녹음실에 홀로 서서 핸드폰을 쥐고 고개를 숙이는 녀석의 모습이 연달아 거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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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대들! 억 제가 너무 늦게왔져ㅠㅠㅠㅠ엉엉...어제 쓰겠다고 했는데 피곤해서 그냥 디비자버린!
그대들에게 너무 늦게 알려주면 기다릴거같아서 미리 말씀 하나올릴게요ㅠㅠ
제가 이번주말부터 개인적인사정으로 일주일정도 연재를 못할거같아요ㅠㅠ...정확히 이번주 일요일부터죠ㅠㅠ...
그대신 이틀에 한번꼴로 올라오던(?) 글을 하루에 한번씩 올리려고 합니다..!!!!최대한 맞춰서 올리려구요..흙...
닭똥같은 머리를 그대들을 위해서 굴리렵니다!!!!!!!...천남이 참 타이밍안맞게 굴고 좋네요 그쵸?..그대들이 갑자기 알려주고 확 없어지면
기다리실까봐 미리말씀드려요ㅠㅠ..이번주까지는 살아있습니다!!!!...흐어..너무 늦어서 죄송하구여
댓글 늘 감사합니다..ㅠ0ㅠ엉엉!!!!!!!!!!!!!..다음주 금요일쯤에 찾아뵐수있으니까 쵸큼만 기다려줘요!
근데 말하는거보면 참 지금 헤어지는거같고 좋군요.^0^ 지금은 아니니까 걱정노노~ 이번주 일요일부터!에여!!!!!!!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