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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망상] 13월의 봄: 그림자 게임 02 | 인스티즈

 

 

재생하고 보셔요'0'! 

 

성용은 눈을 감은 채 옅은 호흡만 내뱉고 있는 ㅇㅇ의 머릿결을 쓰다듬어주었다. 이 아이를 처음 데려왔을 때는…. 그 녀석이 이 아이를 물고는 울고 있었다. 피를 먹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헛된 욕망 같은 것으로 이 아이를 문 것 같지는 않았다. 그 녀석은 이 아이를 살려달라고 했었다. 뱀파이어가 되면 이 아이가 안전할 것이라고, 그렇게 말했었다. 성용은 제 머리를 이리저리 헝크러뜨렸다. ㅇㅇ이 뱀파이어가 되면 ㅇㅇ이 안전해진다? 그 녀석은 그 말을 남기고는 이 아이의 볼에 키스를 해준 뒤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 아이, 뱀파이어가 먹고 싶게 생겨먹었다. 여리여리하고 매혹적이다. 거기다가 순수한 핏내까지. 뱀파이어들이 가장 좋아하는 피를 가졌다. 그 녀석은 나름대로, 이 아이를 지킨 것이다. 차라리 다른 뱀파이어에게 물려 피 없는 시체로 발견될 바에야 뱀파이어가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쯤 이 아이는 제 기억을 되찾고 있을 것이다. 입으로 기운을 불어 넣었으니, 그 기운으로 기억을 짜맞출 수 있을 것이다. 이 아이는 그 녀석을 기억할까. 의식을 잃은 아이의 손을 냅다 잡아주었다. 이 아이가 지금 얼마나 혼란스러울 지는 성용 저도 잘 아니까. 명보가 성용을 돌보아주었을 때의 기억을 살려 이 아이를 돌보면 되는 것이다. 지금 성용 저가 이 아이를 돌보아주는 것은, 동정심과 그 아이의 부탁과 호기심. 그것이 다였다. 괜히 엮이고 싶지 않았다.

 

성용은 다시 한 번 ㅇㅇ의 머릿결을 쓰다듬어주었다. 동정심. 그 아이의 부탁. 호기심. 엮이고 싶지 않다.

 

 

 

 

 

13월의 봄-그림자 게임-

w. 리벤

 

 

 

 

 

태환은 연아의 집 대문을 쾅쾅 두드렸다. 두려움에 젖어 도와주세요, 태환씨… 하는 연아의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허겁지겁 차를 몰아 이 곳까지 왔다. 벨을 여러 번 누르고 문을 다시 쾅쾅 쳤다. 연아씨, 안에 있어요? 연아씨! 문 좀 열어줘요, 들어갈게! 태환의 손이 벌개졌다. 왠지 모를 위급함과 불안함이 태환을 쫓아오는 것 같아 한 번 더 연아씨! 하고 소리쳤다. 안에서 다다다닥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삐-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재빨리 들어와 문을 닫고는 태환은 연아부터 확인했다. 눈물 가득한 얼굴.

 

 

 

"괜찮아요? 나 진짜 걱정되서 죽는 줄 알았어요. 연아씨는 괜찮은 거죠? 어디 다친 덴 없…."

 

 

 

연아가 태환의 품을 파고들었다. 태환의 머릿속이 정지된 것 같았다. 훌쩍거리는 연아의 울음소리와 와이셔츠를 적시는 눈물 탓에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무의식적으로 태환은 연아의 등에 손을 올려 토닥여주었다. 그녀의 몸이 덜덜 떨리다가 한순간에 힘이 빠졌다. 태환은 그녀를 재빨리 잡아 그의 가슴팍에 기대었다. 탈진한 듯 싶었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뭉실뭉실 피어났다. 정신 차리자, 박태환. 김연아는 너한테 그런 존재가 아니잖아.

 

태환은 풀썩 쓰러져 탈진한 연아를 안아올려 침대에 눕혀주었다. 핏기 없는 얼굴. 매혹적인 얼굴과 함께 여리여리한 몸. 태환은 연아의 얼굴을 슬쩍 쓸어보았다. 자꾸만 느껴지는 핏내때문에 죽을 것만 같았다. 연아의 하얗고 작은 손 끄트머리에 피가 맺혀있었다. 태환은 그 손을 잡아들어 입 안으로 갖다대었다. …시발, 괜히 먹었나. 들어난 연아의 목에 이를 들이댔다가 눈을 길게 감았다가 떴다. 절제하느라 나오는 윽, 하는 옅은 신음소리와 함께 태환은 주먹을 꽉 쥐었다. 옅은 핏내. 하얀 피부. 연신 욕이 나오는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연아를 제대로 눕혀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고는 옆에 턱하니 걸터앉았다. 벽에 걸린 연아와 동생의 사진. 아... 이대훈이 말한 그 앤가. 여리여리하고 무언가 매혹적인 것은 연아와 같았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연아의 동생. 라디오에서 들려오던 뉴스 앵커의 말로는 핏자국은 있는데 시체는 없다고 했다. 태환은 다시 눈을 감았다. 설마, 하는 불길한 예감. 태환은 고개를 주억거리다 연아를 다시 쳐다보았다. 아, 진짜 먹고 싶게 생겼네. 얼굴에서부터 순수한 끼가 나타나는 것이, 그 피는 얼마나 달콤할까, 얼마나 순수할까 벌써부터 흥분감으로 태환의 몸이 뜨거워졌다.

 

제발, 살아있어라. 아니, 그렇게 저가 만들리라 결심했다. 연아를 노리던 것들을 제거한 것도 모두 저였으니. 승리자도 저일 거라고, 태환은 그리 확신했다.

 

 

 

 

 

13월의 봄-그림자 게임-

w. 리벤

 

 

 

 

 

ㅇㅇ이 의식을 찾았다. 성용은 옆에 쭈그려 앉아 힘 없이 잡고 있던 손에 다시 힘을 꽈악 주었다. …기억이 났어? 하고 물으니 ㅇㅇ은 얼굴을 푹 숙여버렸다. 대답을 기대한 것도 아니고, 제 소개나 해야될 것 같아 기성용, 내 이름-하고 이름을 말해주었다. ㅇㅇ의 눈동자가 꽤나 혼란스럽게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성용은 다시 한 번 ㅇㅇ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눈동자가 탁해지는 것이 아까 불어 넣었던 기운이 다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번에 또 의식을 잃으면 며칠동안 계속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ㅇㅇ은 기력이 약해져 있었다. 피를… 마시게 해야 하나. 명보는 줄곧 성용이 다치고 오는 날에 피를 먹이곤 했다. 꾸역꾸역 삼키기는 했으나 먹고 나면 씻은 듯이 낫으니, 이 아이에게도 먹여야겠다고 성용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골골 대는 것보다야 낫지. 성용은 일어나 마실 것을 내오겠다, 하고 부엌을 향했다.

 

냉장고를 여니 모아둔 피가 다섯 팩 뿐이었다. 다시 이용대한테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성용은 피 한 팩을 꺼내었다. 이용대 그 자식은 잘 지낼런지 몰라. 피를 공급해주는 놈들 중에는 가장 나은 놈이었다. 피 공급자들은 대개 권력을 위해서 뱀파이어에게 피를 공급해주면서 윤리를 팔아먹고는 했는데 이용대는 그것이 아니었다. 자기 동생이 뱀파이어가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짓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인간 치고는 꽤나 도덕적인 놈이다. 성용이 믿고 있는 유일한 인간이었다. 성용은 유리잔을 꺼내어 피 팩의 반을 따랐다. 아까부터 풍기는 ㅇㅇ의 핏내에 성용은 연신 허기짐을 느끼고 있었다. 남은 피를 꿀꺽꿀꺽 마셔버리고는 싱크대에 피 팩을 버려두었다. 물을 틀어 입술을 쓰윽 닦고는 피가 담긴 유리잔을 쟁반에 담아 그 아이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왜, 어디 불편해?"

 

 

그 아이가 낑낑거리며 침대보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아니요…, 하고 여린 목소리로 소근거린 뒤에 침대에서 벗어나더니 풀썩 주저앉았다. 그대로 다리를 확인하더니 흐읍, 하며 숨을 들이키며 ㅇㅇ은 성용 저를 쳐다보았다. 성용은 꼭 저의 과거를 보는 것 같았다. 명보가 뱀파이어에게 물려 괴로워하고 있는 저를 데리고 왔을 때를 보는 것 같은…, 데쟈뷰라고나 할까.

 

 

"일어나지 마…. 너 환자야, 피 없는."

 

 

성용은 다시 한 번 흐읍하는 ㅇㅇ을 안아들어 침대에 조심히 눕혔다. 머엉해진 ㅇㅇ에게 아까 놓아둔 유리잔을 들고 와 숟가락으로 ㅇㅇ의 입 속에 피를 밀어넣었다. 역시나 입에 머금고 몇 초 뒤 웨엑, 하는 소리와 함께 피를 뱉어냈다. 성용은 가만히 지켜보다가 ㅇㅇ의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기력이 다 빠졌는지 ㅇㅇ은 이불 위로 늘어졌다. 성용이 다시 한 번 피가 담긴 숟가락을 들이밀자 ㅇㅇ은 입을 꼭 다물어버렸다. 목끝까지 차는 안타까움에 성용은 ㅇㅇ을 거칠게 일으켜 다시 눕혔다.

 

 

"이것도 싫으면, 뭐, 내가 너 안기라도 하라는 거야?"

 

 

표정을 일그러졌다. 성용은 화를 꾹꾹 집어삼켰다. 저도 그랬으니, ㅇㅇ 이 아이도 그렇다 생각했다. 먹어, 제발. 성용은 다시 숟가락을 들어 액체를 입안에 흘려보냈다. ㅇㅇ은 꾸역꾸역 구역질과 함께 피를 삼키고 있었다. 참아내. 참아내지 않으면 아프니까. 성용은 속으로 그렇게 말해주었다. 힘겹게 피를 삼키던 ㅇㅇ은 알 이즈 웰… 하는 소리를 내뱉었다. 목 쉰 소리가 ㅇㅇ의 입을 맴돌았다. 성용은 한숨을 쉬며 ㅇㅇ을 눕혀주고는 이불을 목끝까지 올려주었다. 다시 자고 일어나면, 힘이 좀 날 거야. 성용은 다시 옆에 턱-하고 걸터앉아 볼에 입을 갖다대었다. 굿나잇.

 

 

 

 

겨우겨우 썼어요, 슬럼프 이겨내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화이팅!

홀수편은 ㅇㅇ이랑 연아 시점, 짝수편은 태환이랑 성용이 시점일 것 같아요.

시점이 다양하니까 꼭 맞춰 와주셔야 돼요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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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끄어ㅠㅠ기성용하투뿅이에요ㅠㅠ진쨔느무좋아요...ㅠㅠ
11년 전
독자2
포프리에요 아진짜재밋어요....항상작가님기다린답니당♥
11년 전
독자3
으어ㅠㅠㅠㅠ잘보고갑니다ㅠㅠㅠㅠ좋아요ㅠㅠㅠㅠㅠ저아몬드로암호닉신청하고가도되나요...?잘읽고갑니다ㅠㅠ
11년 전
독자4
기식빵식빵이에요ㅠㅠㅠ대박ㅋㅋㅋㅋ기다렸엉
11년 전
독자5
오오미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ㅠ저 암호닉 신청해도 되나요??구자농민 입니당ㅠㅠ브금이 정말 적절한것 같아요bb
11년 전
독자6
마카롱으로 암호닉 신청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자까님 사랑해요!!!
담편도 기대할게요 ㅎ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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