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나 좋아해? " 윤기는 여주의 모습을 눈으로 훓었다. 별 의도는 없었다. 그저 여주를 만난 뒤로 생긴 일종의 습관이였다. 피곤한지 붉어진 눈으로 한 손에는 커피를 들었다. 여주의 질문은 꽤나 당돌했다. 원래 모든일에 자신감있는 여자인줄은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윤기는 그런 여주의 모습을 좋아했다. " 어 " 복도 끝 당직실, 둘을 빼곤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윤기의 낮은 목소리가 울렸다. 제 아무리 여주라지만 그녀도 수줍음 많은 여자였다. 벌개진 얼굴로 윤기를 가만히 올려다봤다. " 좀 됐어. 좋아한지 " " ... " " 너 실습한다고 가운입고 머리묶었던 날, 기억나지? " 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이라면 잊을 수가 없다. 윤기가 처음으로 절 예쁘다며 칭찬했던 날이였으니까. 여자한테 칭찬은 커녕 말도 안걸던 윤기가 같은 의예과지만 초면과 다를바 없는 저에게 대뜸와서는 예쁘다는데 잊을 수가 있나. " 그때 너한테 반했던거 같아 " 남중남고를 나와 남초 의예과를 나온 윤기에게 여주는 유일한 핑크빛이였다. 고백이라고는 고작 반했다고 밖에 말 못하는 윤기를 여주는 그저 웃으며 바라봤다. " 왜 반했는데? " " 어,어? " " 왜 반했냐고- " 장난섞인 말에 윤기는 당황했다. 반한걸 반했다고 한건데 왜 반했다고 하면 어떡하지. 눈을 도륵도륵 굴리는 그 순간, " ... " " ... " 여주가 저에게 입을 맞췄다. 입을 맞췄다고 표현하기도 뭐할만큼 그저 입술을 갖다댄 정도였다. 윤기가 피식 하고 웃자 여주도 따라 웃었다. 이 분위기와 공기가 간지러웠다. 여주는 까치발을 든 발을 내리고 윤기를 꼭 안았다. 이제 네 놈이 내꺼구나! 여주의 말에 윤기가 퍽 웃었다. 그래 너꺼다. 윤기는 제 품에 쏙 들어오는 여주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 아 근데 " " 응? " " 너 그 나이 먹고 배운 키스가 그거냐? " 윤기의 말에 여주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이자식이... 뭐가 좋은지 아까부터 웃기만하는 윤기를 노려봤다. " 야 내가 실전파가 아니라 이론파라 그ㄹ, " 여주는 더이상 입을 못떼고는 얼어붙었다. 윤기의 입술에 제 입이 막혀버렸다. 부드럽게 절 감아오는 느낌에 여주가 눈을 감았다. 새벽 어스름한 시간, 직장인 병원에서 그것도 대학친구랑 이러고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여주는 윤기의 목에 팔을 감았다. 저를 받아오는 손길에 윤기가 여주의 허리를 감쌌다. " 사랑해 " 거친 호흡으로 뱉은 말이 꽤 달콤했다. 나도. 여주가 대답했다. 지금 이 사랑이 끝끝내 달기를. 둘은 소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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