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달달한 아이들 - 간질간질
[전정국] 체육관 연하남
Round 3
첫날부터 너무하시는 거 아닌가요?
지금 내 몸에서 흐르는 이것이 땀인지 눈물인지 나도 모를 지경이다.
정신이 없었다. 지금 이 기분을 말로 표현해보자면 갑자기 지나가던 사람에게 뺨을 맞고 길거리에 주저앉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한마디로, 죽을 만큼 힘들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시작한 윗몸 일으키기는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분명 멀쩡하게 시작한 것 같은데 열을 세기도 전에 더 이상은 못 하겠다며 포기를 외쳤다.
" 아 진짜 더는 못해요. 누가 몸에 돌 매달아 놓은 것 같다니까요? "
" 그럼 조금 쉬고 있어요. 3분만 쉽시다. "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매트에 누워 눈을 감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물이라도 마셨으면 좋겠는데.. 지금 당장은 다리가 너무 후들거려 움직일 수조차 없을 것 같다.
누구라도 좋으니 물 한 컵만 가져다주면 소원이 없겠는데.
의미 없는 숨 고르기가 계속될 무렵, 누군가의 발소리가 내 쪽을 향해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현재 체육관 안에 있는 사람 다섯.
그중에 나를 제외한 나머지 네 사람이 후보다.
첫 번째, 관장님. 가장 가능성이 큰 인물이다. 근데 벌써 3분이 지났나?
두 번째, 런닝머신 위에서 뛰고 계시던 아주머니. 아직 종료 버튼 소리가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 탈락.
세 번째, 옆 동 사는 초등학생 꼬마. 내가 복근 운동을 시작할 즈음 샤워실로 들어가는 걸 봤기 때문에 후보 탈락.
마지막, 전정국. 가장 가능성이 없는 인물이지.
감은 눈 사이로 들어오던 빛이 누군가의 그림자에 의해 완전히 차단되고, 나는 눈을 천천히 떴다.
놀랍게도 답은 전정국이었다.
" ... 저기, 이거. "
" 네?"
" 힘들어 보이셔서 물 좀 떠왔어요. 막 다리가 떨리고 그러죠? 저도 첫날에 그랬는데. "
" 아.. 네. 감사해요. "
" 말 편하게 하셔도 되는데. 대학생, 맞죠? 그럼 누나네. "
" 그래도.. "
" 친해지고 싶어서요. 그동안은 체육관에서 얘기할 사람이 없어서 심심했거든요. "
제가 낯을 심하게 가리긴 하는데.. 오늘 아니면 말 못 걸 것 같아서.
아 근데 오해는 하지 마세요! 저 이상한 애 아니니까..
쑥스러운지 괜히 머리만 긁적이던 전정국은 내가 컵을 받아들자 재빨리 제 자리로 돌아갔다.
엄마?
나 오늘 전정국이랑 얘기했어요. 심지어 전정국이 먼저 말을 걸었다니까?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김칫국 마시는 걸수도 있는데, 어쩌면 딸 인생에도 봄날이 올지 몰라요.
심각한 운동부족인 탓인지, 아니면 한여름인 탓인지 겨우 한 시간 설렁설렁했는데도 온몸이 땀범벅이었다.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찝찝해 샤워실로 들어가 간단하게 몸을 씻고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복숭아 향이 좋아 항상 들고 다니는 바디 미스트까지 살짝 흔든 후에 뿌려주고 체육관을 나서는 길.
천천히 걷는 습관 탓일까.
체육관 입구와 엘리베이터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음에도 그곳에 닿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내가 그 앞에 도착했을 무렵 딸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체육관 문이 다시 열렸다.
나이스 타이밍.
유행이 지난 검정 바람막이를 걸친 전정국이 헉헉거리며 뛰어오자마자 엘레베이터의 문이 열렸고,
5층에서 1층까지 내려가는 동안 그 좁은 공간 안에선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늦어서 죄송해요! |
늦은 주제에 짧기까지 하네요..ㅁ7ㅁ8 죄송해요 ㅠㅠ 변명을 해보자면 정말 바쁜 하루하루였답니다..ㅠㅠ 그래도 이제 드디어!!!!!!!!!!!지긋지긋한 혐생이 끝났습니다 이젠 자주자주 올게요. 항상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해요^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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