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남고 오빠 이석민 X 옆 여고 너봉 上
이른 아침 7시 13분.
어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를 가기 위해 꿈뻑거리는 눈을 비비며 교통카드를 태그하자 ' 감사합니다. ' 라는 안내원의 목소리.
뭐, 항상 듣는 거지만 기분은 좋은 것 같다.
습관적으로 아무렇게나 엉켜있던 이어폰을 주머니에서 꺼내 귀에 꽂고 여러 장르의 노래를 들었다.
노래들이 점점 바뀌어 갈수록 버스 안에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인이나,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특히 우리 옆에 있는 남고도 말이다.
노래가 들리는 이어폰 사이로 울리는 ' 감사합니다. '
그리고, 내 쪽으로 다가오는 키 큰 한 남자.
나는 앉아있는데도 그 남자를 올려다보기 힘들었다.
내 목이 짧은 거라면 다시 태어나야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내 옆을 꽉 메우고 있는 그의 모습에 괜히 설레었다.
내가 미쳤지, 여고라고 잘생긴 남자면 무조건 설레고보는 이놈의 습관은 언제 고칠건데.
계속 신경이 쓰여 창 밖으로 출근하는 차, 버스들로 가득한 도로를 어린애 마냥 신기해 구경해보기도 하고,
괜히 입을 삐쭉 내밀어 귀여운 척(?)도 좀 해보고. 나 왜이래 김칠봉. 아주 혼자서 김칫국을 냄비 통째로 들이켰나.
' 다음 정류장은 세봉여자고등학교 입니다. '
노래를 들으며 어느새 꾸벅 졸던 나는 이어폰 틈새로 들리는 맑은 안내원의 음성에 눈을 다시 비비며 겨우 일어났다.
여전히 그 남자는 손잡이를 잡고 창 밖을 바라보며 그대로 내 옆에 서 있었다.
삐이ㅡ
뒷문이 열리는 소리에 일어서려는데,
" 어, 먼저 내리세요. "
" ... 아? 감사합니다. "
자기가 먼저 내려도 모자랄 판에 많은 사람들을 뚫어야 할 나에게 먼저 양보를 했고,
내가 내릴 때 까지 그는 뒤에서 자신이 내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짜 설레 미치겠다... 이건 혁명이야... 잘만 지내면 모솔탈출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따뜻한 버스에서 담은 온기가 다 식었는지 내리자마자 얼굴이 빨개지는 나였다.
그로 인해 난 괜히 핸드폰을 쳐다보며 내심 그가 오나 안 오나 기다렸다.
안 오나...? 하며 그를 기다리는 나에 좀 창피했지만,
웃음이 나온다.
어느새 빨간 불이 초록불로 바뀌고 남고,여고 학생들이 뒤섞여 건넜다.
그 중엔 나도 있었고.
" 어...? 저기! "
네? 살짝은 놀란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며 가던 길을 돌아와 나에게로 다가오는 그였다.
" 아까 정말 고마웠습니다- "
" 아, 아니에요. 내리기 힘들어 보여서요- "
서로의 입가엔 미소가 자연스레 지어지고,
" 그쪽이 먼저 내리셨어도 되는데. 하하. "
" 제가 먼저 내렸으면 아마 못 내렸을걸요? "
아하- 난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은 어색한 웃음을 보였고,
그는 내 모습을 보곤 귀여웠는지 푸흐, 하곤 어색했는지 헛기침을 했다.
" 혹시 이름이... ? "
" 아, 이석민이요. "
" 그쪽은요? "
" 아... 저는... "
그를 보며 떨리는 내 마음에 얼굴에 보여지는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곤 말 끝을 흐리자,
내 명찰을 가르키며
" 김칠봉, 김칠봉.... "
" 아...? "
" 이름 예쁘네요- "
" 아,,,아니에요! 그 쪽 이름이 더... "
" 명찰 색 보니 2학년 인거 같은데 말 놔요 동생. "
동생이라고 하는 거 보니, 3학년인가보다.
아 근데, 왜 저 동생이라는 말에 설레지. 이러면 안 되는데. 나 금사빠인가?
" 아, 응.... "
" 아이고, 늦겠다 얼른 가요. 동생- "
" 오빠도요....! "
시간을 보니 어느덧 시계는 8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이석민과 함께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세상이 예쁘고 새콤달콤하고 아 몰라, 그냥 다 좋다.
♡ ♡ ♡
원래 이 주제가 2위를 차지했었는데 원하는 독자님들 많을 것 같아서
단편으로 써봤어요.... 괜찮은가요? 우리 석민이는 오빠에요...
영원히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