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국] 체육관 연하남
Round 7
운동하기 전에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운동효과가 더 나타난다기에 체육관에 가기 전 근처 카페에 들렸다.
이왕 온 거 전정국 것도 사갈까 싶어 나 지금 체육관 밑 카페인데 혹시 커피 마실 거냐고 카톡을 보내니 읽고선 답이 없다.
" 누나! "
이렇게 찾아올 줄은 몰랐지.
" 음~ 시원하다. 진짜로 이거 먹으면 좋대요? "
" 글쎄. 나도 그냥 들은 얘긴데 혹시나 해서!"
" 아 그렇구나. 집에 가서 찾아봐야겠네요. "
체육관에 있을 나머지 사람들 몫도 테이크아웃해 나란히 들고 가는 길.
카톡 사건 이야기를 꺼낼 법도 한데 그런 거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말을 걸어오는 정국이 참으로 고마웠다.
이게 말로만 듣던 썸 타는 사이인 것 같기는 한데, 경험이 있어야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지.
민윤기 말로는 대화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상대방의 대답을 유도하라던데 그게 참 마음대로 안된다.
이 딸랑거리는 종 좀 없애버리면 안 되려나?
정국과 함께 체육관에 들어서자 온 시선이 우리에게로 집중됨을 느꼈다.
이거야 원, 창피해서 살겠나.
정국이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간 사이 나에게 다가온 관장의 얼굴에는 '나 지금 무척이나 궁금해요'가 써져 있는듯하였다.
" 아니 이름씨 언제 정국이하고 친해졌어? "
" 네? "
" 같이 오길래. 어제도 같이 가지 않았어? 벌써부터 그 썸인지 뭔지.. 그런 거야? "
" 그게..커,커피 드실래요? 테이크아웃 해왔는데. "
좋았어. 이 정도면 자연스러운 말 돌리기였어.
하마터면 입에 있던 커피를 관장 얼굴에 뱉을 뻔했다.
사람들에게 커피를 마저 돌리고 나도 옷을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로 들어왔다.
남자 탈의실과 여자 탈의실은 벽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방음이 잘 안되는 편이었다.
아직 탈의실 안에 있는지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정국의 목소리가 벽을 타고 나에게도 들려왔다.
" 야 그래서 내가 어젯밤에 너 게임 이기는 거 도와준 거 아냐! 내가 지민이 형한테 얼마나 욕먹었다고. "
" 그래! 니 여친도 너보다 누나라며. 누나들은 뭐 좋아하는지 그런 거 몰라? "
어머, 얘 뭐래?
아마도 내가 탈의실 안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이렇게 직접 확인사살을 당하니 어안이 벙벙했다.
좋기는 한데 솔직히 진짜 이해가 안 가네. 왜 날 좋아하지?
그것도 우린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걔 취향이 독특한가 보다며 낄낄 웃던 민윤기의 얼굴이 갑자기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아, 아쉽다. 그때 민윤기 뒤통수를 한대 더 때리는 거였는데.
오랜 덕후 생활을 해오며 들었던 말 중에 참으로 명언이라고 생각했던 모 래퍼의 말이 생각났다.
" 누군가를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거리에서
한순간 마주친 것만으로 사랑하게 됐다는 꿈같은 얘기는 믿어주면서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한번 본 것만으로 사랑에 빠졌다는 얘기를 비웃다니.
말이 안 되죠. 네,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도 사랑이에요.
사랑은 평등한 겁니다. "
맞다. 누구나 한순간 마주친 것만으로 누군가를 좋아할 수도 있는 거다. 그게 평범한 사람이든, 연예인이든. 사랑은 평등하니까!
그러니까 전정국이 나를 좋아할 수도 있는 거라고. 물론 나도.
내일 민윤기를 만나면 뒤통수 한대 때리고 이렇게 말해줘야지 다짐하며 탈의실을 나섰다.
체육관의 한쪽 벽은 온통 거울로 되어있는데, 그걸로 힐끔힐끔 전정국이 운동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꽤 재미있다.
누가 들으면 변태 같다고 생각하겠지만 어쩔 수가 없다. 운동하고 있는 전정국은 꽤 멋있어 보이거든.
반대로 내가 운동하고 있는 모습은 전정국이 볼까 겁날 정도로 요상했다.
내가 봐도 좀 아니네 싶을 정도로.
집에 가서 멋있게 동작하는 법 같은 걸 연구해봐야겠다.
뭘 했다고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 벌써 오늘 해야 할 운동은 다 끝났다.
몇 달 후면 대학 시험을 보러 가야 할테니 부담감이 장난 아니었나 보다.
어디 다치진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열심히 하던 정국이는 힘들었는지 바닥에 철푸덕 앉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가서 뭐라고 말이라도 해주고 싶어 천천히 다가갔다.
" 아, 오늘은 좀 힘들다. "
" 많이 힘들어? 오늘 일찍 끝나서 다행이네. "
" 그래도 누나 얼굴 보니까 덜 힘들어요. "
열아홉 전정국, 오늘의 컨셉은 들이대는 연하남인가 보다.
화끈거리는 얼굴 진정시키느라 혼났네.
모르겠다. 그럼 나도 오늘부터 들이댈래.
스물하나 성이름, 오늘의 컨셉은 들이대는 누나다.
" 집에 갈까 정국아? "
" 네. "
" 옷 갈아입고 나와. 누나 기다리고 있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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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돌아왔습니닷..독감 처음 걸려봤는데 워후..여러분 우리 예방주사 잘 맞아요! 교훈을 얻었어요 걱정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ㅠㅠㅠ이젠 쌩쌩@@ 이제 정국이만 직진정국이 아닙니다 우리 탄또누나도 이제부터 직진할거라구요!!!!!!!!!빨리 사겨라 사겨!!!!!!!!!!!!!!!!!!!!!!!!!!!!!!!!!!!!!!!!!!!!!!!(빵빠레)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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