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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제멋대로 화랑 다시쓰기 00 | 인스티즈



[화랑] 제멋대로 화랑 다시쓰기 00



연을은 6두품 아찬 설한영의 딸로, 귀족이지만 출생 당시 집안 갈등으로 인해 어머니에게 그닥 환영받지 못하고 자란 자식이었어. 

그도 그럴 것이 설한영과 부인의 사이가 급격히 나빠졌을 때 태어난 자식이라 이름 또한 '제비'를 뜻하는 연을이라고 지어졌지. 제비가 낮게 나는 날은 비가 오는 날이라 하는데, 결국 불행을 몰고 좋지 못한 날에 태어났다며 연을의 어머니는 제비라는 뜻의 연을이란 이름을 지어주었지. 태어난 후로 연을은 어머니에게 태어난 생일조차 제대로 축하받지 못하며 컸어. 연을의 어머니는 연을이 어릴때 제비가 나는 것을 보고 연을을 방 안에 가두기도 했는데 덕분에 연을은 비오는 날을 가장 싫어했을 정도였지.

하지만 그런 연을에게 유일하게 다행인 점이 있다면, 아들 둘에 혼자 막내 딸인 집안에서 태어난데다, 외모가 출중해 오라버니들의 예쁨을 독차지하며 자랐다는 점이었지. 형제들 뿐만 아니라 계집아이 같지 않은 대담함으로 왕경 여기저기 친구들도 많은 편이었어. 출신이나, 핏줄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평등하기로 소문난 연을이었지만 연을의 친구들은 대부분이 귀족 출신이었어. 덕분에 연을은 정말 자신과 생각이 맞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지. 왕경은 출신과 가문이 곧 법이자 진리인 곳이었으니까. 


연을과 가장 친한 친구인 수호나 반류마저도 아무리 연을을 아낀다 하지만 천인도 자신과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연을의 말에는 공감해주지 못했어. 

어머니에게 늘 불행을 담고 태어난 아이라는 말을 듣고, 외면당한 채 자라온 연을은 늘 자신의 존재에 대해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 때문에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세상에 가치없는 생명 없고, 불필요한 인연은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지. 덕분에 연을이 가장 끔찍하게 싫어하게 된 것이 바로 신라의 골품제도였지. 진골이니 성골이니, 귀족이니 천민이니, 사람은 사람이고 흙은 흙일 뿐이건만 어찌 핏줄로 그 가치를 매겨 차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 



그래서 지금도 그저 천인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맞고만 있는 남자를 모른척 할 수 없었지.


"여기선 말이야, 너같은 천인 놈들의 목숨 따위 아무런 가치가 없단 말이지. 너같은거, 죽여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알겠냐? 이 짐승만도 못한 천인 자식아?"


연을은 얼굴을 가리고 있는 천의 매듭을 재차 확인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어. 사실 연을은 남몰래 옥타각에서 금을 타는 일을 하고 있었어. 아버지의 신분과 친구인 수호, 반류와 같은 다른 귀족자제들에 자신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얼굴을 가린 채로 밤마다 옥타각에서 금을 타는 것이 연을의 유일한 취미였지. 금타는 솜씨 만큼은 감히 어느 누구와 견주어도 손색 없을 정도로 뛰어났거든. 이 날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얼굴을 가리고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천인과 귀족 자제의 싸움으로 옥타각이 뒤집어지는 바람에 연주를 멈출 수 밖에 없었어.


"왕경에서 통행패도 없는 천인을 베는건 죄도 아니잖아?" 


모두 재밌는 싸움구경이라도 난 듯 지켜만 보고 있었지만, 싸움이라기엔 너무 일방적으로 천민 사내는 그저 맞기만 하고 있었어. 연을은 불구경 보듯 가만히 서서 상스러운 폭언과 폭력을 그저 지켜반 보고있는 사람들에 신물이 났어.그러다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내며 자란 수호와 반류를 번갈아보며 눈치를 주려 했지만, 천으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  반류나 수호 둘 다 나쁜 아이들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적어도 누군가는 말려 줄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검이 천인의 목 바로 위에 닿을 때까지 이를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수호, 반류, 너네는 나중에 보자.' 

결국 연을은 자신의 정체가 들통나는 일이 있더라도 일단 자기라도 나서서 천인 남자를 구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어.


"이보시ㄱ..."

"이런...! 어떤 자식이야!!!" 


그때 정체모를 삿갓 쓴 남자가 나타났지. 

연을은 어정쩡한 자세로 서서 갑자기 나타난 남자를 미심쩍은 눈빛으로 바라봤어.


"난 인생 운빨이라고 생각하거든. 근데 너 오늘 운 없다." 

"왕경에 들어온 천인을 베는게 니들의 법이면, 이 선을 넘은 귀족을 패는건 내 법이다." 


연을은 낯선 남자에게서 여태 그 누구에게서도 느끼지 못했던 동질감을 느끼게 돼. 뼛속부터 차별을 외치는 이 지긋지긋한 왕경의 법도를 거스르는, 유일하게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을 만난거지. 이게 연을과 무명의 첫 만남이었어. 




-



한참 소란이 잠잠해진 뒤 무명은 막문을 들쳐매고 옥타각을 벗어나. 다시 잡힐까봐 서둘러 나서긴 했지만 막상 갈 곳이 없는처지였지. 

연을도 그런 무명의 뒤를 따라 옥타각을 나섰어 . 삿갓을 쓴 남자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 자신이 조금 더 빨리 용기 냈더라면 저렇게 심하게 다치지 않았을 지도 몰랐기에 미안한 마음에 양심의 가책 또한 느끼고 있었어. 그래서 서둘러 자리를 뜨는 무명의 막문을 따라잡기 위해 발걸음을 빨리했고, 그런 연을의 뒤를 삼맥종이 따라 걷고 있었어. 

자신의 정체를 숨긴채 살아가고 있는 삼맥종은 오랜시간 불면에 시달려왔지. 궁을 떠나 떠돌이 생활을 시작한 후로 도통 편히 쉴 수 없었어. 

언제나 목숨을 위협하는 이들로부터 스스로를 감추며 살아와야 했고, 덕분에 늘 긴장한 상태였기 때문에 쉽게 잠들 수 없는건 당연한 일이었어. 하지만 그런 삼맥종이 다시 왕경 땅을 밟은 후 듣게 된 게 연을의 금소리였어. 아무리 노력해도 쉬이 잠들 수 없던 삼맥종이 유일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은 어이없게도 바로 옥타각 복면처자의 가야금 소리를 들을 때였지. 

그래서 오늘도 여느때처럼 연을의 금소리를 듣기 위해 옥타각을 찾았는데, 웬 소란이 일어나더니 곧 복면처자가 시간이 다 되지도 않았는데 연주를 끝내버린거야. 그러고는 소란을 피우고 사라진 천인들을  따라 나서는 것을 발견했고, 삼맥종은 저도 모르게 복면 쓴 기녀를 따라 나와 버렸어.


"이봐요!"

"야, 막문아 뛰어! 따라온다!"

"아니, 거 잡으러 가는거 아니니까 좀 멈춰봐요!"

"누굴 바보로 아나..!"

"어차피 갈 곳도 없잖아요!"


"도와줄게요, 안전한 곳을 알아요!"


연을은 힘들어서 두 눈을 질끈 감은 채로 달리며 외쳤어.다친 사람까지 둘러메고 무슨 발이 저렇게 빠른지, 차마 걸음으론 따라잡지 못해 이젠 거의 전속력으로 달리는 꼴이었지.


"그러니까 좀 멈춰봐ㅇ....으악!" 


그렇게 눈감은 채로 달리던 연을은 뭔가에 부딪혀 뒤로 넘어갈뻔했지만 불쑥 나타난 손에 의해 겨우 넘어지는 것은 면했어.



"진짜야?"

"...." 


질끈 감은 눈을 뜬 연을의 앞엔 삿갓을 쓴 남자가 있었어.무명은 한쪽 팔로는 막문을 부축한 채 나머지 팔로는 연을의 팔뚝을 붙잡고 물었어. 아직 약간의 의심이 담긴 눈빛이었지만 표정은 사뭇 진지했지.


"정말 도와줄거냐고."

"어....."


연을은 얇은 천 너머로 보이는 무명의 얼굴에 잠깐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한 얼굴을 했어. 무명의 키가 연을보다 훨씬 크다보니 가까이서 본 삿갓 아래 무명의 얼굴이 너무 잘 보였지. 생각보다 훤칠한 외모에 연을은 순간 넋이 나갔다 이내 정신을 차렸어.


"저...정말이에요. 그러니 어서 따라와요, 여기 서 있으면 위험하니까."

"잠깐. 그 전에 그 천 좀 어떻게 안돼? 얼굴이라도 보여야 믿고 따라갈 거 아니야."

"이렇게 생기면 따라오고 저렇게 생기면 안따라올거에요? 걱정마요. 선심쓰는척 어디 갖다 팔아먹거나 그런 사람 아니니까."


무명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연을의 눈을 잠시동안 뚫어지게 쳐다봤어. 비록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거짓말을 하는 사람처럼은 느껴지지 않았지.

그래서 한번만 이 더럽고 치사한 왕경 안의 사람을 믿어보기로 했어.




"기녀가 천인을 도와준다라...." 


삼맥종은 조금 거리를 둔 채 무명과 연을을 지켜보고 있었어.

처음엔 아는 자이기에 저렇게 열심히 따라가나 했더니,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는 점이 놀라웠지. 하지만 뭣보다 왕경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저렇게까지 천인에게 우호적인게 가장 신기했어. 아무렇지 않은 듯 무명을 도와 여기저기 피를 흘리고 있는 막문의 허리를 감싸 부축해주는 연을의 행동은 왕경 사람에게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행동이었어.


"겁이 없는건지, 따로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건지.." 


여느 기녀들과 달리 늘 얼굴을 가린 채 금만 타고 사라지는 연을은 왕경에서 꽤 유명인사였기에 온갖 소문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기도 했어. 망명 높은 귀족 가문의 여식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망망촌에서 왕경으로 건너온 천인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 사실 삼맥종은 여태 기녀의 정체를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어. 하지만 오늘 연일의 행동은 삼맥종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지. 

항간에는 여인이 아니라 남자라는 소문도 있었는데, 그렇게 여러모로 정체불명의 복면 기녀가 어디서 온 줄도 모르는 천인을 도와주기 위해 발벗고 달렸다라.



"궁금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단 말이야."

삼맥종은 연을과 무명이 사라진 골목을 바라보며 중얼거렸어




-----------------------------------


제멋대로 화랑 다시쓰기 (..) 입니다

화랑도 남정네들 다 하나같이 저렇게 매력 터지는데 역하렘 망상 없이 어떻게 살아요...

오늘은 그냥 망상 여주 소개라 별 내용이 없는데 1화부터 본격적인 내용 시작할게요 'ㅅ' 다음화에는 아마 드라마에 나온 내용(막문이 죽음~ 무명이가 막문이 대신 선우로 살게 된 내용)은 건너뛰고 시작할 것 같습니다.


역하렘 럽라는 무명, 삼맥종, 수호, 반류, 한성 위주로 스토리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래도 메인은 무명이랑 삼맥종이에요. 

화랑 드라마 설정을 맘대로 갖다쓰긴 했지만 드라마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때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릴게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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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화랑 너무 재밌게 보고있는데 이런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신알신 하구 가요
7년 전
비회원246.159
워후 너무 좋아요 이런거!!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ㅎㅎ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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