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편 읽어주시고 와 주세요♡
-
죄책감에 몸 서리는 밤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무거웠던 쌍커풀이 한결 가볍게 느껴지고 피곤함에 몸부림 치던 정신이 맑게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곤히,깊게 잠들고 싶었는데. 아마,내 옆에서 자는 사람이 너라는 이유에 잠이 들지 않는건가 싶다. 전혀 졸립지 않은 상태라도 이제 좀 쉬자며 몸과 정신을 달래고 달래서 눈을 감으면,탁자에 올려놓은 휴대폰에서 진동소리가 들려왔다.
[김태형] 자?
[김태형] 아까 바빠서 잘 들어갔냐고 연락도 못 했네. 잘자,이름아.
"..."
[나] 어. 잘자,태형아.
"지민아,박지민."
"..."
아,아마도 오늘은 자기 글른 것 같다. 너에 대한 죄책감에,너희에 대한 미안함에.
-
[나] 지민아! 오늘 만나기로 한 거 안 잊었지???
젖은 머리를 털며 너에게 문자를 보내놓곤 스킨을 얼굴에 가볍게 발랐다. 아,이것도 태형이가 사준거구나. 집 주변을 대충 두리번 거리는데 네가 보내준게 거의 반? 응,반 정도는 된 것 같다. 정리를 못 하겠다. 너와의 사이도. 네가 보내준 이 물건들도. 그러고보니 난 참 오랜만에 멋을 내보는 것 같다. 이렇게 외모에 신경 써본게 한 두번 된거 같은데. 김태형이랑 첫 데이트 날. 그리고 한 날은 가물가물하다. 꽤나,오래 된 일 인 것 같아서. 그렇게 너에 대한 회상을 하고 있으면 핸드폰에 진동이 울려왔다.
[박지민] 응,당연.
[박지민] 이름이 볼 생각에 떨리네. 이따보자!
"..."
"아,불쌍한 태형이."
[나] 응ㅎ
"둘 다 믿었을텐데,사실상 아무도 네 편이 아니네."
머리를 묶고,마지막으로 이쁜 무늬가 곱게 그려져있는 원피스를 차려 입었다. 핸드폰도 챙기고. 뭐,이 정도면 됐겠지?싶어 굽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는 하얀 컨버스를 신었다. 띠링,
[김태형] 이름아,오늘 뭐해??
[김태형] 박지민이 오늘 나 못 놀아 준다는데 너가 놀아주면 안돼?
[김태형] 데이트 하자,이름아!!
이쁘게 묶은 머리가 완전히 엉망이 될 정도로 헝클인 후 키보드를 두드렸다.
[나] 아,어떡하지..
[나] 오늘은 나도 못 놀아줄거 같다. 미안.
`죄책감`이라는 놈이 날 집어 삼킬 것만 같았지만,애써 외면 하였다. 그래봤자 그림자는 보일테지만.
"이름아! 안녕,내가 좀 늦었지 미안."
"어? 아냐,뭐 나도 생각할것도 있고 해서. 별로 오래 안기다렸어."
"무슨 생각?"
"그냥 이런저런. 아,밥 먹었어?"
"아니 아직. 너는?"
"나도 아직. 먹으러 가자,내가 맛있는데 알아."
"그래"
셋이 만났을 때보다 어색한 기운은 덜 감돌았다. 지민이 옆에 어정쩡하게 서있으면 지민이는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았다. 어찌보면,태형이보다 연애 경험이 더 수두룩해 보였다. 매너도 좋아보였고. 어찌됐든 3년,아 이제 4년 만나는 태형이 보다는 새로울게 분명 했다. 얘가 너무 순진하다는게 조금 미스긴 하지만. 어찌보면 그게 최고의 장점일지도.
"와,맛있는 집이라 그런지 사람 되게 많네. 아,이름아. 넌 태형이랑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된거야?"
"어? 음,그냥 지나가다가 만나고 태형이가 내 번호 따갔어. 넌?"
"그냥,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어서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이제껏 연락 하는거지. 곧,끝기겠지만."
"..어?"
"응? 아,아무것도 아니야."
"응,아 이것 좀 더 먹어. 맛있다."
"너도 많이 먹어."
띠링,이제 분위기 막 좋아지려고 할때 하필 문자가 또 왔다.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키니 떡 하니 써있는 김태형. 석 자. 딱히 내키지 않는 이름에 다시 핸드폰을 집어 넣었다.
///
"아,이름이 너 되게 재치있다. 말도 재밌게 하구. 이래서 태형이가 반했나봐."
"어? 아,너도 되게 재치있는 것 같아. 또.. 만나면 좋겠어."
"그건 당연하지. 이름아,나 잠깐 화장실 좀."
"응? 어,그래."
지민이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잠시 방치해뒀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김태형] 아 아쉽다.. 그럼 다음에 데이트 하자! 오전 11:35
[김태형] 이름아. 너 어디야? 내가 너 본거 같은데. 오후 01:21
[김태형] 너 남자만나ㅋㅋㅋ?
[김태형] 근데 왜 네 옆에 남자도 낯이 익냐.
잠시 멍해졌다. 별 내용 아닐거라 굳게 믿고있었던 탓인지,뒷통수를 세게 걷어 차인 기분 이었다. 그런 어리석은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너는 의외의 내용을 보내왔으니까. 저 내용 이후로 너는 전화도,문자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마치,나와 더 이상 얘기를 섞기도 역겹다는 듯이. 불안감이 온 몸에 몰려와,입술을 짓씹고 손톱을 물어 뜯기를 반복 할 무렵. 누군가가 내 입에서 손톱을 떨어뜨려놓아 주었다.
"손톱 물어 뜯지 마. 그거 되게 안 좋은 버릇이야. 근데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아니.. 그냥. 혹시 너 연락 왔었어? 태형이한테."
"아니? 왜."
"아,그 태형이가 나한테 문자를 했는데.."
"뭐야,박지민 맞네? 이름이도 맞고. 너네 둘이 왜 만나?"
"..어,그 길거리에서 만났어. 아는 얼굴이라 밥 먹으러 온거고. 너는?"
"나는 너 본거 같아서. 야,우리 다 아는 사이인데 나 합석해도 되지?"
"..그러던가."
태형이가 지민이 옆에 앉은 이후로 또 다시 분위기가 식어갔다. 아무도 말 하지 않고 음식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상황. 뭐,어찌보면 박지민과 나는 아무 말도 못 하는게 맞다. 애인두고,친구두고. 다른 남자랑,친구 애인이랑. 만난 상황이니까? 한숨을 내뱉고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보면 나를 쳐다보고 있는 두 사람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참,불쌍하기도 해라. 내가 뭐라고 둘 다 만나려 드는 걸까. 둘 다 가지고 싶게.
그렇게 외면했던 `죄책감`이라는 녀석은 그림자도 감춘 후,더 크게 변하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
안녕하세요 둘셋입니다!! 어제 00편으로 찾아뵙고 이제 본편인 01편으로 또 찾아 뵙게 되었네요 지난편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 행복했어요.. 아 사실 이번 편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마무리 곶아에요. 항상 잘 가다가도 마무리 지을때가 오면 수십번을 지웠다 썼다 한다는.. 휴 어쨋든 그럼 오늘도 노잼이지만 잘 읽어주시길 바라며 물러날게요 감사합니다! (총총)
+암호닉 |
땅위,캔디,내마음의전정쿠키,바다코끼리,뚝아,룰루랄라,정국왕자,링링뿌,아듀,봉석김,호비월드 |
자는걸로 알게. 쉬어.
"...
자는걸로 알게. 쉬어.
"..."
[나
"지민아,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