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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정호석] 그대를 만나는 곳 - 버스






[방탄소년단/정호석] 그대를 만나는 곳 - 버스-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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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살, 설레는 마음으로 고등학교를 입학한지 한 달이 조금 넘어갈 즈음- 학기 초부터 있었던 나의 등굣길에 관련된 작은 일화가 하나 있다.






 내가 다니게 된 고등학교는 집과 꽤 먼 거리에 있다. 원래는 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지만 우연히 학교가 아빠의 회사 근처에 있어 잠깐 동안은 차를 타고 편하고 빠르게 등교할 수 있었지만 얼마 안 가 아빠가 학교와 정반대의 곳으로 이직을 하시게 된 바람에 이젠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등교하게 되었다.

 타야 하는 버스는 심지어 배차간격도 엄청나게 길어서 차를 타고 등교했던 예전보다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지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여유롭게 학교에 도착하기 위해선 이른 아침마다 시끄럽게 울려대는 알람을 듣고 힘겹게 이불 밖을 낑낑대며 기어 나와 바쁘게 준비하고 집을 나와 남들보다 이른 시간에 학교로 가는 버스를 타는데,





 

 버스를 타면 늘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상한 남자아이 한 명을 마주한다.






 같은 버스를 타는 남자앤데, 내가 타는 정류장에서 5분 정도 더 가면 있는 정류장에서 탄다. 교복을 보면 우리 학교 근처 남고에 다니는 것 같고. 물론 여기까진 이상한 게 전혀 없겠지. 




 남학생들 다 내리는 자기네 학교 앞에서 내리지 않고 굳이 5분 더 버스를 타고 내가 다니는 여고 앞 정류장까지 가서 내리는 것이 이상한 것뿐.




 가끔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졸던 모습을 봤을 때는 졸다가 내릴 정류장을 놓쳐서 여기서 내리는구나 했었다. 그러나 졸지 않는 날에도 당연하게 직접 벨까지 눌러가며 여고 앞에서 내리는 것을 대체 왜 여기서 내리는 걸까 많은 생각을 해봤었다. 여자 친구가 이 학교를 다녀서 학교 앞에서 기다리는 건지, 아니면 여학생들의 다리를 몰래 훔쳐보는 것이 취미인 변태라 그런건지, 말도 안 되는 생각들까지 해봤지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남고 방향으로 돌아가는 걸 보니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도대체, 왜, 어째서 다니지도 않는 여고에서 내리는 걸까.

오늘도 같은 시간에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나의 반대편에 앉아 나와 같은 종착점에 내려 등교하는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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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이름 모를 남자애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같이 학교를 등교한지 한 달이 지났을 때, 바람은 겨울의 차가움을 버리고 봄의 따스함을 가지고 돌아왔다.




 이젠 겉옷을 입지 않아도 따뜻해진 날씨인지라 오늘은 겉옷을 챙기지 않고 오직 교복 차림으로 집을 나서 오늘도 평소처럼 버스를 탔다.

여전히 심심한 등굣길. 고개 숙여 휴대폰만 만지작대다가 무심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잎 하나 없이 까맣고 앙상했던 나뭇가지들에 연분홍의 꽃송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피어나고 있었다.




 와- 진짜 예쁘다.




 조금씩 떨어지는 꽃잎들, 따스하게 불어오는 바람. 내 마음 한 켠에도 봄바람이 부는 것 같아 괜히 설레는 감정과 함께 헤실헤실 웃으며 창밖의 풍경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데, 우연히 바깥에서 이 버스를 기다리던 그 남자애와 유리창 너머로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드는 찰나의 생각.




아, 세상에.




 세상 가장 바보 같은 표정으로 헤실 거리며 웃던 모습을 내 표정을 봤겠지. 정확히 눈까지 마주쳤는데. 얼굴에 확 열기가 올랐다. 아씨, 쪽팔려! 갑자기 몰려오는 민망함에 결국 나는 빨갛게 올라온 얼굴을 숨기려 그 애의 반대편으로 등을 지고 고개를 돌려 눈을 꼭 감은 채로 창문에 기댄 채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잠깐 열어놓았던 창문의 틈으로 불어오던 따뜻한 바람은 졸음을 함께 데리고 온 건지 나도 모르게 잠깐 잠에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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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한참 동안 단잠에 빠져 있던 나는 하마터면 내려야 할 정류장을 놓칠 뻔했다. 포근한 날씨와 따뜻한 바람 덕에 버스에서 침까지 흘려가며 자던 나의 어깨를 누군가가 톡톡 건드려 깨우지 않았었다면 아마 나는 지각은 물론 이 버스를 타고 몇 바퀴를 돌고 있었을 게 분명했다.




“으어...”


“ 탄소야, 지금 안 내리면 지각이야.”




 와중에 정신은 있었는지 지각이란 말에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나를 깨운 낯선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갈색 교복과 노란색 명찰 그리고 익숙한 얼굴 하나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애다. 맨날 우리 학교 앞에서 내리는 이상한 남자 애.




 “...헐!”


 “얼른 내리자니까? 너네 학교 앞이야.”




 더 가까이에서 얼굴을 마주 하니 아까 있던 민망한 상황이 다시 떠올랐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얼른 내리자는 그 애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계속해서 멍하니 서있었나, 내리는 사람이 없는 줄 알았던 버스 기사님이 뒷문을 닫으려 하자 다급한 목소리로 잠시만요! 하고 외친 그 애는 결국 내 손목을 붙잡아 끌고 버스에서 내렸다. 

 

 우리가 내리자마자 버스는 출발했다. 그리고 문득 내려다 본 시선엔 아직도 내 손목을 잡고 있는 그 남자아이. 손목을 놓지 않고 꼭 붙잡은 채로 자신의 바지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어 화면에 시계를 띄운 채로 내게 말했다.




“7시 55분. 너 나 없었으면 지각할 뻔했다. 알지? ”


[방탄소년단/정호석] 그대를 만나는 곳 - 버스- | 인스티즈






 놓지 않고 계속 내 손목을 붙잡고 있는 그 애의 손과 나를 응시하는 눈동자. 애써 식힌 얼굴이 다시 달아오른 것 같았다. 빨갛게 변했을 얼굴을 보이긴 싫어 고개를 푹 숙인 채로 그 애에게 대답 대신 고개만 세차게 끄덕였다.




“얼른 들어가. 너 진짜 지각 하겠다.”




 지각하겠다며 얼른 나에게 들어가라고 재촉하지만 아직도 네가 내 손목을 잡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학교에 들어가겠니. 결국 나는 잡힌 내 손목을 그 애 눈 앞에 가져다 보여주고 말했다.




“저기... ”


“응? ”


“손 좀...”


“손? ”




 아무래도 자기가 내 손목을 꼭 잡고 있었다는 걸 잊었는지 그 애는 자신의 손을 보고선 화들짝 놀라 내게서 손을 뗐다. 미안! 민망함에 헛웃음을 짓고선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결국은 먼저 가보겠다며 그 애는 급하게 남고 방향으로 뛰어갔다. 



“탄소야, 내일 버스에서 봐!! ”




그렇게 그 애는 손인사와 한마디 말을 남기고 급하게 남고 방향으로 뛰어갔다. 멀어지는 뒷모습을 뒤로하고 나도 학교로 들어가려는 순간 스쳐 지나가는 생각 하나.




뭐야, 쟤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모르는 사람이 내 이름을 불러서 그런가 그날은 괜히 하루 종일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기억이 안 나지만 나를 아는 사람인가? 아니면 혹시 스토커인가? 쓸데없는 생각도  해봤지만 집에 와서야 나는 알게 되었다.






우연히 본 현관 앞 거울. 교복 마이 왼쪽에 내 이름 '김탄소' 가 적혀 반짝이는 내 명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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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정호석] 그대를 만나는 곳 - 버스- | 인스티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소재가 가끔씩 생각나면 호석이 단편을 자주 쓰러 오겠다고 약속했지만 다음 해가 돼서야 이렇게 글을 올리네요...;ㅅ;

이번 글은 예전부터 묵혀놓았던 소재로 글을 써봤어요!

지금은 겨울이지만 따뜻한 봄 느낌을 느끼셨음 좋겠네요!ㅎㅅㅎ 저희 지역은 오늘 눈이 빵빵하게 내려서 너무 추워요.ㅜ

그대를 만나는 곳 - 버스- 편은 곧 이어지는 뒷이야기를 쓸 거예요! 최대한 빨리 만나면 좋겠네요♡!

그럼 오늘도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0^!



(간만에 글잡을 와서 그런가 모바일로 보니까 글씨가 왕 크더라고요...! 작게 설정해서 보시는게 좀 편하지 않을까 합니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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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9
땅위로 암호닉신청가능한가요???
끄어어어어어엉ㅇ 호석이가 여주를 좋아해서 대려다주는?식으로 같이 내렸구뇨!!!!넘나 설레는 것 ///

7년 전
호퓨
안녕하세요 비회원님! 알바에 찌들어 사는 제가 이제야 댓글을 다네요! 이 글 다시 보실진 모르겠지만;ㅅ; ! 저는 암호닉을 받지 않습니다..! 저에게 너무너무 과분해요..! 죄송하지만 비회원님의 마음만.. 받겠슴돠! 헤헿.. 감사해요♡ 나중에 회원으로 꼭 뵐 날이 오면 좋겠어요!
7년 전
독자1
ㅠㅠㅠ너무 설레자나요ㅠㅠㅜ 임호닉 신청 가능할까요ㅠㅠ 된다면 (콩)으로 신청할게요ㅠㅠ
7년 전
호퓨
안녕하세요!ㅎㅅㅎ 너무나도 늦게 답글 달러 온 저를..용서해 주세요 독자님..8ㅅ8.. 윗댓에도 썻지만 제가 처음 쓴 글에서도 암호닉을 받지 않는다고 기재해둬서..;ㅅ; 제가 가끔오기도 하고 그렇게 재밌게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헿.. 이렇게 짧게 댓글 하나 남겨주는 것도 저는 기분이 좋습니다! 감사해요 독자님 ♡ 다음 글에서 꼭 보면 좋겠어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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