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년전 일인데 중딩때 난 여느때와 달리 학원을 갔는데 조금 일찍 도착해서 앉아 있었어.
완전 애기처럼 생긴 애가 내옆에 쭈뼛쭈뼛 앉아있더라고 날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는 거 같아서 나도 딱 옆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눈 마주치고 화들짝 놀라더니 바닥만 쳐다보면서 애꿎은 신발만 차고 있길래 내가 못참고 웃음을 터트려 버렸거든
민망해서 헛 기침 몇번 하고 옆에 앉아있는 애한테 바짝붙어서 말을 걸었어.
"안녕, 몇살이야? 이름은?"
"어..중1이고 이찬이요."
내가 바짝다가오니까 놀랬는지 깜짝놀라서 흠칫 했으면서 티도 못내고 이야기 하는거 있지
"아아-나랑 두살차이나네 난 3학년이고 김칠봉."
고개를 끄덕이는데도 나랑 눈도 못 마주치고 땅만 바라보면서 있더라고ㅋㅋ
이게 나랑 찬이의 첫만남이야.
학원에서 마주칠 때 인사도 하고 가끔 일찍올 때도 찬이랑 이야기 하고 스스럼 없이 지냈는데
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학원을 그만다녀서 찬이랑은 연락이 끊겼어. 아, 그렇다고 바로 끊긴건 아냐.
내가 가끔 카톡도 하고 문자도 하고 하다가 마지막으로 내가 보낸 톡을 몇주가 지나도 몇달이 지나도 답장이 없길래 기다리다가 지쳐서 나도 포기했어.
난 그런거에 별로 연연하는 사람 아니라서 그런가 딱히 신경도 안쓰였고 금방 잊어버렸어, 그래도 가끔씩은 자꾸 생각나더라.
그리고 딱 3년후 2월 쯤이였나 내가 방송부라서 1학년 입학하기전 예비소집할 때 갔어야 했거든
그냥 마이크 좀 만져주고 이것저것 하는 일이야.
"권순영 이런건 2학년들 시키면 되지 굳이 우리가 해야해?! 한달 뒤면 우리 이제 고삼인데?"
"공부도 안하는게 말만 많아서는.."
이상태에서 한번 만 더 건들였다가 진짜 죽을 수도 있을거 같아서 관두고 일에 전념했어.
구석에 서있는데 잘생긴 아가들 많나 쭉 보다가 어디서 본듯 한 익숙한 얼굴에 잠깐 멈칫했어.
고민하려던 찰나에 권순영이 뭘 멍때리고 있냐고 내 뒤통수를 퍽 때리길래 고민할 틈도 없었지 뭐.
그리고 한번 멈칫 하고 지나쳐갈 인연인줄 알았는데 그 아이가 내 눈앞에 자꾸 나타나 신경쓰이기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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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상 중 하 가 될지 상 하 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대한 빨리 오도록 하겠습니당!!!
오타 지적은 달게 받도록 할게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