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지엠과 함께라면 더욱 설레이는 상상공장♩
상상공장#3-1
: 연인에게 첫눈에 반한 세븐틴 :
최승철
그날도 어김없이 친구들과 자주 가는 술집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는데, 문이 딸랑 소릴 내며 열리는 거야. 그리곤 두세 명의 여자가 들어오는데, 그중 마지막으로 들어온 여자. 무언갈 얘길 하며 웃으면서 들어오는데, 와- 그 모습이 너무 예쁜 거지. 심장이 쿵쿵거리는 게 느껴져서 아, 내가 취했나 싶은데, 자꾸만 그 여자에게 눈이 가는 거야. 마침 내가 마주 보며 앉아있는 자리에 앉더라고. 잔도 채우고 애들이랑 짠도 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계속 시선이 그쪽에만 머물더라. 애들이 나한테 뭐라고 하는지도 안 들리고, 마치 이 공간에 그 여자랑 나만 있는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선 나중에 보니 내가 턱까지 괴고 그 여잘 뚫어지게 보고 있어. 그 여자도 느꼈는지 곧 날 바라보더라고. 순간 아, 내가 너무 봤나.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했는데. 그 여자가 어색하게 웃으면서 꾸벅 인사를 하더라고. 아 진짜 귀여워서. 그 모습에 웃으면서 같이 꾸벅이니까 한 번 미소 짓곤 다시 자기 일행들과 이야기하더라고. 그때, 내가 정말 취했었나. 너 정말 예뻤는데. 아니, 물론 지금도 너무 예뻐.
윤정한
그날은 일이 좀 늦게 마쳐서, 거의 지하철이 끊길 때쯤 역에 들어섰는데 아무도 없더라고. 그렇게 지하철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데, 계단 쪽에서 누가 막 달려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길래 쳐다봤어. 어떤 여자가 목도리도 다 헝클어질 만큼 헐레벌떡 뛰어내려오더라고. 저러다 넘어지는 거 아냐, 하면서 바라보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 내려와서도 달리다 풀썩 넘어진 거야. 가방에 있던 물건들 몇 가지도 쏟아지고. 거기엔 나밖에 없는데, 그걸 보곤 안 도와줄 수도 없잖아. 다가가서 그 앞에 앉아 물건들 주워주면서, 괜찮아요? 물었는데, 엄청 민망해하더라 고개도 제대로 못 들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괜찮대. 그 모습이 웃겨서 피식 웃으니까 헝클어진 머리를 넘기면서 일어나더라고, 그래서 아직 차 안 들어 왔어요. 그렇게 달려올 필요 없었는데. 하니까 아아, 네에... 하면서 또 민망해하더라고. 귀엽더라, 솔직히. 그리곤 어색하게 둘이 나란히 서서 차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데, 차가 들어와서 타보니 또 우리 둘 밖에 없는 거 있지. 자리에 앉았는데 그 여자가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더니 내 반대편 저 멀리쯤 앉더라고. 추운 건지 얼굴은 붉어져서는. 야, 목도리 또 풀렸잖아, 너. 이리 와봐.
홍지수
아침 일찍 나갈 일이 있어서, 자주 가던 카페에 들렀어. 커피라도 마셔야 눈이 좀 제대로 떠질 것 같아서 말이야. 물을 열고 들어서는데 매일같이 드나들던 카페에 못 보던 여자가 유니폼을 입고 카페 안을 정리 중이더라고. 너무 일찍 왔나 싶어서 일단 인사를 했지. 그 여자 얼마나 청소를 열심히 하던지, 내가 들어오던 소리는 못 듣고 내가 인사를 하니 그제야 날 보더라. 고개를 번쩍 들고 해사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하는데, 너무 예쁘더라. 웃는 얼굴이 참 예쁜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렇게 카운터 앞에 서서 주문을 하는데, 내가 메뉴판을 훑어볼 때도, 내가 주문을 할 때도 어찌나 경청을 하는지 내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는데 눈동자도 참 예쁘더라. 괜히 말이 걸어보고 싶어서, 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셨나 봐요? 하니까, 포스기에 두던 시선이 내게 오면서 아, 혹시 제가 어떤 실수라도... 하면서 눈이 축 처지는데. 그게 너무 귀여워서 입을 가리곤 웃어버렸지 뭐야. 어리둥절한 얼굴로 보길래, 아니라고 내가 거의 매일 오는데 오늘 처음 봐서 그렇다고 하니, 그제야 얼굴이 피면서 자기는 오전 타임이래. 그래서 내가 그다음부턴 오전에 가잖아, 너 보려고. 오늘은 점장이 안 괴롭혔어, 자기야?
문준휘
그날 내가 점심을 못 챙겨 먹어서, 길 가다 보니 편의점이 있더라고. 간단하게 컵라면이나 먹을까 하고 들어가서 이것저것 살펴보는데 갑자기 옆에서 커다란 박스가 말을 하는 거야. 저기, 손님 잠시만 지나가겠습니다- 하고. 아, 박스가 아니라 웬 작은 여자가 자기 몸집만큼 박스를 쌓아서 들고 지나가더라. 살짝 비켜주곤 다시 컵라면을 고르려는데 이번엔 이 여자가 뒤에 있는 음료 냉장고에서 낑낑대고 있는 거야. 맨 위쪽에 올려야 하는 음료가 있나 봐. 뒷꿈치까지 들곤 발끝으로 서서 고생하길래, 가서 손에 들린 병을 잡곤 올릴 수 있도록 도와줬지. 그러더니 휙 나를 돌아보곤 어어, 감사합니다. 바빠 보이기도 하고, 정리 중인데 어서 비켜줘야겠다 싶어서 아무 컵라면이나 고르고 계산대로 가니까, 쪼르르 달려와서 계산대로 쏙 들어가더라. 작은 로봇 같았어, 꼭. 편의점에서 일하는 작은 로봇. 귀여워. 아무튼 그래서 계산을 해주는데, 아 잠시만요 손님! 하더니 이 컵라면을 사면 음료수가 하나 딸려온대. 그러곤 잠시 사라지더니 뭔가를 왕창 들고 나오는 거야. 음료수 하나라면서. 다시 계산대로 쏙 들어와선 날 보며 웃으면서 말해, 이거는 5분 전에 땡처리 된 거예요. 못 먹는 거 아니니까, 가져가서 드실래요? 결국 그거 가져왔는데, 야 이제 와서 말하는 건데. 나 그때 그거 먹고 배 아파 죽는 줄 알았다.
권순영
♩순영이의 이야기는 특별히 삐지엠을 바꿔 볼까요?♩
어김없이 그날도 연습이 있는 날이었지. 지난번에 함께 상의했던 커플댄스를 맞추기로 한 날이었어. 내 파트너는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는 너라서, 사실 걱정을 좀 많이 했어. 실력이 뛰어나단 건 너무 잘 알고 있지만, 과연 이 노래와도 어울릴까, 해서. 노래는 ‘MINO –몸’ 파트너들끼리 나뉘어서 연습을 하는데, 내가 설명해주는 동작 느낌에 집중을 하고 말 끝마다 네, 선배님. 하는 게 참 성실하고 예의 바른 아이구나 하고 생각했어. 첫 동작부터 노래와 맞춰보자 하곤 노랠 재생했는데 너의 솔로 댄스로 시작하는 첫 부분에 네 눈빛, 표정이 확 바뀌는데. 솔직히 순간 홀리더라. 동작 하나하나 섬세하고, 부드럽고. 내가 춤을 추는 사람이라 그런 건지, 아님 그냥 그때의 네가 그랬던 건지 예쁘더라 예뻤어. 어찌나 그 순간 넋을 놨는지 네가 노래를 끄곤 내게 다가와서 날 부르는데도 몰랐어. 이후에 합을 맞추려고 함께 동작을 맞춰보는데 노래 특성상 터치가 많아서 좀 망설였더니, 괜찮다며 무덤덤히 네 어깨에 내 손을 갖다 대는 널 보면서, 요거 봐라? 하기도 했고. 가까이서 보는 더웠는지 볼이 붉어진 네 얼굴도 좋았고, 그날 나는 하루 종일 너한테 빠져있었어. 지금도 그렇고. 이제 넌 내 영원한 파트너야. 아무 데도 못 가. 그러니까, 선배님 말고 오빠 한 번 해봐.
전원우
그날, 아마 시험기간이었겠지. 물론 나는 특별하지 않은 날에도 도서관을 가긴 하지만. 거기엔 네가 있었으니까. 아, 알겠어, 때리지 마. 아무튼, 난 늘 내가 앉던 창가 자리에 가 앉으려는데. 그 자리엔 이미 가방이 걸려있고, 책상에도 책이 펼쳐져 있더라고 그래서 에이, 자리 뺏겼네. 하고 그 옆자리에 앉았는데, 얼마 안 있다가 어떤 여자가 들어와 앉더라고. 앉자마자 쭉 당겨 앉더니 머리를 질끈 올려 묵는데. 민낯 같은데도 뽀얗고 이쁜 게, 꼭 눈사람... 알겠어, 토끼 같았어.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이곤 책에 들어갈 듯이 공부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가방에서 책도 안 꺼내고 널 보고만 있던 거 있지. 진짜 이상한 경험이었어. 도서관에 그런 여자가 한 둘도 아니고 말이야. 그러다 네가 내 시선을 느꼈는지 슬며시 고갤 들고 날 쳐다봤잖아. 나도 놀라긴 했는데, 시선을 돌려야지 하는 생각도 못했던 거 같아. 그렇게 허공에서 몇 초간 서로 바라보다가 네가 입모양으로 왜요?라고 하는데, 그 입모양이 또 귀여워서 내가 피식하고 웃었던 거 기억난다. 그리곤 나도 공부 시작했지. 너 그거 알아? 나 그 다음날부터 항상 그 자리에 앉았어. 내 자리 너한테 내주고.
이지훈
그날은 아는 형 작업실에 놀러 갔다가, 자주 가는 음반 매장이나 한 번 들러볼까 하고 갔는데. 내가 자주 둘러보는 구석 쪽 음반대에는 거의 나밖에 없었거든, 근데 그날은 웬일인지 어떤 여자가 서서 음반을 둘러보고 있는 거야. 흥미로웠지, 나랑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있구나 해서. 나도 둘러보다가 내가 찾던 음반이 보여서 손을 뻗었는데, 갑자기 내 앞으로 손이 불쑥 지나가는 거야. 놀라서 고개를 뒤로 살짝 뺐는데, 그 여자가 어머. 하면서 죄송해요, 혹시 이 음반 찾으세요? 하곤 내가 찾던 음반을 꺼내는 거지. 그래서 어색하게 웃으면서 네. 라고 대답하니까. 우와, 그러시구나. 이 밴드는 진짜 찾는 사람 드물던데. 하면서 음반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웃는데 나도 덩달아 뭔가 반갑더라고. 그래서 이 밴드 팬이신가 봐요. 했더니, 웃으면서 고갤 들더니 팬까진 아니고, 최근에 좀 빠졌어요. 하길래. 음악 쪽으로 나랑 취향이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그랬나, 원래 내가 이성한테 말을 잘 거는 사람이 아닌데. 자꾸 대화를 하고 싶더라. 그래서 어색하게 손가락 뻗으면서 저쪽에 음반 재생기 있는데, 한 번 들어보실래요? 했더니, 좋아요. 하면서 따라오는데, 참 기분 좋아 보여서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았어. 그게 첫 만남이었는데, 지금 내 옆에서 이어폰 나눠 끼고 있는 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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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봉♥ 안녕하세요, 상상공장의 상상공장장입니다! (나 이거 빨리 못 읽어...상상공장의 사앗ㅇㄴ)
어찌저찌 글잡으로 1, 2편을 이사시키고 3-1편까지 올리게 되었네요!
이번 편은 특별히 멤버들의 입장에서 글을 써보았어요, 어떤가요? 잘 전달이 됐을런지...홀홀.
아, 주제선정은 여러분의 답글을 참고하고 있어요. 메모장에 촤르륵 적어놨다가 하나하나 써볼게요.
글잡까지 올 생각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좀 걸리적 거리는 부분들이 있어서 여러분도 보기 편하고! 저도 글 쓰기 편한 글잡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1, 2편도 이사오면서 아주 미세먼지 만큼 수정된 부분들이 있을 거예요. 물론 정말 아주 매우 미세합니다.
아무튼 ♥여러봉♥
♥여러봉♥의 응원으로 글잡까지 오고 정말 기분이가 좋아요.
답글 남겨주시는 것도 하나 하나 보고, 또 보고TT 넘나 감동인 것...(훌쩍
제가 주기적으로 언제, 어떻게 온다고는 쉽게 약속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언젠가 올 나머지 멤버들과 함께 3-2편으로 또 만나요! 감사합니다.
ps. 구독료는 적당하죠 ♥여러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