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지엠과 함께라면 더욱 설레이는 상상공장♩
상상공장#3-2
: 연인에게 첫눈에 반한 세븐틴 :
* 상상공장장: 오늘은 먼저, 가볍게 "이름 치환"을 하고 상상공장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
이석민
♩석민이의 이야기는 특별히 삐지엠을 바꿔 볼까요?♩
고등학교 3학년, 그쯤 되니 이제 초등학교 동창, 중학교 동창, 고1, 고2 친구들은 한 번씩 다 마주치고 얼굴도 다 익힌 것 같았지. 3학년이라고 별다를 게 있을까, 다 아는 얼굴이었고 담임선생님도 3학년에 같이 올라왔고. 개학 첫날, 교실 뒷문을 열고 설렘, 긴장감 그런 것 없이 칠판에 적힌 ‘출석번호순으로 자리에 앉기’를 보곤 먼저 온 친구들이 알려준 내 자리에 앉았어. 역시나 다 아는 얼굴들.
가만 보다 할 것도 없고, 애꿎은 핸드폰 화면만 켰다 껐다 반복하는데. 옆자리 의자가 슥 뒤로 밀리더니 책상엔 가방이 턱. 그때 든 생각이, 어? 여자다. 근데 처음 보는 앤데? 내가 널 너무 쳐다봤는지, 네가 먼저 안녕. 하고 인사했었지. 순간 난 대답을 못 했어. 계속 누굴까, 내가 모르는 얼굴이 있나? 하는 생각에 말이야. 이후로 정말 많이 친해졌잖아, 우리.
알고 보니 넌, 나와 같은 예체능을 하는 아이라 마주칠만한 시간이 없었다는 거. 네가 그림을 아주 잘 그린다는 거. 한 학기 동안 짝이었다가, 2학기 시작하면서 책상을 다 일렬로 맞추는 바람에 떨어졌는데. 그게 또 아쉬워서 야자시간에 복도에 나가 떠들다가 감독 선생님한테 걸려서 도망가고. 진짜 웃겼어 그때, 그치.
그렇게 벌써 1년이 지나가버렸네. 여전히 넌 예쁘다. 오늘도 먼저 넌 내게 인사를 해, 안녕. 잘 지내, 석민아. 나중에 방송에서 너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난 대답하지, 안녕? 그래, 너도. 근데 방송 말고 지금부터 우리 쭉 더 보자. 난 네 그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데. 좋아해, 상상아. 아마 네가 나한테 첫인사를 한 그 순간부터.
김민규
그날, 아마 너랑 처음으로 단둘이 만난 날이었지. 네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보러 가던 날. 우리가 아무리 친한 사이라 했어도 단둘이 만난 적은 없었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괜히 그날 아침에 기대되더라, 아니 설레는 거였나. 아무튼 겉치레를 엄청 신경 쓰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편한 사이였으니까.
영화관 앞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널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쬐끄만한게 바닥에 끌릴만한 원피스를 입고 살랑살랑 걸어오는 거야. 보자마자 얼씨구, 무슨 바람이 부셔서 원피스? 했더니 손으로 붉어진 얼굴을 가리면서 네가 나보고 닥치라고 했었지. ㅋㅋㅋ 이쁘면 뭐 해, 입이 험한데. 그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울 것 같았어, 그래서 얼른 데리고 영화관에 들어갔더니 이게 또 예매는 안 하고 매점 앞을 서성여. 어휴, 돼지야. 하면서 꼭 나쵸를 먹는 너, 얼른 두 손에 나쵸랑 콜라를 쥐여주고는 예매하고 입장하는데, 사람은 또 왜 그렇게 많던지. 앞서가면서 사람들 피해 요리조리 움직이는 데, 또 살랑이는 뒷모습이 귀엽더라. 괜히 웃음 나오고.
자리를 찾아 앉곤 영화가 시작되는데, 네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자마자 입을 헤벌리고 입꼬리가 쓱 올라가는 게... 네가 보고 웃는 건 그 영화 속 남자배우일 텐데 왜 내가 그렇게 두근거리던지. 난 그날, 그 영화가 하나도 생각이 안 나. 너만 생각나 딱 너만. 근데 상상아 추운데 또 원피스 입고, 혼나야겠어- 안 혼나야겠어?
서명호
아는 형이 운영하는 옷 가게에 그날은 옷 말고 신발을 사러 갔었어, 형 얼굴도 좀 볼 겸. 원래는 형 혼자 운영하는 가게였는데, 그날은 카운터에서 웬 여자가 바쁘게 무언갈하고 있더라고. 영수증을 정리하는 거였나. 가볍게 목 인사를 하곤 형은 어디 있어요? 묻는데, 아- 사장님 친구분이시구나, 사장님 잠시 요 앞에 거래처에 나가셨어요. 금방 오세요! 하면서 사람 좋게 미소 짓는데 되게 앳돼 보이는 얼굴에 말은 똑 부러지게 하니까 괜히 기특했다고 해야 하나. 어어, 이뻤어 그래.
얼마 안 있다가 형이 와서 반갑게 인사를 하곤 신발을 고르는데 몇 개를 신어보고 또 신어봐도 맘에 안 드는 거야. 계속 신발을 신고 이리저리 거울 앞에서 움직이는데 갑자기 카운터에 서서 빤히 내 쪽만 바라보던 그 여자가 성큼성큼 내 뒤로 가더니 신발 한 켤레를 들고 와선 내 발 옆에 내려놓고 이걸로 신어봐요. 하는 거 있지. 얘 뭐지? 하는 얼굴로 쳐다보는데 아, 얼른요! 하길래 그래, 신어나 보자. 내 취향이 얼마나 확고한데. 하는 마음으로 신었어. 거울에 비춰보는데 어라, 생각보다 괜찮은 거야. 거울 속에 비치는 네 미소도 괜찮고.
내가 맘에 들어 하니까, 해맑게 웃으면서 이거 지금 제가 신은 거랑 똑같은 거예요! 하길래 네 발을 보니까 색깔만 다른 같은 신발이더라고. 그렇게 좋아하는데 그걸 안 사고 배겨? 바로 계산하고 나와버렸지. 생각해보니까 나 그날 이후로 가게 출근하듯 드나들었는데, 이 정도면 나도 시급 줘야 하는 거 아냐 형? 아, 알았어. 그럼 우리 신발이나 새 신발 선물해줘. 1주년 기념으로. 우리 신발 이제 바꿀 때 됐어. 어, 우리 상상이는 230.
부승관
그날 오랜만에 제주도에서 누나들이 올라와서 다 같이 밥 먹고, 볼링을 치러 갔어. 자리를 배치받고 신나게 누나들이랑 딱밤내기 하면서 볼링을 치는데, 옆자리에 웬 여자랑 남자 둘이 볼링을 치러왔더라고. 그중 여자랑 남자 한 명이 점수 낼 때마다 서로 스킨십도 거침없고 하길래 커플인가 싶어서 부럽기도 하고 셋이 그렇게 노는 게 흥미롭기도 해서 누나들 차례일 때마다 가만히 앉아서 그 셋을 쳐다보는데 갑자기 그중 남자친구인 것 같은 남자가 나한테 와선 왜 자꾸 쟤 쳐다봐요? 하면서 그쪽 여자를 가리키는 거야.
나 솔직히 그 순간 겁먹어서 어떡하지 하면서 아, 그게 아니라 세 분 모두 본 거였어요. 너무 재밌게 노시길래. 했더니 남자가 픽 웃고는 우리도 셋인데, 음료 내기 그런 거 할래요? 하는 거야. 우리 누나들은 자기들끼리 신나게 놀다가 무슨 일인가 싶어서 왔더니 웬 잘생긴 남자가 내기하자니까, 좋다고 달려들어. 결국 내기를 하기로 했는데, 팀을 섞어서 나, 작은누나, 그 여자 그리고 상대팀은 큰누나, 그 여자의 남자친구, 남자의 친구인 남자 이렇게 3대 3 대결을 했어. 그 여자는 볼링을 처음 쳐본다고 했고, 핀이 넘어갈 때마다 좋다고 와서 하이파이브를 하는 거야. 되게 귀엽네, 생각했지. 대결은 상대팀이 이겼어. 잘생긴 형들이 볼링도 잘하네, 치사하게. 했지.
그렇게 우리 팀이 음료를 사고같이 둘러앉아 마시면서 그제야 통성명을 하기 시작했는데. 웬걸 그 형들은 나랑 동갑이었고, 그 남자친구는 남자친구가 아니라 여자의 남동생이었어. 아, 그래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했던 거구나 생각했지. 그때 왜 괜히 안심이 됐을까. 아 근데 누나, 말 끊어서 미안한데. 나랑 데이트할 때는 쟤 좀 안 끌고 올 수 없어? 우리 누나들이나 누나나 동생 사랑은 하여튼... 미안해? 미안하면, 뽀뽀. 야 넌 눈 돌려. 어딜.
최한솔
작년 여름에 힙합 페스티벌에 초대를 받아서, 메인 무대 말고 그 아래 그라운드에 있는 미니 부스 안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마침 시간이 딱 가장 더울 시간인 오후 2시에서 4시까지었지. 역시나 공연을 시작한 지 20분이 지나도 관객은 5명도 채 되지 않았어. 모두들 부스 앞을 지나가면서 흘끔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지.
한 타임 공연이 끝나고 잠시 쉬다가 무대 위로 다시 올라왔는데, 관객이 딱 한 명 남아있는 거야. 솔직히 정말 공연하기 싫었는데, 그 사람, 아니 그 여자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는데도 내가 공연을 시작하길 기다리는 것 같더라고. 혼자 서서. 그런데 내가 공연을 알 할 수가 있나. 그 1시간을 나는 오로지 그 여자를 위해 랩을 했어. 그 어느 때보다 진중하게. 고맙잖아, 내 공연을 봐주는 게.
공연을 마치고 준비한 엔딩 멘트는 할 필요도 없었으니까, 무대 앞에 앉아서 그 여자한테 정말 고맙다고, 덕분에 나도 무대 위에서 즐거웠다고 하니까. 그 여자가 작게 손뼉을 치면서 무대 앞을 떠날 수가 없는 공연이었어요. 진짜 멋졌어요. 라고 하는데, 진짜 너무 고마웠지. 그 더운 날, 아무도 없는 공연장에 혼자 관객으로 남아서 땀은 뻘뻘 흘리면서 내 공연을 봐주고 또 내 공연을 멋지다고 해주니까.
지금은 너무나 많은 관객들과 나를 사랑해주는 팬들이 있지만, 그 수많은 관객들 사이에서도 너만큼은 꼭 찾아내. 그리고 지금은 I'm making a song for you. 상상.
이 찬
어느 날, 한창 SNS를 훑어보다가 어떤 여자가 롱보드를 타는 영상을 봤어. 평소에 보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꽤 했었는데, 그냥 보드도 아니고, 롱보드를 그것도 이렇게나 예쁜 여자가 타는 걸 보니까. 정말 더 배우고 싶은 거야. 그날 당장 나가서 보드를 구매했지. 그리고 나서 생각했어, 아 나 진짜 바보구나. 누구한테 배워 이걸.
어쨌든 한강에 가면 보드 타는 사람들이 많다길래 거기서 좀 보고 따라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한강을 갔어. 와 역시나 어린아이부터 중년의 아저씨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드를 타고 있더라고. 중간중간 보드로 스킬을 부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쩔 줄을 몰라서 그냥 가만히 옆에 보드를 놓고 앉아서 구경하는데, 저 멀리서 낯이 익은 실루엣이 보이는 거야. 어? 저 여자, 그 여자다. 와 실제로 보니까, 더 멋있다. 말간 얼굴로 롱보드에 올라서서 자유자재로 빙글 돌기도 하고 춤추듯 움직이는 모습이 영상으로 본 것보다 훨씬 근사하고 멋졌어. 그렇게 한없이 뚫어지게 봤던 것 같다.
한참을 그렇게 보드를 타다가 갑자기 그 여자가 내 쪽으로 다가오는 거야. 어, 뭐지. 내가 너무 노골적으로 바라봤나 싶어서 딴청을 피웠는데. 어라, 내 옆에 털썩 앉는 거지. 뭔가 싶어서 보니까. 아, 옆에 있던 백팩이 이 여자 거였구나. 내가 쳐다보니까 물병을 입에 대고 씩 웃으면서 쉬고 계시는 거예요? 라고 하는데,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쉬냐고 물어서 머쓱해져 아, 아뇨. 라고 하니까 얼굴에 물음표를 가득 띈 얼굴로 아, 혹시 처음이세요? 하는 거야, 뭔가 좀 민망해서 목덜미를 쓸면서 네, 처음이에요. 하니까 박수를 한 번 짝 치면서 그러시구나, 저 오늘 맨날 같이 오던 친구가 없어서 심심했는데. 같이 타실래요? 하는 거야. 내심 좀 기뻤다. 근데, 야 공상상. 영상 찍어 올릴 거면 바지 좀 긴 거 입어. 이게 뭐야, 남들 다 보는데. 나? 내가 남이냐. 내 앞에선 실컷 입고. 치마? 야 너 지금 나 놀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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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봉♥ 3-2편이 나왔어요!
아유, 오늘따라 왜 이렇게 글이 안 써지던지. 솔직하게 오늘 편은 제 맘에 들지 않아요! 매우 속상합니다...TT
아마 곧 멤버들을 본다는 생각에 집중이 잘 안됐던 것 같아요. 흐헤, 나 처음이야...
팬미팅 전까지 꼭 3-2편을 여러분께 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후다닥 써왔답니다!
10일, 11일, 12일 모두 날씨가 정말 춥다고 들었어요, 모두들 감기 걸리지 않게 옷 단디 챙겨 입고 가세요!
추위에 무지하게 약한 저는 벌써부터 너무 걱정이네요. 에구구
그리고 팬미팅을 가지 못하시는 우리 캐럿분들도 너무 아쉬워 마시고 다음번엔 꼭 함께해요!
적고 나니까, 무슨 내가 멤버들인 양 ㅋㅋㅋㅋ 오지라퍼. (맞음
그럼, ♥여러봉♥ 우리 팬미팅에서! 4편에서 또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