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가벼운 초인종 소리가 들려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키고 문을 열러 겨우겨우 걸어갔다. 누구지, 올사람도 없는데.
문을 쾅쾅,두드리는소리가 들렸다. 나는 나가요-하고 대답을 하고, 문을 열었다. 내앞엔 한손에 약봉투를 들고있는 백현이가 서있었다.
백현이는 내쪽으로 오고선, 나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열때문에 달아오른 얼굴과 가쁜숨을 내쉬고 한쪽 손을 벽에 지탱하고서야 겨우 서있는 날 보며
백현은 점점 표정을 굳혀갔다.
"어..음..저기..."
"야, 너 뭔데."
"으,응..?"
하,씨발- 작게 욕을 지껄인 백현은 당황해있는 나를 안아올려 침대에 눕혔다. 어..어? 가만히 있어. 아프잖아.
백현이 그렇게 말하고선 민망한지 시선을 피하고 물수건을 가져온다고 했다. 아,귀여워.
잠시 멍때리고 있는 사이 언제 왔는지 내 머리위에 찬 수건이 올려졌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을까, 백현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약은 먹었어?"
대답대신에 작게 도리질 했다. 백현은 그런 내모습에 픽 웃으며 물 가져올테니 기다리라곤 말했다.
근데 백현이는 내가 아픈건 어떻게 알고 온거지 ?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백현이 오자마자 물어봤다.
"근데 내가 아픈건 어떻게 알고 온거야? 약까지 사들고서는."
"자 그건 나중에 신경쓰고, 약이나 먹으세요."
칫. 백현이 사온 약을 물과함께 삼켰다. 으-알약 싫어... 칭얼대자 백현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기분은 좋은데 이렇게 계속 붙어있다가 옮으면 어쩌지?
그나저나 왜 온걸까, 백현인? 그것도 혼자서. 단순히 간호라면 종인이라던지 찬열이가 왔을텐데.
어느새 옆에 의자를 가져와 앉아있는 백현을 빤히 쳐다보자 백현이 부담스러운지 왜, 왜그러는데! 라고 했다.
"너 여기 왜온거야? 감기 옮으면 어쩌려구 그래?"
"아 상관없어. 옮으려고 왔거든."
백현이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뭔소릴 하는거지 대체, 옮으려고 왔다니. 아, 학교에 가기 싫은건가?
또 뭘그리 생각하냐며 핀잔을 준 백현이는 죽먹을래? 라고 했다. 마침 출출했던 난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 사온건지 백현인 금방 죽을 가져왔고, 한숟가락 떠서 호호 불곤 내 입앞에 ..응?
자,잠깐. 왜 니가 먹여주는건데? 아픈몸 쓰지말고 빨리 먹어. 걷는것도 힘들어 보였는데.괘,괜찮은데.. 그냥 먹어.
계속 반복되자 짜증났는지 백현이 정색하곤 말했다.
"야, 도경수"
"ㅇ,왜!"
"너 자꾸 고집피우면.."
"뭐! 아,아픈사람한테 뭐하게!"
"입으로 먹인다?"
백현이 능글맞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헉- 난 그대로 싹 굳고 얼굴이 붉어짐을 느꼈다
장난...이라곤 하지만 백현이라면 진짜 할것같아 닥치고 백현이 주는 죽을 먹었다. 그제서야 백현이 만족한듯 웃었다.
"오구오구 우리애기 잘머겄쪄요??"
"이..미친.."
"왜그뎨 댜기야"
계속되는 백현의 애교에 한대 쥐어팰까, 라곤 생각했지만 아픈 나를 제대로 간호해준게 고마워서 말았다.
그 뒤로 평소처럼 장난끼 가득한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다, 아까 물어볼려다 만게 생각났다.
백현아, 부르면서 몸을 일으키는데, 참고있던 머리가 너무 아파 다시 쓰러지듯 누웠다.
"왜 일어날려구 그래. 나한테 할말있어? 도와줄까?"
아냐, 괜찮아. 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백현이 구라치지 말라며 안절부절했다. 사실 맞긴 맞지만..
백현이 앞에 있어서 아픈걸 계속 참고있었는데, 젠장. 아까까지만 해도 웃고있던 백현의 얼굴이 금방 걱정스러운듯 바꼈다. 아, 걱정끼치기 싫었는데.
백현의 도움으로 겨우 몸을 일으켜 백현과 마주보고 앉았다.
"나 사실 오늘 뭐 노리고 온거였는데 이래도 되나 싶다"
"왜..뭔데?"
"내가 아까 너보고 옮으려고 왔다고 했잖아."
"아, 맞아. 그거물어보려고 했어.."
백현의 말이 이어지자 않자 눈을 굴리다, 백현을 빤히 쳐다봤다. 자세히 보니 얼굴이 조금 붉어진것 같기도.?
야 너 무슨생각하냐, 반음절쯤 말했을까. 난 말을 다 이어가지 못하고, 내입은 뭔가에 덮였다.
입 벌려. 약간 입술을 때고 백현이 강압적이게 말했다. 상황파악이 안된 나는 어,어? 거렸고
백현은 내 아랫입술을 깨물어 입이 벌려진 틈을 타 부드럽게 키스를 했다.
숨도 제대로 못쉬고, 얼굴은 붉을대로 붉어졌다. 정신이 아찔했다. 내가 말을 하려 할때마다 내 뒷목을 눌러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얼만큼이 지났을까, 백현이 내게서 입을 땠다.
"ㄴ,너 뭐한..거,야"
가쁘게 숨을 쉬는 날 보며 백현이 웃으며 말했다. 말했잖아, 옮으려고.
가장 빨리 낫는 방법은 다른사람한테 옮겨야 한단거 몰라? 야,너..아무리 그래도-...
아 몰라몰라, 상관꺼. 아무튼 말야. 백현이 내게로 다가와 날 꼭 끌어안고 내 귓가에 속삭였다.
"좋아해. 그러니까 아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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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경수 아프단다 가서 한건 해줘라"
으잉? 박찬열이 갑자기 전화하고 하는 말이었다. 뭐? 아프다고? 경수가 말해줬다고..? 왜 난 못들은거지.
뭐야 이거 좀 섭섭한데.. 그래서 지금 내가 간호하란 소린가. 경수랑 단둘이.. 아이 몰라
"또 뭔 지랄이야. 경수 감기 나으려면 딴사람한테 옮겨야 될거 아냐."
"아, 그래. 그렇지..그건맞지."
그래서 지금 나보고 옮으라는건가. 뭐 경수대신 아프다면 좋지만...둘다 아프면 어떡하지. 경수랑 단둘이 있다 사고치면 어떡하지..
아, 아무튼 잡다한 생각은 버리고 박찬열보고 고맙다고 말해준뒤 끊었다.
아, 그렇지. 감기 옮으려면 그거야. 그래. 키스지. 그럼- 약이랑 죽을 사들고 경수집에가서 경수만 덮치면 되는건가.
즐거운 생각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그렇게 경수집에 가서 있었는데 생각보다 안색이 좋아서 다행이었다. 열도 금방 내리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열은 내릴 기미도 안보였고, 안색이 좋기는. 다 참고있었다. 아 근데, 얼굴 빨개지고 가쁜숨을 쉬면서 내이름을 부르는데..
어떻게 내가 참을수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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