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 우야노!! 다녀오겠습니다~ 찬열은 입에 잘 구워진 빵을 하나 입에 물고 뛰어나왔다. 손목시계를 보니 집합시간 20분전이다. 전력질주하면 맞춰갈수 있을지도 몰라... 찬열은 있는힘껏 뛰기 시작했다.
헥헥, 거리며 학교를 향하는데 이곳... 항상 지나가면서 바라보게 된다.
장미덩쿨이 이쁜 하얀 2층집. 누가 사는지는 몰라도 항상 눈길이 간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맞다! 이럴때가 아니야, 시계를 보니 망했다 집합 5분전이다. 으아아아 찬열은 소리를 지르며 다시 학교로 뛰기 시작했다.
"야 박찬열 야야, 니 장난치나? 이번달만 몇번째고?"
"죄송합니다..."
"1학년주제에 에이스라고 감독님이 풀어주니까 우리가 만만하나? 확마 대가리만 커가꼬"
"..."
결국 3분 지각한 찬열은 선배에게 혼쭐이 나고 아침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하얀집... 신경이 쓰이는 이유가 있다. 누군지는 몰라도 항상 찬열이 그 집앞을 지나가면 종이비행기를 날린다.
처음에는 뭐고? 주변집 꼬마애가 장난치나? 하고 그냥 넘겼다. 근데 하루이틀이 아니였다. 이렇게 지각을 하는 이유도 그 하얀집 종이 비행기가 날아오지 않으면 신경이 쓰여서 그집앞을 서성거려서 지각하기도 한다. 물론 오늘같이 늦잠을 잘때도 있지만서도...
가끔 주워 펼쳐보면 알수 없는 멘트들이 적혀있었다. 그림이 그려져있다던지 아니면 뭐라적고 검은줄로 빡빡 그어져 있었다. 주워온 종이비행기가 벌써 가방에 12개다.
*
"니 와 또 지각했는데?"
"아~ 몰라, 하이튼간에 그새끼는 내한테만 지랄이다 지랄이야"
"뭐고? 오늘은 종이비행기 안날리주드나?"
"그거 볼시간이 어딨노? 오늘 늦잠잤다이가"
"맞나?"
아침운동이 끝나고 2교시 시작하기전에 교실로 들어온 찬열을 반갑게 맞이해주는것은 경수였다. 원래 같은 축구부였으나 자신은 공부를 하겠다며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그만뒀고 찬열만 계속하게 되었다.
내는 더 잔다~ 경수에게 말을 하고 엎드렸다. 사실 잠이 안온다. 그집에는 누가살까? 그냥 그집 애가 장난치는걸 내가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나? 에이씨!! 찬열은 복잡한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헝클었다. 그런 찬열을 본 선생님은 분필로 칠판을 탕탕 치며, 디비잘거면! 고마 닥치고 디비자라!! 소리를 질렀다.
찬열은 고개를 들어 죄송하다 말하고 교과서를 펼쳤다.
*
백현은 2층 창문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7시 30분이 넘었는데... 벌써 38분인데, 왜 안지나가지? 백현은 종이비행기를 손에 쥐고 쪼그려앉아 밖을 내다봤다. 어! 멀리가 그 아이가 뛰어온다.
져지를 입고 한쪽손에는 토스트를 들고 말이다. 백현은 헤에, 바보같이 웃으며 던지려다가 그 아이가 자신이 내다보고 있는 창문을 바라보자 커튼 사이로 쏙 숨어버렸다. 숨었다가 다시 슬쩍 바라보자 그 아이는 자신의 시계를 바라보더니 소리를 지르며 뛰어가버렸다.
"에효... 또 못 날렸다...일찍 일찍 좀 다니지!!"
백현은 날리지 못한 종이비행기를 자신의 방으로 날렸다. 비행기는 호선을 그리며 날다가 자신에게 돌아와 발등에 톡 하고 떨어졌다. 종이비행기 그 안에는 빨갛게 색칠된 하트가 그려져있었다.
하지만 백현은 주머니에서 볼펜을 꺼내 하트위에 검정펜으로 지워버렸다.
*
운동이 끝나면 6시가 훌쩍 넘는다. 찬열은 몸이 천근만근이였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는데 머리에 톡, 하고 비행기가 날아와 부딪쳤다. 빠직, 찬열은 갑자기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집중을 못한다는 이유로 선배에게 맞았기때문이다. 더이상 못참는다!! 찬열은 비행기가 날아온 신경질 적으로 펴봤다.
안을 확인한 찬열은 이성이 펑, 하고 터져버렸다. 안에는 메롱 하고 혓바닥을 내미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더 이상 못 참는다!! 찬열은 종이비행기를 꾸깃꾸깃 구겨서 주먹에 쥐고 장미덩쿨 하얀집의 문을 두드렸다.
"여봐요!! 문 열어요!! 문!!!!"
백현은 비행기를 날리고 깜짝 놀랐다. 헐, 머리에 맞았어... 어쩌지? 가만보니 그 아이가 화가 났나보다... 자신의 비행기를 구긴다음 집으로 다가온다. 이윽고 초인종이 울렸다. 백현은 어쩌지? 어쩌지? 인터폰 앞에서 서성거렸다.
문을 때려부술생각인건지 쿵쿵, 두드려댄다. 백현은 크게 쉼호흡하고 그 아이에게 답을 했다.
-왜..왜요?!
"문 열어요!!!!"
-시..싫어요!
"아나! 빡치네 문 열라고!!"
덜컹, 하고 대문이 열렸고 안에서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요' 찬열은 단판을 짓고 말겠다며 당당하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 * *
배경은 부산? 경상도 입니다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