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를 각색했지만
갈수록 내용이 강을 건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4.
안개가 자욱한 정원 탓에 금세 물방울이 맺히는 창문을 닦다가 눈을 아래로 내렸을 때 보이는 풍경은 또다시 나의 가슴을 미어지게 해서 나도 모르게 입술을 꾹 깨물게 되었다. 하사키양과 나란히 정원을 걷고 있는 도련님의 하얀 웃는 얼굴이 시야에 들이차자 나도 모르게 물기있는 걸레를 꽉 쥐게 되었다. 서로 상처만 안겨주었던 그 날 이후 도련님과 나 사이는 정확히 변한 것은 없었지만 나와 도련님 사이에 미묘하게 거리가 벌어져서 격차가 보이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니 애초에 도련님, 하녀 관계에서 변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싶었지만 난 그 미묘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랑하게 될거라고 당당하게 말한 나의 말을 현실에서 보여주겠다는 포부인지는 몰라도 하사키양과 산책을 할 때 전과 다르게 환하게 웃고 대화를 나누는 도련님을 보자니 배알이 꼴리다 못해 가슴이 답답해졌다.
솔직하게 말했으면 달라졌을까?
모순적이게도 이 질문을 나에게 던지자 나는 또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솔직하게 말했으면, 가지 말라고 애원했으면 정말 뭐가 달라졌을까? 하사키양의 의심을 받고 또 도련님의 갈피 못잡는 이성을 잡아주느라 진땀을 뺐을 지도 모른다. 그냥 진저리가 났다. 무슨 대답을 해도 역효과가 나는데 그나마 잘 대답한 것인데도 가슴이 아려오고 쓰라렸으며 막상 도련님이 하사키양에게 다가갈 생각을 하니 울컥 무언가가 목구멍을 치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난 그 감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지만 대단히 나를 정신적으로 괴롭힐 수 있다는 것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래 솔직히 날카롭게 말하자면 원래 이렇게 상황이 흘러가야 정상인 것이다. 도련님이 하사키양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유도해주고 결국 그를 경성으로 보내는 것이 올바른 계획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순전히 내가 바라던대로 상황이 그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데 모순적이게도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자꾸 나 자신에게 말하고 있었다. 아침 안개를 머금은 정원을 걷는 저 한 쌍의 남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결함이 보이지 않아 무언가 나만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네. 애초에 이 상황에서 이방인이 되어야할 사람은 도련님이 아니라 나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어느새 눈가가 또 시큰하게 아려온다는 것을 깨달은 내가 입술을 꾹 깨물었다.
"..."
하사키양과 얼굴을 맞댄 채 대화를 나누던 도련님께서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위로 올리셨다. 하사키양이 나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한 이후 항상 그들을 지켜보며 창문을 닦는 나에게 인사를 했던 것이 습관이 된 모양이셨다. 그의 진한 고동색 눈동자를 마주한 찰나 거짓말처럼 뛰는 심장이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꽤 오랜시간동안 시선이 교환되었고 그가 나에게 인사를 하는 것을 안 하사키양은 그런 도련님의 옆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나와 도련님 사이에 일어난 일을 아직 모르는 모양이었다. 마른침을 삼키며 나를 바라보기만 하는 도련님을 초조하게 내려다보았다. 조금이라도 실낱같은 기대를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가 나에게 예전처럼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해줄 거라는, 그런 착각을.
하지만 거짓말처럼 아직 가슴속 응어리가 남아있는건지 의도적으로 나의 시선을 피하는 도련님의 행동에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바보같이 아, 탄식을 내뱉은 내가 이제 뜨끈함을 넘어서서 눈가가 붉게 물들여진다는 것을 깨닫고 재빨리 뒤를 돌아 고개를 숙였다. 그제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도련님께서 나를 마주하기를 원하지 않다는 것을. 그것이 결론이라고 누군가 속삭이자 마치 누군가 나의 머리를 세게 때린 것처럼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들여졌다. 마치 누군가 나의 심장에 비수를 꽂아넣은 듯 가슴이 시큰하게 아려오고 애써 삼켜놓았던 감정이 더이상은 자신을 숨기지 말라는 듯 목구멍 밖으로 나오기 위해 애써 통증을 유발하는 감정을 느끼자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게 되었다.
나는, 후회라는 것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저번에 내가 도련님과 처음으로 입맞춤을 나눈 이후 그를 피해다닌 적이 있다면 상황이 역전되었다. 아니, 미묘한 방향으로 역전되었다고 설명하면 될 것 같다. 나를 피하시지는 않지만 정말 하녀, 도련님 그 딱딱하고도 계약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계셨다. 바닥을 느리게 닦으면서 안락의자에 앉은 채 책을 읽고 계시는 도련님을 바라보았다. 예전같았으면 책을 읽을 때마다 나에게 구절이나 시를 읽어준다고 안락의자 옆으로 오라고 나의 팔을 잡아당겼을 도련님이셨는데 일부러 느리게 바닥을 닦는데도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그의 종이 넘기는 소리가 나의 가슴을 짓밟는 것 같았다. 적응이 되지 않는 도련님의 행동에 안정하기는커녕 나는 불안해하고 있었다. 조금만 있으면 '스미레' 라고 달콤하게 나의 이름을 부르실 것만 같았다.
야속하게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책을 다 읽으셨는지 표지가 닫히는 소리와 함께 도련님께서 의자에서 일어나시는 것이 시야에 담겨졌다. 찰나 책을 덮고 고개를 위로 올린 도련님과 눈이 마주쳤지만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볍게 다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도련님에 가슴 부근께가 다시 또 통증을 일으켰다. 사뿐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나에게 가까워지는 도련님의 발걸음에 숨을 멈추게 되었다. 제대로 된 대화 한마디도, 그의 품도 그리고 따뜻한 눈빛도 느껴보지 못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나는 정말 바보같이 애정에 길들여진건지 그에 대한 목마름을 느끼고 있었다. 정말 뻔하고도 간절하게 '힘들진 않니?'이 말 하나라도 건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
슥, 그대로 허무하게 나를 지나쳐가는 도련님에 저절로 맥이 탁 풀리게 되었다. 그가 완전히 나와 거리를 둔다는 것을 각인시켜주듯 나를 지나칠 때 코끝을 스친 도련님의 체향이 느껴지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예상된 상황이 완전히 부서지자 몰려오는 허망함 수치심 그리고 부끄러움. 그 기분은 내 일생 중 느껴본 가장 암울한 것이라고 장담할 수가 있었다. 나를 등진 채 방에 딸린 작은 서재로 들어가는 도련님의 하얀 뒷모습을 보자니 또다시 무언가 울컥, 올라와서 나도 모르게 재빨리 방을 나오게 되었다. 나는 아무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요즘따라 가슴이 아플 때가 부쩍 많아진 것 같았다.
방문에 기댄 채 어느새 또 빨갛게 물들여진 것 같은 눈가를 벅벅 비비고 있는데 그때 이 남자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나 또는 도련님이 방에서 나오길 기다렸던건지 뒷짐까지 지며 방문앞에 서있던 그는 내가 눈을 비비며 나오자 마치 사냥감을 발견한 맹수마냥 입꼬리를 올렸는데 그 미소가 섬뜩하기도 해서 눈물이 저절로 들어가게 된 것 같았다.
"료우토 입니다"
"..?"
"세츠카의 말동무 겸 서양화를 가르쳐주고 있어요"
도련님의 말동무 겸 서양화를 가르쳐주는 인물이라. 도련님과 관련된 인물인걸 깨닫자 나도 모르게 심장이 쿵 내려앉게 되었다. 나에게 내밀어진 낯선 손과 그 손의 주인공을 번갈아 보았다. 딱히 마주잡고 싶지 않아 뜸을 들이자 그새를 못참고 나의 손을 잡아당기는 료우토라는 남자의 행동에 단번에 그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나의 손을 다 덮을 정도의 큰 손을 마주잡은 채 가볍게 악수를 했지만 그때만큼은 빨리 나 혼자 있고싶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에 살짝 예민하게 반응하며 손을 놓았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료우토 씨의 눈동자는 웃음기로 가득했다.
"세츠카의 전용 하녀라고 들었어요."
"..."
"사실 세츠카의 옆을 지킨다는 것이 힘들어서 하녀 대부분이 그만두곤 했는데 당신은 오래 남는걸 보고 신기했거든요"
"..."
"제가 세츠카를 봐오면서 느낀 것은, 그는 감정을 잘 보이지가 않다는건데"
감정을 잘 보이지 않다라. 울기도 많이 울고 어리광도 부리고 눈을 반짝이며 나에게 이름도 지어줬던 도련님은 감성이 풍부하다 싶을 정도로 또래의 남자와 다른 행동을 보여주셨는데 그것이 드물다고 하니 다시 심장이 아파오면서도 힘이 쭉 빠졌다. 그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과거의 나를 자책하게 되어서 지금 나의 어깨를 감싸안은 채 말을 잇고 있는 그의 손길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내가 지금 하녀, 그보다 낮은 직위의 사람이라는 것을 곱씹어야 했다. 능글맞고 여자를 잘 다룰 줄 아는 남자. 딱 그 티가 나는 것 같았다. 또 금새 피곤해지는 것 같아 저절로 한숨이 새어나오는 것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헤아릴 수 없는 웃음을 띄운 채 나를 복도 반대쪽으로 이끄는 그의 손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당신을 볼 때만 바보같이 자신의 감정을 다 보여요"
"...."
"마치 감당이 되지 않는 아이마냥"
"그래서요?"
참다못해 나도 모르게 날카로운 말이 나가게 되었다. 피곤한 몸에 더불어 그와 대화를 하면 할수록 점점 나에 대한 자책감이 무게를 부풀리게 되어서 견딜 수가 없던 것이었다. 하녀치고 꽤 무례한 말에 쓴소리도 나올 수 있을 법한데 그런 나를 미소와 함께 내려다볼 뿐인 료우토 씨였다.
"흥미롭다고요"
".."
"나는 애석하게도 세츠카의 감정을 본 적이 없어서"
"..."
"보고싶은데도 말이죠"
입꼬리를 올린 그의 말 의도를 파악한 내가 복도 끝에 배치된 창문에 기댄 남자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얼굴에 가득한 웃음기 안에 서려있는 잔인함이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멀쩡하게 생겼는데 감정을 내비치지 않는 도련님과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임을 알면서도 그의 감정이 궁금하다는 남자. 창틀에 기댄 채 바깥을 바라보며 웃는 그의 미소가 섬뜩하다 못해 소름이 끼쳤다. 둘 중 정상적인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남자 또한 정상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더 이상 그와 함께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이 남자와 함께 있자니 슬픔, 억울함, 자책감과 피폐함이 동시적으로 나를 맞이해서 견디기가 힘들었다. 이 저택에 어째 정상적인 사람이 없담, 이와 같이 생각하며 할 일이 있다는 말과 함께 뒤를 돌려고 하자
"이따 세츠카가 서양화 수업을 받을텐데"
"..."
"구경와요"
그의 말이 나의 발목을 붙잡았다. 뒤를 천천히 돌자 나를 바라보며 시원하게 입꼬리를 올리는 료우토 씨가 있었다.
14.
서양화를 가르쳐준다고 도련님을 모셔놓았다고 해서 나 혼자 난리치게 할 때는 언제고 도련님께서 방에 있다는 그 말 하나에 속아 헐레벌떡 작은 방에 도착한 나한테 하는 소리가 '배워볼래요?'라서 적잖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도련님을 모셔놓았다면서요. 그의 너무나도 뻔뻔한 태도에 속은 지도 모르고 두리번 거리는 나를 본 그가 입꼬리를 올리는 것을 본 나는 그제서야 저 남자가 나한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순간 헐레벌떡 이곳까지 뛰어온 나의 수고가 무색하게 느껴져서 상스러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애써 삼켰다. 도련님이 방에 없다는 말을 듣자 거짓말같게도 혹여 눈이라도 마주칠까 두근거렸던 심장이 비웃는 것 같았다. 하사키양과 상담을 해야 한다는 구실로 나와 방 안에 함께 있는 횟수가 별로 없었다. 기대감이 가져다준 절망감은 금방 나를 파도처럼 덮쳤다. 내 앞에서 팔짱을 낀 채 여유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저 남자가 왜 나한테 거짓말을 한건지 곱씹어볼 힘도 없어서 대충 둘러대고 나가기로 결심했다. 하녀 주제에 무슨 서양화를 배우냐고 최대한 상냥한 미소를 짓고 뒤를 도려는데 그런 나의 희망을 짓밟듯 약간 강한 악력으로 나의 팔을 잡아당긴 그였다. '심심해서 그래요'라는 얼토당토치 않은 말과 함께 나를 하얀 종이를 맞대고 있는 나무 의자에 앉혔다. 그림은 무슨, 연필도 준비하지 않은 주제에 무슨 서양화를 가르쳐준다는건지 눈을 날카롭게 뜨고 옆을 바라보자 그런 나의 팔을 잡아 연필을 손수 쥐어주는 료우토씨가 있었다. 무슨 속셈인건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저 그림을 배운 적도 없어요"
"지금 배우면 되는거죠"
지금 이 상황을 빠져나가고 싶다는 목소리를 냈는데도 그런 나를 아랑곳하지 않는 그의 태도에 망연자실했다. 연필을 잡은 나의 손을 잡기 위해 몸을 가까이 한 료우토 씨의 체향이 갑자기 코끝을 스쳐서 나도 모르게 숨을 멈추게 되었다. 입술을 깨물고 이 말도 되지 않는 행위가 그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이 생각에 사로잡힌 채 나의 손을 한 손으로 다 잡은 채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는 그의 손길을 느낄 뿐이었다. 나의 손을 덮고도 남는 료우토 씨의 손이 크구나, 이런 생각따위를 하게 된 것 같다. 하얗고 맨들맨들한 감촉의 종이 위에 나와 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거친 연필의 감촉과 함께 검은 곡선이 그려졌다. 그 모습이 한 번도 종이 위에 무언가를 그려본 적이 없는 나의 단순한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살짝 그 행위를 지켜보기만 하자 그 사이 그의 반대 쪽 팔이 나의 허리 위에 올려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서양화의 선은 곱고 아름답죠"
"무,슨.."
"여자의 연약한 몸을 표현하는데 적격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면서 왜 허리를 은근슬쩍 더듬는건데? 마음같아서는 이 더러운 의미가 담긴 손을 날카롭게 떼고 싶었지만 지금 내 직위를 곱씹어야 했기 때문에 속으로 소리지르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곡선이 그려지고 하얀 종이에 검은 얼룩이 질수록 나에게 얼굴을 가까이 하는 그에 뒤에서 보면 누가 의심이라도 할까 몸을 피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는 그걸 노리는 듯 '가만히 있어요' 조용히 귓가에 속삭였다. 귀에 들리는 그의 낮은 목소리와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허리를 지분거리는 손을 어느새 팔뚝으로 옮겨 마치 조련사가 동물을 쓰다듬듯 느리고 천천히 쓸어대는데 야속하게도 그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져 눈을 질끈 감았다.
"세츠카가 유일하게 감정을 내비칠 때 저는 그 상황이 너무 궁금하다고 했죠"
"아,"
"말했잖아요. 세츠카는 당신이 관련된 모든 일에 유일하게 감정을 보인다고"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가 너무 탁하고 낮았다. 그리고 위압적이라서 나는 아무 대답도 해줄 수가 없었다. 도련님은 어차피 하사키양에게 마음을 돌릴텐데요, 애써 건네지 못한 말이 입 안에서 쓰게 굴려졌다. 그런 나의 상태를 눈치채지 못한 채 마치 누군가를 의식하기라도 하듯 더 몸을 붙이는 류우토 씨가 마치 연인에게 귓속말을 하는 것마냥 나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댔다. 표정과 귓가에 닿는 온기는 누군가 보면 얼굴을 붉힐 정도로 야릇했지만 그런 내 귓가에 울리는 말만큼은 그렇지가 않았다.
하얀 종이 위에 곡선이 그려질 때즈음 나의 허리를 더 농밀하게 주무르는 료우토 씨의 손길에 대놓고 눈썹을 찌푸리며 살짝 피했다. 은은한 조명과 예술가 특유의 물감 향기 그리고 료우토 씨의 체향이 섞인 냄새가 코끝을 스칠 때마다 어지러움을 유발시켰다. 마치 누군가의 눈치라도 보듯 큰 눈을 굴리며 뒤를 확인한 그가 다시 귓가에 입술을 대었다. 무언가 소름이 끼치기도 하고 그가 말을 할 때마다 불안감이 올라와서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나를 눈치챈듯 가볍게 웃음을 흘린 그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
"이런 장면을 세츠카가 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
"지금처럼"
마치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건네듯 웃음기가 서려있는 그의 말에 심장이 쿵, 내려앉게 되었다. 쿠당탕, 의자가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마치 불륜현장을 들킨 여자마냥 류우토 씨로부터 몸을 떨어트리고 뒤를 돌아봤다. 순순히 나에게 물러난 그의 입가에 걸쳐있는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가 얄밉게 느껴졌다. 도련님이 이 장면을 봤다고 한 류우토 씨의 말과 다르게 뒤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분명히 굳게 닫혀있던 방문이 누가 엿보기라도 했던 것처럼 살짝 열려있다는 것을.
아, 아.. 그것을 깨닫게 되자 저절로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들여져서 벙어리처럼 입만 벙긋거릴 뿐, 말조차 제대로 나오지가 않았다. 설마. 괜스레 소름이 돋아 그대로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채 바깥의 풍경을 조금 비추고있는 방문을 바라보았다.
*
독자님들 보고싶어서 빨리 돌아왔습니당 히히
하녀를
발달-전개-위기-절정 이렇게 나누면
지금부터는 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예아!!(격한 움직임)
위기부분을 화려하게 장식해줄 태태라서
정국이와 나란히 제목에 함께 넣게 되었슴니다
제목부터 읭스러운 하녀에서 가장!!!그나마!!(물론 제 욕구를 채울 수 없는!!)수위있는 장면이 나올 때가
위기 부분이 아닐까..싶습니다.
이제 제가 쓰고싶었던 장면 맘껏 나오겠네요 ㅜㅜㅜ
아ㅜㅜㅜ신난다
아가씨 영화 자체가 꾸금 영화이기도 하고..
하녀 - 도련님 관계성 자체가 순수하게 느껴지지도 않아서
쓸 때마다 멈칫 할 때가 많거든요
괜히 불안해서 못쓴 장면도 좀 잇어요 뿌엥ㅠㅁㅠ
+
내일 대망의 콘서트 시작날이죠(홉콘!)
비록 저는 현생 + 할 수 있는게 없는 똥손 + 안타까운 운빨로 인하여 못가지만..
혹시 가시는 독자님들 계실까 이렇게 끄적여요.
어제는 분명 날이 따뜻했는데 오늘은 조금 춥더라고요
그리고 지인으로부터 들었는데 내일부터 다시 추워진다고 하고요ㅜㅜ끙(일기예보 안보는 1인
옷 따뜻하게 입고 가시고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구!
콘서트도 콘서트지만 독자님들 몸도 잘 보살피면서
재밌게 콘서트 즐기고 오세용♥
감기 걸리면 다메요'ㅁ'
암호닉! |
영덕대게, 븅딩, 빅낵태, 1122, 잼잼, 복숭아꽃, 쁑쁑, 절경, 꽃님, ihm, 태리, 항암제, 핏치, 로쿤, 입틀막, 즌증극, ♡구기, 도령, 윤쪼롱, 착한공, 고니쨘, 탄둥이, 천일홍, 신아, 키뿌, 열병, 빠기, 0331,초코생크림, 인연, 아모카, 99, 3001, 캔디, 흩어지게해, 0523, 91, 세상에마상에, 데이, 갓국, 쥬스, 초록연두, 오하요곰방와, 이꾹,레프, eternal, 토토, 모래시계, 민슈팅, 민설탕수육, 몽실이구름, 망고망고, 랩런볼, 요로시꾹, 쁄, 체셔리어, 늉기여, 밤툰, 우슈, 달방, 방탄염색약, 호비의 물구나무, 토끼꾹, 안개, 단미, 김다정오빠, 담담쓰,1203, 자몽쨈, 자몽소다,스피넬,,우유,0915,인생은 욕망, 화과자, 꾸꾸니, 빠기, 라블리,베네딕션,조아,쵸비,티니,열꽃,신냥,하늘보리,용달샘,서브웨이,우슈,몽실이구름,나의 그대, 미니,0617,나로,세젤귀모니,핸드메이드,구르밍,뿡뚱,lunatic,뱀,요를레히,밍기적,삼다수,엘런,전정국,베개,키친타올,ㅇㅅㅇ,요로하,여지,남준이보조개에빠지고싶다,바다코끼리,슈비,암소,금귤,난나누우,익는감,라쿤,핑몬핑몬핑몬업,미묘,유뇽뇽,꾸잉,666666,초코라떼,Fataler,벨기에,두꾹,방톨이,모찌한지민,하이바,소보로크림빵,정꾹꾸,호비,달빛,우와탄,아갓씨, 침구, 요뷔, 꿈슙,초코에 빠진 커피, 자몽잼,뷩귤,윤희,쟈갸워,삐삐걸즈,맘단먹,요로하,휘이니,지민이배개,정쿠♥,올리브,민트,짐팬치,물오름,빠밤,뉴텔라빵,비니,0910,강낭콩, 듀크,심동보,민철벽,오호라,메리진,물결잉,5288,빱빱빠,딸기맛님,휴지,에이프릴코튼,내마음의전정쿠키,숭,쿠야몬,옐몽글,수육,빅히트전정국,미오,핫초코,새싹,박지미잉,우리사이고멘나사이,체크무늬,고객님,룰루랄라,보이스,ㅠㅠ,추억,람보,김짱구, 로스트마이꾹,달국,빠네빠네, 아인, 키모노, 초코생크림,달려라망개떡,갈매기살,숩숩이,삐용,흑설탕융기,1313,빵더기,파란,스케일은정국,파동,희망홉이,금잔화,인생꾹팅,닮,감자,찌밍지민,초코맛솜사탕,굥기야,수니,비락식혜,새벽별,지민이똥개애 ihm,쮸뀨,진라면,윤기캡쨩,남융,토끼시러,자라,진진자라,김군과이양,우슈,젤리팁,망무,월광정국,초코칩쿠키,1215,아루,봄소서,민그나,뀨뀨까까쀼뀨,박스,멜로나,잼잼,까딱,빨래건조대,ㅈㅁ,쨍알,빱빱빠,수수태태,숭아복,세젤예세젤귀,#이현,팡,우마이봉봉,미깡,서리다,코예,마농케이,망블,췸니,나로,뚝아,오늘로,베네핏,체크마킹,소다,레인보우샤벳,끌로에,꾸깆꾸기,그늉,올때메로나,강아쥐똥,꾸꾸,우리집엔신라면,정꾸꾸까까,민솔트,아조트,하나비,뉸뉴냔냐냔,레몽자몽,도로시,쿠앤크,안녕하새오,가위바위보,윤봄,2002,바순희,초코송이,꾸기워니,리자몽,뀰,사용불가,탄산수,슈슈,짝짝,썩은촉수,아린,고구마,100609,0404,감자튀김,월드콘,☆☆☆투기☆☆☆,벌스,네이버,캉탄,삼월,숙자,전정꾸기,피글렛,0717,히릿,유자청,온니짐니,꾹숭아,♧기쁠희♤,&전정국&,호어니,쥬니이,여우별,지민이어디있니,밍밍이,슈가나라,꾸쮸뿌쮸,정국쟝아카쨩,깡태콩,만듀,봄플,클로하우저,꾸꾸,체블,성균관,대머리독수리★,버츠비자몽,녹차라떼,0126,미니꾸기,모찌섹시,뷔티뷔티,꽃받침,짐니뿡빵,0404,40745,밍밍,1117,12설탕,칰칰,콩캉,오레오,하늘보리9,바나나,다이아몬,연이,0501,체리마루,구르밍,퐁당,부리부리,삼다수,마들렌,박력쿵,빵빵,통증,번개장터개,밍슈,+ㅁ+,하바나콩,어웨이크마마,태태앤태형,정팀장,꽃돌이돼지,9339,춍춍 체리에이드, 무지개색망개떡, 0207, 근돼토끼, 꾹절미,부릉부릉빵빵,저장소666,낭자,석양,고라니,21세기,슈가꾹릿,민천재,990419,얄루얄루,윤맞봄,단멍단몽,뚜기두밥,문롱바,금붕,태남매,0404,묵은지,찡긋,보라에몽,너만볼래♡,매직레인,연두색볼펜,밍,청보리청,베리티,컨버스로우,밀키,탱구,10041230,북끅곰,0608,테누토,호시기호시기해,아라,밍뿌,포도,코야,교토맨,신묘,따스한 봄, 망고씌,뿌쾅,0228,까꾹,다람이,꾸루,빠나나아,메로르,최순,보라도리,현쿠,상상,따뜻한물,B06B,리본,웃음망개짐니,설,융기태태쀼,메이,요구르트아줌망,저저구,담이,꽃길,뀹,매니악,초코에몽,첫사랑,사랑해,라모르에,요거트케이크,제비꽃,자몽자몽,뽀뽀,마티니,노모노,구트,티거,염치,아린,징징이,달력,젤링젤링,김희서,찌니이,계피,여름이,갈륨,Lost my bag,밤비,꿈틀,꾸깃꾸깃,뿡빵,건망고,몽글이,온니짐니,@지민윤기@,991211,배나뮤,암랔티티,ㅠㅠ,너라는별,☆♡구기부기☆♡,히메컷,지민이어디있니,뿌띠뿌끄,세상이무너져도김석진,주현이,루이비,태자저하,빠다코코넛,스크루바,빱빱빠,꿀떡맛탕,초리초,리넬,4월24일,땅위,김석봉,망개구름,히로릿흐규,크러쉬꾹,꾹꾸리,뀰,탬버린,라이언,귯걸,
찬란하다, #새벽세시, 꾸기안녕, 김 휼, 대박나자, 도깨비불, 구가구가, 초코퍼지, 정연아, 쟈스민, 자민, 붕어, 살구, 양양, 무리, 오밥, 호온쭐난다, 홍시, 콜라, 777, 이담, 파라, 2시 50분, 단짠단짠, 가취가욥, 오늘로, 연두, 꾹꾹이, 흥흥, 오월, 오십꾹, 데이지, 엄지척, 태정태세, 민피디, 인투더우즈,봄,귤낑깡,꾹피치,정꾸기냥,메로나 바,정국아,ㅠㅠ,빱빱빠,시티보이,오늘부터 윤기는,jh,밥먹고통통,종이배,섹시태형,●페코●,윤기나는슈가,히메컷,0428,단아한사과,됼됼,로이스,찬아찬거먹지마,낭낭,흰색,파인애플,까꾹,국준몽,꼬꼬진,대추차,룬,사가지,나의바다야,달력,라임슈가,팡도르,물망초,아보카도맛,아망떼,전시장,달소년,새벽,물망초,쩌이쩌이,쪼꼬,1158,국산비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