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문득 난 그리운 기분이 드는 걸
종일 앉아 모니터만 본 것이 화근이었다. 눈도 뻑뻑하고 점차 아파오기 시작하는 머리에 잠시 바람이라도 쐴까 싶어 작업실을 나섰다. 분명 작업실에 들어갈 때만 해도 밝았는데 언제 이리 어두워진 걸까, 조금 답답한 마음에 한강으로 발을 옮겼다.
흐르는 강물과 가로등, 늦은 시간임에도 잔디에 앉아있는 몇몇 사람들을 보며 걷다보니 잠시 어딘가에 앉아 그 모습들을 좀 더 구경하고 싶었다.
앉아서 주변을 구경하다보니 꿈에서 봤던 그 아이가 생각났다. 꽤나 예뻤는데 내 꿈에 한 번만 더 나와 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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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속 페이지 몰래 적은 내일엔
오늘은 왜인지 모르게 한강에 가서 바람을 쐬고 싶었다. 마감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아직도 이야기의 끝을 정하지 못했다. 이게 다 꿈속에서 본 그 아이 때문이었다. 꿈 속 그 아이로 이야기를 쓰고 있는 내 탓이려나.
어느 순간부터 그 아이에 대한 이야기 속 상대에게 날 대입하고 있었다. 현실도 아닌 그저 꿈에서 본 아이와의 미래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나도 참 멍청했다.
자신에게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알 리 없겠지만 그래도 그 아이가 내 꿈에 한 번만 더 나와 준다면 참 좋을 텐데.
기억해 내 너만 아는 신홀 보낸 걸
결코 그땐 잘못 들은 것이 아닌 걸
늦은 밤 주파수 너머 난 네게로 네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