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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단필 전체글ll조회 479l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소나기, 우산

* 가능하시면 배경음악으로 소나기 틀어주세요 *





창가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햇빛이 따갑다.
다들 햇빛은 따스하다며 긍정적으로 말 하는데,
따갑고 뜨겁기만한 게 어디가 그렇게 예뻐보이는지 잘 모르겠다.

손 부채질을 연신 반복하다 부채라도 하나 빌려야겠다, 싶어 교실을 둘러 보았으나.
모두의 손에 부채가 들려있고 다들 짜증나 보여 차마 말을 걸 수가 없었다.
한 여름에 선풍기 고장과 에어컨 고장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게 말이 되나, 싶다.

꿩 대신 닭이라며 빈 파일을 하나 집어들고 부채질을 반복했을까,
뒷자리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가 반갑다.


"요즘, 나 입덕 부정기 같음."


"그게 그냥 입덕이지. 누구?"


"그건 그렇네. 아니 그, 세븐틴. 알지? 우지 그 멤버 존-나 덕후 몰이상.
딱 내 취향!"


귓가에 흘러 들어오는 오빠에 대한 호평은 짜증스런 기분을 낫게 만드는 데에 충분했다.
갑자기 서울에 가겠다며, 가수가 되어 돈을 많이 벌겠다고 뜬금없이 말하던 오빠가 눈에 선한데.
어느새 대중 입에 오르내리고 차트를 석권할 만큼 자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물론, 그 과정은 고되고 힘들었고, 그걸 누구보다 잘 안다.


"이번에 아이오아이 신곡 들어봤냐. 그것도 우지 작곡이라잖아 ㅠㅠ
노래 완전 좋음. 새벽 감성 차오를 때 들으면 진짜..."


소나기라면, 들어봤다.
노래에 별 관심은 없지만, 오빠가 만들었다기에 들어봤다.
어릴적 오빠가 늘 하던 이야기가 곡에 녹아 든 느낌이라,
처음 듣는데도 낯선 느낌이 아니었다.

아, 요즘 오빠 뭐하고 지내려나. 요즘 연락도 뚝, 끊겼던데.
매일같이 오던 연락이 요 며칠 새 끊겨서 좀 서운하다.
바빠서 틈이 안 나겠지, 하다가도 괘씸해서. 조만간 만나게 되면 화낼 생각이다.

아, 오빠가 타 주는 커피 먹고싶다.
믹스 커피 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는데.


*


"여주야, 담임이 너 부르던데. 얼른 오래!"


"어? 아, 고마워."


점심 시간 종이 울리고, 급식표를 슥 훑어 보고 있던 참이었다.
집안 사정을 뻔히 알고 계신지라, 자주 불려가긴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부르긴 처음이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교무실로 향한다.


"저.. 선생님."


"아, 그래 여주야. 매니저 님이 너 오라고 하시더라, 일이 있대.
여기 조퇴증 하고, 휴대폰 이거 네 거 맞지?"


"네? 네.., 근데 왜요?"


"그건 잘 모르겠다. 늘 화이팅 해!"


"예? 네.. 안녕히 계세요.."


교무실을 가서 들은 소식은 뜻밖인지라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뜬금 없이 화이팅 하라며 웃어주던 담임까지.
이유 모를 조퇴는 찜찜했지만, 곧 오후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


"어, 여주야. 왔어? 얼른 타. 서울 가자."


교문 앞으러 나가니, 정말로 매니저 오빠가 서 있었다.
답지 않게 검은 정장을 차려 입은.


"서울요? 근데 오빠 양복 입으셨네요!"


"어? 어.. 입을 일이 있어서. 가자, 빨리."


빨리 가자는 말에 차에 올라차며 주위를 살피니 많이 상한 얼굴이 눈에 띈다.
그나저나 서울은 갑자기 왜 가는지, 혹시 오빠 볼 수 있는 건가 라는 생각에 짐짓 설렌다.


"서울은 왜요? 오빠가 저 찾아요? 그냥 부르면 되지 뭐하러 데리러 와요.."


"아, 그냥. 차가 편하잖아."


내가 하는 말마다 어색하게 대충 얼버무린다.
이야기 하기 싫어하는 것 같아 입을 닫고 휴대폰을 켜 본다.


실시간 급상승 1 우지
                   2 세븐틴


무슨 일인지 실시간 검색어에 오빠가 올라와 있다.
좋은 일이겠지, 하며 클릭 해 본다.

프로필 사진이 참 잘생겼다, 생각한 것도 잠시였다.

프로필의 검은색 테두리.
그 위에 놓여진 하얀 국화꽃.

그 위로 적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라는 문구.

출생일과 데뷔일 말고 새로 적힌, 또다른 날짜.
오늘 날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사를 찾아봤을까.


[그룹 세븐틴 우지, 암 투병 중이었던 걸로 밝혀져..., 끝내 하늘로.]


*


무슨 정신으로 병원에 도착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울었던 것 같다.

새카만 정장, 코를 찌르는 향 냄새.
에어컨 바람에 아슬아슬한 촛불, 엄숙한 분위기.

중간에 놓인, 환한 웃음을 지은 사진.
익숙한 얼굴의 사진.


"어.,,, 오.. 빠...,?"


내가 태어나 가장 먼저 한 말이 오빠, 라는 단어라고 했다.


"저, 여주야. 옷부터 갈아입고 오자. 저기 가면 옷 빌려줄 거야."


아마, 다들 입고 있는 그런 새카만 옷을 말하는 거겠지.
하얀 리본이 달린 실핀도 하나 줄테고.


"훈.., 오빠."


무릎이 바닥과 닿아 통증이 전해져 온다.
그냥 힘이 풀려서 풀석, 앉아 버린 것 같다.
아니 앉았다가 아니라, 무너졌다가 더 맞는 표현이다.


"아무 연락도 없더니...,"


"건강하고 행복하다더니...,"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별은 걷잡을 수 없는 아픔을 준다.
영원히 마음 속에 깊게 베일 것 같은, 그런 아픔과 슬픔.


"내가, 오빠. 얼마, 나. 보고싶,어. 했는데.,"


"아프면 아프다고. 그렇게, 말 했어, 야지."


"적어도, 이렇게. 엄마처럼, 갑자기. 아무 말도 없이. 그러진 말았어야지."


목이 메이는지 말이 뚝, 뚝 끊긴다.

눈에서는 물을 만들기 바쁘다.
작디 작은 내 눈동자는 그 물을 흘려 보내기 바쁘다.
눈물에 염분이 많은지, 바닥에 닿을 때마다 툭, 하는 무거운 소리가 난다.


"데뷔해서 행복하다고. 팬들이 많이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고, 그랬잖아."


"지금이 너무 꿈만 같다고. 행복하다고, 그렇게. 말.., 했잖아, 흐윽,"


결국엔 얼굴이 바닥과 만난다.
머리카락이 흩어지고, 바닥으로, 나락으로. 그렇게 떨어진다.

주저리 주저리, 우는지 말하는지 구분이 안되는 나를 보다,
결국엔 다들 고개를 돌린다.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이는 사람, 조용히 한숨 쉬며 머리를 쓸어 넘기는 사람.
아예 주저 앉아 울어버리는 사람, 눈물은 흐르는데 굳이 닦아내지 않는 사람.

제각각이지만, 한 마음으로 슬퍼했다.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 때 내가 엎드려 우는 모습은.

온 몸으로 우는 것 같았다고,
온 몸으로 슬픔을 겪고 있는 것 같았다고.

그랬다고 한다.


*


공연장을 하얀 빛이 가득 메운다.
하얀 색으로 보이다가도, 분홍색과 푸른색이 뒤섞여 보이는 오묘한 색이었다.


"오늘 저희, 마지막 공연인 거 아시죠?"


승철의 말에, 다들 슬프다는 식의 소리를 냈다.
공연장 어딘가에서는, "그런 말 하지마!" 라는 말이 들렸다.

목이 거의 찢어질 것 같은 그런 목소리였다.
그만큼이나 간절한 말일까, 생각한다.

무대 뒤에서 앉아 기다리다 생각 해 본다.
만약 오빠가 더 일찍 병을 알고, 팀에 합류하지 않았더라면.
바로 치료를 받았더라면.

저들의 이별은 이렇게 빨리 찾아오지 않았을까, 훨씬 나중에 찾아왔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지 형이 가고, 저희가 한 2년 더 활동을 했죠.
이대로 팀을 더 이어나가도 문제는 없었어요. 하지만, 세븐틴은 13명이잖아요."


13명이라는 말이, 왜 그렇게 울컥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세븐틴의 멤버도 아니고, 그저 떠나간 멤버의 동생일 뿐인데.
아마 오빠가 여전히 세븐틴이라는 생각에 그랬을 것이다.
그저 떠나간 멤버는 신경 쓰지 않고 활동을 이어나갔다면,
내가 여기 올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오빠를 생각해 주는 무대 위 오빠들이 고마웠다.

흐르는 눈물에 코를 훌쩍이며 슬쩍 닦는다.


"그래서 여기서 마무리 짓기로. 저희끼리 이야기 했어요.
우지 형이 가기 전에, 절대로 해체 말고 쭉 활동해 달라고 했거든요.
자기가 남긴 곡이 동이 나면, 다른 작곡가 곡을 써서라도.
활동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도저히 그 부탁은 들어줄 수가 없어요."


좋은 동료를 뒀네, 우리 오빠.
가족이라는 말이 더 나으려나.


"우지 형이 남긴 영상이, 있어요. 기회가 되면 보여드리라고 했는데, 그게 딱 오늘인 것 같네요."


갑자기 객석에서, "보고싶다, 지훈아!" 라는 말이 울린다.
공연장에서 큰 소리를 내는 것은 무례하지만, 오빠를 생각 해 주는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여전히 그들의 가슴엔 오빠가 남아있구나, 라는 생각에.
다시 눈물이 흐른다.


"지금, 보여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세븐틴 보컬팀 리더, 우지, 입니다아."

"아마, 이거 보고 계실 때는 제가 옆에 없겠죠?"


전광판에 보이는 오빠 얼굴이 참 오랜만이다.
울면서도 오빠를 보는 게 좋아서,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울지는! 마세요. 자꾸 미안해져요."


울지는 말라는 말에, 사람들은 더 우는 것 같았다.
아마 그 사실이 슬펐을 것이다.
저들은 하나도 몰랐던 그런 이별이었는데, 오빠 혼자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쓸쓸히 이별을 준비했을 오빠가 가여워서 우는 것일거다.


"그.., 소나기라는 곡 아시죠? 제가 다른 가수 분께 선물했던."


"그게, 사실 여러분과의 이별을 생각하면서 쓴 곡이에요.
그 분들을 위해서 썼는데, 막상 쓰려니까 떠오르는 게 여러분 밖에 없더라고요."


그 순간에도, 이별을 생각했구나. 오빠는.


"저는 이별이 소나기라고 줄곧 생각해 왔어요. 소나기처럼 갑자기 찾아오니까."


"소나기는 갑자기 찾아와서 짧게 끝나잖아요?
이별도 그래요. 갑자기 찾아 와서는 짧은 시간 감정을 뒤흔들어 놓고 떠나잖아요. 
저와의 이별도 그랬을 거예요. 아무것도 모르셨을테니까."


"소나기가 그치고 나면, 젖은 옷, 신발. 뭐 그런 후유증? 같은 게 남잖아요.
금방 끝나긴 하지만. 저희의 이별도 그랬겠죠? 며칠 동안은 너무 슬프다가. 시간이 지나면 일상으로 돌아오고.
뭐 그랬을 거예요."


엄마와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오빠가 그렇게 말했다.
소나기 같은 거라고. 금방 끝날 거라고.

지금 생각해 보면, 오빠는 그 때부터 철 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영상 속 오빠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환히 웃고 있었다.
보는 사람은 목이 메일 정도로 우는데, 정말로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영상을 보시다가도, 집으로 가시면 괜찮아질 거예요.
원래 다 그래요. 너무 힘들어 하지 마세요."


"부탁 하나만, 할게요. 꼭 행복해 주세요.
저는 스쳐 지나가는 소나기일테니까, 아무렇지 않은 듯이.
그렇게 행복해 주세요.
저는 여러분 만나고 너무너무, 벅찰만큼 행복했어요.
영원히 잊지 못할 그런 선물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부러워 배 아플 만큼, 그렇게 행복해 주세요."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게, 상큼하게 웃으며 마무리 하는 오빠의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슬픔으로 다가 왔다.
모두들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느라 바빴다.
무대 위의 이들은 차마 소리 내어 울 수는 없어서.
소리를 참아가며, 슬프게 울었다.


"지훈이 형이, 꼭 마지막에는 소나기를 불러 줬으면 좋겠대요.
지금, 불러 드릴게요."


이미 모두들 눈물 범벅인 상태인데.
어떻게 노래를 부를까, 생각한다.
눈이 벌겋게 부어 오르고, 눈 밑으로는 눈물 자국이 선명한.
울음 소리와 목소리가 뒤섞인 미묘한 소리로, 그렇게 노래를 불렀다.


"너무 차디 찼던, 빗물이, 따듯한 눈물이 되어."


"흘러내리겠죠, 괜찮아요-"

"금방 지, 나. 갈 소나기죠-."


목이 메이는지 가사가 뚝 뚝 끊겼다.

금방 지나간다면, 애초에 2년 전에 다 훌훌 털어버리지 않았을까.
2년이 되어도 슬픔이 이어지는 걸 보면, 오빠와의 이별은 장마가 아닐까.


"내리는 비가, 그칠 때 쯤에. 그 때 다시 만나요-"


마이크를 쥔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게 보인다.
반대 손으로 눈물을 닦는 사람, 얼굴을 손으로 가리곤 그냥 흐느끼느 사람.
아무런 일도 않고 그저 눈물을 흘려 보내는 사람.
우는 모습 보이지 않으려 고개를 숙이지만 어깨가 들썩이는 사람.
우는 소리를 삼키려다 더 큰 소리가 나는 사람.


"금방 지나, 갈 소나기죠-"


노래가 끝났을 때, 모두가 고개를 푹 숙인 체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다들 감정을 추스리고 있겠지, 생각한다.

떨리는 어깨가, 마이크로 미세하게 흘러 나오는 울음 소리가.
어떻게든 감정을 정리하려 노력하는 그 모습이, 마냥 아팠다.


"우지 형이, 여동생이 한 명 있어요. 지금 여기 왔는데,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지금, 올라와도 괜찮을까요?"


조금씩 감정을 추스렸을까, 승관이가 입을 연다.

스탭의 도움을 받아 한 발, 한 발. 조심히 내딛었다.
행여 손에 들린 편지가 떨어질까.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까.
그렇게 조심하며 무대에 올라선다.


"안녕하세요, 지훈 오빠 동생, 이 여주 라고 합니다."


콧소리가 공연장에 울린다.
막상 이렇게 무대에 올라오니, 다시 울컥, 하면서 코가 찡- 해진다.


"오빠가 아프다는 걸, 저도 그 날 처음 알았어요. 그래서 많이 슬펐거든요.
그런데 오빠가 편지를, 남겼더라고요. 그걸 여러분께 꼭 읽어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올라오게 됐습니다.


일순간 공연장은 조용해지고 내 목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여주야. 내가 죽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야.
미리 말 못한 건 미안하다. 하지만 알든 모르든 똑같이 슬플 것 같았어.
내가 말한다고 해서, 결과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테니까."


"내가 늘 이별은 소나기라고, 그렇게 얘기했지?
소나기는 갑자기 와. 그 때 우산이 있으면, 비를 맞지 않아도 되고 좀 더 편하지?
그래서 다들 날씨를 보고 우산을 하나씩 챙겨 가잖아."


"소나기 내릴 때의 우산처럼 이별에서는 어떤 게 우산같은 역할을 할까, 생각 해 봤는데.
아무 말 안 하고 조용히 떠나는 게, 제일 낫겠더라.
내가 당장 병이 걸려서, 곧 죽는다고 말 했다면. 너는 내가 떠날 때까지 마음 졸이며 살았을 거야. 그치?"


떨리는 목소리로 편지를 하나 하나 읽는데, 뭐가 이리도 슬픈지 모르겠다.
눈물이 흘렀지만 굳이 닦아내지 않았다.


"한 2년 있다 가는데, 그 2년 동안 굳이 힘들어 할 필요는 없으니까.
힘들어야 한다면 내가 떠나는 그 순간이면 되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게 우산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


여기까지.
이 편지를 처음 봤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이게 오빠가 택한 우산인가, 생각하면.
좋은 선택이기도 하고 나쁜 선택이기도 한 것 같았다.


"여기.. 까지인데. 저는 사실 2년 동안 되게 힘들었거든요.
제 유일한 가족이었거든요, 오빠가.
지나가다가도 문득 슬퍼지고, 그랬어요."


뿌옇게 흐려진 시야 탓에 객석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모두들 울고 있다는 건 잘 알 수 있었다.


"오빠가 자기는 늘 먼지같은 존재라고 그렇게 이야기 했어요.
저에게는 정말 큰 존재인데. 이렇게 큰 존재니까 다들 한 뜻으로 슬퍼하고 그리워 하는 거겠죠?"


어딘가에서 "맞아요-"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까 오빠 말 처럼, 꼭 행복해 주세요.
더 이상 이렇게 울지도 마시고. 소나기같은 그런 이별, 해요.
소나기같은 이별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오빠가 그러더라고요."


"제 이야기는 여기가 끝이에요. 별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렇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오빠를 사랑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그렇게 도망치듯 무대를 내려왔다.
무슨 정신으로 말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멍. 했다.


"여주가, 소중한 동생이에요. 저희한테도 그렇고."


"저희도 이제는. 마지막을 알려야겠죠?"


맑은 정한 오빠의 목소리가 공연장에 울린다.
어딘가 모르게 떨렸지만, 떨리는 게 당연하다.


"세븐틴으로서의 저희는 마지막이지만, 꼭 다시 돌아올테니까요."


"저희 정말 행복했어요. 소중하고 감사한 선물을 너무 많이 받았고,
과분하다 느낄만큼 사랑도 많이 받았어요. 영원히, 못 잊을 거예요."


"약속해요. 우지 말처럼, 소나기 그치고 나면, 다시 돌아올게요. 그 때 다시 만나요."


눈물이 맺혀 눈동자가 더욱 맑아 보였다. 
조명에 비추어진 눈동자는 더욱 반짝였다,

다시 돌아오겠다는 그 약속이, 오빠가 말한 우산같은 존재일까.


"정말 감사했어요. 지금까지 Say the name! 세븐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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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2.240
ㅠㅠㅠㅠㅠㅠ 진짜 보면서 폭풍 오열 했네요 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
ㅠㅠㅠㅠㅠㅠㅠ너무 슬프잖아요ㅠㅠㅠ 보면서 아침부터 울었네요ㅠㅠㅠㅠㅠㅠ
7년 전
단필
저를.. 용서.. 하세요.. 헤헤.,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XD
7년 전
비회원31.12
뿌에에에엥ㅇ ㅠㅠㅠㅠㅠㅠ 아 너무 슬퍼요 ㅠㅠㅠㅠ 대청소하고 방바닥에 누워 뻗어서 읽는데 너무 슬프네여 ㅠㅠㅠㅠㅠ 우지가이드버전 소나기 들으러가야겠어요..... 여운이 너무 남네요 ㅠㅠㅜ 좋은글 감사합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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