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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들고어깨피자 전체글ll조회 1210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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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겸은 미리 부탁했던 하인에게서 서신 한통을 받았다. 읽자마자 손이 떨려왔다. 봉이 다른 양반가의 첩으로 팔려갔다는 내용이었다. 

 다른 이의 만류에도 말을 끌고 나왔다. 어르신에게 인사를 드리지도 못하고 말이다. 

말을 타고 곧바로 하인이 적어준 곳으로 갔다. 내리자마자, 대문 앞의 사내가 보였다. 위아래를 훑어보던 사내는 저를 따라 오라며 이끌었다. 


 사내가 가리킨 곳은 별채로 지어진 집이었다. 문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짐승도 아니고 사람을 저리 가두다니, 화가 났다. 도겸은 그것을 보자마자 하인들에게 자물쇠를 풀으라고 소리쳤다. 안에 갇혀 있을 봉이의 상태가 걱정되었다. 


 문을 두드리며 자물쇠를 풀려는 제게 봉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때문에 내 인생을 망쳤어. 네가 너무 밉고 싫어. 모진말을 내뱉었고 그것을 듣는 도겸의 마음도 무너졌다.


[세븐틴/권순영/이석민/김민규] <궐에 갇힌 달> 1장 - 06 | 인스티즈


...내가 널 몇 년이나 봤는데, 거짓 하나 구분 못할까. 

그런 말을 하게 만들어서 미안해. 소중한 내 연인아.

 저 말을 하기 위해 제 마음이 찢어지고 너덜너덜 해질 때까지 연습했을 것이다. 누구보다 무섭고 슬펐을 너인데, 고작 안에서 저를 내쫓을 말을 연습했을 봉을 알기에 너무 속상했다. 또 그런 말을 하게 만들어서 미안했다.



“너와 함께한 모든 시간을 후회해.”



아무리 거짓이라도, 방금 말은 조금 아프다. 

도겸이 일어섰다. 언제까지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 듣는 저도 마음이 아팠고, 그런 말을 하다 마음이 찢어질 봉도 걱정되었다. 눈 앞의 자물쇠를 따고, 직접 봉이의 얼굴을 보고 데리고 나와야 속이 풀릴 것 같았다.

 

 돌아가는 척을 하다, 걸음을 돌렸다. 그리고는 자물쇠를 부술 것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눈에 창고 앞의 괭이가 보였다.

  괭이를 들고 다가오는 모습에 그 앞을 지키던 하인들이 앞서 말렸다. 도겸이 그들을 뿌리치고 문에 걸린 자물쇠를 괭이로 힘껏 내리쳤다. 두 번 정도 내리치자 자물쇠가 부숴 졌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보고 싶었던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얼마나 울었던 것인지,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그만 끝내려는 봉이에게 함께 가자며 손을 먼저 내민건 제 자신이었다. 

앞으로 함께 꽃길만 걷자고 그런 약속을 했던 것이지 이런 꼴을 당하게 하려고 그런게 아니었다.  

 네가 여기 있던 것도 몰랐던 제 자신이 한심스러웠고, 너를 그렇게 만든 모든 이에게 화가 났다. 여태 이곳에 갇혀 있던 네게 미안했고, 도대체 우리가 어쩌다 이리 되었는지 슬펐다. 모든 감정들이 도겸의 머릿속에 엉키고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도겸은 봉이의 앞에서 그 감정을 억눌렀다. 그녀가 안심할 수 있게, 있는 힘껏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많이 무서웠지? 이제 가자”






궐에 갇힌 달 1장 6화






 봉이 도겸의 손을 붙잡고, 도겸은 그런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눈물을 닦아 주던 도겸이 봉이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많이 무서웠지? 늦게 와서 미안해. 



“미안해 석민아. 내가, 내가 아까 한 말은...”

“다 알아, 알고 있어. 괜찮아.”



 도겸이 봉이의 등을 두드리며 달래주었다.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했는데, 자꾸 눈물을 보이게 만들어 속이 상했다. 

봉이에게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토닥여주었다. 어느새 봉이의 눈물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이제 가자.”



 도겸이 봉이의 손을 붙잡고 문 밖을 나오자, 문 앞을 둘러싼 하인들이 보였다. 횃불을 들거나, 낫을 드는등 저마다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었다. 둘을 곱게 보내주지 않을 모양이었다.

 봉이 걱정스레 도겸의 팔을 붙잡았고, 도겸이 괜찮다는 듯이 그 손을 꽉 잡아주었다. 



“도련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이미 팔려온 계집입니다.”

“착오가 있었던 것이라 하질 않았느냐? 비키거라.”

“저희는 그 착오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하였습니다. 주인 대감께서, 필요하다면 무력을 행하라고 하셨습니다.”

“비키라 하질 않았느냐!”



도겸의 외침에도 하인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오히려 위협적이게 도겸과 봉을 향해 다가왔다. 

도겸은 봉을 뒤로 세우고, 자물쇠를 부술 때 썼던 괭이를 집어 들었다. 



“괜찮아, 우린 여길 빠져 나갈 거야. 내 뒤에 꼭 있어.”



 눈치를 보던 하인들의 무리 중, 한명이 도겸에 달려들었다. 도겸은 봉을 멀리 떼어놓고, 그들을 향해 휘둘렀다. 분명 도겸이 양반임에도, 하인들은 그가 다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때문에 도겸은 당혹스러웠다. 잠깐 제지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나, 하인들은 저를 때려눕힐 기세로 달려들었다. 

도겸은 그런 하인들을 막아내다, 의도치 않게 그들을 내려치게 되었다. 맞은 하인들은, 더욱 광분해 도겸에게 달려들었다. 



“지금 뭣들 하는 것이냐?”



 고함 소리가 들리자, 하인들은 도겸에게 휘두르던 것을 멈추었다. 하인들의 무리가 두 갈래로 나뉘어졌다. 중간에 만들어진 길로, 이 집 주인으로 보이는 대감이 걸어 나왔다. 하인들과 대치중이던 도겸은 손에 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그를 바라보았다. 옷차림으로 보아, 주인대감인 듯 했다. 숨을 몰아쉬던 도겸이 안도했다. 주인집 대감이라면, 그나마 저와 말이 통할 것이라 생각했다.

 도겸의 기대와 달리, 주인집 대감은 하인들의 얼굴을 둘러보기 바빴다. 하인들의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상처난 곳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그대는 뉘집 아들이길래, 남의 집 재산을 훼손하는가?”

“...저는 이도현 나리의 아들 이도겸 이라고 합니다.”

“...이도현? 이도현이 누구더라?”



주인집 대감은 도겸의 아버지 이름을 기억해내려 애썼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는지, 도겸에게 다가왔다. 도겸은 대감을 보며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한밤중에 소란을 피워 죄송합니다. 허나, 지금 제 뒤에 있는 여인은 파는 것이 아닙...”



찰싹. 

말을 끝내기도 전, 도겸의 고개가 돌아갔다. 때린 사람은 주인집 대감이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딱 그 꼴이구나. 수십 년 전 좌천 되어서 시골 동네에 살고 있는 그 이대감 댁이란 말이냐? 네가 우리 윤씨 가문을 어찌 알고, 이런 짓을 보인단 말이냐? 지금 궐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가문 사람이 몇 되는 줄 아느냐!”



 도겸은 뺨을 맞은 억울함 보다, 제 앞의 대감에게서 방금 전 들을 말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 

신분에 등급을 나누는 것으로 모자라, 같은 양반끼리 급을 나누다니. 그 때문에 이유를 따지지도 않고, 제게 손찌검을 한 것이다.

 사고회로가 정지된 듯 했다. 줄곧 책에서 읽고 배웠던 양반의 모습과 달랐다. 만일, 지금 겪은 것이 현실에서 흔한 양반의 모습이라면...그간 자신은 무엇을 위해 공부를 했던 것일까?

 아니다. 도겸은 불안함을 부정했다. 대감께서 많이 화난 것이야. 그래서 저리 행동 한 것일 거야. 따지고 보면 제 잘못도 있었다. 늦은 밤 남의 집에 찾아온 것과, 남의 집 하인에 상처를 낸 것이었다. 

 도겸이 그것에 대한 사과를 했다. 그러나 대감을 말을 듣지 않고, 봉을 가리켰다. 



“뭣들 하느냐. 저 계집을 데려가지 않고.”



 대감의 말에 그제 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인들 앞을 막고, 봉을 다시 제 뒤로 숨겼다. 손대지 마십시오. 대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줄곧 예를 갖추던 도겸의 태도가 달라졌다. 




“제가 팔지 않는 아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네 놈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구나.”

“한밤중에 소란을 일으킨 것은 제 잘못이오나, 제 말을 듣지 않고...”

“이도겸이라 했나? 이도겸 도령. 착각하나 본데, 지금 여기서 네놈은 양반이 아니라, 남의 집 물건을 훔치려는 도둑일 뿐이다.”



 대감이 뒤에 있는 하인들에게 눈짓을 하자, 하인들이 도겸을 봉이에게서 떼어냈다.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끝내 도겸과 봉을 떼어내었다. 다시 붙잡으려는 하인과 그것을 막으려는 도겸과의 몸싸움이 일어났다. 

잠깐 도겸이 우세한 것처럼 보이자, 주인대감은 뒤에 서있던 봉이의 턱을 움켜잡고 끌어냈다. 그리고는 단도를 꺼내 겨눴다. 



“멈추어라. 지금부터 조금이라도 움직인다면 이 계집년의 목부터 따주지.”


 

 도겸이 고개를 들자, 목에 칼이 겨눠진 봉이 보였다. 도겸은 하인을 잡던 멱살을 놓았다.

대감의 하인들에게 손짓을 했고, 멈춰선 도겸을 하인들이 달려들었다. 발로 밟기도 하고, 제 손에 쥐어진 몽둥이로 때리기도 했다. 쓰러진 도겸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도겸은 그저 매를 맞으며 제 눈앞의 봉이 안전하기를 빌 수밖에 없었다. 



“정신 차릴 정도로 죽지 않을 만큼만 패거라. 요즘 젊은 것들은, 신분만 같으면 다 같은 급인줄 아는가 보구나. 쯧쯧.”

“그만두십시오.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봉이 울며 소리쳤지만, 그 누구도 도겸에 대한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도겸의 옷은 붉게 물들여져갔다.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봉이는 옆에 있는 대감에 붙잡고 빌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뭐든 다 하겠습니다. 제발, 제발. 

 그 말에 봉을 내려다보던 대감이 다시 손짓을 했다. 하인들의 매질이 멈췄다. 

도겸은 정신을 잃은 것인지, 그대로 바닥위로 쓰러졌다. 그리고 움직이질 않았다.



“쯧쯧. 고운 옷을 못 쓰게 되었구나.”

“흐흑, 흐흡. 석민아, 석민아.”



쓰러진 도겸에게 다가가려는 봉을 대감이 붙잡았다. 그리고는 봉이의 턱을 잡아 들어올렸다. 



“마음 같아서는 네년도 저 꼴로 만들어 버리고 싶지만....내일 밤 너를 기다릴 아버지를 위해 내버려둔 것을 다행으로 여기거라”

“흐흐흑. 흐흡..석민아.”

“네 도련님을 무사히 집에 돌려보내고 싶다면, 지금부터 얌전히 방에 있는게 좋을 것이야. 허튼 짓을 했다간, 저 놈의 목숨도 날아갈 것이다.”



 말을 마친 대감이 봉을 밀어냈다. 봉이 땅에 쓰러졌다. 눈 앞에 쓰러진 도겸이 보였다. 눈물 때문에 앞이 흐려 잘 보이지 않았다. 

손으로 땅을 짚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석민아, 석민아 정신 좀 차려봐...석민아.


 도겸에게 손을 뻗는 순간, 봉이의 팔을 하인들이 잡아챘다. 봉을 들어 올려, 도겸과 반대 방향으로 끌고 갔다. 

점점 멀어져가는 도겸을 보며, 봉이는 그저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



[세븐틴/권순영/이석민/김민규] <궐에 갇힌 달> 1장 - 06 | 인스티즈



 아무리 지체 높은 양반가의 딸이라도, 지금부터 신분은 세자의 후궁이었다. 세자 후궁의 혼례는 소규모로 진행되었다. 세자빈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혼례를 거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조용히 진행되었다. 주상 전하는 물론, 세자 또한 혼례에 오지 않았다. 그저, 궁인 몇 명과 함께 홀로 혼례식이 거행되었다. 


 이제부터 영희라는 이름이 아닌, 제 직급을 부르는 ‘양제마마’라고 불리게 될 것이다. 부모도 없이, 신랑도 없이 오로지 궐 안의 궁인들과 함께 홀로 혼례를 치뤘다. 어린 시절, 한번쯤 꿈꿔봤던 혼례와는 달랐다. 이미 굳게 마음먹은 일이지만, 그럼에도 신랑 없는 혼례는 공허하고 외로웠다. 

 그런 규율은 없지만, 보통 후궁의 가례식에 세자가 오기도 한다며 상궁이 언질을 줬다. 

하지만 세자는 가례식이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세자와는 한번 마주친 게 다였다. 게다가 첫 만남에 섬뜩한 말로 저를 협박했던 세자다. 그럼에도 오랜 연인이 오지 않은 것 마냥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머리로는 부정했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 세자에게 마음을 뺏겨버렸다. 


 아버지는 말하셨다. 세자의 아이를 가지기만 한다면, 세자빈이 돌아오던 말던 네가 이 나라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궐 안으로 들어온 이유는 아버지의 권력 확장과 제 자신이 훗날 왕비에 오르는 것이 목적이었다. 어쨌거나 그 목적을 이루려면 세자와 정을 쌓아야만 했다.


[세븐틴/권순영/이석민/김민규] <궐에 갇힌 달> 1장 - 06 | 인스티즈

 

 어제 하루 종일 보이지 않던 세자는, 주상전하께 인사를 올리는 아침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문 앞에서 세자와 마주쳤다. 

아무리, 아버지의 배경이 세더라도, 지금 제 아버지는 궐 안에 없다. 낯선 이곳에서 그나마 제가 기댈 곳은 세자였다. 반가움에 아는 채 했지만 세자는 표정 변화가 없었다.



“세자빈이 된 것을 축하하네.”



칭찬인줄 알았으나 얼마가지 않아 그 말의 속뜻을 눈치 챘다. 



“빈궁마마라니요, 제게 가당치도 않습니다. 제가 어찌 그 자리를 넘볼 수 있단 말입니까. 소첩, 하루 빨리 빈궁마마께서 돌아오시길...”

“...그럴 리는 없으니, 안심 하시오.”



 분명 문장 자체는 비꼬는 말이었지만 어감은 그렇지 않았다. 

마치 세자빈이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세자는 단정 지어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세자의 눈빛은 슬퍼보였다. 용기 내어, 말을 다시 걸려던 찰나에 세자는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궐에 들어온 후, 처음으로 지아비와 시아버지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원래 이 자리는 세자와 세자빈이 함께 문안을 올리는 자리였다. 그러나 주상전하의 배려로, 후궁인 자신 또한 문안을 올리고, 전하와 세자와 함께 담소를 나누게 되었다.

 지금 궐 안의 분위기가 뒤숭숭하지만 다시 괜찮아 질 것이야, 세자빈의 빈자리를 김양제가 채워주게나. 전하의 온화한 독려가 이어졌다. 전하와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와중에도 세자는 아무 말이 없었다. 

 주상전하와의 대면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떨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영희는 세자가 신경 쓰였다. 이야기를 나누며, 몰래 세자의 얼굴을 훔쳐 볼 때마다 세자는 무표정으로 찻잔만 만지고 있었다. 


정해진 시간이 끝나자, 세자가 먼저 자리에 일어섰다. 

문밖을 나서는 세자의 뒷 모습만 보는데, 전하께서 따라가라는 눈짓을 보냈다. 그 배려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급히 인사를 올린 후, 세자의 뒤를 쫓아갔다.

 얼마가지 않아 멈춰 서있는 세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뛰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원우는 아직인가?”



 말을 내뱉는 세자의 목소리 또한 좋지 않아보였다. 그러고 보니, 세자의 곁에 항상 있다던 호위무사가 보이질 않았다. 그 때문에 하루 종일 기분이 처져 있었던 것일까? 

 내시에게 무언가를 전달 받더니, 세자는 불쑥 뒤를 돌아보았다. 또 눈이 마주쳤다. 영희는 웃어보였지만 세자는 무표정으로 다시 뒤를 돌았다.

 말을 걸 세도 없이 세자는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세자의 기분도 좋지 않고, 제 기분도 좋지 않았다. 하늘도 우중충 한 것이, 곧 비가 올 모양이었다.





*






 도겸이 눈을 떴다. 머리가 아파왔다. 입 주변이 찢어진 것인지, 입을 벌리자 따가움이 느껴졌다. 어깨부터 발끝까지, 뭐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온 몸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눈동자를 굴리다, 제 방이라는 것을 눈치 챘다. 방에는 저 혼자 뿐이었다.

 몸을 일으키려다 다시 한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어깨와 허리의 통증이 심해 스스로 몸을 일으키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도겸은 일어서서 나가야만했다. 

제 뜻대로 되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어느새 도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내가 여기 올 동안, 얼마나 시간이 흘렀으며, 그동안 봉이는 어찌 됐을까? 고작, 지켜준다는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였다. 

그 순간, 문이 열리고, 마님이 사발을 들고 들어서다 도겸과 눈이 마주쳤다. 잠깐 당황스러워 하던 마님은 문을 닫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윤대감께 들었다. 어제 밤에 계집 종하나 찾으려고, 무단 침입하여 그 집 기물을 훼손하고, 하인들을 팼다지?”



마님이 사발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어제의 일은 사실과 다르게 날조되어 있었다. 도겸은 기가 막혔다.  



“그 집 하인들도 네가 갑작스럽게 찾아오자, 도둑으로 오인하여 너를 때렸다더라. 윤대감께서 제 하인들을 꾸짖으려는 것을 되려 우리가 말렸지 뭐니.”

“.....”

“네 아버지께서 화가 나서, 너를 당장 집에서 내쫓으려던 것을 내 겨우 말렸다. 윤대감께서도 너를 때린 하인들을 벌하신다는 것을 말리고, 대신 사과드렸다. 한밤중에, 계집하나에 눈이 뒤집혀 그런 짓을 하다니. 이게 무슨 집안 망신이냐.”



 하루 사이에 모든 것이 도겸 탓으로 되어있었다. 분통하고 억울했다. 제 편을 들어줄, 증언을 해줄 사람 하나 없었다. 

마른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지만 어제 일에 대한 해명보다, 우선 급하게 해결해야할 일이 있었다. 

 사발을 들어올려, 저에게 건내는 마님의 손을 도겸이 붙잡았다. 마님이 도겸을 바라보았다. 도겸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괜찮다, 좀 더 누워 있거라. 마님의 만류에도 도겸은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다. 그러더니 다리를 접어 무릎을 꿇었다. 



“...제가 잘못하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말에 마님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만으로도 힘겨워 보이는 도겸은 울음을 참고 말을 이어갔다. 



“제, 제가..자만했고, 오만하였습니다. 제가..제가 잘못하였습니다.”

“.....겸아.”

“그 아이와 만나지 말라 하시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아이를 잊으라 하시면, 잊겠습니다. 마님께서 정하신 여인과 혼례를 올리라면, 올리겠습니다. 시키는 대로 뭐든 하겠습니다....그러니 제발. 제발....”

“......”

“그 아이를 더 이상 망치지 말아주십시오.”



도겸의 눈가에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부탁드립니다. 제게 전부인 아이입니다. 그 아이가 잘못되면, 제 모든 것이 무너집니다. 그 아이가,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게...그곳에서 짐승 취급을 당하지 않게 제발 놓아주십시오.



 마님은 대답대신 도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대답이 없자 불안해진 도겸이 거듭 부탁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님께 하는 부탁이다. 십팔년간 믿어왔던 세상은 어제 이후로 무너져 버리고 없었다. 

어제 본 세상은 제가 좋아하는 여인조차 지킬 수 없었다. 자신은 그저 무능한 도령일 뿐이었다. 

그간 믿어오고 희망했던 것들이 산산조각이 난 후부터, 도겸은 누구든 붙잡고 빌어야했다.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고.



“제발 부탁드립니다. 뭐든 할 터이니...”

“알았다.”



마침내 마님이 대답을 했다. 마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였다. 그리고 사발을 들어 도겸에게 내밀었다.



“우선, 약부터 마시자구나. 식기 전에 먹어야지.”

“마님...”

“몸부터 회복해야, 그 아이를 챙길 수 있을 것 아니냐?”

“...그 아이를 빼내 주실 겁니까?”

“그리 해줄테니, 이 약부터 마시 거라. 몸이 나아야 그 아이를 구하러 가든, 뭘 할 것 아니냐.”



촉촉이 젖은 눈으로 마님을 바라보던 도겸은 마님이 주는 사발을 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다 비워냈다. 도겸이 사발을 내려놓으며 일어섰다.



“어딜 가는 것이냐?”

“그 아이를 봐야겠습니다.”



 마님의 만류에도 도겸이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어제 이후로, 봉을 만나지 못했다. 혼자 있을 아이가 걱정되었다. 마님과 헤어지겠다고 약조했지만, 지금은 그 아이가 괜찮은 것인지 확인부터 해야 했다.

 몇 발자국 내걷던 도겸이 비틀 거렸다. 갑자기 왜 이리 어지러운 것이지? 

머리를 부여잡으며 도겸은 제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마님은 그런 도겸을 보며 천천히 사발을 내려놓았다. 



“몸이 성하지 않아 그런 것이다. 그러게 좀 누워있으라 하질 않았느냐?”



 문을 향해 걸음을 옮기려던 도겸이 머리를 부여잡았다.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정신을 차리려 애쓰던 도겸이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 마신 사발그릇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방금 마신 것의 정체를 눈치챌 때쯤,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마님은 그런 도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밖에 있는 하인을 불렀다. 여봐라, 거기 누구 없느냐?

 이미 팔린 아이를 무슨 수로 사들인다 말이냐? 쓰러진 도겸 너머로 마님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도겸에게 먹인 것은 깊은 잠을 유도 하는 약이다. 오늘 저녁, 봉이의 혼례가 끝나기 전까지 절대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





 초저녁부터 내리던 비는 점점 굵어지더니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퍼붓듯 쏟아졌다. 

별궁에서 하늘만 바라보던 영희였다. 세자에게 저녁을 함께 하자고 궁녀를 통해 전했지만, 세자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세자의 무심함에 대한 소문이 사실이었다. 세자빈도 실종되기 전까지 평생을 이렇게 보냈으리라. 어쩌면 세자빈이 내시와 사라졌다는 소문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금 제 처지를 세자빈도 겪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내시와 정분이 나더라도 이해할만했다.

 궐에 들어온 지 이틀째였다. 세자와의 관계를 진전시켜야하는데,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다. 초반부터 이리 지낸다면, 앞으로는 더 심해질 것이다.


 주변 상궁의 만류에도, 영희는 세자의 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양제마마, 세자저하께서 출입을 금하였을 때, 가시면 큰일 나십니다.’ 세자의 무서운 성질머리는 궐에 들어오기 전부터 익히 들었다. 하지만 차라리 세자에게 변을 당하는게 낫지, 없는 사람 취급당하는 것이 더 싫었다. 


 세자의 궁에 다다랐을 때, 그 주변이 어딘가 소란스러워보였다. 

비가 오는 와중에, 내관, 상궁, 호위무사들이 세자 궁 주변을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영희가 세자의 궁에 들어서려 할 때, 세자 궁의 호위무사가 그 앞을 막았다.



“세자저하께서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명이 있으셨습니다.”



호위무사의 뒤편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상궁들이 보였다. 영희가 뒤꿈치를 들어 그들을 더 자세히 보려 했으나, 호위무사의 키에 가려 보이질 않았다. 도대체 무슨 난리 길래, 세자 궁이 저리 소란스러운 것일까?



“나리, 이리오시지요. 저하를 찾았답니다!”



영희를 막던 호위무사가 그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머뭇거리던 호위무사가 상궁의 부름에 빠르게 뛰어갔다. 그리고 영희는 잠깐 경계가 허술해진 틈을 타, 그 안으로 들어섰다. 

따라오던 자신의 상궁들을 밖에서 기다리라 명한 후, 안으로 들어섰다. 다행히 세자의 궁 안에는 여전히 소란스러워, 후궁마마가 들어섰음에도, 저들끼리 바빠 뛰어다니고 있었다.


 얼마가지 않아 발견한 것은 마당에 있는 산산 조각난 가구들이었다. 

어떤 이가 세자의 방에서 마당까지 가구를 꺼내 저리 부숴 놓았을까. 

하지만 곧 영희는 직감적으로 알아챌 수 있었다. 세자가, 가구를 이리 박살낸 것이다. 


 비를 맞으며 뛰어다니던 내관이 마당에 서 있는 영희를 발견하였다. 

마마, 이곳에 계시면 안되옵니다. 세자저하께서 누구도 들이지 말라 하셨습니다. 


 이번에는 내시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비가 오는데다 세자의 기분도 좋지 못하고 그를 말릴 호위무사조차 없다. 마당에는 세자가 박살낸 가구가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세자와 마주쳐서 좋을 건 없다.


 걸음을 옮기던 영희는 어디로 나갈지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세자의 궁은 생각보다 크고 복잡했다. 

작은 문을 나오자, 큰 연못이 보였고 정자도 보였다. 세자의 정원으로 보였다.

 

 다른 출구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는데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제 앞에는 세자의 정원에 있는 정자 외엔 아무 것도 없었다. 

다시 떠나려는데 이번에는 정확한 말소리가 들렸다. ‘여기 숨어 있거라. 내가 오기 전까지..’


 다시 들려오는 목소리에 영희가 걸음을 멈추었다. 제 앞에 있는 정자를 바라보았다. 분명 이 근처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문득 생각이 스치고, 허리를 굽혀 그 아래를 보았다. 그리고 그 밑에 쪼그린채 앉아 있는 세자와 눈이 마주쳤다. 




“절대 나와선 안돼...”



 세자는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세자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가구를 부숴놓고 사라지더니, 홀로 정자 아래에서 뭘 하고 계시던 것일까?

비를 맞은 것인지, 세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홀딱 젖어있었다. 그리고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영희가 몸을 숙여 그 아래로 들어섰다. 



“저하, 괜찮으십니까?”



[세븐틴/권순영/이석민/김민규] <궐에 갇힌 달> 1장 - 06 | 인스티즈


오들오들 떨고 있던 세자가, 저를 쳐다보았다. 마주친 눈빛은 평소와 달랐다. 경계를 하며, 날이 선 그런 눈빛이 아니었다. 

정신을 놓은 듯 멍한 표정으로, 세자는 가만히 저를 쳐다보았다. 영희가 세자의 얼굴로 손을 뻗었지만, 세자는 피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볼뿐이었다. 

 영희의 손에 세자의 볼이 닿았다. 천천히 빗물을 닦아주던 영희는 눈치 챘다. 비에 얽힌 세자의 비밀을. 

비가 오기만 하면 이러는 것인지, 맞으면 이러는 것인지 아직까진 정확히 몰라도 분명한 것은 비가 올 때, 세자는 가끔 지금처럼 정신을 놓기도 한다.



“저하, 괜찮습니다.”



 영희가 천천히 세자의 뺨을 어루어 만졌다.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세자가 신기하면서 다른 사람으로 느껴졌다. 

 누가 세자를 호환이라고 했는가? 지금 제 앞에 있는 세자의 모습은 호랑이가 아니라, 고양이의 모습이었다. 비를 홀딱 맞은 고양이는 평소와 달랐다. 저를 경계 하지도 않았고, 다가온 제게 발톱을 드러내며 할퀴지도 않았다.

 정신을 놓은채 혼자만의 망상에 갇혀 떨고 있는 세자를 영희가 천천히 안아주었다. 

마냥 무섭게 생각했던 세자의 색다른 모습을 알게 되었다. 세자의 약점을 발견하게 된 영희는 측은함과 묘한 흥분감이 들었다. 궐에 아는 사람 몇 없는 비밀을 제가 알게 되었다니. 단숨에 제 자신이 세자와 특별한 사이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세자빈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앞으로 세자와 함께할 궁 생활이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아니고서야 언제 이렇게 가까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영희는 세자를 꼭 안아주었다.






*


[세븐틴/권순영/이석민/김민규] <궐에 갇힌 달> 1장 - 06 | 인스티즈


 제 사랑하는 이가, 저를 구하다 제 앞에서 무참히 짓밟혔다. 그리고, 이제 자신은 다른 자와 혼례를 올린다. 

모든게 최악인 상황 속에서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어제 이후로, 도겸이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아직도 창고에 갇혀 있을까. 도겸이 걱정되었다. 

천천히 목걸이를 만졌다. 어젯밤에 피투성이가 된 도겸의 모습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그 모습이 봉이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마님의 말을 들을 것을, 그냥 보냈다면 제가 잘 보냈다면 그 꼴을 당하진 않았을 텐데.. 제 자신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봉이의 눈가에 다시 눈물이 고였다. 


 오늘 밤 영감의 방에 들어가 하룻밤을 보내면, 그 후로 자신은 이 곳에서 첩이 된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봉이는 아무것도 먹질 못하였다. 시중을 들던 하인들이 음식을 겨우 집어넣어도, 토악질을 했다. 몸에는 열이 났고, 구역질을 계속 해댔다. 봉이의 몸 상태가 좋지 못하였음에도 일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다시 꽃물에 목욕을 하고, 새 옷을 입었다. 이번에는 머리를 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으로 영감과 하룻밤을 보낼 방에 도착하게 되었다. 


 방안에 홀로 앉아있던 봉이는 온 몸에 힘이 없었다. 몸에 열이 끓어 아픈데도, 대감은 꾀를 부리는 것이라며 이곳에 저를 집어넣었다. 

차라리 이대로 미쳐버렸으면 했다. 원래 저 같은 계집종들의 일생은 이런 것일까? 원래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인데, 자신이 그것을 부정하는 것일까. 이젠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문이 열리고, 제 신랑이라는 영감이 들어왔다. 잠깐 앞에 놓여진 주전부리를 집어먹던 영감이 큼큼 거리며 제 앞으로 다가왔다. 

놀란 봉이 뒤로 물러섰다. 봉이의 손에는 사기 조각이 있었다. 낮에 음식 먹기를 거부하다 깨뜨리고 그것을 주운 것이었다. 이것을 제 앞의 영감에게 휘두른다면...그러다 다시 집 주인 대감과 했던 약속이 떠올랐다. 허튼 짓을 할 경우, 창고에 있을 도겸이 위험해진다.

 물러서던 봉이 멈추었다. 생각을 고쳐먹고 영감에게 다가섰다. 제발 빨리 모든 것이 끝났으면 했다. 

 영감이 천천히 제게 다가왔다. 영감이 저를 넘어뜨리고 그 위에 올라탔다. 성급한 행동에 초가 쓰러졌고, 불이 꺼졌다. 그 사이에 봉이는 손에 들고 있던 사기그릇으로 제 손목을 그어버렸다. 


 손목이 아려왔다. 피가 얼마나 나는지는 방 안의 불이 꺼져 알지 못했다. 

제 첩의 손목에 피가 나는 것도 모른채 영감은 저고리의 고름을 풀기 바빴다. 

봉이는 눈을 감았다. 손목에서 느껴지는 아픔보다 영감의 손길이 더 크게 느껴졌다. 싫었다. 모든 것이 무서웠고 이제는 끝났으면 했다. 

온 몸이 떨려왔다. 이곳은 지옥이야, 지옥이다. 속이 쓰러왔고 구역질이 날것만 같았다. 빨리 정신을 잃고 죽었으면 했다. 


 그 때 쾅 거리는 소리와 함께 두 문이 활짝 열렸다. 놀란 영감이 하던 행동을 멈추고 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달빛에 문 앞에 서 있는 사내의 모습이 드러났다. 불이 꺼진 방에, 사내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사내는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봉 위에 올라탄 영감을 발로 걷어차 버렸다. 영감이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네 이놈! 내가 누군지 아느냐?! 갑작스럽게 봉변을 당한 영감의 외침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사내는 대답하지 않고 겉옷을 벗어, 벗겨진 봉이의 저고리 위에 덮었다. 

손목의 통증이 심해지는 와중에도, 봉이는 저를 구해준 사내의 얼굴을 확인하려 애썼다. 지금 상황에서 저를 구해줄 사람은 단 한사람 밖에 없다.



“제가 왔습니다. 안심하십시오, 빈궁마마.”



그리고 제 도련님 같이 다정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영희는 세자 후궁의 이름입니당


+



갑자기 댓글이 많이 달려서 놀랬어요ㅋㅋ 독방 추천글 감사합니다.

항상 댓글 너무 고마워요. 틈틈이 다 읽고 있어요. 현생에 치이다가도 댓글보고 너무 좋은 기운 얻고 가는거 같아요.

지난 댓글에 암호닉 요청이 많은데, 

아직 제가 암호닉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잘몰라서요..ㅠㅠㅠ

받게 된다면 2장 부터 받을게요! 


댓글 보니 헷갈리시는 것 같아서 ㅠㅠㅠ

앞으로 내용 궁금하시면 답변해드릴게요! 댓글 남겨주세요


1. 원우가 라희를 통해 본 여인 → 봉 ㄴㄴ 라희가 아무나 불러낸 여인

2. 지난편 봉이의 어머니는 원우에게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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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작가님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ㅠ 이제 개학하고 현생에 치여 살다 이 글을 보니까 다 풀렸어요 ㅠㅠㅠㅠㅠ 재미있고 좋은글 감사합니당!!!❤
7년 전
비회원126.236
헐 작가님ㅠㅜㅠ 오늘편 너무 애절한거 같아요ㅠㅜㅠ봉에게 찾아온 사람은 원우인가봅니다ㅠㅠ진짜 봉과 세자빈에게 얽힌 사연이 뭘까요..오늘 진짜 긴장하면서 봤어요ㅠㅜㅜ이제 봉은 어떻게될까요? 영희가 질투할꺼같은 생각이 드네요 작가님처럼 저도 이제 입학해서 적응을 못하고 현생에 이리저리 치이다가 작가님글읽으니까 마음이 편해진거 같아요ㅠㅠ 언제나 작가님글을 읽으면서 댓글을 남기곤했는데 틈틈히 읽으신다니까 괜히 기분이 좋네요 정말 매번 생각하지만 작가님 너무 사랑해요 진짜루❤❤
7년 전
독자3
오늘 집에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이제야 다 읽었네요 ㅠㅠㅠㅠ 이번편도 너무 잘읽었어요... 이제 여주가 궁에 들어가게 되는건가요?ㅠㅠㅠㅠ 진짜 다음편 전개가 너무 기대되고 궁금해요!!ㅠㅠㅠㅠ 글을 읽을 때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작가님 정말 이렇게 좋은 글 써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정말 나오는 등장인물마다 너무 섬세하고 잘 표현되어있고... 제가 진짜 말솜씨가 없어서ㅠㅠㅠㅠㅠㅠㅠ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는데 그냥 다 너무 정말.... 대단하세요 작가님..... 석민이도 너무 불쌍하고 마님도 진짜ㅠㅠㅠㅠㅠㅠ 정말 너무 화나다가도 궁 안 상황을 보다보면 또 긴장되고 흥미진진하다가 여주의 상황에 드디어 원우가 등장하니까..... 아 정말 글을 너무 잘 쓰시는 거 아닙니까?....... 진짜 사랑해요 작가님 정말로요.. (이건 사담?이지만 사실 많은 분들이 이 좋은 글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 독방에 추천글을 올렸었는데 봐주시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네요 ㅎㅎㅎ.... 근데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서.... 일단 괄호 속에 써놓고 혹시 문제되면 수정하겠습니다..!...) 다음 편도 기다릴게요 작가님 ㅠㅠㅠㅠㅠ 항상 너무 감사드리고 .. 진짜 사랑합니다..❤^3^❤
7년 전
독자4
신알신 알람 뜬 거 보고 바로 와서 읽었어요♡. ♡아 진짜 제 인생 글 잡...乃캐릭터들이랑 멤버들이랑 싱크도 너무 잘 맞아서 볼 때 더 흥미롭고 몰입도가 올라가는 것 같아요ㅎㅎ이렇게꾸준히댓글다는글도없었는데 정말 bgm까지도 완벽해요 취향 저격 탕탕
7년 전
독자5
기다렸어요 작가님..❤️ 진짜 몰입도가 짱이예요...구성이랑 스토리도 너무 탄탄하구 이건 진짜 모두가 봐야해요ㅠㅠㅠㅠㅠㅠ넘나 흥미로운것ㅠㅠㅠ다음편도 기다리겠습니다ㅎㅎ
7년 전
독자6
아ㅜㅜ진짜너무재밌어요... 아석민이 어머님 너무해요.. 눈앞에서 석민이가 맞는걸 본다는게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ㅜㅜㅜ 순영이의 비밀은뭘까요ㅜㅜ
7년 전
독자7
도겸이 엄마 진짜 너무해요ㅠㅠㅠㅠㅠ여주가 도겸이랑은 못 만나겠지만 그래도 우선 빨리 그 영감에게서 벗어났으면 좋겠어요....순영이가 비 오는 날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러는지도 궁금해요..!!비오는 날 그 고양이를 죽인건가..??이번 편도 재밌게 잘 봤어요!!다음 편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7년 전
독자8
진짜 작가님글 너무 좋아요ㅠㅠ 어떻게 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지 긴 글 읽는데도 순식간에 읽혀서 너무 아쉬울 정도에요ㅠㅠ 제발 도겸이랑 봉이랑 잘 되게 해주세요 겸이랑 봉이랑 둘다 너무 안쓰러워요!!
7년 전
독자9
겸이 어머님 정말...하ㅜㅜㅜㅜㅜㅜ 신분이란게 참 그렇기는한데 자꾸 거짓말하고 약까지 먹이고ㅜㅜㅜㅜㅜㅜㅜㅜ 봉이는 얼마나 무서웠을지ㅜㅜㅜㅜ 크 원우가 오다니 대박... 그럼 이제 궁으로 가는건가요ㅜㅜㅡㅜ 겸이랑 보기 더 힘들어지겠네요ㅜㅜㅜㅜㅜ 잘 읽고 갑니다!
7년 전
독자10
진짜 역대급....... 전개가 날이 갈수록... 와.. 긴장감 고조되는데 정말.. 장난 아니네요.. 스토리나 진행력이나 진짜 금뇌, 금손... 바쁜 일생에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신다는게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완결까지 쭉! 언제가 되든지 항상 기다릴게요!! 금손.. 움직여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
7년 전
독자11
와 이거 진짜 명작이네요ㅠㅜㅠㅠㅠㅠㅠ보면서진짜 눈물흘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퓨ㅠㅠㅠ진짜제인생글잡이될거같아요ㅠㅠㅠ작가님기다리고있을께요퓨ㅠㅠ
7년 전
독자12
독방에서 추천글을 보고 왔는데.. 왜 이제서야 본건지ㅠㅠㅠㅠㅠㅠ 어떡하면 좋을까요ㅠㅠㅠㅠㅠ 평소에도 사극물을 좋아하는데, 여태 읽어본 사극물 중에서 최애로 꼽을만큼 재밌어요... 신알신 하구 갑니당 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3
와 진짜 정주행 다 했어요ㅠㅠㅠㅠㅠㅠㅠ원우.. 어서 봉이를 구해줘..... 처음부터 정말 몰입해서 읽었어요 너무 재밌게 잘 봤어요 작가님!!
7년 전
독자14
너무재밓ㅅ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제가 이걸 왜 이제서야 봤는지ㅠㅠㅠㅠㅠㅠ 비지엠도 딱딱 들어맞고..ㅠㅠㅠㅠㅠㅠㅠㅠ 자까님 사랑합니다ㅠㅠㅠ❤❤❤ 신알신 누르고 가요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대작이에요 대작ㅠㅠㅠㅠㅠㅜ
7년 전
독자17
석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 여주와 행복해질 수 없는거니ㅠㅠㅠㅠㅠㅠㅠㅠ이제 여주가 궁에 들어가게 될텐데 그 이후의 일이 궁금해지네요 저는 얼른 다음 편을 읽으러가겠습니다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8
작가님 언제 다시 오시나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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