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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혼 전체글ll조회 1609l 15

 

 

화성인바이러스 01

 

아놔...자동 재생 왜 안됌...ㅠ...재생버튼 눌러줘요 ㅠㅠㅠ..

written by.블랙혼
"도대체 왜? 그렇게 말랑말랑하고 귀엽게 생긴 애랑은, 당연히 해봤을거 아니야? 그애도 좋다고 기어대지?"

 

 


용국이 지원의 머리를 세차게 집어 당기었다. 공중에 지원의 머리채가 흔들거렸다. 아, 아파! 이거 놔! 하는 지원의 악성에도 불구하고, 용국은 꽤 화가난 듯 지원의 날이 선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벽에 세차게 내리쳤다. 그 덕분에 지원은 화장실에 머리를 한번 쿵--하고 요란하게 찧고는 다시금 변기통에 쓰러졌다.

지원의 입술이 파르르떨렸다. 용국이 제 셔츠의 단추를 제대로 끼워맞추고서는 아직도 알몸으로 서 있는 지원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남긴다.

 

"너 혹시라도 젤로한테 그런 소리 하지마."

 

 

 

아직까지도 당황스러움을 잔뜩 집어먹고, 깨진 손톱으로 벽을 긁고 있는 지원에게 용국이 중얼거렸다. 지원은 용국의 살벌함에 사자의 갈퀴에 긁힌 짐승처럼 어깻죽지를 매우 떨었다.  용국이 마저 속옷을 꿰고 꺼끌함이 묻어나는 교복바지를 입었다. 그리고 나서 거울을 보는데 자신의 모습이 이상하고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왜 이러냐...왜 화내는 거지..

 

 

왜 내가 화냈을까...그냥, 젤로랑 해봤냐고 해서? 그래서 그래?.. 니가 언제부터 그런 미친 화성인따위의 순수함을 생각했다고. 용국이 아직도 뛰는 제 심장부근을 꾹--검지손가락으로 눌러본다. 이상하게 뛴다. 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화난다. 그냥 화난다.

젤로는 화장실앞에서 용국만을 기다리며 서성대고 있었다. 이제 막 저녁시간이 되어 휑뎅그렁하고 싸한 느낌마저 든 복도였다. 아무도 걷지 않는 복도란 기분이 묘했다. 외롭고, 이 늘어져있는 복도의 텅빈 통로가 앞으로 자신이 걸어야 할 길 같았기 때문에. 젤로의 귓가에 남자인간들의 축구공소리가 떨어지고, 여자인간들의 스타에 대한 루머라든가, 누구누구 사태에 대한 토론을 벌이며 쓸데없는 장광설을 늘어놓고 있었다. 젤로가 한숨을 내쉰다. 잠시 고개를 돌리자

땅거미가 져 노란색 빛을 지며 밖에 핀 개나리꽃과 어울려 아름다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친다. 그늘. 누군가에게는 힘들고 복잡한 삶을 비유하는 단어, 누군가에게는 신기한 자연현상의 단어. 그늘은 화성인 젤로에게는 한없이 신기하기만 한 자연현상에 불과하다.

우와--- 화장실에 서 있던 젤로가 창가쪽 그늘에 진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인사를 한다.

 

 

 

"안녕."

 

 


젤로가 손을 흔들자, 그림자속의 젤로의 친구 역시 똑같이 다섯손가락을 쫙 펴보여 손을 흔들어준다. 나도 안녕. 그 때, 용국이 뒤에서 등을 뚜덕인다. 젤로야, 최젤로


"용구기형이네."

 

"집에가서 밥먹을래?"

 

 


젤로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용국은 젤로의 미소를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자세히 보니까, 덧니가 살짝 드러나보이는게 귀엽다. 눈꼬리를 동공이 보일듯말듯 안달나게 접는 최젤로. 너 왜이러니. 화성인들 원래 이래?

그 때, 대현이 출석부를 들고 용국의 머리를 세게 빡---소리가 나도록 쳤다. 어떤 시발새끼가! 하면서 눈을 돌려보니, 세상에 잘나신 정대현님 행차시다. 어이구 어서옵쇼, 이러면 제가 시발새끼가 아니라 시발님으로 고쳐야죠. 시발님 어서오세요 굽신굽신--

대현이 젤로를 멀뚱멀뚱하게 바라보다가 용국에게 오늘은 야자 째면 죽여버리겠다며 손으로 자기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젤로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안녕, 강아지. 우리만의 비밀 알지? 지켜, 내 이름은 대현이야."

 

"응응! 대허니야."

 


대헌이라고 느릿느릿하고 어눌한 발음, 순간 대현은 또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이 녀석 혀가 이상한가, 발음이 왜이래? 틴탑도 아니고. 일부러 그러는거야?


"난 대허니가 아니라, 대현이야 정대현."


"응...대허니이...."

 

 


순간 대현이 더는 참지 못하고, 벽에 기대 끅끅--소리를 내며 웃는다. 아 말바보, 진짜....용국은 계속 뚱하게 대현을 바라본다. 말다했으면 얼른 볼일 보러 가셔요, 시발님. 훠이훠이---꺼져라, 정대현...용국이 손짓을 하며 마음속으로 부처님,하나님께 저 얄미운 정대현이 제발 좀 꺼져주소서, 하며 빌고 있었다. 오 갓, 저새끼는 그냥 존재자체가 얄미워.

대현은 용국이 하는 생각을 다 알고 있는 심미안이라는 듯, 저를 계속 노려보는 용국에게 혀를 끌끌 찬다. 그리고는 젤로의 볼을 검지손가락으로 툭--건드리면서 웃는다. 나중에 또 봐, 강아지. 정대현이 발걸음 소리를 내며 사라지자, 용국이 복도 신발장에 앉아 초콜릿을 예쁘게 오물거리고 있는 젤로에게 말했다.


"야, 오늘은 너 혼자 집에 가서, 밥 좀 해놔. 밥은 할 수 있지? 나 학교 밥 안먹고 집에 가서 먹을께."

 


"밥...? 응, 나 밥 할 줄 안다.

 

젤로가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다. 그게 더 불안해 이것아. 용국이 젤로를 못믿고 한숨을 내쉰다. 진짜...잘할수 있지? 용국이 무릎을 낮춰 젤로에게 시선을 맞추고, 한손으로 어깨를 잡는다. 녀석의 땡글땡글하고 금방이라도 하늘을 굴러갈듯한 눈이 용국의 눈에 그득히 들어찬다. 젤로가 고개를 위아래로 열심히 끄덕이며 소리친다. 나만 믿어도 좋다, 용구기형!!

 

 

"그럼...데려다 줄까?"


젤로가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용국이 의아함에 묻는다. 싫어? 젤로는 다시 교실로 들어가, 가방을 매고 나온다. 저 넓은 어깨에 메어진 가방을 보니까 꼭 화성인이 아니라, 내가 지금 영락없는 꼬맹이 한마리를 키우는 아빠 같다. 젤로가 끙차--하는 기합소리를 내자, 노란색 병아리가 그려진 책가방이 덜렁덜렁거린다. 이렇게 보니까, 너 왜이렇게 키가 작아보이냐, 동화속 난쟁이도 아닌데, 꼭 코꿰먹은 어린애처럼 보이는 건 왜인지.

 

젤로가 용국에게 손을 흔든다. 용구기형, 이따봐!
...?

 

"이동"

 

지지직---순간 쓸데없는 전자파 소리. 복도가 웅웅거리더니, 팟--하는 찰나의 섬광과 함께 순식간에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내 눈앞에서. 이 방용국의 눈 앞에서. 잠깐 진짜 어디간건데? 너 진짜 레알 화성인임? 아니, 이렇게 갑자기 사라지면 내가 당황스럽다구. 이봐 최젤로, 너 어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눌러 집 통화버튼을 누른다. 최

 

 

젤로. 너 지금...


"용구기형! 나 집이야!"


순간 그의 귀에서 휴대폰이 툭--떨어진다. 너 진짜, 화성인이야?..진짜로?...용국이 떨어진 휴대폰을 주워들고, 놀란 눈으로 휴대폰뒤의 젤로의 목소리를 듣는다. 휴대폰을 집은 용국의 손이 몹시도 떨렸다. 아직 채 어린애의 느낌이 가시지 않은 얇은 미성의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 들었다. 용구기형! 용구기형! 형, 왜 대답이 없어? 너같으면 대답하겠냐, 이런 세기의 지식인들도 풀지못한 미스테리 최젤로...

 


초등학교 시절 뉴스에서 과학자들이 수많은 화성인들에 대해 연구결과를 발표했던 적이 있었다. 몇년 전 일어난 백두산 폭발에 관하여, 일측에서 우주인의 재앙이라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 나온것이었다. 지식인들이 한곳에 모여 프레젠테이션을 열며 화성인들에 대한 논쟁을 벌였던 적이 있었다. 물론 티비화면속에서.

화성인들은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느니 안된다느니, 어쩌고 저쩌고, 말들이 많았다. 끝끝내는 정부까지 그 유치한 싸움에 줏대없이 가세하며, 이쪽으로 붙었다 저쪽으로 붙었다 부화뇌동의 끝을 보여주었더랬다. 결국은 화성인은 신화속에서만 존재하는 걸로 끝이났고, 혹 존재하기라도 한다면 우리에겐 해라는 이상한 결론도 같이 나와버렸다. 어렸을 적 우주인의 대한 막연한 환상을 품고 있던 나에게는 조금은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하늘을 난다. 무뚝뚝함. 이게 화성인에 대한 내가 알고 있던 사실, 그게 끝- 그런데 진실은 그게 아니었더랬다. 초콜릿을 징하게 좋아하며, 두발로 씩씩하게 걸어다니며, 어린아이마냥 활짝...웃는다. 아, 그리고

 

왜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났다냐...ah....


멍하니 휴대폰을 닫았을 때, 누군가가 용국을 불렀다. 방용국 잠깐만 나 좀봐. 방용국이 뒤를 돌아보니, 보기만 해도 살벌한 남학생 한명이 거대한 떡대를 자랑이라도 되는 듯 흔들거리며 까탈스러운 목소리로 용국의 어깨를 툭툭 쳤다. 하지만, 용국 역시 양아치 인생. 얼마 되진 않았어도 그 역시 만만치 않은 내공의 힘으로 선배처럼 보이는 사람한테도 절대 쫄지 않는다. 너님이 짱먹어 용국아. (작가말; 작가가 용국이 좋아함)


"왜요?"


"니가 우리 지원이 머리채 잡아당겼다며?"


네. 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용국의 아랫배를 향해 힘껏 주먹질을 날렸다. 주먹질이 거세게 바람을 타고 용국의 배를 깊숙히 누른다. 용국이 한번 꿈틀거리다가 세차게 나가 떨어진다. '쿵'하는 요란한 소음과 함께. 벽에 머리를 부딪치자,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 으윽...신음소리를 내지르는 용국의 옷깃을 한번 더 쥐고는 그 부르튼 입술을 한번 더 세게 친다. 읍!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거미줄집처럼 쩍쩍 갈라진 입술에서 피가 터진다. 주르륵 흐르는 피는 턱끝을 타고 흘러내렸다. 씁--하고 얼핏 생선냄새가 코끝에 퍼진다.

 

 

이 무지막지한 남자는 다시금 용국의 옷깃을 쥐고 그를 들쳐 올렸다. 이 개자식아, 니가 뭔데 남의 여자를 건드려? 용국은 억울함과 동시에 짜증이 솟구쳐올랐다. 내가 이지원 남자있는 줄 어떻게 알아, 시발. 이 새끼 진짜 앞뒤도 없네. 용국은 피를 한번 쓰윽--닦아내고는 남자의 배를 발로 힘껏 찼다. 그러자, 그 거대한 몸뚱아리는 한번 힘 썼다가 보기좋게 복도 끝까지 나가 떨어졌다, 여학생들은 어머어머, 하는 가녀린 걱정소리를 내고 몇몇 철없는 여학생들 입속에서는 우오---하는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시발, 내가 인터넷 일진 이모티콘 소설 주인공이냐, 난 일진이 아냐, 이 미친년들아, 그만 좀 꽥꽥 대.

 

 

막, 선생님 서류를 정리하고 나온 대현이 용국과 선배의 싸움을 보고 피식--웃음을 제꼈다. 어쩔시구리, 새끼, 아직 안죽었다 이거냐? 속으론 전교회장의 선도에 방해가 되서 좀 곤란했는데 저 귀여운 방용국놈이 한번 세게 차주니까, 내 속이 다 시원하네. 대현은 용국이 사실 이빨까지 세게 부러뜨려서 그 못난 주둥이를 닥치게 하고 싶었지만, 역시 사람들 눈이 있으니까, 싸움을 이쯤에서 끝내야 할 듯 싶었다. 그래서 얼른 다가가 이제 손놓고 선배가 어떻게 나오나 기다리고 있는 용국의 머리통을 출석부로 세게 내리쳤다.

 

"방용국, 학교에서의 폭력. 5점 감점. 선생님이 너 오래."

 


대현이 알게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용국이 머리통을 얻어맞고 멍해있다가 대현의 미소를 보고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흘렸다. 머리통을 한 대 얻어맞고 잠시 멍해져 있는 용국이 다시 대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시발놈아! 정대현---아오, 내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새끼! 나 한대밖에 안때렸다고!


"한대? 5점 감점. 선배도 선생님한테 가세요."

 

 

 

 

대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선배는 굽신거리며 대현이한테 절이라도 받을 기세였다. 솔직히 선배는 방용국이란 이름은 그냥 소문으로만 들었더랬다. 그래서 이렇게 매서운 손을 가졌으면 작가가 똥이지, 무슨 일진소설도 아니고. 아, 그런데 이거 일진소설이야? 아놔....방용국...세다..시..밬....솔직히 더 쳐맞을 줄 알았는데 정대현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소서, 정대현 님 만세뮤...유유유..

방용국은 정대현에게 실컷 빠큐질을 하다가 결국 선생님한테 가기도 전에 난관길을 맞았다. 자신의 귓볼을 당기는 누군가의 손길. 아아아---누구야!

 

 

"누구? 누구? 나다 이 개자식아, 방용국 니 이눔시키. 너 이새끼 오늘 집못간다잉."

 

 

찰지게 사투리와 욕을 섞어쓰며, 선생님의 위엄이란 이런것이다를 보여주는 분. 아, 우리 담임이자, 정대현을 유일하게 갖고 놀수 있는 신의 존재이자, 수학쌤 김영찬, 시발... 방용국이 선생님의 손길에 얌전히 끌려가며 오늘은 진짜 집에 가기 틀렸다고 생각했다. 옛 우리학교 전설에 이런 글귀가 있다. 김영찬에게 귓불을 잡히면 3일동안은 물만 먹으며 영찬이 용서해줄때까지 교무실에서 학수고대를 해야한다.

누가 원해서 때렸나...남은 학교 생활 잘하고 싶은데 지들이 덤비는 걸 어떡해.. 정말 진실만을 짚자면 어느모로 보나, 용국은 항상 억울한 입장이었다. 용국의 마음속 주장대로, 원해서 그들을 때린 건 절대 아니고, 다 철없는 불량선배들이 용국을 지나가다 한번 툭 건드리는 개마냥 심기를 거슬려댔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더 나쁜것은 선배들이 아니라, 절대 절대 봐주고 넘어가지 않고 '선량한 척' 하는 학생회장 정대현은 용국에게 있어선 정말이지 악이었다. 저봐, 또 피식피식 웃음 흘리는거...

 


***

 

 

 

교무실 안은 덥다. 또 김영찬의 도덕이란 이런것이요의 강의를 듣고 있는 제 자신이 어이가 없는 용국이다. 인생의 철학을 귀담아듣는 척 하며 옆으로 고개를 돌려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고 있다. 그것은 선배도 마찬가지. 옆에서 연신 하품을 하고 있는 선배와 용국의 눈이 마추지자, 용국이 한숨을 내쉬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저형도 알고보면 불쌍한 인간이야. 이렇게 생각하니 동지애가 느껴지기도. 정대현은 정말 목석처럼 꼿꼿이 서서, 손까지 열심히 휘저어가며 설명하는 저 인간의 인생철학을 고개까지 끄덕여가며 듣고 있는 중이었다. 와--정대현 너 진짜 개짱. 굳굳굳.

그 때, 내 휴대폰에서 전화기가 울렸다. 발신번호를 살펴보니, 우리집. 아놔...이런 최젤로다. 최젤..용국이 침을 한 번 꿀꺽 삼켰다. 선생님이 휴대폰 벨소리를 듣자, 지휘봉처럼 휘젓던 손을 잠시 내려놓고 용국의 휴대폰을 뺏들었다. 아, 왜....!

 

"여보세요?"

 

"당신은...용구기형이 아니다. 누군가?"

 


뒤에서 들려오는 낭랑한 목소리에 정대현이 빵 터져 또 구석 교무실 책상에 가서 미친듯이 끅끅댄다. 아, 미치겠다. 최젤로, 쟤 왜저런다니...


"나는 너의 형 담임 선생님이란다, 형이 오늘 집에 늦게 들어갈 거 같거든? 그러니 찾지 말고 조용히 집에 있으렴"

 

"담임선생님이란다, 당신이 뭔데 용구기형을 집에 늦게 들여보내주나? 그러면 벌받는다, 그러지마라."

 

 


그 말에 용국은 멍한 상태로 있고, 정대현은 더이상 못참겠다는 듯 잠시 학생회장의 위신을 잊고 교무실 안을 미친듯이 배를 잡고 구르기 시작했다. 아 존나 웃겨, 최젤로, 졸라 웃겨 진짜...

그 말에 전직 18년 수학선생님의 얼굴에도 여실히 당황스러움이 묻어났다. 이 꼬맹이는 뭐지? 하는 표정으로 잠시 멍해져 용국과 똑같은 상태가 된다. 그리곤 다시 제 정신을 찾고, 제 머리를 쥐어뜯으며 아오---하고 소리를 지르는 용국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받아.


"용구기형!"


"젤로야...제발, 집에가서 얘기하자...으응?"


"언제 와...."

 


언제 와....라는 소리를 끝으로 갑자기 대현이 용국의 전화기를 낚아 채었다. 용국이 야! 하고 찰나의 소리를 내질렀지만, 대현이 쉿--하고 검지손가락을 자신의 입에 대었다. 그리고 둘만의 담소를 나누듯 젤로에게 말을 걸었다.

 

"젤로야. 용국이 형 대신 내가 갈까?"


"너 진짜 시발 새끼!"


용국이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너도 똑같은 시발새끼 되고 싶냐! 하는 영찬의 호령이 떨어지며 출석부가 용국의 머리위로 내리쳐진다. 아야...용국이 머리를 문지르며 대현을 향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응...알았어! 대허나...너라도 와..심심해.."

"...지금 갈께."

 


"기다릴게!"

 

 

 

 

기다릴게 라는 청량한 목소리를 끝으로 핸드폰이 그렇게 끊어지고, 용국은 쇼크상태가 되었다. 아니 최젤로, 니가 이렇게 나를 배신하는 것이야? 뭐야 이게! 젠장...뭔가 마음속에서 알듯모를듯한 서운함 때문에 심장이 조금은 뒤숭숭하다. 젠장, 최젤로, 최젤로.

영찬이 나가고, 용국과 선배가 두명이 나란히 앉아 반성문을 쓴다. 씽크빅이 당최 나오질 않아, 어떻게 반성문 10장을 써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용국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나 너네 집 간다?"


대현이 가방을 걸치며 말했다.

 

"안돼."

 

그 말에 대현이 또 웃었다. 입꼬리가 슬쩍 올라간다.

 

"왜 안되는데."


"..강아지 덮칠까봐?"

 

 


그 말에 용국이 반성문에 고정되어 있던 눈길이 대현에게로 맞춰진다. 얍상스레 웃고 있는 저 눈꼬리. 진짜 얄밉다 정대현, 넌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내마음을 꿰뚫냐.

 

대현이 강아지 안덮친다. 하는 말과 함께 교무실문을 소리가 나게 드르륵 열었다. 아오, 개새끼, 정대현 넌 내 인생의 악이야 악.

 

***

 

"젤로야...?"

 

'왜, 대허나?"


이게 뭐냐... 지금 대현은 당황스러움에 헛웃음이 나왔다. 강아지 성향은 화성인인건 알고 있었는데 요리실력까지 화성인이면 넌 진짜 짱먹어, 니가 tv쇼 화성인 바이러스에 나오는 사람보다 진짜 더 화성인이야. 새로운 화성인 탄생 최젤로를 축하합니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이, 음... 물에 동동 떠있는 당근. 밥은...그래도 레시피 보고 대충 따라 한 것 같은데, 이게 죽이지, 밥이냐... 도대체 왜 김치찌깨를 먹는데 으드득--소리가 나냐. 너 김치찌깨에 돌 넣었니.

결국 대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직행에 변기통 뚜껑을 열고 머리를 숙였다. 그리곤 우웩---하고 헛구역질을 뱉어낸다. 젤로가 걱정스레 화장실 안과 바깥을 왔다갔다 하며, 대현을 바라본다. 우이씨....요리책 보고 했는데 인간들 글자가 너무 어려워서...유유유..

결국 대현이 라면이라도 끓여주겠다며 라면봉지를 뒤졌다. 보글보글 냄비가 끓는 소리가 리듬을 타며 지나가고, 3분 땡--하는 시계소리에 대현이 가스레인지의 불을 껐다. 그리곤 식탁에 라면을 내려놓았다.

 


구수한 라면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런데 대현은 젓가락을 똑똑 두드리며 잘먹겠습니다---아 하고 면발을 제 입에 넣는데, 젤로는 당최 먹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왜 안먹어?"


"나 우리 파더가 맨날 손으로 먹여줘서...젓가락질 할줄 몰라."

 

그 말에, 대현이 난감한 듯 웃었다. 젓가락질을 할 줄 몰라...? 이녀석, 도대체 어떤 부모님이 이렇게 아예 애기를 만들어놨어? 대현이 잠시 고민하다 자신의 숟가락에 면발을 집어 올려놓고, 젤로의 입끝에 들이밀었다.

 

 

 


"아--해라, 강아지. 젓가락질 좀 배워."

"아

 

---"


그러자, 젤로가 웃으며 입을 또 헤---벌려댄다. 그리곤 그 쫄깃한 노란색 면발을 잘도 씹어댄다. 그 조그마한 입을 우물우물거리면서. 볼까지 왔다리갔다리 씰룩씰룩대는데, 그 모습도 어찌나 귀여운지. 화성인. 진짜 화성인 강아지.

이렇게 결국 자신은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애기 수발만 들어줬네. 대현이 빨간색 국물만 남은 냄비를 바라봤다. 그리곤 냄비를 들어 국물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어? 대허니만 먹는거 나쁘다. 나도 궁물줘."


대현이 냄비를 내려놓고 젤로에게 말한다.


"너 너무 욕심쟁이야."

 

 

"젤로 욕심쟁이 아니다. 화성인이다"


그 말에 대현이 또 킥킥거리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 이 녀석은 당최 입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겠단 말이야, 진짜 이렇게 귀여운 생물체를 누가 낳은거야? 부모님 좀 만나보고 싶다.

 

 

 

 


"우리...어디 나갈래?"

 

 

 

 

오늘 저 글쓰다가 틴탑이야? 제가 써놓고도 빵터졌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만 그런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편 언제 올라올지 몰라옄ㅋㅋ..그래도 저 빨리 갖고 왔잖아여 ㅠㅠ 용서좀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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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용구기형은 세닼ㅋㅋㅋㅋㅋㅋ아젤로귀엽당ㅋㅋㅋㅋ
12년 전
블랙혼
고마우어요^^..............용구기형은세닼ㅋㅋ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나겁나좋네여..
12년 전
블랙혼
저도 익인님 겁나 조으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3
아.......진짴ㅋㅋㅋㅋㅋ다음편가죠빨맄ㅋㅋㅋㅋ
12년 전
블랙혼
싫은데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련할거에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은 뭥ㅇ......얼른 올릴게여^^
12년 전
독자17
하하하ㅏㅎㅎㅎㅎㅎ쪽지온거앞부분만보고 이글쓴이님이!!!!!했는데 사랑해요
12년 전
독자4
아 ㅋㅋㅋㅋ 인간적으로 너무 귀엽다 ㅋㅋㅋ
12년 전
블랙혼
고마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5
틴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오오오잼땅!!!!!!!!!!!!!!!! > <

12년 전
블랙혼
저도 제가 틴탑 쓰고 거기서 겁나 터져서 컴퓨터바닥에서 낄낄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틴탑 안티는 아니고, 틴탑 좋아하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6
틴탑ㅋㅋㅋㅋㅋㅋㅋㅋ아귀여웤ㅋㅋㅋㅋㅋ
12년 전
블랙혼
저도 틴타비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빨리 다음편 보고싶어요!!!!!!!!!!
12년 전
블랙혼
ㅠㅠㅠㅠㅠ고마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8
ㅇ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우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블랙혼
최준홍이 귀엽단 거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독자18
정말 재미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블랙혼
저도 익인님 너므 조으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0
볼때마다 대작...ㅠㅠㅠㅠㅠㅠ담편 빨리와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블랙혼
아잌아잌............고마워열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대작이야요 똥작..............bbbbbbb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1
아조으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빨리다음편써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블랙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알겠어요, 늦을지도 몰....아니아니, 얼른 쓸게여 뮤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2
아 젤로 느므 귀요미댜ㅠㅠㅠ
12년 전
블랙혼
저도 젤로가 느므느므 귀여미라고 생각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6
완전 재밋어요 ㅋㅋㅋㅋㅋ젤로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
12년 전
블랙혼
엇, 고마워요!!!!!!!!ㅎㅎㅎ
12년 전
독자28
빨리써요.. 현기증난단말에요..ㅠㅠ
12년 전
블랙혼
아,,,아 죄송ㅋ.....합니..이론...............ㅠ....
12년 전
독자30
헿헤..
12년 전
독자31
하ㅣ..좋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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