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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에 올려둔 내 핸드폰에 화면이 켜져 있었다.
“남준아.”
“네.”
“너 나 좋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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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냐는 물음도 아니고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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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쟤랑 영화 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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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하나를 포크로 찍어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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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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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포크를 받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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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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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떡볶이를 먹기 시작한다.
나는 아무렇지 않음을 뒤쫓아 연기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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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 너를
#5-01
주말 영화관은 사람들로 붐볐다.
“안녕.”
“안녕.”
“아-. 내가 어제 화양연화 예매하려 했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자리가 없더라고..”
“어쩔 수 없지, 뭐. 딴 영화라도 볼래?”
“응. 뭐 볼래?”
“난 아무거나 괜찮은데. 넌?”
“나도.”
“그럼 내가 매표소에서 자리 남은 것 중에 괜찮은 걸로 예매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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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o:p>
나는 절망했다.
남은 게 호러뿐이었다.
남중 출신으로서 ‘애인과 호러 영화보기’에 로망이 있던 나는 절망을 맛보았다. 그렇다고...,
“미안. 나 이런 로망 있어서 너랑 영화 못볼 듯.빠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그녀와 스릴러, 호러 영화인, HIT MAN을 예매했다.
“팝콘 먹을래?” 나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
영화를 볼 땐 집중에서 보기에 나는 팝콘을 먹지 않는다.
그녀는 이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모르니 그랬겠지만-.) 팝콘은 캬라멜이지!하고 외칠뿐이였다.
팝콘은 자기가 사겠다며 여기서 기다리라한 그녀는 원피스를 나풀나풀 휘날리며 뛰어갔다.
이게 데이트라는 건가.
오랜만에 와본 영화관도, 여자랑 단 둘이 온 영화관도 다 어색했다.
신나게 팝콘을 사러 간 그녀를 보니, 나랑 만난다고 원피스를 차려입었을 그녀를 보니, 괜스레 마음이 간질거렸다.
아- 쟤 진짜 나 좋아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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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도니 처음 보는 여자 둘이 있었다.
“누구..?”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얼굴이 굳어진다.
“..너 나 몰라?”
나는 내가 아는 사람인가 싶어 그들을 다시 바라보았다.
나는 모르는 사람이다.
하지만 낯이 익다.
그 말은-.
“아-. 너 새화고?”
내 잃어버린, 지워진 기억 속 인물임이 틀림없다.
“아 진짜, 깜짝 놀랐네! 너 근데 잘 지내?..너-..”
무엇인가 망설이다, 말자 옆에 친구가 말을 한다.
“이상한 이야기 많이 돌았어. 너 갑자기 자퇴하고-..여기 영화관..그 여자랑 같이 온 거야? 그- ”
“..여자?”
나에게 여자랑 왔냐 물은 여자가 말을 덧붙히려하자 처음 내게 말을 건 여자가 막는다. 그리곤 고개를 젓는다.
무언가 있다.
괜찮다고, 말해 달라 하려하는데 옆에서 달큰한 팝콘향이 훅-풍겨온다.
“영화-. 곧 시작할 것 같은데, 남준아”
팝콘을 사러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잠시만-.,”
“남준아, 만나서 반가웠고.., 옆에 여자친구랑 데이트 온 걸 모르고 실례했네. 나중에 연락할게.”
뭐가 그리 급한건지 허겁지겁 마무리 멘트를 하며 말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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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교환을 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어 걸음을 옮긴다.
무언가 있다.
내가 모르는, 아마도 그게 아닐까 싶다-.
내가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었던-.
그 이유.
#5-02
영화는 그저 그랬다. 무서운 걸 잘 못 보는지 무서운, 잔인한 장면이 나올 때면 움찔거렸다.
영화관을 나온 그녀는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눈가엔 눈물이 고여 있었고, 팝콘을 꾹-쥔 채로 아직도 긴장되어 보였다.
귀여웠다.
“밥 먹고 갈래? 시간 괜찮아?”
그녀는 내 말에 잠시 멍-하더니 미소를 머금은 채로 끄덕였다.
좋다는 뜻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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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영화관 주변에 있는 사보탠으로 향했다.
그냥,
냉모밀이 먹고 싶었다. 돈까스가 먹고 싶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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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
“엉.”
“쌤, 저 남준인데요.”
“왜 전화했냐.”
“저 내일 병원 가도 될까요?”
“그럼.”
“내일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
“우리가 그런 거 따질 사이냐, 그냥 와.”
“네.”
“...”
“그럼 끊을게요.”
“너,”
“네.”
“뭔 일 없지?”
“...”
“내일 오전 중으로 와. 오후에는 사람 많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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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따질 사이냐 했으면서-. 차마 내뱉지 못한 말은 전화가 끊긴 후, 허공에 내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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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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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 피곤해..어? 남준이? 무슨 일이야?”
“호석쌤은 더 젊어지셨어요.”
“너도 운동을 하면-, 아 잠시만 석진이 진료시간 다 되어가네.. 다음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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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석쌤은 아직도 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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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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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쌤은 아직도 만사 귀찮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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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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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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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그대로인 것 같아, 다행이라 느끼면서도-. 혀끝이 쌉싸름한게,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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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일이야.”
“그냥요-.”
“그냥은 얼어 죽을. 설마 너 좋아하는 애 생겼냐?”
“...”
“뭐야-. 왜 불안하게 대답이 없어, 설마 좋아하는 애가-..”
“..”
“..정국이는 아니지?”
“정국이를 좋아하지만, 쌤이 말씀하시는 그런 감정은 아닌데요.”
“아님 말고.”
“쌤, 저 여기 병원이요-.”
“엉”
“왜 왔는지, 입원해야했는지 알려주세요.”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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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외로워서, 그래.
그래서, 네가 여기 왔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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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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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썼던 병실로 갔다.
아직도 내 짐이 한 쪽에 덜 정리된 채로 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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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 끈이 빠진 상자가 보인다.
상자를 열자, 내가 전에 보다 말았던 일기, 카메라, 교복 등등 잡동사니가 뒤섞여있다.
나는 일기와 카메라를 집어 들어 가방에 넣었다.
나는 이제 찾으려한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기억을,
현재 김남준이 찾으려한다.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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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11일
『 오늘은 짝꿍과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던 날이다
. 부끄러워서 손은 못 잡았고, 그냥 같이 급식실로 내려가 밥을 먹었다. 나를 쳐다보는 건지, 내 짝을 쳐다보는 건지.. 밥 먹는데 오질 나게 딴 애들이 쳐다봤다.
체하는 줄 알았다. 』
2016년 3월 13일
『 오늘도 짝이랑 밥을 먹는데 다들 힐끔 쳐다보기에 짝에게 물었다. 너는 신경쓰이지 않는 거냐고, 왜 우리를 쳐다보는 건지 궁금하다고 혹시 이유를 아냐고 물었다. 짝꿍은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짝이 예뻐서 쳐다보는 건가.. 예쁘긴하지만 그렇게 쳐다 볼 정도는 아닌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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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17일
『 오늘은 영어가 2시간이나 들었는데 책을 놓고 왔다. 빌릴 친구가 없어서 멍하니 앉아있는데
내 앞자리 애가 영어책 없는 거냐면서 쉬는 시간에 복사를 해줬다.
반장이라고 했는데 진짜 그냥 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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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20일
『 주번이라서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데 내 짝이 맞고 있는 걸 보았다.
왕따를 당하는 걸까. 나는 .., 나는 무서워서 도망쳤다. 많이 다쳤을까.. 걱정된다. 』
2016년 3월 21일
『 짝은 어느 날과 똑같이 내게 웃으며 인사해왔다. 양심에 찔려 어설프게 웃으며 인사했다.
왕따를 당하는 걸까. 도대체 왜? 어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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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일
『 만우절이라서 장난을 치려했는데 짝이 나한테 데이트 신청을 해왔다. 영화를 같이 보자고 했다.
하루 종일 영화 검색만 했다. 내일 뭐보지. 근데 이거 구라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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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일
『 다행히 구라는 아니었다. 영화관에서 표를 예매하고 시간이 남아서 앉아있는데 짝이 화장실을 간다며 자리를 비웠다.
그 때, 우리 반 회장과 회장의 친구가 날 보고 놀란 듯이 달려왔다.
누구와 온 거냐 물었다. 데이트냐며, 옷 차려입은 거 보라며 자기들끼리 신이나서 여자친구냐고 묻기에, 짝꿍이라 왔다고 했다. 그 말에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반장 착한 줄 알았는데,
얘도 왕따에 동조하는 건가..의구심이 들었다.
아, 영화는 앵간했다. 짝 얼굴보느라 제대로 못 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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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8일
『 드디어 김남준이 해냈다.
오늘도 소각장에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데 짝이 맞고 있는 걸 보았다. 나는 그 날 이후로 항상 갖고 다니던 디카를 꺼내 촬영했다.
내일 신고할 것이다. 근데 차마 나가서 말리지는 못했다.
무서웠기 때문이다. 진짜 내가 봐도 찌질해보인다. 나가서 말리지 못하고 쪼그려 찍는 내가 한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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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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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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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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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
〈/o:p>
나는 일기를 덮었다.
짝꿍..? 왕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머리가 아파온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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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만났던 새화고 애한테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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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 때 짝꿍 누구였는지 혹시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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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o:p>
나는 병실에서 챙겨온 디카를 켰다.
배터리는 하나 채워져있었다.
사진이 몇 개 있었는데, 4월 8일에 찍은 영상하나가 있었다.
재생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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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o:p>
소각장이 나온다.
소각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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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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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홀수라서 맨 뒤에.
-너 혼자 앉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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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
영상 속 소각장엔,
소각장엔 아무도 없다.
소각장엔 아무도 없었다.
1차 암호닉
모니
초코파이
대학갈래
낮누루눈누
쮸니
실웨
스삼
2차 암호닉
윱
한라봉
흩어지게해
검은여우
흑설탕융기
전정쿠야
호석아
교수인형
새싹이
규수
호비
망개떡팥떡
찹찹찹
제이아이엔
겨울 소년
호떡
녹차틴틴
씨앗호떡
뀨우
초코아이스크림2
지민이어디있니
부릉
자몽해
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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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불포화지방산
화이트초코
바다코끼리
쁘니야
단떼쟁이
대추차
진진
20세기 소녀
덮빱
민스님
빛나무
침침망개
변태
봉석김
코카콜라
lunatic
순덕이
츄러스츄
쁄
방랑해
찜
자몽솜사탕
딸기쨈
유자청
녹차맛콜라
뀨뀨뀨
ㅌㅎ
고양이냐옹
유딩
우주의 먼지
슈비
랩모나
츄로슈
섞진
별달로
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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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
뀨기
잉어
뷰아
+)사담
〈!--[if !supportEm
분명히...난..틀을..짤 때..이런..전개를..짜지않았는데..
어째서..(머리 쥐어뜯기)..아악.........
내용을 뒤엎으면서...스토리가..겁나....이상하게..바뀌었어요..원래 남준이 스스로 알게 되는 내용이 아니었는데..^^....아놔..
혹시..음..오해하실까..말씀드리는..거지만,
누나와 남준이가 이어져서 제목에 남주니 이름만 써져있는 거 아닙니다..!?
누나는 윤기와 호석이 정국이 방시혁명 등등등 누구와 이어질지 몰라요...단지 남준이 시점으로 쓰여진 글이라 그런 것..
모..쥬니랑 이어질 수도 있구욤..
근데
분명 금요일부터 쓰기 및 수정을 시작했는데 왜 지금 토요일?ㅎㅎ
독자님들 주말 잘 보내시고, 항상 댓글 잘 읽고 있어요ㅠㅠ
추천 눌러주시는 분들, 홍보해주시는 분들( 독방에서 보고 왔다는 댓글보고 깜놀ㄹ..ㅠㅠ)
알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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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은 더 이상 받지 않아요!
마감마감!
오타 및 맞춤법 지적 항상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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