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백]
소년X소년
w. 레녹
찬열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떡하니 제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는 백현의 모습에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은 학교 왔네. 찬열이 공부를 하는 백현을 보며 저도 모
르게 웃었다. 그러다 문득 저가 웃고 있다는 사실에,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씨발, 나 왜 웃었지? 찬열이 신경질적으로 제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낮게 한숨을 쉬었다.
이내 찬열은 백현에게로 다가가 백현이 쥔 샤프를 홱, 채갔다. 오, 좋은 거 쓰네. 찬열이 백현의 샤프를 살펴보며 비아냥거렸다. 백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
다. 야, 내놔. 백현이 손을 내밀었다. 찬열은 씩, 웃고는 샤프를 제 손에 꽉 쥐고는 머리 위로 손을 올렸다. 내놓으라니까? 백현이 결국 소리를 질렀다. 저보다 키가 한 뼘은 더
커서, 까치발을 들어야 찬열의 팔목에 손이 닿을까, 말까 했다. 샤프를 도로 가져가려고 낑낑 대는 백현을 보며 찬열이 낄낄 웃었다. 아, 아침부터 재밌네. 찬열은 그렇게 말하
며 손에 쥐었던 샤프를 백현에게 건넸다. 백현은 찬열을 쏘아보고서, 샤프를 뺏어들었다. 짜증나, 진짜. 백현이 자리에 앉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찬열은 그런 백현의 머리통에 손을 척, 얹었다. 아, 또 왜! 백현이 찬열의 손을 내치며 짜증을 냈다. 찬열이 끄윽, 끅, 하고 숨이 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야, 이거나 쳐먹
어라. 그렇게 말하고 찬열이 백현의 책상 위로 새콤달콤 딸기맛을 하나 던졌다. 씨발, 지금 개밥주냐? 백현이 제 책상 위로 던져진 새콤달콤을 보며 말했다. 찬열은 또 끅, 끅,
숨이 넘어가며 웃었다. 어, 너 내 개잖아. 변멍뭉, 내 똥개. 찬열은 그렇게 말하고 백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었다. 덤으로 턱에 손가락 장난까지 치면서. 백현의 표정이 한
없이 굳어져갔다. 하지마라, 진짜. 백현의 정색에 찬열이 낄낄 웃었다. 그럼, 빠이. 찬열이 아프지않게 백현의 뒷통수를 퉁, 치고서 제 자리로 걸어갔다. 아, 좆나 짜증나는 새
끼. 백현이 찬열이 던져주고 간 새콤달콤을 바닥으로 휙, 던졌다. 갑자기 또 왜저래, 이씨. 백현이 교실 맨 뒷자리에 앉은 찬열을 쏘아보며 중얼거렸다.
*
체육시간이었다. 찬열과 친구 무리는 저쪽 끝에서 농구를 하고 있었다. 계집애들 무리가 꺅, 꺅, 거리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백현은 등나무 벤치 아래에 앉아 그 무리들을 멍
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운동에 딱히 취미도 없지만 같이 하자고 손 내미는 아이들도 없었다.
교실에나 가야겠다. 백현은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그런 백현을 보던 벤치 옆 수돗가에 있던 반 아이 하나가 일부러 백현에게 물을 튀겼다. 앗, 차거! 백현이 두 눈을 찌푸렸
다. 아, 좆나 미안. 아이는 그렇게 말했지만 전혀 사과의 의미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얀 셔츠며 잿빛 니트까지 흠뻑 젖어버렸다. 백현이 젖은 옷을 털어봤지만 물기가 그
렇게 쉽게 없어질 리 없었다. 괜찮아. 백현이 대꾸했다. 니가 일부러 튀긴 건데 사과할 필요 없어. 백현은 아이를 쳐다보며 그렇게 말했다. 아이의 표정이 굳어졌다. 먼저 갈게.
백현은 그렇게 말을 쏘아부치고는 교실로 향했다. 아오! 뒤에서 아이가 소리를 지르는 게 들렸다.
백현은 교실로 돌아와 사물함을 뒤졌다. 체육복이 보이질 않았다. 또 누가 가져갔나. 백현은 얼마 뒤에 걸레통에서 자신의 체육복을 찾아냈다. 한숨이 나왔다. 사물함 안에 체
육복을 다시 넣었다. 흠뻑 젖은 셔츠가 찝찝했다. 머리카락도 젖었는데. 백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
농구를 마치고 돌아온 찬열의 눈에 흠뻑 젖은 백현이 들어왔다. 뭐야, 저 새낀. 찬열이 작게 중얼거렸다. 비 맞은 생쥐꼴을 하곤 제 자리에 앉아 책을 보는 백현을 찬열은 한참
을 이상하게 쳐다보다가 백현에게 다가갔다. 툭, 아프지 않게 백현의 뒷통수를 쳤다. 아! 백현이 찬열이 때린 뒷통수를 손으로 감싸며 찬열을 노려보았다. 또, 뭔데. 백현이 말
했다. 너 왜 젖었냐? 찬열이 물었다. 백현은 다시 책을 읽으며 대꾸했다. 신경 꺼. 백현의 말에 찬열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아오, 씨발. 찬열이 욕을 하며 백현의 책상을 발로 찼다. 쿠당 하는 소리와 함께 책상이 넘어졌다. 시끄럽던 교실이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몇몇 아이들이 낄낄거리며 웃는 소리
만 들렸다. 사람이 걱정되서 물었을 때는 예의가 그게 아니지, 백현아. 찬열이 그렇게 말하며 백현의 뺨을 툭, 툭, 때렸다. 백현이 아무 대꾸도 없이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백현은 찬열의 그 등등한 기세에 질세라 똑바로 찬열의 눈을 노려보았다. 찬열이 피식, 웃었다. 백현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백현아. 찬열이 말했다. 백현은 여전히 아랫입술을 깨물고서 찬열을 노려보고 있었다. 고개를 숙여 백현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댔다. 너 좆나게 꼴린다니까, 내가 말했었지?
찬열의 낮은 목소리에 백현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찬열은 고개를 들고는 백현의 머리를 쓰다 듬었다. 그럼, 수고. 찬열은 백현에게 짓궂게 웃어주었다. 백현은 엎어진 책상
을 다시 세울 생각도 못한 채 몸을 바들바들 떨며 그 자리에 서있었다.
선생이 들어와 뭘 하고 섰냐고 말했을 때에야, 백현은 정신을 차리고 책상을 일으켜 세웠다. 백현의 뒷자리에 앉은 사내애들이 킥킥대고 백현을 비웃었다. 백현은 여전히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꼴린다는 말, 그때 찬열이 저에게 억지로 섹스하는 시늉을 했을때 했던 말이었다. '까딱하면 너를 범할 수도 있다'는 위협. 백현은 책상 서랍 안에서 교과서
를 꺼내 펼쳤다. 118페이지, 하고 선생이 말했지만 백현은 아무 페이지나 펼쳐놓고 고개를 떨궜다. 샤프를 겨우 쥐었다가 다시 놓았다. 결국, 백현이 손을 들었다.
선생님, 저 머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양호실 좀 가도 될까요? 백현의 말에 선생이 물끄러미 백현을 쳐다보았다. 몸을 달달 떨고,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얀 것이 아픈 것 같았다.
선생이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현은 선생에게 고개를 까닥, 숙여 인사하고 교실을 도망치듯 나갔다. 찬열이 그런 백현을 빤히 쳐다보았다. 아프긴 개뿔이 아파. 찬열
이 작게 중얼거렸다. 찬열도 손을 들었다. 선생님, 화장실 좀. 선생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찬열은 자리에서 일어나 백현이 있을 양호실로 향했다.
백현은 양호실 침대에 가만히 누웠다. 잠은 오지 않았다. 두 눈을 깜빡거리다 그냥 눈을 감았다. 교실을 나오자 좀 살 것 같았다. 백현이 한숨을 쉬었다.
양호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시끄럽게 났다. 어, 선생님 안 계시네. 그 목소리는 백현도 잘 알고 있는 목소리였다. 찬열이었다. 백현의 감겼던 두 눈이 번쩍 뜨였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당겨 덮었다. 겨우 안정을 찾았던 몸은, 다시 덜덜 떨리고 있었다. 찬열이 천천히 제가 누워있는 침대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슬리퍼가 나무 바닥을 쓰는 소리가 가
까워질수록 백현의 심장이 쿵쿵 더 세게 뛰었다.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너 아픈 척 하는 거 다 알아. 찬열이 말했다. 찬열이 저가 머리 끝까지 당겨쓴 이불에 손을 올렸을 때 백현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찬열이 이불을 천천히 내렸다. 두 눈을 꼭 감
은 백현의 얼굴이 드러났다.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찬열이 가만히 백현의 눈가에 손을 올렸다. 차가운 손에 백현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찬열이 피싯, 웃었다. 백현
아, 너 안 자지? 찬열이 낮게 말했다. 백현은 더 눈을 세게 감았다. 찬열은 백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피부 좆나게 좋네. 찬열이 말했다. 점점 농밀해지는 찬열의 손짓에 백현
이 결국 손을 뻗어 그만하라는 듯 찬열의 손을 잡았다.
하지마. 백현이 말했다. 찬열의 손을 잡은 백현의 손에 힘이 꼭 들어갔다. 백현이 자기 손을 갑자기 잡자, 찬열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었다. 백현의 손이 닿은 곳이 화끈거리는
것 같았다. 뭘? 찬열이 다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물었다. 얼굴 만지지마. 백현이 마른 침을 삼키고는 힘겹게 말했다. 찬열은 무표정한 얼굴로 저를 누운 채로 쳐다보는 백현
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찬열은 백현의 손을 세게 쥐었다. 백현이 인상을 찡그렸다. 아파, 놔줘. 백현이 찬열의 손에서 제 손을 비틀어 빼며 말했다. 찬열은 순순히 백현의
손을 놓아주었다. 백현이 다시 제 손을 이불 위에 올려놓았을 때, 찬열이 고개를 숙였다.
백현의 입술에 찬열의 입술이 닿았다. 닿았던 입술은 금방 떨어졌다. 찬열은 쉬어라, 이 한 마디만 하고 양호실을 허겁지겁 나와버렸다. 백현의 손이 닿았던 제 손이 화상을 입
은 것 처럼 화끈거리는 것 같았다. 아, 씨발. 찬열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제 입술도 손바닥으로 찰싹, 때렸다. 돌았지, 씨발. 찬열이 한숨을 쉬며 양호실 문 앞에 주저앉았다.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었다. 찬열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떨구었다.
레녹 |
안녕하세요! 레녹입니다!
오늘 올라간 이 부분이 어제 더 추가된 내용입니다 허접하죠? 하하하하하하핳.....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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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병동에 암호닉 남겨주신 분들도, 소년X소년에 암호닉 남겨주신 분들도 모두 사랑합니다!
향수님.. 제 모자란 머리때문에 제가 잠깐 깜빡했었지만! 용서해주셔요....ㅠㅠㅠ 사랑해여...♥
혹시 제가 또 빼먹은 분이 있다면....댓글로 알려주세요....그리고 저를 욕해주시면 됩니다...흑
그럼 이만 저는 공부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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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X소년은 매일 다섯시~일곱시 사이에 연재됩니다!
비회원분들도 있으셔서 이렇게 정해놔야 독자분들이 편하실 거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