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로 홍빈이의 책상엔 아무도 낙서를 하지 않았다. 쓰레기를 버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홍빈이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혹시나 또 어둡고 꽉 막힌 감옥 안에서 떨고 있는건 아닐까 하고 여기저기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혹시 더 심하게 앓고있는건 아닐까... 푸르스름한 입술과 하얀 손가락이 생각났다. "어, 원식이구나." 여긴 어떻게 왔어? 많이 덥지? 대문을 열고 날 맞이한 홍빈이는 평소보다 더 새하얗고 창백했다. 갈색 머리카락이 식은 땀에 젖어 하얀얼굴에 달라붙었다. "왜 나왔어. 그냥 있지... 나 나중에 올게." "아..아냐..." 가쁜 숨을 내쉬다가 앞으로 픽 쓰러지는 녀석에 놀라 빨리 부축했다. 헥헥소리와 함께 내쉬는 숨이 뜨거웠다. 일단 들어가자 얼른. 걸을 수 있어? "어머님 안계셔?" "응. 볼일 보러 나가셨어." 누워있으라는 나의 말에도 홍빈이는 부엌에서 주스를 컵에 따라왔다. 그새 더 마른 것 같은 녀석을 차마 계속 볼 수가 없었다. "괜찮아? 많이아파?" "아냐... 이제 괜찮아." 애써 웃는 녀석의 입술은 여전히 파랬다. 가느다란 손끝이 약간 떨리고있는 것 같았다. "그날...있잖아..." "......" "미안했다...찾아다니긴했는데...거기있는줄은..." "...아냐..." 그래도...와줬잖아... 고개를 숙이는 너의 모습에 난 다시한번 나를 자책했다. "아맞다, 원식아." "응?" "내일모레 토요일인데, 시간있어?" "응 있어." "아, 그래? 그럼 학교 근처 공원에서 만나자." 그날 우리 같이 놀자. 너 괜찮아 진짜? 그냥 감기걸린거야. 자고 일어나면 나아. "다녀왔습니다." "어디갔다 이제오니? 비오는데." "비오는 줄 몰랐지. 친구네 집 갔다왔어." "친구 누구?" "...홍빈이." 홍빈이?아아 그 서울에서 온 아들래미? 응. 안그래도 걔 엄마가 친구없으면 어쩌나 걱정하던데 너랑 친했구나. 응. "그나저나, 그 애 안타까워서 어쩌니." "응?무슨소리야." "서울에서 몸이 안좋아서 요양차 온 건데, 더 심해졌다는거 아니니." "......" "어쩜...예쁘고 착한 애가 그렇게...얼마 안남았다는 소리도 있던데." ...어? 어두운 홍빈의 방 안에는 기침소리와 거센 비소리만이 가득했다. 거칠고 심한 기침을 내뱉는 홍빈의 몸이 힘겹게 들썩였다. 우르릉, 콰앙- 갑작스레 내리친 천둥소리. 또 한번 목구멍을 통해 내뱉은 기침. "으으...하아..." 약한 신음을 내뱉은 홍빈이 책상위의 약병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손끝에 닿은 약병은 홍빈이 손에 쥐기도 전에 책상에서 굴러떨어졌다. 우르릉, 콰앙- 홍빈의 목이 뜨끈해졌다. 이틀 내내 그렇게 비가 오더니... 지금은 너무 덥다. 원식은 공원 중앙의 큰 나무 밑 그늘에 몸을 기대고 공원입구만 바라보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홍빈이는 오지 않았다. 원식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아직 많이 아픈가... 못 오려나...? ...아니야. 올거야... 그때 시원한 바람이 원식의 이마의 땀을 식혀주었다. 원식은 홍빈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공원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어느 한 곳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작은 도라지꽃이 예쁜 보라빛을 내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도라지꽃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원식이 꽃잎에 손가락을 댔다. 물방울이 또르르 굴러 바닥에 떨어졌다. 작은 보라빛 꽃잎이 홍빈이를 닮은 것 같아 원식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오늘도 많이 아픈가... 못 오려나보다. 원식이 다시 집으로 향했다. 머릿속은 홍빈이를 향한 걱정으로 가득 찼다. 집에 한번 가 볼까? 툭- 그때 뒤에서 한 여인이 원식의 어깨를 쳤다. "아, 죄송해요..." 고개숙여 사과를 한 여인은 다시 제 갈길을 향했다. 문득 본 여인의 얼굴은 눈물범벅이었고, 그녀의 옷은 온통 검은색이었다. 원식은 몸이 갑자기 굳어지기 시작했다. 여러분, 저 와써옇...완결을 들고 왔써옇.. 원래 어제나 그제쯤 오려고했늨데... 제가 수술하고 오늘 퇴원해서..ㅎ 오늘도 내용은 망해써여 ^*^ 헷 브금 좋지않나여? 제가 좋아하는 노래예영 ㅎㅎ 분위기랑 어울릴것 같아서 삽입했어영 암튼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내일 에필로그 들고 찾아올게요! 감사했습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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