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곧 나의 빛이다.
그런 무대를 설 수 없다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웠고, 또한 너무 무서웠다.
꾸물거리지 않았으면, 그가 죽지 않았을텐데….
나는 그 후론, 무대를 설 수가 없었다. 사랃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기대가 나를 억누르고 있다.
그게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난 노래를 버렸다.
[EXO/징어] 경수를 부탁해 02
( 부제 : 따스함 )
오세훈은 그 말을 하고, 반을 가버렸다. 우리 반 반장인 찬열은 나를 힐끔 쳐다보고 자기 공부를 한다. 왜냐고? 박찬열도 밴드부의 일원이거든. 경수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그게 결코 경수가 했더라도, 사람들이 이렇게 변하는 건 아니라고 보는데…. 준면오빠가 선생님께 잘 말씀을 드린 듯, 경수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국어 수업이 시작이 되는데 선생님이 오늘 생각나는 시가 있다는 말씀에 낭송을 해주는데.
이해인의 선인장을 낭송해주는 데, 왜 일까… 왜 경수가 생각나는 걸까. 이 시의 끝처럼 경수가 화려한 꽃 한 송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낭송의 끝으로 수업이 시작이 되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이렇게도 맑은데, 경수의 먹구름은 펴지지도 맑아지지도 못하는 구나.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다 되자, 내 친구인 수정이가 찾아와 ' 밥먹자!' 라고 소리친다. 우리 둘다, 급식실은 안가고 빵을 사서 먹는다. 같은 반이 아니고 말을 더 많이 하고 싶어서 이렇게 빵을 사서 먹는다. 둘다 이때까지 일어났던 일들을 한 없이 풀어넘기다가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도경수라는 애 알아?"
"…알아. 걔 유명하잖아."
"어떤 의미로?"
"밴드부 배신한 애로, 그리고 노래 못하는 애…로?"
"…왜 노래 못하는 지 알아?"
"1학년 때, 걔네들 서바이벌에 출전했었나봐. 근데 그 때 도경수가 떨려서 못 하겠다고 그랬나봐."
"…."
"자기 혼자 만의 선택이었지. 그 때 밴드부의 리더였던 녀석이 있는데 그 애 머리 위로 조명이 떨어졌나봐."
"…그런 사건이 있었어?"
"걘 의식불명으로 수명을 연명하는 줄 알았는데 그 때 도경수가 병원에 찾아갔나봐. 때마침 죽었지."
노래를 못하는 게 아니라, 무서워서 두려워서 못하는 거란 말이야. 충격적인 사실에 놀라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수정이가 무슨 말을 하든 들리지 않았다. 그러면 왜, 경수가 그 아픔을 다 받아야 하는 거지? 머리를 감싸며 무슨 생각을 다 해봤다. 내가 이걸 끼어들 일이 아니라는 점. 얘들이 괴롭히는 이유가 있다는 점. 경수야 넌 어떤 아이니.
.
수정의 말을 듣고 나니, 경수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너무 막막했다. 이런 답답한 민석이가 다치고 나에게 웃으면서 '괜찮아'라는 말을 들었을 때 보다 더한 고통이다. 마지막까지 교실에서 혼자 남다가 창문 밖을 보는데 경수가 학교 안으로 걸어온다. 아직도 아픈지 인상을 쓰며 들어오는 걸 목격하고 빠르게 경수에게 갈려고 했지만, 참았다. 경수의 의지니까. 경수의 의지여서 한번 뒤를 따라가 보겠다고.
경수가 도착한 곳은, 밴드부가 유용하게 쓰였던 장소였다. 지금은 자리를 옮겼지만 가끔씩 밴드부가 한다고 언뜻 들었는데. 경수는 스르륵, 문을 닫았다. 나도 문 밖으로 보이는 곳으로 눈을 가져다보니, 스탠딩 마이크를 잡고 앞을 쳐다보는 경수.
"미안…."
짧게 말을 하는 경수의 말엔 그 이상도 그 이하의 말이 필요 없었다. 떨리는 입술 사이로 노래가 나왔지만 답답한지 자기 가슴을 아프게 친다.
"노래…나도 하고 싶어…."
애절한 마음이 여기까지 닿는다. 자기 앞에서 죽은 사람. 사과를 하려고 찾아갔던 병원에 가자마자 자신이 잘못을 말도 하기 전에 떠나가버린 사람. 경수는 무엇때문에 더 답답할까. 그 때의 선택이 다르게 바뀌었으면, 그 사람 대신 자기가 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얼마나 우는지 흐느낌이 여기 밖으로 까지 들려온다. 다른 사람보다 더 답답한 사람은 본인 자신이니까.
몇 분이 지나서 그냥 가야겠다는 생각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경수와 나랑 눈이 마주쳤다.
"…어…."
"…저기…그게…."
애석하게도, 이렇게 우연히 마주쳐버리는 구나. 머쓱해서 머리를 긁다가 헤헤, 살짝 웃으며 자리를 피할려고 했는데 경수가 내 팔을 잡고 '고마워'라고 말을 한다.
"오랜만에, 누가 내 옆을 지켜줬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가 어? 라고 다시 되물어보니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내젓는다.
"너 손 따뜻해."
그 말을 하며, 내 손을 꽉 잡는 경수의 손을 빼오기도 뭐하고, 가만히 서 있다가 화들짝 놀라 빼버렸더니 살짝 웃는다.
"고마워."
.
"너 어디갈려고?"
주변을 돌아보니, 아무도 없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나갈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갈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방 문 옆에 기대 서서 나를 바라본다. 그러면서 내 온몬을 스캔하는 눈빛이 짜증나서 고개를 돌리니, 살짝 비웃음을 날리며 말을 한다.
"내가 너 구했어."
"…구해달라고 한 적 없습니다."
"내 동생한테 착한 척, 하더니 이게 너의 본래 모습인건가?"
"…."
"삐뚤어 질려면 똑바로 삐뚤어져. 어디서 이상하게 삐뚤어져서는…."
"…."
"아프면, 옆에 사람에게 아프다고 말을 하는거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을 하는거야. 혼자서 끙끙 거리는 게 아니라."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 묵묵히 입술만 깨물고 들었다.
"…여기 있어도 된다는 뜻이다 인마."
"…네?"
"보니까, 부모님도 없는 거 같던데, 당분간 몸 나을때까진 여기에 있어."
고맙다는 말보단 오래된 따뜻함이 나에게 오는 거 같아 자연스럽게 눈물이 떨어졌다. 내 모습에 웃으면서 '김준면형이라고 불러라' 라고 내 머리를 툭툭, 때리고 나가신다. 지금 시간으로는 학교가 끝날 무렵인데 한번 가볼까 라는 심보였다. 그리고 학교에 도착하자 온 몸이 으스러질만큼 아파온다. 아무도 없는 밴드부 실에 가서 바닥도 보고 옛날의 추억도 기억으로 다시 재생하면서 마이크를 잡았는데 손이 떨려온다. 다시 그 상황이 재생이 되면서 피를 흘리며 '괜찮아'를 외치면 그 애가 생각나서 미치도록 무서웠다. 그런데 마이크를 잡으니 노래는 하고 싶었다.
눈물을 다 흘리고, 문을 열었는데 그 아이가 서 있다. 어떻게 해서 내가 여기에 있는진 모르겠지만, 고마웠다. 그리고 이 아이의 따스함이 없었으면 지금쯤 죽을 생각까지 했을지도 모른다.
"고마워."
사랑스러운 암호닉
★ 시선/하마/42/비타민/됴르르/정듀녕/시계/가르송/라인/
알찬열매/치카치카/비서/조화/큥큥/비/오센/테라피/판다/이레
핫초코/초밥이/됴큥/비/고기만두/요구르트/됼됼/우리쪼꼬미/됴덕/유민★
음, 상황을 정리가 되시나요? 밴드부는 학교를 모아놓고 하는 서바이벌 무대에 나갔는데
경수는 부담감과 이 무대를 망치면 안되겠다는 생각 때문에 혼돈이 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자기의 선택으로 무대를 안하겠다고 말을 하죠.
그런데 그 때 한 아이가 조명이 떨어질 때 경수를 밀어내고 조명을 맞아버립니다.
그 때부터 마이크만 잡아도 떨리고 무섭고 두려워 합니다.
그 죽은 아이는 나중에 밝혀질 것이구요. 왜 괴롭히는 이유는 점차 나옵니다. 걱정마세요(찡긋)
왜 제 소설에는 준면이가 왜이리 멋지죠....(쥬금)
저 시의 정체는 점차 갈수록 이해가 되실거에요. 왜냐하면 저 시의 모티브로 이 소설을 지었기 떄문이죠.(흐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