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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 뻔한 이야기 : 제 2화, 여러분 음식 먹을땐 유통기한을 꼭 확인하고 드세요

  w. 잔뉴

 

 

 

 

 

 

 

나는 쥐구멍에 숨고싶은 심정이었다. 내 앞에 나타난 남자는 고등학교 후배 호원이었다. 밴드부에서 만난 놈이었는데 워낙 죽이 잘 맞아 맨날 붙어다녔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만날 기회가 점차 없어지다가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는데 어쩜 이렇게 딱 만났다.

 


  "아, 안녕 호원아? 하...하..."

 


*   *   *

 


  "호원아... 진짜 고맙다"

  "고맙긴 뭘요. 나중에 밥 한끼 사요."

  "응, 그래 잘가"

 


호원의 차를 얻어탔다. 호원은 마침 할 일도 없다면서 나를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 K그룹 회장 둘째아들의 기사일을 하며 꽤 괜찮은 월급을 받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고등학생 때 가수가 될거라며 호들갑을 떨던 기억이 생생한데 가수가 아닌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전해들으니 왠지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지금 일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멀어져가는 호원의 자동차의 뒷모습을 보며 손을 몇번 흔들어 주다가 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마당을 지나 현관문까지 걸어 들어올때까지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집 안으로 들어와 어두컴컴한 거실의 불을 켜기 전 까지도 그랬다.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집 안을 밝히기 위해 손을 뻗어 더듬더듬 스위치를 찾아 달칵 하는 소리를 내며 그것을 눌렀다.

 


  "뭐, 뭐야 이게..."

 


빨간 딱지. 집안 곳곳에 붙여진 빨간 딱지는 곧바로 내게 커다란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가 옷장을 열어 쌓여있던 이불을 걷어내고 그 안 깊숙히 묻어뒀던 작은 가방을 꺼내 열었다. 가방 안에 통장이 무사히 있는것을 확인하자마자 다리에 힘이 탁 풀린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장면들이 현실이 되어 내게로 성큼 다가왔다. 믿을수가 없었다.

 


*   *   *

 


빨간 딱지가 붙어있는 침대에서 잠을 자던 나는 내 귀를 시끄럽게 울려대는 휴대폰 알람에 의해 신경질적인 모습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오전 7시, 알바를 하는 카페의 문을 열러가야하는 시간이었다. 어기적어기적 방에서 걸어나와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텅텅 비어있다. 있는거라고는 김치, 참치캔, 우유, 계란 두 알 정도. 먹을것도 없었지만 배는 고팠기에 우유와 계란 두 알을 집어들었다. 계란이나 삶아먹어야지. 일하러 가야하는 카페는 버스로 5분 거리였고 시간은 30분 정도 남았기에 여유있게 준비했다. 냄비에 물을 담기 위해 싱크대의 수도꼭지를 틀었다. 틀었는데, 어라?

 


  "이, 이게 왜이래?"

 


수도꼭지를 잡고 이리틀고 저리틀어봐도 나오는 것은 없었다. 물이 나와야 하는데 왜 나오질 않니... 한숨을 푹 내쉰 나는 젓가락 한개를 집어 손에 쥔 계란에 푹 찔러 넣었다. 좁쌀만한 구멍이 나자 그것을 입에 갖다대었다. 쪼옥쪼옥 계란을 빠는 소리가 부엌에 울려퍼졌다. 아침부터 날계란 드링킹이라니, 갑자기 북받치는 서러움에 눈물이 찔끔 났던것은 비밀이다.

 


  "으엑 비려..."

 


아침부터 빈 속에 날계란을 흡입하니 소화기관이 미쳤냐며 발악하는 것 같았다. 도저히 두개는 못먹을것 같아서 옆에 놓아두었던 우유를 집어들었다. 반쯤 남은듯 보이는 우유에 망설임 없이 그것을 마셔대기 시작했다. 차가운 우유가 목구멍을 타고 꿀렁꿀렁 잘도 넘어간다. 결국 그것을 원샷해버린 나는 옷을 갈아 입으러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   *   *

 


  "주문하신 블루베리 스무디랑 망고 스무디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카페 서빙일을 담당하고 있었기에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에게 음료를 내어준 뒤 친절한 영업용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넨 뒤 카운터로 돌아왔다. 아... 배아파... 뱃속의 장기들이 요동치는 느낌에 얼굴을 찡그리고 배를 움켜잡았다. 그런 나를 보고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게 물어오는 카운터 담당 표지훈.

 


  "형 괜찮으세요? 아까부터 안좋아보이던데"

  "아니야 괜찮아. 야, 지금이 한창 바쁠땐데 나 빠지면 안돼. 일이나 해, 손님 들어온다."

 


흐르는 식은땀을 손등으로 훔쳐낸 뒤 지훈의 어깨를 한번 투욱 쳤다. 카페문이 열리는 것을 알려주는 맑은 종소리가 울리자 손님 들어온다 라고 지훈에게 말하고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들어오는 손님들을 보았다. 어? 근데 저 사람은...

 


  "어제 그 싸가지..."

 


카페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은 다름아닌 어제 봤던 그 싸가지 없는 개 주인이었다. 게다가 혼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옆에 어떤 여자를 달고 들어온다. 뭐야, 애인인가? 생각했지만 이내 기분이 확 상했다. 저 놈이 뭐라고. 내가 신경쓸 사람이 아니다 라고 생각한 나는 5번 테이블 서빙이요! 하는 소리에 몸을 움직였다.

 


  "맛잇게 드세요"

 


또 한번 손님에게 미소를 보여주고 난 뒤 카운터로 돌아왔다. 아까 전 보다 더욱 심해진 복통에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그 덕에 입고있던 와이셔츠의 등 부분이 약간 젖은듯 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지? 빈 속에 날계란을 먹은 것 때문인가 아니면 원샷한 우유... 우유? 가만있어봐, 내가 그 우유를 언제 샀더라... 아 미친 어쩐지 좀 시큼하더라.

 


  "성규형, 안색에 창백해요. 점장님한테 말해서 오늘 하루만,"

  "7번 테이블 서빙이요!"

  "난 괜찮다니까 그러네"

 


아픈 기색을 보이는 내가 걱정스러웠는지 나에게 건네던 지훈의 말은 다른 알바생에 의해서 반토막이 났다. 음료를 받아들고 떨리는 다리로 7번 테이블을 향해 갔다. 그러고보니 7번 테이블은,

 


  "주문하신 딸기스무디랑 레모네이드 나왔습니다"

 


어제 그 남자와 같이 들어온 여자의 자리였다.

 


  "어? 어제 그 사람 맞죠"

 


뭐가 그리 반갑다고 아는 척을 해대는지, 서빙하러 온 나의 얼굴을 슥 보더니 하는 말이다.

 


  "네 맞아요. 맛있게 드세요"

 


나에게 삿대질을 해가며 말을 하는 남자에게 친절한 영업용 미소를 보이며 대답해주고는 몸을 돌려 카운터로 가려했다. 그러나 남자가 어딜가요, 하며 내 손목을 잡아 돌려세우는 덕에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우리 뭉뭉이가 그쪽한테 꼬리를 밟힌 뒤로 꼬리를 못흔들어요, 이거 어떡할거에요?"

 


뭐야 이 새끼는, 모르는 사람한테 말 걸기가 취미인가. 남자의 말에 순간 목구멍으로 나올 뻔한 말을 가까스로 삼키고는 고개를 한번 숙였다. 네 정말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라고 말해준 뒤 잡힌 손목을 비틀어 빼고는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카운터에서 손님들의 주문을 받고있던 지훈의 얼굴이 흐릿하게 보이는가 싶더니 눈 앞에 지훈의 얼굴 두개가 아른거렸다. 어랍쇼? 눈에 뭐가 들어갔나 싶어 눈을 비비는데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이상함을 느끼고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 다리에 힘이 탁 풀리며 정신을 잃었다.

 


*   *   *

 


주문했던 음료가 나왔다며 테이블에 음료가 담긴 잔을 조심스럽게 내려 놓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낯설지 않은 얼굴이었다. 옆으로 주욱 길게 째진 눈매에 갸름한 얼굴형. 마치 사막여우를 떠올리게끔 만드는 인상 깊었던 얼굴이 쉽게 잊혀질리가 없었다. 괜히 말을 걸고 싶어져 다짜고짜 남자의 손목을 잡고 멀쩡한 뭉뭉이를 팔아가면서까지 말을 걸었다. 그런데 남자는 이런 내가 기분이 나빴는지 손목을 비틀어 빼내고는 등을 휙 돌려 걸어갔다.

 


  "이 바닥이 다 그렇죠 뭐, 자기 의사와 상관 없이 부모들이 성사시키는..."

 


남자가 가버리자 중단했던 대화를 재개하는 인혜씨. 예, 뭐... 하고 말하려 입을 떼는 순간 뒤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났다. 유리 깨지는 소리와 누군가 넘어지는 소리인듯 했다. 혹시 그남자인가 하고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쓰러진 옆태를 보아하니 익숙한 얼굴이었다.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구석에서 초코라떼를 마시고 있던 호원이 총알같이 튀어나와 쓰러진 남자에게로 뛰어갔다.

 


  "성규형, 성규형 정신차려요, 성규형!"

 


남자의 어깨를 잡고 흔드는 이호원. 그러다가 저를 향한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멈칫하더니 고개를 들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 눈빛이 마치 나는 이 사람을 병원으로 데려가야 하니까 당신은 이해좀 해 달라 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나는 고개를 한 번 끄덕여보였다. 내 예상이 맞았는지 호원은 쓰러진 남자를 두 팔로 안아들고는 빠르게 카페를 나갔다. 호원은 저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저 남자의 이름은 성규다. 그러므로 성규와 호원은 아는 사이다. 라고 결론을 내린 나는 세상 참 좁다고 생각을 했다. 세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라던 옛말 하나 틀린것 없다.

 


  "음... 우현씨?"

  "네?"

  "그나저나 결혼은 좀 나중에 했으면 좋겠어요. 이 나이에 유부녀 소리 듣긴 좀 그렇잖아요?"

  "예... 그럼 그렇게 해요."

 


떨떠름한 표정으로 맞장구를 쳐주며 나는 일방적으로 여자가 이끌어 가는 대화에 이끌리고 있었다.

 


  "그럼 다음에 뵈요"

 


그 후로 30분이 지났다. 음료를 다 마신 것도 있었고 할 얘기가 바닥 난 것도 있었다. 이 두 가지 이유로 자리에서 일어난 우리 둘은 카페를 나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집까지 데려다줘야 하는데 차가 없어져서 못 데려다 드리네요, 죄송해요"

  "괜찮아요, 아까 그 쓰러진 분이 더 급해보였는데요, 그럼."

 


인혜씨는 내게 고개를 한 번 숙여 인사를 하고는 도도하게 사라졌다. 그나저나 어떡하지... 회사까지는 택시를 타고 가도 되지만 나에게는 카드밖에 없었다. 일평생 만져본적 없는 교통카드를 발급할 때가 온것인가 생각하던 중 호원이 떠올랐다. 이호원한테 전화를 하면 되겠네.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을 꺼내들어 호원에게 전화를 했다. 통화연결음이 끊기지 않고 길게 이어지더니 결국에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거 흘러 나오는 것에 그쳤다. 왜 전화를 안 받아... 다시 호원에게 전화를 거니 이번에는 얼마 되지않아 바로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어딥니까 지금? 나 회사가야되는데"

  -아, 죄송합니다. 곧바로 갈게요

  "어딘데요 지금"

  -울림 대학병원이요. 지금 가겠습니다.

  "빨리와요, 빨리 안오면 이번 달 월급 깎을거야."

 


괜한 심술을 부리고는 토오하 종료 버튼을 꾸욱 눌렀다. 아무래도 호원은 금방 올 것 같지가 않았다. 어디서 기다리지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마땅히 앉아있을곳이 없어 그냥 다시 카페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저, 손님..."

  "네?"

  "여기 그냥 앉아 계시면 안되는데요"

 


10분이 지나도 여전히 오지 않는 호원에게 재촉 문자를 날리던 도중 알바로 보이는 한 남자가 내게로 다가와 말을 했다. 남자의 말은 지금 이 곳을 나가달라는 말을 돌려 한 것이었다. 내가 남자를 쳐다보고만 있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자 동굴목소리로 손님? 하더니 멋쩍은 듯 허허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남자. 내가 누군지 알고 내쫓으려 해? 갑자기 짜증이 확 나버린 나는 맞은편에 있는 의자를 발로 까버렸다. 쿠당탕 하고 큰 소리가 나자 카페 안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로 집중되었다. 남자는 당황한 듯 보였으나 나는 개의치않고 태연하게 일어나서 남자에게 말했다.

 


  "이런, 발이 미끄러졌네? 죄송해요"

 


카페 밖을 나오자마자 내 앞에 멈춰서는 익숙한 모양의 자동차. 나이스타이밍 이호원. 월급 올려줘야겠다. 나를 내쫓는 카페를 박차고 나와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지면 카페 안에 있던 사람들은 우와 저 사람 저런 사람이구나 하고... 크으...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남자주인공인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운전석에서 호원이 다급히 내리고 쪼르르 뛰어가 뒷좌석의 문을 열었다. 나는 당연하게 열린 문으로 들어가 앉아 도도하게 다리를 꼬려 했지만 등을 보이며 내 앞을 막아서는 호원때문에 앞으로 내딛으려던 발을 뒤로 무를 수 밖에 없었다. 내 앞을 막아서고는 뭐하나 싶었더니 누군가를 부축한다.

 


  "아이, 야, 나 혼자 갈 수 있어"

 


낯선듯 낯익은듯, 어디선가 들어본듯 한 목소리에 고개를 갸웃했다. 설마 그 남자일까, 하고 생각하는데 역시나였다. 아니, 아까 쓰러지기까지 했으면서 알바하러 다시 온거야?

 


  "고마워 호원아, 나중에 밥 사줄게 연락해"

 


호원의 부축을 거절하고 그에게 손을 짤짤짤 흔들며 인사를 한 남자가 종종걸음으로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늦어서 죄송해요. 타세요, 회사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저 사람이랑 친해요?"

  "네?"

  "방금 이 차에서 내려서 카페 안으로 다시 들어간 저 남자랑 친하냐구요."

 


나도 내가 이걸 왜 물어보는건지 모르겠다. 입이 멋대로 움직이는 걸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 입이 멋대로 호원에게 그 남자와 관한 것을 묻고 있었다.

 


  "그냥... 뭐...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에요"

  "부럽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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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 해는 잘 마무리 하셨는지요

내일이면 2014년 새해가 밝는데요 내년에는 좋은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해피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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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ㅜㅜㅜ러브러브시작인가요!!!!??? 부잣집아들횬이랑 가난한캔디규랑 정말잘어울리네요ㅜㅜㅜㅜㅜ그나저나 빨간딱지붙어서 우째ㅜㅜ ㅠㅜㅜ
10년 전
잔뉴
독자님 댓글 감사합니다!! 앞으로 빚쟁이규와 부잣집 아들래미 횬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지 기대해주세요!!
10년 전
독자2
정주행하러왔어요!! 신알신도 살포시 하고 다음편 읽으러 도망갑니다!!!!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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