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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토끼 전체글ll조회 676l 1
[짘경] 그럼 그렇지 

 

 

 

8교시 영어시간. 2시간 내내 죽은 듯 자던 지호가 좀비같은 몰골로 부스스 일어났다. 손에는 최후까지 필기를 하려던 눈물겨운 노력의 흔적으로 볼펜이 쥐여진 채였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존나 짱쎈 미국 떡갈나무를 건축용으로 썼다는 내용까진 들었는데. 머리를 벅벅 긁은 지호가 턱을 괴고 옆자리를 쳐다보았다. 경이 또박또박 착실하게 필기를 하고 있었다. 근데 인마는 모습은 또박또박인데 어째 글씨체는 영 개발새발이여. 

 

"비켜봐, 우지호. 좀 이따 보여줄게."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나 확인하느라 목을 쭉 빼고 제 프린트를 염탐하는 지호의 머리통을 볼펜 끝으로 툭툭 쳤다. 어우, 뭔 진도를 이렇게 많이 나갔어. 좆됬네...... 지호가 끙 앓으며 마른 세수를 했다. 시험을 2주도 채 안 남긴 시점에 존나 딥슬립이나 하고 나레기 산소 아깝다 숨 쉬지마(짝) 숨 쉬지마(짝) 벽에 머리를 쿵쿵 찧는 지호를 경이 한심하게 쳐다봤다. 호구새끼, 이 자리가 자기 좋은 자리라고 좋아할 때 부터 내가 알아봤다. 

 

이미 말아먹은 수업, 이왕이면 알차게 말아먹기로 결심한 지호는 핸드폰을 꺼내 만지작거리다가 교과서에 낙서를 하다가 의자를 앞뒤로 흔들면서 혼자 놀다가 그마저도 질렸는지 경을 찌르며 장난을 쳤다. 경은 짜증을 내며 손을 쳐냈지만, "수업 10분도 안 남았는데." 지호의 말 한마디에 즉시 교과서를 덮고 볼펜을 필통에 던져넣었다. 지호가 낄낄 웃었다. 그렇지, 이래야 진짜 박경이지. 

 

대충 책상을 정리(말이 좋아 정리지 결국 한 쪽으로 물건을 죄 쓸어버리는 거)한 경이 등받이에 기대며 늘어져라 기지개를 폈다. 지호가 그 틈을 놓칠리가 없었다. 앗 하는 사이 경의 허벅지 위로 풀썩 엎어져버린 지호가 슬쩍 아랫배를 만지작거렸다. 경은 별 다른 반응 없이 지호를 멀거니 바라보았다. 네 놈이 어디까지 가나 지켜보겠다는 듯. 경의 방관 아래 멋대로 돌아다니던 손길은 갈수록 대담해져 허벅지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경이 순간 묘하게 표정을 일그러트렸다가, 곧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경은 자세를 바로하고 지호의 볼펜과 프린트를 끌어와 공백을 메꾸기 시작했다. 

 

"이거 아냐. 경아, 이거 아냐." 

 

지호는 제 목을 세게 짓누른 채 꿈쩍도 않는 경의 팔뚝을 붙잡았다. 이거 아냐, 경아. 이거 아냐? 응, 이거 아냐. 그으래? 난 니꺼 필기해주려고 한 건데. 그럼 내 필기 안 보여줘도 되겠네. 야, 그건! 시끄러워. ...... 

 

어째 역관광...... 지호는 찝찝한 기분에 휩싸이며 경의 허벅지에 그대로 눌러붙었다. 수업이 얼마 남지 않아 아이들도 슬슬 풀어지고 선생도 그닥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 점점 시끄러워지는 말소리를 멍청히 듣고 있던 지호가 문득 경에게 물었다. 안 무겁냐? 가벼운데. 그래? 경은 지호를 내려다보며 상냥하게 웃어주었다. 

 

"안에 든 게 없어서......" 

 

......! 말뜻을 알아차린 지호가 벌떡 일어나앉았다. 경은 여전히 달마마냥 인자한 미소를 얼굴에 내걸고 있었다. 이 새끼, 속으로는 배때지가 까뒤집어져라 웃고 있겠지. 아니나다를까 부드러운 호선을 그리고 있는 입꼬리 끝이 작게 떨리는게 보였다. 지호는 다짜고짜 손을 뻗어 경의 두 볼을 감싸쥐었다. 그리고는 제 쪽으로 끌어당겨 가까이했다. 지금 당장 키스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을 그런 모습. 경은 지호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했다. 어, 어어, 얘가 갑자기 왜 이럴까. 안 어울리게.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도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똑바로 맞춰오니까 난데없이 두근대고 오묘하고, 아무튼 이상했다. 

 

"너는 머리가 무겁다." 

 

정작 지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이 상황과 전혀 관계 없는 것이었지만. 지금 이게 지구라면 지호의 말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 쯤에 가 있는 셈이었다. 이게 무슨 사자 풀 뜯는 소리야. 경이 확신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든 게 많아서?" 

 

아니. 지호가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시선은 곧게 맞닿아있었다. 얄쌍한 눈꼬리가 반달 모양으로 휘어졌다. 

 

"돌덩이라서." 

 

......그렇지, 이래야 진짜 우지호지. 

 

 

 

 

 

 

 

 

 

 

 

바보 우지호 멍청이 박경이 좋탸.........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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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얔ㅋㅋㅋ설레려다가 말았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짘경이들 투닥투닥하는거 좋네여ㅋㅋㅋㅋ
10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투닥투닥 좋아야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3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머얔ㅋㅋㅋ작가님잘보고가요!!!!
10년 전
독자4
ㅋㅋㅋㅋㅋㅋㅋㅋ머죸ㅋㅋㅋㅋㅋㅋ몰입해서보닼ㅋㅋㅋㅋㅋㅋ 잘보고가욬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5
작가님!! 암닉신청해도돼요?? 호.빵.맨.으로...ㅎㅎㅎㅎ
완전 좋아옄ㅋㅋㅋㅋㅋㅋㅋ 둘이 투닥투닥하면서 소소힌웃음주는거ㅋㅋㅋㅋ 우리 돌덩이 경이 글씨체는 지호가 항상 해석해줄테니까.....돈워리비해피

9년 전
잘생긴토끼
맞아.... 아동용 글씨연습 교본같은 거 사주고 싶은....... ㅋㅋㅋㅋㅋㅋㅋ암닉 당연히 되져 이제 님은 내꺼에여
9년 전
독자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보셨나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ㅇㅅㅁ 네 퇴고하지않은 불맠글은 작가님말대로 아직 안봤어욬ㅋㅋ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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