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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 : 마약 밀매


“물건은?”


남자의 물음에 경수가 손가락을 까닥였다. 일단 좀 가까이로. 경수의 낮은 저음에 남자가 후우,하고 한숨을 쉰 뒤 느린 발걸음으로 경수의 앞에 다가섰다. 경수가 재킷 안주머니를 뒤적이더니 투명한 비닐팩을 꺼냈다. 그 안에 뿌연 색의 가루가 빼곡히 차여 있었다. 남자가 긴 혀를 한번 낼름거리고는 한쪽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경수는 그것을 남자의 발 밑으로 툭 던졌다. 남자의 흰자가 잠시 번뜩였다. 경수는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왔다갔다 하며 가벼운 스트레칭을 했다.


“지금 이걸 나보고 주우라고?”


남자가 비소를 흘리며 경수에게 물었다. 경수는 어깨를 한번 으쓱한 뒤 예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손을 척 내밀었다. 그런 경수의 손엔 곱상한 얼굴과 달리 제법 단단한 굳은살들이 박혀져 있었다.


“저랑 거래하실 거라면서 소문도 못 들으셨나봐요, 사장님.”

“.......”

“돈부터. 안 그럼 없습니다.”


피실 웃음을 흘리는 경수의 표정이 어딘가 모르게 살벌했다. 남자의 목울대가 울렁였다. 하하. 그래. 알았어. 소문대로 참 일에 대해서 칼 같군, 그래. 애써 능청스레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가 살짝씩 떨리고 있었다. 남자가 경수와 한번 눈을 마주치고는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그리고 천천히 허리를 아래로 숙였다. 남자의 투박한 손이 바닥에 떨어진 비닐팩으로 향하고 있었다. 설마 내가 돈을 안 줄까봐 그래? 남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경수의 무지막지한 악력이 남자의 뒷머리채를 움켜잡고는 바닥으로 세게 내리쳤다. 으억! 얼굴을 그대로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박은 남자가 몸통까지 아래로 고꾸라지며 신음을 흘렸다.


“이봐요. 사장님.”


경수가 남자의 머리채를 누른 손에 더욱 힘을 세게 꽉 주었다. 남자의 눈 앞에 비닐팩이 놓여져 있었다. 남자는 인상을 쓰고서도 혀를 낼름거리며 비닐팩을 핥으려 했다. 그걸 본 경수가 피실 비소를 흘리며 혀를 쯧쯔 찼다. 경수가 다른 한 손으로 품 안에서 작은 커터칼을 꺼내어 비닐팩을 부욱 찢었다. 뿌연 가루가 그 안에서 터져나와 공기중으로 흩어지고 남자는 그것을 폐부 안으로 끌어들이려 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거 쳐드시고 안녕히 주무세요.”


경수가 가루를 한웅큼 손에 쥐고 남자의 코와 입쪽에 세게 던졌다. 얼굴 전체에 뿌연 가루가 뿌려진 남자가 숨을 헉헉 마시다가 돌연 발악하기 시작했다. 윽. 으억! 콜록대는 마른 기침소리 사이로 검붉은 피가 터져나와 입술 아래로 흘러내렸다. 남자가 눈을 번뜩이며 경수의 다리채를 꽉 잡았다. 경수는 그에 인상을 쓰고는 남자의 머리채를 발로 확 걷어찼다. 끄헉!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 남자가 몸을 달달 떨어댔다. 경수는 가루가 묻은 손을 가볍게 털고는 남자의 뒷쪽에 놓여져 있던 검은 가방을 손에 들었다. 잠금장치를 가볍게 풀어낸 경수가 가방을 열자 그 안에는 오만원권 묶음이 빼곡히 쌓여져 있었다. 경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가방을 손에 들고 유유히 장소를 빠져나왔다.


“영원히.”


경수의 작은 마지막 중얼거림을 끝으로 남자는 하얀 거품을 물고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김종인 : 청부살인


종인은 총보다 칼을 더 선호하는 쪽이었다. 육탄전에서 이길 때의 승리감이 좋았고, 칼로 살갗을 찌르고 그 피가 팍 터져나오는 느낌이 좋았다. 게다가 총기 소지가 불법인 우리나라에서 총보다는 칼이 더 적발 위험도 적었다. 총은 가져갈 수 있지만 총알을 빼내기는 시간도 없고 상당히 성가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칼은 그냥 뽑아서 피를 흐르는 물에 씻겨보내기만 하면 끝이었다. 증거인멸. 종인은 손가락 마디마디를 뚝뚝 끊었다. 앞에 선 여자가 덜덜 떨며 손으로 사방을 훑었다. 여자의 손에 작은 액자가 하나 잡혔다. 여자는 그것을 무기로라도 쓸 셈인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잡아들었다. 종인은 어이가 없다는 생각에 허탈한 실소를 흘렸다.


“오.. 오지마!”

“아줌마.”

“나.. 나한테 왜이래!!!”


그거야 내가 알 바가 아니고. 나는 의뢰를 받았고 돈을 받았으니까 맡은 임무에 충실할 뿐인데. 쩝. 종인이 입맛을 다시며 여자에게로 점점 더 다가섰다. 계속해서 뒷걸음질 치던 여자의 등이 벽에 부딪쳤다.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는 뜻이었다. 하아하아. 바들바들 떠는 여자의 연약한 숨소리가 작은 방 안의 공간을 울렸다. 종인은 여자의 손에 들린 액자를 유심히 살폈다. 그 안에는 화목해 보이는 가족 사진이 끼워져 있었다. 아빠. 엄마. 어린 아들. 음. 그렇군. 종인은 감정 없이 생각했다.


“사.. 사.. 살려주세요, 제발...”


또다. 또. 지긋지긋하게 똑같은 레파토리. 종인은 지겹다고 생각하며 칼을 꺼내들었다. 사색이 된 여자가 무릎을 꿇고 양손을 모아 싹싹 빌기 시작했다. 손에 들려져있던 액자는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였다. 살려주세요.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에는 울음이 잔뜩 섞여 있었다. 하아. 여자는 죽이기 싫은데. 종인은 그렇게 생각하며 여자의 앞에 무릎을 세워 쭈그려 앉았다. 눈이 마주친 여자가 경련이라도 일으킬 듯 파드득 떨었다. 게다가 이렇게 예쁜 여자는 더더욱.. 종인은 느릿하게 눈꺼풀을 움직였다. 칼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생긴대로 좀 착하게 살았으면 내가 아줌마한테 올 일도 없었잖아.”

“흐윽.. 살려... 살려주세요...”

“왜 남한테 밉보여서 죽여달란 의뢰를 받게 만들어요. 예?”


종인은 가련한 여자의 얼굴을 보며 칼을 이리저리 대보았다. 음. 이번 여자는 예쁘니까 특별히 최대한 적은 고통으로 한방에. 어디가 좋을까.. 종인은 손목에 찬 시계를 살폈다. 밤 12시 정각까지 의뢰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5분도 남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제 진짜 어쩔 수가 없다. 종인은 쩝 입맛을 다시고는 살짝 눈을 접어 소리 없이 웃었다. 미안해요. 예쁜 아줌마. 벌벌 떨던 여자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순식간에 목 옆에 칼이 꽂힌 여자가 바닥으로 풀썩 쓰러졌다. 종인은 칼을 뽑았다. 차마 눈도 감지 못한 여자를 보며 종인이 혀를 찼다. 그리고 여자의 눈을 감겨주려던 찰나에,


툭.


종인은 동작을 멈추고 뒤를 홱 돌아보았다. 종인의 눈이 번뜩였다. 분명 저기서 소리가... 종인이 저벅저벅 소리가 들린 옷장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옷장 문을 확 열었다. 끅끅 입을 막고 숨소리를 참아내며 울고 있는 어린 남자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아까 그 액자에서 봤던 아들. 아하.. 눈물에 젖은 아이와 종인의 메마르고 충혈된 눈이 마주쳤다. 너는 의뢰 목록에 없었는데. 안 됐다. 내 얼굴을 본 이상.. 종인이 칼을 든 손을 높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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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조직물ㅠㅠㅠㅠ내가좋아하고 작가님도좋아하는것같은조직물ㅠㅠㅠㅠ애들이 참 매력적으로나오네여ㅠㅠ
10년 전
독자2
우와헐분위기..
10년 전
독자3
와... 분위기도 쩔고 이렇게 둘로 나눠져 있는 줄 몰랐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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