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 잘보내고, 너희 셋은 사고치지 말고 응? 알겠지? "
" 네~ "
길고도 길던 2학기도 끝이나고, 어느새 겨울방학이 시작됬다.
아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좋아했지만 몇몇은 보충수업덕분에 방학같지않은 방학을 같게되었다.
체육을 담당하던 나로서는 보충을 해주러 갈 필요가 없어서 무척이나 다행이였지만,
일주일정도는 학교에 나와야한다는게 영 맘에 들이지는 않았다.
트레이닝복에서 원래 입고왔던 셔츠랑 코트와 바지를 입고 주머니속에 있던 휴대폰을 보자 문자가 여러통와있었다.
익숙하게 패턴을 풀고 보자 친하던 친구녀석인 구자철이 오랫만에 보자며 커피숍으로 오라고 문자가 와있었고, 간단하게 답장을하고 차를 끌고 카페로 향했다.
금요일치고 길이 안막히기에 신기하다 생각하며 보니 어느새 카페에 다달았고, 익숙하게 카페문을 열었다.
딸랑딸랑-
" 어서오세요- "
손님이 왔다고 반기는 문에 달린 작은 종소리와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함께 겹쳐 내 귓가에 울렸다.
바로 보이는 주문대에 서있는 한 남자는 친구가아닌 다른 사람이였고, ' 알바구나 '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인사를 하며 싱긋 웃는 알바를 보고 나 역시 싱긋 웃으며 눈인사를 했고, 다가가서 항상 주문하던 커피에 샷추가를 한 후 자리에 앉아있었다.
가장 좋아하는.그리고 가장 추억이 많은 창가옆 자리에 앉아 깨끗한 유리를 통해 보이는 거리를 보니 모두 행복해보였달까.
계속 밖을 보다가 보니 누군가 서있는 듯한 인기척과 유리를 통해 비친 그 알바의 모습에 옆을 돌아보자 역시나.
알바가 서있었다. 그리고 보이는 명찰에는 그의 이름 세글자. 이청용이라는 세글자가 보였다.
이청용은 나를 쳐다보다가 내가 옆을 돌아보자 살짝 웃으며 "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 라며 커피를 탁자위에 올려놔주었다.
나 역시 이청용을 응시하며 " 저기 여기 사장 구자철좀 불러주실래요? 기성용왔다고 하면 알거예요. " 라고 말하며 그를 꼼꼼히 보자
흰 피부에 큰 눈 조금 오똑한 코에 조금 붉은 입술. 오밀조밀 있는 그의 얼굴을 보았고, 키도 좀 큰편이였으며 몸은 남자치곤 여리여리했달까.
이청용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단을 통해 올라가버렸다.
' 아마 구자철을 부르러간거겠지. ' 생각하고 살짝 웃었다.
커피를 한모금 입에 머금고 삼키고 나니 어느새 구자철이 내 앞에 앉아있었다.
" 야 기성용. 오랫만이다? "
" 그러게. 카페는 잘 되냐? "
" 뭐 그냥 그렇지- 근데 무슨일 있냐? 왜이리 히죽히죽거려- "
히죽거린다라..그랬었나..?
" 그냥. 야 근데 저 사람 뭐야? 아는사람? " 능청스럽게 구자철에게 이청용을 눈짓으로 가리키자 " 그냥 알바지 뭐. 성실하더만. " 이라며 킥킥 웃길래
그냥 고개만 끄덕거리고 얘기를 나누기시작했다.
왠지 나를 쳐다보는듯한 시선이 느껴져 살짝보자 이청용이 나를 보고있었고, 나는 그냥 모르는척. 커피만 마시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무심코 고개를 획- 돌려서 이청용과 눈이 마주쳤고, 놀란 이청용은 어버버 거리며 딴청을 하고 있을 뿐이였다.
" 귀엽다. "
아무도 안들리게 작게 속삭이고 푸흐흐 웃자 이청용 역시 내 웃음소리를 들은건지 따라서 푸흐흐 웃는다.
웃는 모습도 예쁘던 그였다.
-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후에도 시간이 나든 안나든 커피숍을 찾아가기 일수였다.
이청용과는 어느새 친해진지 오래였지만 아직 말은 높임말이였달까.
새로 알게된 점이라곤 나보다 한살더 나이가 많다는 것도 애인이있다는 것과 꿈이 바리스타였다는 것이였다.
더 많았지만 기억력이 이런지라 생각은 잘 나지않았고, 덕분에 구자철은 맨날 왜 오냐고 툴툴대긴하지만 덕분에 매출 올린다며 자주자주 오라하던 놈이였다.
아침부터 연락이 와서 반쯤 잠긴 목소리로 전화를 받자 부장선생님이 학교에 와보란다.
마감해야되는 일이 있다며 꼭 오라해서 옷을 입고 가긴했지만. 학교 오라던 일주일이 지난지 오랜데. 이미 다 채웠는데
또 오라니.. 조금 짜증이 났긴 했지만 꾹- 참고 서류를 정리하고 나오자 겨울이라그런지 이미 조금씩 어두워져갔고, 투툭- 빗방울이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 으으..비오네. 싫다. "
다행이도 가방안에 있던 비상용 우산을 쓰고 차를 가지고 오지않아서 천천히 걸어가다가보니 카페에 다 이르렀지만 ' 이시간때쯤이면 퇴근했겠지. ' 생각하고 지나가려고 생각하고 혹시나하는 마음에 보자 이청용이 좋지않은 표정으로 손을 쭈욱 뻗어 서있었고,
보기에는 우산이 없어서 그런거같아 다가가자 어느새 비를 맞으며 조금 빠른 걸음으로 가고 있었다.
나역시 따라 급히 다가가서 우산을 씌워줬고, 웃으며 바라보자
따라서 웃으며 바라봐줘야할 이청용이, 빗물처럼 뚝뚝. 눈물만을 흘리고있었다.
" 왜 울어요? "
" ..... "
아무말도 없이 나를 그 큰눈으로. 눈물에 젖은 눈으로 올려다보기만 했던 이청용이였다.
뭘 어찌해야할지,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라서 같이 쳐다보고만 있었고, 그순간 이청용이 내 가슴팍에 안겨버렸다.
따뜻한 체온이 합쳐져서인지, 놀라서 우산을 놓쳐서 둘다 비를 맞고있었지만 따뜻했다.
너무나도. 아주.
손을 어찌해야할지몰라 가만히 모으려다가 나를 꽉 끌어안은 이청용의 손처럼.
한손은 그의 등을 꽉 끌어안고 한손으로는 그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리고 몇분이나 더 내 품안에서, 내 옷이 축축해질정도로 안고있었다.
어쩌면 축축해진이유는 빗물이아닌 계속 흘리던 그의 눈물이였을지도 모른다.
* * * * * *
이게 익스에서 적은 썰인데 어떤 익스니가 글잡에서 적어달라길래 적었는데..
똥손이라..쿠큐ㅠㅠㅠㅠ
뒷이야기는 번외처럼 붙여올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