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순간에도 분명 크리스마스는 온다.영롱하게 울리는 캐롤이 들려오는건 당연한거고
길거리는 지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에서도 설레임이 일렁인다.
발끝에 채인 반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 자꾸만 실소가 새어나온다,낭만있는 크리스마스는 개뿔.
[미친 새끼]
기껏해야 욕이나 바가지로 얻어먹고 그걸로 끝나면 말을 말지 딱 죽기 직전까지 엊어 맞기까지 했다
[호모새끼 겁나 토나오네]
앞에 놓인 반지를 주으려 손을 뻗자 성큼 먼저 다가가 흙속에 박혀버릴듯이 짓밟아버린다 아랑곳하지 않고
더듬거리며 손으로 기어이 흙을 파해치자 못봐주겠다는듯이 하나 둘 뒤에 서있던 녀석들이 침을 뱉고선 가버렸고
삭막한 순간에 온다고 했던 그 크리스마스에,나와 박흥수 둘만이 덩그러니 남아버렸다.
어릴때부터 뭔가에 크게 욕심 부리는 성격은 아니였다 내게 무엇인가가 생겨난다는것 그 자체가 소중했다
흥수녀석도 그러했다 친구 하나 없던 내게 유일하게
먼저 다가와 친구가 되어준 녀석이였고 가족이였고 또 미련하게도 사랑이였다
[크리스마스에 이게 뭔꼴이냐]
[..그러게]
기어코 반지를 찾아 교복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뭔가 분이 풀리지 않는지 내 멱살을 부여잡고는 옆에 있던 벽으로 밀친다
멱살을 잡힌체 흥수녀석을 쳐다보자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눈안에 가득 차 일렁이던 분노가 조금씩 사그라들더니
가라는듯 놓아주고는 주머니를 뒤적여 자연스레 담배 한갑을 꺼낸다.
[끊었다며]
[가라고 할때 가라고]
[언젠 니가 가란다고 갔냐]
담배를 빼앗아 바닥에 집어던지자 아까전 나처럼 실소를 터트리던 녀석이 한참을 무표정으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다
옆에 놓여있던 가방을 주워들더니 내 앞에 뭔가를 툭 던져놓고선 주워가라는듯 손짓한다 그러더니
이내 [전화 씹으면 죽인다] 라며 어깨를 한번 툭 치고 가버린다.
손안에 꽉 쥔 반지는 쥐면 쥘수록 자국을 남긴다 그 자국은 아무리 옷 소매에 문질러도 빠르게 쉽사리 사라지진 않는다
녀석 역시 마찬가지다.태어나 처음으로 부려온 욕심인데 욕심을 부리면 부릴수록 상처를 남긴다
그러다 소리내어 내질러버린 고백 또한 사라질리 만무했다,고남순 19,크리스마스 뭐가 이리도 개같냐.진짜 개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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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예요.오랜만에 주절주절.제가 요즘 학교 2013을
너무 좋아해서 그중에도 흥수남순 커플이 허허.
역시나 오늘도 망글이라,뭐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사랑함돠 암호닉 대환영!
아 그리고,마지막에 흥수가 핸드폰을 주고간건.내일 아침에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하라는 뜻이예요 그러니까 니 고백.아웃이야 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