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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김남길
비단원 전체글ll조회 327l

 

 

푸른색의 들판이었다. 내가 눈을 뜬 이곳은. 아름다운 곳이었다. 너가 있는 이 공간은. 그리고 무엇보다 너가 내 눈앞에 있는 지금. 지금이 내게 있어서 가장 큰 찬란이다.

 

 

 

[전원우] 함께한 네버랜드

written. 비단원

 

 

꽃은 없었지만 어디선가 꽃향기가 주위를 맴돌았고, 햇빛은 눈부시게 비추고 있었지만 뜨겁지 않았으며, 바람이 쉬지 않고 불었지만 춥지도 않았다. 이런 곳이었다. 내가 너와 함께 있는 이곳은.

 

 

 

누구세요?”

 

 

 

내 다리에 누워 날 올려다보며 오물조물 말하는 너의 모습에 자동적으로 입 꼬리가 올라갔다. 큰 눈을 가득 덮은 속눈썹이 걷히면 보이는 맑은 눈동자가. 날 보면서 말하는 너에게 대답하는 것도 잊고 그저 너를 내 눈에 담아내기 바빴다.

 

 

 

아무런 말도 없는 나의 모습에 너는 다시 한 번 물었다. 누구세요? 조금 겁에 질린 표정임에도 불구하고 넌 내 다리에 계속 누워 나만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날 더욱 기쁘게 했다. 전부 잊진 않았구나, 그래도 날 완전히 잊진 않았구나. 라는 게 느껴져서.

 

 

 

 [세븐틴/전원우] 함께한 네버랜드 | 인스티즈

너가 생각하기엔 누구일 것 같아?”

 

 

 

내 말에 넌 조금 고민하는 듯 다시 눈을 감으며 .’ 이라는 소리를 내면서 드문드문 눈썹을 찌푸리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자신의 힘으로는 풀리지 않을 문제라 판단하여 그런 걸까. 내게 그냥 알려주면 안 되냐며 말했다.

 

 

평소라면 너가 원하는 것 무엇이든 다 들어주었을 텐데, 지금만큼은 조금 고집을 부려보고 싶어 틀려도 좋으니 너가 맞춰 달라 달랬다. 그러자 넌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아까의 경계심은 다 어디로 간 건지 내 다리에 편히 누워 짧은 질문에 대한 긴 고민을 했다.

 

 

 

정말 틀려도 괜찮아요?”

 

 

 

, 괜찮아

 

 

 

사실은 괜찮지 않았다. 하지만 내 욕심인걸 알기에 티내지 않았다. 지금은 내 다리에 누워 나의 대한 고민을 하는 너의 모습. 그거면 모든 게 충분했다.

 

 

 

그리 두껍지도 않았지만 얇지도 않은 입술을 꾹 다문 게 꼭 어디서 혼나고 돌아온 어린아이마냥 귀여워 그저 한동안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그런 입술이 열리고 고운 목소리가 내 귀로 흘러들어오는 순간 정신을 차렸다.

 

 

위험할 뻔 했다.

 

 

겨우 정신을 차린 내 모습에 가득 담기는 넌 혹시,’라며 조금 머뭇거리기에 내가 괜찮다는 의미로 눈을 맞추며 웃어보이자 늘 그랬듯이 자신감을 얻는 너는 평소보다 높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피터팬이에요?”

 

 

 

피터팬. 이 공간에서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넌 내게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난 너의 피터팬이 되어 주기로 했다.

 

 

[세븐틴/전원우] 함께한 네버랜드 | 인스티즈

, 난 피터팬이야. 너를 위한.”

 

 

 

 

 

그동안 혼자였던 게 많이 외로웠는지 쉬지도 않고 내게 말하는 너의 모습에 혹시나 목이 아프진 않을까, 이러다 목이 쉬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지만 금방 사라졌다. 적어도 이곳에서는 그럴 일이 없을 테니까. 아니, 없을 줄만 알았다.

 

 

 

그럼 피터팬은 저랑 계속 여기 있는 거예요?”

 

 

 

잔뜩 기대를 한 너의 표정이 실망으로 드리워지는 것은 바라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난 가야한다고. 내 말에 넌 예상보다 더 슬퍼했다. 실망으로 끝이 아니라 정말 슬퍼했다. 그런 너의 모습을 본 내 마음은 더욱 슬퍼졌다. 가득 젖어버려서 밑으로 축 쳐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도 매일, 매일 올거야.”

 

 

 

정말? 거짓말 아니죠?”

 

 

 

[세븐틴/전원우] 함께한 네버랜드 | 인스티즈

, 약속할게.”

 

 

 

아무리 내 눈에 한 없이 어린 꼬마아이 같더라도 아닌 걸 알고 있지만 내게 손가락을 내밀며 고리 모양을 만드는 너의 모습은 내가 알던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지만 조금은 달라보였다. 이렇게 걱정없이 맑은 너를 보는 것이 이토록 기쁠 줄 몰랐는데 말이다.

 

 

 

겨우 모든 걸 끝내고 엎드려 너의 손을 잡고 눈을 감았다. 그럼 그곳엔 날 기다리던 너가 미소를 짓고 나를 반겼다. 날 보자마자 달려와 내 품에 안기는 너의 모습에 너를 한가득 안았다.

 

 

아직도 말할 것이 남았는지 계속해서 말하는 너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무엇하나 바르지 않는 너의 입술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나를 향해 오물거리는지. 나도 모르게 너에게 다가가 입을 맞췄다. 조금 부끄러운 소리가 남과 동시에 토끼처럼 눈을 키운 넌 내게서 멀리 달아나 버렸다. 하지만 곧 빨개진 두 귀를 가리며 또 다시 내게 안겨왔다.

 

 

 

, 진짜 갑자기.”

 

 

 

내게 눈도 못 맞추고 내 품에서 칭얼거리는 너의 모습에 미안하다고 사과할 틈도 없이 그저 바보처럼 웃기만 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본 너는 더욱 깊게 파고들었다. 정말 진심으로 사랑스러웠다.

 

 

 

한 손으로 너의 허리를 잡고 남은 한 손으로 머리를 부드럽게 빗어주기를 한참. 너는 곧 무언가 생각난 듯이 갑작스레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았다. 너의 동발행동에 가까워진 우리 얼굴에 넌 아직도 아까의 일이 부끄러운지 또 다시 분홍빛으로 물든 얼굴을 숨기고 말했다.

 

 

 

어제 피터팬이 가고 무슨 소리가 막 들렸어요!”

 

 

 

?”

 

 

 

너의 말에 난 당황한 티를 숨기려 애썼지만 쉽지는 않았다. 너가 내 품에 고개를 묻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언보다 넌 정확한 말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래서 대충 둘러대고 어물쩍하게 넘어가버렸다.

 

 

이런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안가면, 안 되는 거지?”

 

 

 

 [세븐틴/전원우] 함께한 네버랜드 | 인스티즈

, 미안해. 내일도 꼭 올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는 그 말이 난 너무 싫었다. 그리고 그 싫은 말을 직접 마주할 때는 더욱 싫었다. 정확히는 겨우 바느질하고 막은 내 가슴을 내 손으로 직접 터버린 느낌이었다.

 

 

 

울상이 되어버린 너의 모습에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었다. 얌전히 내 손길을 받는 모습에 나 또한 이곳을 벗어나고 싶지 않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난 해야 할 일이 있었으니까. 내가 아닌 너를 위해서.

 

 

 

 

 

[세븐틴/전원우] 함께한 네버랜드 | 인스티즈

금방 올게

 

 

 

난 너의 피터팬이니까. 그럼 넌 늘 그렇듯 나를 반겨줘. 그거면 돼.

 

 

 

 

 

그거면 됐는데. 다른 건 이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는데. 어째서 왜, 너가.

 

 

 

하윽, 하아. .”

 

 

 

아픈 듯 가슴을 움켜쥐고 식은땀을 흘리는 너의 모습은 내가 보고 싶지 않았던 다시는 마주 하고 싶지 않았던 너의 모습 중 1순위였다. 여기라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랬는데. 내 착각이었던 건지. 아니면 한 순간의 신기루였는지 나를 보며 밝게 웃고 나를 반기던 너의 모습이 마치 없었던 일 같았다.

 

 

 

피터팬, 나 좀. , 어떻게제발.”

 

 

 

내게 겨우 손을 뻗은 너를 붙잡았다. 사라질까봐서 금방이라도 내 눈앞에서 없어질까봐. 날 피터팬이라 부르는 너인데, 내가 너의 피터팬인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그게 너무 초라했다.

 

 

 

미안, 미안해.”

 

 

 

너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했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된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 너의 손을 놓아야한다는 사실이 미안해서 한편으로는 너무 고통스러워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동시에 떨어지는 눈물들이 내 얼굴을 타고, 너의 손을 타고 흐르는 게. 이게 진짜로 내가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게 느껴져서 너를 핑계로 도망쳤다.

 

 

 

이런 현실을 또 다시 마주하고 싶진 않았는데.

 

 

 

***

 

 

 

너가 떠나가고, 다음에는 너에게 무슨 말을 해줄까 한참 들떠있었다. 나 혼자 떠드는 이야기가 지루할 법도 한데 너는 그저 묵묵히 내가 말하는 걸 들어주고 틈틈히 반응도 해주었다. 그래서 더 신나게 말을 해놓고 이제 와서 다음에는 너의 얘기도 들어볼걸 그랬다며 종종 후회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난 너가 피터팬이라는 것 이외에는 너에 대해 제대로 아는게 없었다. 하지만 그거 하나만큼은 알았다. 넌 굉장히 따뜻한 사람이었다. 너의 품도, 너의 손길도. 너의 눈길, 목소리마저도. 모든 게 따뜻하고 네게서 넘쳐흐르는 빛은 너무나 많아서 이 공간이 담아내지 못했다.

 

 

 

내 손을 놓고 사라진 너가 순간적으로 참 미웠다. 영원히 함께할 거라고 믿었던 너가 내가 가장 아픈 순간에 사라져버려서. 그래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왜 몰랐을까. 사실 넌 내 옆에서 한 순간도 떠나간 적이 없었는데.

 

 

 

사정은 딱 하지만 더는.’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이 저희 쪽에서 해주는 마지막입니다.’

 

 

 

저번처럼 또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그 때는 정확히 들리지 않아 조금 답답했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편했던 것 같다. 내가 너에게 이 얘기를 하자 넌 조금 서두르며 대화 주제를 바꾸는 느낌이 들었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너의 목소리에 대해서 누구보다 예민한게 나니까.

 

 

 

그런 나인데 근데 왜 몰랐을까. 왜 널 잊고 있었을까.

 

 

 

넌 피터팬이 아니었는데.

 

 

 

원우씨 제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시죠?’

 

 

 

전원우.

 

 

 

나에게 젊은 날의 모든 것을 받친. 그런 나의 연인인데.

 

 

 

다시 돌아온 너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가득 껴있었다. 그동안은 왜 몰랐을까. 너의 모습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것 같았다. 뭘 먹어도 제대로 먹지 못한 것 같았다. 너무 미안했다. 모든게 나 때문이라서. 나를 위해서 그렇게 된 걸 알아서.

 

 

 

그럼에도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서.

 

 

 

왜 그래? 아파? 많이 아파? 미안해, 미안

 

 

 

아니야, 아픈 게 아니야.”

 

 

 

아픈 게 아니야. 근데 너무 아파. 처음 느껴보는 아픔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너만 보면 뛰었던 가슴이 더 빠르게 뛰었다. 그래서 다른 것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나 보다. 눈물이 끊임없이 계속 흘렀다.

 

 

 

바보야? 네가 왜 피터팬이야, 네가 왜.”

 

 

 

.”

 

 

 

내 말에 너의 표정은 더욱 더 어두워졌다. 그리고 곧 너의 눈시울도 빨개지고 나와 같은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 표정을 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막을 수가 없었다. 너를 피터팬으로 만든 게 나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 피터팬이야, 넌 그냥, 그냥.”

 

 

 

전원우잖아. 하나밖에 없는 나의 연인.

 

 

 

네가 신이야? 진짜 동화 속 요정이라도 돼? 아니잖아! 아닌데 왜, 그렇게.”

 

 

 

미안해, 신이 아니라서, 요정도 아니라서. 미안해

 

 

 

너에게 죄책감을 갖게 하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 너가 미안한 감정을 갖게 하려고 뱉은 소리가 아니었다. 그저 왜 넌 평범한 사람인데 나를 위해 이렇게 까지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그게 너무 미안해서 그래서 그런 것이었는데 오히려 넌 나에게 미안해했다. 고개를 숙이고 들지 않았다. 그런 모습은 너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너를 위한 선택을 하려고 한다.

 

 

 

전원우, 네가 피터팬이야?”

 

 

 

너가 원한다면.”

 

 

 

너가 정말 피터팬이라면, 그렇다면 나를 위해서 이제 그만하자. 난 이제 괜찮아. 너도 그럼 괜찮을거야. 그러니까 원우야, 나의 피터팬아.

 

 

 

나를 네버랜드로 데려가주지 않을래?”

 

 

 

내 말에 넌 더욱 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더 아파하기 시작했다. 잠시일거야. 조금만 지나면 잊혀질거야. 상처도 곧 아물거야. 흉터가 남는다면 미안해. 하지만 상처를 계속 가지고 사는 것 보다는 괜찮을거야. 그러니까 날 네버랜드로 데려가줘.

 

 

 

아픔도, 고통도, 슬픔도 없을 그 곳으로.

 

 

 

, 꼭 가야해? 안가면 안돼?”

 

 

 

그거 원래 내가 너한테 했던 말인데.”

 

 

 

 

그래서 넌 알고 있지? 너가 자주 했잖아. 이번에는 내가 한 번 말해볼게. 미안해, 난 가야해. 너를 위해서. 이 말을 얼마나 삼켰을까 항상 웃음으로 답하는 너였기에 나 또한 그저 웃음으로 모든 답을 했다. 내가 서글피 웃으면 웃을수록 너의 울음은 더욱 깊어졌다.

 

 

 

미안해, 이런 나라서 미안해. 미안해.”

 

 

 

 

나를 품에 안고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곧 들리는 소리는 내게 있어서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미안했다. 싫다는 말을 내 뱉을 수가 없어서. 안 된다는 말이 나오지 않아서. 거절해야하는데, 그러지 말라고 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난 이기적이고 못됐다.

 

 

 

그럼 나도 같이가자. 함께가자.”

 

 

 

…….”

 

 

 

 

 

 

 [세븐틴/전원우] 함께한 네버랜드 | 인스티즈

웃을 일만 가득할 네버랜드로.”

 

 

 

 

조금 아플지도 몰라.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너와 떨어지는게 더 아파. 결국 잠깐은 떨어져 있어야 해. 괜찮아? 괜찮아, 결국 만날 거잖아.

 

 

 

 

이 공간에서 마지막으로 웃으며 넌 내게 이마에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사라졌다. 그리고 곧 그 공간에서의 나도 사라졌다.

 

 

 

 

 

 

 

 

‘ooo뉴스입니다. 한 병원에서 연인이 사망하였는데요. 여성의 호흡기는 떨어져있었고, 남성은 손목을 그은 채로 자살한 것으로 보아 남성이 여성의 호흡기를 떼고…….“

 

 

 

 

 

.

.

.

 

 

 

 

아프지 않아?”

 

 

 

 

그녀가 그의 손목을 조심스레 만지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별거 아니라는 듯 고개를 으쓱거리더니 하나도 아프지 않다며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안았다. 그와 그녀는 차가웠지만 둘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따뜻했다. 햇살이 둘을 비추지 않아도 이미 햇살은 그들에게서 존재했고, 바람이 불지 않아서 흔들림 또한 없었다. 꽃이 가득한 들판이었지만 그와 그녀는 꽃향기보다는 연인의 향에 묻혀 다른 향은 맡지 못했다.

 

 

 

 

그녀는 그의 모든 것이자. 찬란 그 자체였다.

 

 

 

 

그는 그녀의 피터팬이자. 하나 밖에 없는 연인 전원우였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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