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어."
그래서 당신도 더 이상은 안전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고
"가끔 불필요한 정의감은 본인에게 해롭다는 걸"
좀 알아둘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개와 늑대의 시간
heure entre chien et loup
아마도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가다 옆집 남자와 우연히 마주친 것이 사건의 시발점이었을 것이다. 어디로 떠나는 듯 꽉 채운 캐리어를 끌고 가는 그의 뒷 모습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앞을 향해 나아갔다. 왠지 모르게 서늘하게 느껴지는 주변의 공기에 도망가듯 그 자리를 피했었다.
그리고 정확히 10일 후.
"뉴스 속보입니다. XX동 강가 주변에서 실종 여대생의 시신이 캐리어 안에 담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저 캐리어 어디서 많이 봤는데
… 순간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과거의 기억. 남자의 캐리어였다.
* * *
옹성우 / 29 / 대학병원 흉부외과 의사
그저 나는 하늘의 뜻을 대신하여 당신을 심판할 뿐이라고
황여주 / 24 / 우성대학 심리학과 4학년
당신의 이유를 이해하게 될까봐 두려워지는 걸 그대는 알까
김용국 / 29 / 강력1팀 팀장
삶과 죽음은 신의 영역, 당신의 몫이 아님을
* * *
"내가 한 거 아니야"
"누가 했는지 그게 궁금하대?"
그냥 너가 싫어. 얼핏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들 속에 작은 어깨가 하나 보인다. 계속해서 벽으로 밀쳐지며 생기는 푸른 멍들과 얼굴의 곳곳에서 발견되는 상처들까지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어보인다. 그럼에도 아이는 굴복하지 않으며 오히려 고개를 든 채 그들을 향해 침을 뱉기 시작한다.
"야 얘 좀 미친 거 아냐?"
"애미도 없는 X이 패기가 볼 만하네?"
"더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끝이 없는 어둠 속에서
오늘도 아이는 혼자 하루를 보냈다.
이 글의 계기
이 움짤 보고 쓴 글입니다 ㅠㅠ 처음 쓰는 글이라 많이 부족한데 봐주셔서 감사해요... ♡
반응 괜찮으면 다음편 꼭 들고 올게요 감사합니다 근데 여러분 암호닉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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