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은씨 왔어요? "
아, 오늘은 내가 먼저 인사하려 했는데.
네! 하고 밝게 인사하면 항상 다정한 눈빛으로 웃어주신다. 우리 사장님은.
다정함과 카페사장님의 상관관계
얼마전, 가고싶었던 대학을 겨우 붙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 나는 알바를 구하려 노력했지만, 잘 구해지지 않았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항상 한 명이 혼자서 일하는 것으로 알고있는 한 카페에 들어가서 눈 딱감고, 무작정 말했다.
" 혹시, 일 잘하는 알바 안 필요하세요..?"
사실 말을 내뱉자마자 후회했다. 아, 그냥 다른데 더 알아볼걸.
그런 걱정스러운 마음과는 다르게, 그는 당황한듯 살짝 웃다가 내가 민망하지 않게 말해주었다.
" 마침 필요했는데, 어떻게 아셨어요? "
그때부터였나, 내가 사장님의 다정함에 빠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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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나는 뭘 만드는데 재능이 없나보다.
'일 잘하는 알바' 라고 나름 큰 소리 쳤는데, 내가 날 봐도 절대 그렇지 않았다.
사장님이 계속 알려주셔도 잘못 섞어서 만들고, 음료 만들다 흘리고...
" 사장님, 진짜 죄송해요... "
" 괜찮아요, 여은씨. 처음에는 다 그래요. "
사장님은 느린 나를 재촉하지 않고, 오히려 기다려주고 격려해주었다.
덕분에 생각보다 금방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은씨, 이제 저 보다 잘 만드네요."
빈말일지라도, 웃으며 말해준 그 다정한 말 한마디가 너무 고마웠고 설레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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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위치 자체가 골목에 있고, 주변에 고등학교 하나 밖에 없어서 그런지 항상 한산한 편이였다. 특히 오전엔 더더욱.
그래서 오전엔 사장님과 내가 단 둘이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처음에 낯가림이 조금 있는 나를 불편하고 어색하지 않게 대해주는 사장님이랑 점점 말을 트고 나니,
이젠 가벼운 농담 정도는 그냥 할 수 있을 정도로 친해졌다.
한번은 내가 말 놓으셔도 된다고 말했지만,
"전 여은씨라고 부르는게 좋아요."
라며 거절해서 아 내가 아직 좀 불편하구나, 싶어서 살짝 우울해했는데,
그게 티가 났나보다.
"여은씨, 삐진건 아니죠?"
" 전 그냥 여은씨를 여은씨라 부르고 싶었던건데, 섭섭했다면 미안해요, 여은아. "
여은아 라니, 갑자기 이렇게 바꾸시면 저 설레요.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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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은 나와 같이 마감하는 날이면, 날 항상 데려다 주셨다.
한 번은, 사장님이 급한 일이 생겨 날 못데려다 주신다 하셔서 혼자 갔던 적이 있었다.
최근에 매번 같이 걷던 길을 혼자서 걸으려니, 뭔가 어색하고 쓸쓸했다.
그러나 우리 다정한 사장님은, 그런 기분이 들자마자 어떻게 안 건지,
' 잘 들어가고 있어요? '
하며 전화를 해주셨다.
그 말을 시작으로 내가 집에 들어가 현관문 닫는 소리가 날 때까지 시덥지 않은 말을 하며 전화를 이어갔다.
곁에 없어도, 외롭게 해주지 않는 다정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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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덕분에 대학 입학전 겨울방학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대학 입학 후에도 난 알바를 계속 할 생각이었지만, 사장님이 반대했다.
" 알바 계속 하면 여은씨 계속 보니까 난 좋은데, 여은씨가 적응하기 힘들꺼야. 그러니까, 한 두달 정도 쉬어."
사실, 아쉬웠다. 아무리 한두달이라도 지금 만큼 못 보니까.
내가 싫다해도 완강히 주장하는 사장님 때문에 결국 그렇게 결정이 되었고, 마지막 날이 되었다.
" 사장님, 사실 쉬라고 한 것 후회되시죠? "
내 말은 장난 반, 진심 반이었고, 사장님의 진심을 알고 싶어 던진 말도 맞았다.
나의 말에 내가 좋아하는 그 표정으로 웃으면서,
" 여은아, 연락 계속 할껀데. 받아줄꺼죠? "
그리고
" 다음 주 주말에 시간 비워놔요. 나랑 만나주기. "
마지막까지 다정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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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다정한 영민이가 보고싶어서 한번 끄적여 봤습니당...ㅎㅅㅎ
똥망글 투척해서 죄송해요8ㅅ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