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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습작

[윤두준X김성규]

written by. 헬로팬돌이

 

BGM ON/OFF

컴퓨터로 감상중이시라면 브금 온 추천이에요:>

 





 



“ 윤두준! 야임마! ”







번뜩, 정신을 차린 두준은 그제서야 뒷차량에서 클락션을 시끄럽게 울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조수석에 타고있던 요섭은 그런 두준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기만 했다.







“ 뭔 생각하는진 몰라도, 운전할땐 정신차려 임마. ”





“ 생각은 무슨.. 잠깐 정신 놨나보지. ”







퉁명스럽게 아니라 말하는 두준이지만, 실은 요즘들어 잡생각이 많아져서 생활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한손으로 아파오는 머리를 괴고, 다른 한손으로 익숙하게 우회전 한 곳은







“ 야이새끼야!!! 여기 회사 반대쪽이잖아!!!! ”






“ 아..! 미안.. 정신이없네.. ”







회사 반대쪽. 

‘그’의 회사가 있는 쪽으로 익숙하게 차를 돌려버린 것이다.

미간을 살짝 찌푸린채로 유턴해온 두준은 주차장에 주차하면서까지도 온전한 정신이 아닌 듯 멍해보였다.







“ 너임마. 뭔일이야? ”







20년을 넘게 봐온 친구가, 그것도 모르겠냐.



꽤나 퉁명스럽지만 걱정가득한 눈길로, 따뜻한 손길로 두준의 등을 쓸어내리는 요섭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두준은 그런 요섭의 팔을 살짝 치우며 그저 씁쓸하게 웃어보일 뿐이였다.

같은 초등학교에 우연치않게 전학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직장까지.

서른이 넘도록 보고있는 징글징글한 친구사이에, 숨길게 뭐가 있냐며 머리를 쓸어넘기는 요섭을 두준은 가만히 바라보았다.





가만가만 걷는 걸음이지만, 엘레베이터까지 걷는 그들의 걸음이 천만근은 되는 듯 무거웠다.






“ 성규. 여자친구 생겼더라. ”






“ 알지. 페이스북에 연애중 띄웠던데? ...야, 너 임마..설마.. ”






“ 모르겠어. 계속 신경쓰인다, 시발.. ”







괜한 엘레베이터 벽을 쾅, 하고 걷어차면서 두준이 신경질적으로 얘기했다.

그런 두준을보며 요섭은 한숨을 푹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빠르게 올라가는 엘레베이터 밖으로 난잡하게 뒤섞인 도로만이 분주했다.







“ 벌써 2년이야. 10년 연애끝에 질린다는 이유로 찬 것도 너고. 그동안 수많은 여자 만나온 너야.

연애하는 중이나, 끝낸 후나. 성규 속썩이고 힘들게만든건 너라고. 이제 성규도 다른사람 만날때 됬잖아. ”






“ 알아, 아는데.. 다 아는데.. 김성규는 나여야하는데..시발.. 난 자꾸 생각나는데... ”







“ 성규도 그랬을꺼야. 자그마치 2년이야, 널 기다린 시간. 이제 미련버려. 너 그거 괜한 욕심인거야, 임마. ”








드르륵-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시끌벅적하게 들리지만 두준은 그의 세상안에 갇힌 듯 고요했다.

그래, 벌써 2년이다. 올해 여름까진 여자친구가 있었으니 그는 그간 6명의 여자친구를 만나고 헤어졌다.

하지만 성규는 그동안 순수하게 두준만을 기다려왔다. 늘 그자리에 있을 것 같던 성규의 부재는 두준을 애타게 했다.





있을땐 몰랐는데, 부담스럽고 귀찮은 존재라 여겼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 잡생각만 하고있던 두준은 부산히 짐을 챙겨들고 퇴근길에 올랐다.









“ 가냐? 집가? ”






“ 아니, 술. ”






“ 많이 마시진말고, 내일 회의 있으니까. ”








그래, 하고 쓴 웃음을 지으며 두준은 요섭의 어깨를 툭 쳤다.

구태여 오늘은 혼자있고 싶다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요섭은 알고있다. 뒤돌아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오랜 친구를 지켜보는 요섭의 눈동자또한 쓸쓸하기 그지없다.

20년을 넘게 알아온 세월동안 온 청춘을 바쳐 연애했던 두준과 성규를 누구보다 자세히 지켜봐왔다.

그에게 성규는 두준 못지않은 소중한 친구이고, 지금 사귀게된 여자친구 또한 그의 주선으로 만났고 그의 조력으로 사귀게 된 것이다.




이제그만, 서로의 굴레에서 벗어나길. 지나치게 길고 힘든 이 사랑을 그만 정리하길 요섭은바랬다.

슬슬 어두워지는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요섭은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헤치곤 다시 모니터를 주시했다







*








습관적인 교통체증.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하건만 두준은 여전히 너그럽지 못하다. 

오늘따라 예민해진 성질에 그는 울리지 않는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가끔은 안부문자를 하던 성규였다.

귀찮았던 두준은 단답을 하거나 오래 보지않다가 읽은 후에 씹는 버릇이 있었다.

누군가와 끈덕지게 휴대폰을 부여잡고 연락하는 성질이 아니였고, 그런 그를 성규는 많이 섭섭해 했지만 두준의 본디 성질이 그랬다.








앞을 보아도 끝이없는 차들. 움직일 생각않고 머무른 수많은 바퀴들.

조잡한 네온사인이나 시끄러운 클락션소리가 아니라면 시공간이 멈춰있다고 착각할만큼 지루한 체증이다.

그는 휴대폰을 집어들었고, 무의식적으로 들어간 페이스북에 여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바꾼 성규의 모습을 보았다.

무심하게 바라보았지만 금새 그의 마음이 크게 요동쳤다.





차라리 누군가를 빨리 만나라고 기도를 했던 두준이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보이는 그들의 행복한모습, 그리고 수많은 좋아요 개수들.










“ 씨발, 좋아요?.. 좆까라고해. ”








홀드버튼도 닫지않은 채 그는 거칠게 조수석 바닥으로 휴대폰을 집어던졌고 창문을 열어 밖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공기가 너무 탁했다. 저녁인데도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가 자욱했다.

꼬여오는 심기에 그런 공기조차도 두준에게 곱게 보일리 없었다.





그런 그에게, 건너편 2층이 익숙했다. 

왠지 익숙한 그곳은 성규와 참 징그럽게도 많이 갔던 카페이다.

고등학생때부터 성규는 참 소녀스럽고 알수없는 코드를 가지고 있었고, 그런 그들에게 비오는날 데이트는 늘 그 카페였다.








*







“ 두준아, 여기봐봐. 김치 해봐! ”







“ 귀찮게 김치는무슨. 빨리 마시기나해, 다 식어. ”







“ 야. 자고로 바닐라라떼는 다 식혀서 먹는게 제맛이야. 얘가 뭘 모르는 소리를해. ”







“ 얼씨구. 다 식어빠진 커피가 퍽이나 맛있겠다. ”







“ 나만의 가치관이야, 무시하지 마! 아무튼, 김치도 안해줄꺼면서 말이 많아. ”







“ 김치도 싫어하는게, 사진찍을땐 김치 되게 찾아. 자, 치즈! 치즈할께 됐냐? 하나 둘 셋 치즈! ”







“ 푸하하.. 치즈래 치즈, 촌스러워.. 한국인한텐 김치지.. 야, 사진은 이쁘게 나왔네. ”







“ 또 다이어리에 붙일꺼야? 맨날 똑같은 카페에서,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얼굴 찍어서 매일같이 붙이면 뭔가 다르긴 하냐? ”







“ 달라, 완전달라. 어떤날은 싸워서 기분이 별로고 어떤날은 왁스가 예쁘게 되서 머리가 반듯하게 서있고 어떤날은 삐뚤기도해. ”







*






두준이 찾은 바 또한, 성규와 자주 오던 곳이다. 스무살이 된 기념으로 가자며 함께 왔다가 학생 신분인 두사람에게 기겁할만한 가격을 안겨줬던 곳.

돈 많이 벌면 데리고 와준다던 약속으로 첫 알바비를 받은 날에도 왔던 곳.

2년전부터 발걸음을 뚝, 하고 끊었던 곳인데도 제 집처럼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늘 앉던 오른쪽 구석의 레코드 판 옆테이블.

마지막 헤어지던 날 조차, 이곳에서 마지막을 보냈던 곳.

지칠대로 지쳐버린 두준이 온갖 나쁜말을 내뱉을때도 눈물을 그렁그렁 머금고도 웃으며 안녕을 말했던 예쁜 성규가,

언제까지든 기다릴테니 언제든 돌아오라고 그렇게 얘기해주던 따뜻했던 성규가, 너무나도 그리워지는데.






“ 보고싶다… ”







*







“ 그만하자, 성규야. ”







“ 그만하자니, 뭘? ”








“ 연애 이런거. 그만하자고, 성규야. 헤어지자고. 오늘이 너랑 나 마지막이라고. ”







“ ..두준아, 잘 생각해야돼.. 우리 10년이야. 10년이면 있잖아, 전혀 짧은 시간이 아니야.. ”







“ 그만큼 지긋지긋하게 만났으니까. 이제 그만하자고. 이 좋은세월, 너도 나때문에 다른사람 못만나는거. 안억울하냐.

진짜 20대가 다 가기전에. 이제 너도 다른 여자만나서 잘 살아라. 나는 이 짓꺼리 이제 두번 다신 못하겠으니까.

너때문에 못 만난 여자도 다 만나보고, 더 늙기전에 이제 각자 갈길 찾아 가자. 젊은날 방황이였던 거야. 우리. ”








“ 두준아.. 난 너라서 행복해.. ”







“ 못알아듣냐, 나 다른여자 생겼어. 그것도 이미 오래전에. 정때문에 어찌어찌 붙어있을랬는데.

이젠 너랑 손잡는것도 밥먹었냐고 묻는것도 역겨워졌어. 제발 이제 너도 나같은거 잊어먹고 잘 살아라. ”







“ ...두준아... 문득.. 문득 살다가 내가 그리워지는날엔.. 연락해도돼.. ”







“ 글쎄 그런일 없ㄷ... ”







“ 그래, 그럴일 없다해도.. 10년이잖아.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갔다와서 직장까지. 늘 나랑 함께였잖아.

그러니까.. 내가 생각날꺼야. 가끔.. 그리울꺼야.. 그런날엔 가끔 연락해도돼.. 그리고.. 오랜 세월동안 많이 고마웠어..

언제든 네가 손 뻗으면 닿을 수 있는곳에, 그렇게 있을께.. 언제까지든 기다릴테니까, 돌아와.. ”







“ 10년. 자그마치 10년이다, 김성규. 너한테 끝까지 싫은소리하기 싫다. 그만 일어나볼께. ”








*








기억의 습작. 문득 그를 덮쳐온 추억의 물결은 그를 끝없이 바닥 밑으로 추락시키고, 한없이 가라앉게 만들었다.

그의 기억은 곱씹을 수록 김성규를 그렸고 마음을 채우고 남을만큼 성규 하나로 울렁거렸다.








“ 여보세요… ”








견딜 수 없었다. 당장 그의 목소리를 듣지않으면, 끝없는 어둠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다.









「 두준..이니? 」








“ 보고싶어… ”










네 목소리가 참 따뜻해서, 10년전에도 2년전에도 넌 늘 이 목소리여서.

내 기억을 덮쳐온 니가 너무 그리워서, 견딜수가 없어.









「 술 많이 마시지마. 」








나를 걱정하는 네 목소리가, 차가운 척 할려는 말투에 섞여서 묻어나..

연기 못하는 것도 참 변치 않는다, 한결같이..




푸흐흐, 하고 웃음을 자아내는 두준을 성규는 한참이나 듣고만 있었다. 가만히, 가만가만..









“ 많은 날이 지나고 나의 마음 지쳐갈때 내 마음속으로 쓰러져 가는 나의 기억이 다시찾아와.  ”










우리,

만나자.









낮게 갈라지는 두준의 목소리에, 그의 한마디에, 딱 한마디의 진심에.

끊어져가던 무너져가던 성규의 기억에.

두준은 다시 찾아왔다.







아름답고, 아름답던 그들로. 다시.

눈물날만큼 기적적으로, 그 기억속으로, 다시…









작가의 말( 꼭 읽어주세용 ♥ ! )

으오웅ㅇ랑ㄹ어ㅏㄹㅇ롱ㄹ옹 두규는 처음인데 이렇게 찌질돋ㄷ는글로 찾아뵐줄은 몰랏어요TAT

결국, 시간앞에서 추억앞에서 기억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게 인간같아요.

함께했던 기억이 문득 그들을 덮쳐왔을때 헤어진 연인도 그앞에선 어쩔 수 없다는거,

결론은 지금 옆에있는 사람과 좀더 많은 추억 그리고 기억 쌓으시길바래요ㅎㅎ

헿 그리고 다음글은 좀 설리발리한글 어때요..?><

여러분들이 사랑해주신다면!! 빨리 다음글 가지고 올께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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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대박 헐헐 두규라니 저 쥬거요 흐혀핫향십ㅇ 대뱌 ㅠㅠㅠㅠ
10년 전
헬로팬돌이
고마워요♡
10년 전
독자2
헐재밌어요ㅠ ㅜㅜㅜㅜㅜ두규ㅜㅜㅜㅜㅜㅜ♡♡♡♡♡♡♡빨리다시오세요!!
10년 전
헬로팬돌이
헤헤 곧돌아올께요><!!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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