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w.코뚱땡지호
" 야! 야! 거기 세 사람! "
" 야. 야. 야. 튀어. 튀어. "
쾌쾌한 담배 연기를 손으로 휘휘 저으며 기침을 크게 내뱉는 태일. 아오! 무슨 족제비처럼 재빠르게 사라지는 녀석들을 보며 태일은 그 자리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저것들을 진짜! 딱히 자신이 다리가 짧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는 태일의 자존심이 바닥까지 치달렸다. 내가 다리가 짧아서 저 자식들을 못 잡은 게 아니라고! 허공을 대고 짜증을 잔뜩 내다가 이내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담배꽁초를 아련하게 바라보는 태일. 아, 나도 피고 싶다. 입맛을 다시며 한참을 바라보다 이내 자신의 머리를 거칠게 헝클리며 뒤돌아선다.「찾았어요?」안 그래도 잔뜩 벼르고 있는 재효의 분노의 문자에 태일은 지끈 아파오는 머리를 짚었다. 미치겠네.「학교 밖으로 도망 갔어요ㅠㅠ」재효의 탄식이 여기까지 들려오는 듯한 착각이 이른다. 태일은 한숨을 푹 쉬고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피곤해 죽겠어.
*
" 와. 좆될 뻔 했네. 나 한 번만 더 벌점 먹으면 징계라고. "
" 이태일이라서 다행이지. 표지훈이였으면. 어우. "
몸서리를 치며 근처 피시방 안으로 들어가는 지호. 너 표지훈한테 잡힌 거 많지 않아? 유권의 물음에 본체 전원을 켜기 위해 뻗던 손이 멈췄다.
" 몰라. 약점 존나 잡혔어. "
" 무슨 약점. "
" 몰라도 돼. "
말을 얼버무리며 미간을 좁히는 지호에 옆에서 가만히 듣던 박경이 키킥거리며 유권의 어깨를 툭 쳐보이고는
" 우지호 이 병신이 표지훈한테 고백을 했단다. "
라고 말했고, 박경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진짜? 라며 지호에게 고개를 돌리는 유권. 아, 씨발. 박경 개새끼야. 실실거리는 박경을 아니꼽게 흘기다 이내 체념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옛날 일이야. 지호의 자그마한 말에 한 달 전이 옛날 일이니? 라며 넌씨눈 박경이 또다시 얄밉게 거든다. 그런 박경의 재수없는 뒤통수를 손으로 아프게 퍽, 내리치는 지호. 씨발 년아.
" 까였어. 나보고 공부나 하래. "
지호의 한숨 섞인 말에 유권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그 동시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유권은 주섬주섬 패딩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꺼냈고 그딴 걸 왜 말해, 라며 티격태격 대는 박경과 지호를 한심하다 듯이 쳐다보다 쯔쯧, 혀를 몇 번 차보인다. 그리고 이내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에 의아해하다가 아무 의심없이 전화를 받았고.
" 어디니? "
" 응? 저, 피시방인데..누구세요? "
" 어느 피시방? "
" 여기, 낙지 피시방이요. "
" 알겠어. "
뚝. 간단한 통화가 끝내고 유권은 머리를 긁적이며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누구야? 지호의 물음에 유권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어 보이며 모르는 번호야, 라며 대꾸했고 뭔가 미심쩍은 지호는 조심스레 유권의 핸드폰을 집어 확인했다.
" 씨발 년아! 이 번호 이민혁이잖아! "
아오. 김유권 개새끼!
*
" 야. 너희 무릎 꿇고 손들어. "
" 아씨. 김유권 도움도 안 되는 새끼. 진짜. "
" sorry. "
교무실 앞에 무릎 꿇고 앉아 느릿느릿 손을 드는 세 사람. 지훈은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으로 세 사람을 흘겨보다가 이내 3시간 동안 그러고 있어, 라며 짧게 내뱉고는 교무실 안으로 들어간다. 와, 쌤 3시간은 좀 아니잖아요, 박경의 말을 곱게 씹히고 벌써부터 아파져 오는 팔에 인상을 잔뜩 찌푸리는 지호. 담배도 민혁한테 다 뺏기고 벌점 2점에 일주일 동안 화장실 벌청소라니. 너무 가혹하다. 스멀스멀 꿇었던 다리를 조심스레 푸는 박경.
" 박경 무릎 제대로 안 꿇을래? "
그때 수북이 책을 쌓은 채로 엉금엉금 힘겹게 복도를 나서던 태일이 은근슬쩍 꾀부리는 박경에게 소리쳤고 박경은 한숨을 푹 쉬고는 풀었던 무릎을 다시 꿇는다.
" 진짜. 우리 학교 쌤들 다 존나 짜증 나. "
" 야. 너 지금 얼마 있어. "
" 만원. 왜. "
" 노래방 가자. 어차피 조금 있으면 석식 시간인데. 쌤들 다 밥 먹으러 가잖아. "
지호의 말에 기다렸다 듯이 오, 그래! 라며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유권과 박경. 지호는 점점 아파져 오는 팔을 몰래 내리고는 고개를 빼꼼 교무실 안을 훑어본다. 저 멀리 의자에 앉아 학생과 상담을 나누고 있는 지훈을 보며 지호는 입술을 아니꼽게 삐죽대다 다시 자세를 바로잡는다.
" 표지훈은 공부 잘하는 새끼만 좋아하나 봐. "
* * * *
문제아 우지호 김유권 박경
선생님 표지훈 이민혁 이태일 안재효
구도 써보고 싶었어요ㅠㅠㅠㅠ 결과는 똥글이지만...☆★
커플링은 피코 효일 범권으로 갈 예정이에요!! 확실히 정한 건 아니지만 T-T ..!
차츰 갈수록 커플링 구도가 뚜렷해질 거에요. 흡.